* 늦었지만 이제야 정리가 되었습니다.
심심하면 한번 읽어보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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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렘
처음부터 설렘이라는 단어는 익숙하지 않았다.
다만 설익은 낯으로 처음 대하는 사람들의 얼굴에 주눅이 들어 있을 뿐이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은 그렇게 다른 모습이었다.
2006. 10. 28일의 정모는 그런 설렘으로 다가왔다.
거기서 익힌 이들이 훗날 여행의 소중한 동반자들이 되었다.
맨발(베어풋)님, 이재민님, von117님, 대우인터내셔날(D.W.)님, Yasha님, 스캇님, 등등..
緊張
설익은 낯이 농익은 낯으로 변해 있을 것이란 기대로 다시금 버스에 올랐다.
헉~~ 설익은 낯이 너무 많았다. 그래서 긴장했다.
말 붙일 수 있는 사람이 몇 되지 않는 게 날 긴장하게 만들었다.
2006. 11. 25일의 정모는 그래서 긴장의 연속이었다.
長途(4339. 12. 2 - 토)
밤잠을 설쳤다.
장도에 오른다는 기대와 새벽 버스에 올라야 한다는 부담감으로....
새벽의 싸늘한 공기가 그들을 보겠다는 열정으로 데워지고 있었다.
김포...“국제선에 내릴 분 안계세요?” 버스기사 아저씨의 말에 용수철처럼 튕겨 나갔다.
썰렁한 대합실, 내가 1번인가? 아님 내가 잘못 온 것일까? 식은땀이 손아귀에 잡힐 무렵
우리의 산소 같은 산소U2님이 앞에 있었다. 안도의 한숨 ~~~ 휴 ㅜㅜㅜ
그렇지만 여전히 썰렁하고 어색한 시간들... 딱히 할 말이 많지 않았다.
“몇 시에 출발하셨어요?”
“6시 반에요”
“아침은 드셨어요?”
“휴게소에서 간단히요”
“...............”
지금 같다면 훨씬 많은 말들을 할 수 있었을 텐데... 그래도 역시 친절한 산소님이었다.
설렘과 긴장은 일순간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너, 그대, 당신, 그리고 U까지......
설렘과 긴장은 일순간 기대와 환희로 변신했다. 사람들이 모여서 좋았다.
수다스러움과 약간의 소란스러움이 오히려 우릴 편안하게 만들어 주는 것 같았다.
첨부터 단짝
아담과 이불은 첨부터 짝이었다. 뱅기표부터...
사실 여행을 하면서 옆자리에 누가 앉는가는 그 여행의 동반자를 결정하는 것과 마찬가지...
이불과 난 그렇게 밀월의 관계를 시작하며 일본으로 날아갔다. 상투적인 대화와 함께
“언제부터 U2를 좋아하셨어요?”
“한 10여년 됐죠 아마..”
Saints are coming
일본항공은 빨랐다.
엔터테인먼트 음악방송에 벌써 저 노래가 들어가 있었다.
포도주를 한 모금 마셨다. 볼륨을 최대한 높이고 장단에 맞춰 팔을 흔들었다. 이불과 함께
분위기 고조.....ㅎㅎ
아~~ 일본
선입견과 어디에 있는지 모를 업신여김, 우리의 웬수, 쪽바--리...
하지만 우리가 배워야 할 것도 많다는 걸 스스로 알면서도 인정하기 싫은 나라...
일본은 그런 나라였다.
그러나 그건 사실이었다.
거리는 깔끔하고, 사람들은 친절해 보였고, 무척 안정되어 있는 듯한 인상을 준 나라였다.
호텔로 이르는 거리를 거닐며 가로수에 하나하나 번호를 매겨 놓았으며 아름 드리 나무에도 보호대를 둘러놓은 것이 이채로웠다.
新宿 뉴시티 호텔
어둑 어둑한 거리를 배경삼아 발을 들인 호텔...
사실 최고의 수준은 기대하지 않았다. 돈을 많이 주지 않았으니까...
그러나 화장실은 너무 비좁았다.
지금도 아쉬운 게 있다면 그 안마 서비스, 4,600엔 하던 고걸 걍 지나친 것이다.
언제 다시 일본에 갈지도 모르는데...
오다이바
이불과의 입담은 여기를 가면서부터다.
길을 잃고 떨어졌던 두 여성분 찾아오면서 나름대로 지리감각을 익히기 시작했다.
그 두 분은 얼굴은 생각나지만 닉네임(한분은 Rene?)은 모르겠다.
모노레일 안에서 마주친 일본인 2명의 여인...
다행히 우리들의 선택은 서로 크로스했다. 하마터면 초면에 얼굴 붉힐지도 모를 일이었다.
그 사람들 우리가 앞에 앉아 흉보며 키득대고 있다는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마냥 즐거워하고 있는 모습에 절로 웃음이 나왔다. 이불! 그래도 난 다시 선택해라 해도 왼쪽이다.
숏다리 자유의 여신상, 서울 올림픽대교보다 못한 레인보우 브릿지............
나중에 간 토요다 자동차 샾, 비너스포트는 아이디어가 반짝이는 곳이었다. 특히 푸른 하늘!
뽑기에 괜히 열 받아 300엔을 헌납했지만...
오다이바의 하이라이트였던 마지막 회전바구니가 괜찮았다.
먼저 올라간 여성분들 바구니 아래에서 소리 지르고 발 구르고... 바깥 구경하고...
주책은 떨었지만 그래도 동경이 내 발 아래에 있는 듯했다.
라면
모스버거님의 모스버거와 더불어 라면은 모두가 공감하는 먹어보고 싶은 음식 1위였다.
비록 산소U2님의 판단착오로 놓칠 뻔한 라면을 호텔 근처에서 먹을 수 있었다.
주문서를 자판기에서 빼오게 하는 일본넘들의 깔끔함에 차가움을 느낄 수 있었지만....
라면은 맛있었다. 그렇지만 두 그릇 연속해서 먹으라면 한 그릇은 호텔 앞 공원 노숙자에게 배달해 주고 싶었다. 너무 싼 라면을 먹어서 그랬나?(한 그릇에 780엔)
첫 맥주
배가 잔뜩 부른 상태였지만 이불과 모스버거,-- 미성년자 둘(용식, 진배)은 제외하고
편의점에서 아사히 500ml 하나 샀다. 배 터지게 먹고 눈두덩이 붙어보자고 작심하며...
맛있었다. 울 맥주보다 생맥인데도 덜 씁쓸하고 덜 쏜다는 게 맞을 것 같다.
아침식사(4339. 12. 3 - 일)
그래도 중국보다는 나았다.
된장국(?)이 있어서...
明治神宮(메이지신궁)
나도 첨엔 극도의 거부감이 있는 일본의 신궁을 간다는 생각이 탐탁하지 않았다.
그래도 이왕 왔으니까 함 가보자는 심정이었다.
덕분에 이산가족의 전주곡이 울려 퍼지고 있었지만....
하늘을 거의 가린 숲과 어디서 구했는지 커다란 장대 기둥으로 만든 출구가 인상적이었다.
특히 산소U2님이 설명해준 침입자의 발자국 소리를 듣기 위해 바닥에 잔자갈을 깔아 놓았다는 것에 우리가 마치 일본의 심장을 도려내려 가는 자객 같다는 망상을 해보았다.
같이 갔던 일관님, 푸르체리마님, 써니님, 스캇님, von117님, 베어풋님, ngc3034님, D.W.님, 진배님과 함께 도도하게 팔짱 낀 사진이 보고 싶은데 아직까지 보이지 않고 있다.
아 우리 소나무
안면도에 가면 멋진 소나무가 많다.
메이지 신궁 바로 앞에 폼나게 자리잡은 소나무를 보고 말하자. 누군가 옆에서 우리나라에서 가져왔겠죠 한다. 유구한 시간은 홀로 남의 나라에서 서 있었어야 하는 소나무 아~~
原宿(하라주쿠)
거리는 똑같았다. 차이가 없었다. 다만 들리는 말소리만 다를 뿐..
세대차이
쁘레페를 하나씩 사들었다.
난 먹을 수가 없었다. 얼마나 느끼하던지.......
거리에 쓰레기통이 없어 들고 다니다 한참 후에 건물 사이 구석진 곳에 쑤셔 박았다.
그것도 공원 노숙자에게 갖다 주면 좋아할지도 모르는데.....
타워레코드
망해버린 회사가 거기에는 건재했다.
그러나 역시 망해가고 있는 것이 눈에 보였다.. 사람들은 얼마 되지 않고 계단에서 발견한
우리의 U2 홍보 비디오비전에서 사진 좀 찍는다고 못 찍게 하는 게 망해도 된다는 생각을 했다.
회전초밥
다들 아쉬워하는 회전초밥...
순진하게 7개까지 먹어야 한다며 꽉 채운 사람이 있었다. 대우인터내셔날...(오해 없으시길)
음식점 어딜 가도 흰머리 지긋한 아저씨들이 열심히 하고 있는 게 눈에 띄었다.
이지메의 시작
점심 먹고 나온 사이 간다는 말도 없이(?) 산소U2님과 스캇님, von117님은 후발대 맞이하러 가고...진배도 나오자 마자 기타 사러 간다고 가고... 디즈니 스토어 구경하기 싫다고 ngc3034님도 말도 없이(?) 사라지고...
정말 나이 먹고 거기까지 가서 이지메를 당할 줄이야...
아사쿠사
남은 이는 넷이다.
써니님, 베어풋님, D.W.님 그리고 나...
덕분에 아사쿠사를 갔다 오는 강행군을 시작한다. 19개 정거장을 가로질러 도쿄 최고의 사찰이라는 아사쿠사를 갔다.
그 앞거리가 상상이 되지 않을 것이다. 얼마나 사람이 많은 지....
일직선으로 300m 정도 곧게 뻗은 거리에 발 딛을 틈이 없었다.
절에 들어섰다. 깜짝 놀랐다.
커다란 향로에 향을 한 움큼씩 피워 놓고 손사래를 치는 모습에...
일전에 중국에 갔을 때의 사찰 모습과 너무 닮아 있었다. 중국의 그것과 같은 의미라면 분명 사람들이 연기를 자기 몸으로 끌어오려고 열심인 것은 연기가 자기 몸에 묻은 사악한 기운을 없애줄 것이라는 믿음이었다. 짜슥들 복 받고 싶어 안달이더구만...
돌아오는 것은 금방이었다. 오후 4시 도착.. 시부야...
아직도 귓가에 맴돈다. 지하철역에 울려 퍼지던 ‘시부야~~아. 시부야~~아’ 하던 할아버지 목소리 같던 안내방송.
버림받음, 팽 당함
수많은 인파를 헤치고 찾은 하치코 동상 앞에는 그리 많지 않은 이들이 모여 있었다.
4시가 넘고 20분 가까이 되었을 때 산소U2님이 잔당(?)을 이끌고 나타났다.
난 후발대로 합류하기로 한다. 그게 고난의 행군을 시작하게 하는 서막이 될 줄이야...
D.W.님과 함께 다시 시부야를 헤맨다. HMV에 가서 CD도 사고.. 혹 아시려나 예전에 듣던 Quiet Riot이란 밴드 음반이다. 같이 동행했던 D.W.님이 저녁을 먹자는 제안에 낮에 먹은 게 아직 남아 있다며 사양하는 바람에 후에 있을 고난의 행군이 더 힘들었다.
6시에 개 동상 앞으로 다시 갔다.
너저분한 일본애들 틈바구니에서 나를 포함 진배, 용식, 경태, D.W.님 모두 5명이 기다렸다. 무작정... 10분, 20분, 30분이 약속시간이라는 둥 더 기다려보자는 둥 하면서... 40분이 되어도 아무도 나타나지 않았다. 난 우리가 버림받았다는 생각보다는 잠깐 잊었을 것이라 여겼다. 그 사이 광장 건너편에 설치된 전광판에서 홍보하고 있는 2006 FIFA CLUB World-cup 홍보 동영상을 수도 없이 봤다. 정겨운 전북 현대 팀의 염기훈 얼굴까지....
40분이 넘어 결단을 내려야 할 때가 되었다.
걍 호텔로 돌아가서 기다리느냐 아님 기다리느냐, 그것도 아님 클럽을 찾아가보자는 것까지... 다행히 우리의 귀염둥이 진배가 클럽 이름을 알고 있었다. 난 카페에서 대략 훑어본 위치도를 어렴풋 기억하고... 육교를 건너기 전 멤버들에게 단단히 일러두었다. 고난의 행군이 될 것이라고.... 철도를 옆에 끼고 좁은 도로를 무작정 걸어가는 고난의 행군...
그러나 결과적으로 고난은 아니었다. 의외로 빨리 찾아냈기에... 반가운 이름 "AIR"
그러나 도착이 너무 늦은 탓에 다들 입장에 고민이 되는 눈치였다. 배도 고프고...
만장일치!! 저녁을 먹는 것으로 하고 8시 50분까지 다시 클럽 앞으로 가기로 했다.
젊은 친구들과의 편안한 저녁식사.. 피자 한 조각, 파스타, 볶음밥....
나중에 알았지만 미팅 시간은 문제가 없었으나 만남 장소에서 착오가 있었던가 보다.
위안을 삼자! 우리는 팽 당한 것이 아니었다. 흑흑~~
新宿(신주꾸) 선술집
다들 공연 얘기에 정신이 없다.
난 껴 들 수가 없다. 아는 게 없어서리...
그러나 즐거웠다. 앞에 앉았던 20대의 유부녀(밝혀도 되나?) Yumin님, 중국에서 서울을 거쳐 일본으로 날아온 자유의지님, 유일한 나보다 연장자이셨던 하얀세상님, 도촬의 전문가 얼굴마담님, 중절모의 Clocks님, 이불님은 당연히 있었고, 감초 재민님, 섹시한 지성 네오마야님, 물어보고 싶었다 고 정주영 회장 닮았단 얘기 듣지 않느냐고 von117님, 멋진 신사 스캇님, 美식사마(?) 모스버거님까지...
한국 유학생 보라씨까지 합세해서 정말 가관이었다.
이국 만리에서 만나는 동포라는 생각이었는지... 난 말 한번 걸어보지 못했다.
덕분에 하얀세상님과 정종 같은 일본술 3병을 비웠다. 따뜻하게 데워진 게~~ 술술
그래도 전야제의 절정은 역시 English Pub이었다.
생맥주와 그들의 노래... 그리고 함께 부른 With or Without You...................
2637 호프집
개업 소식을 일찍 알렸다면 단골이 되었을텐데...
이틀만에야 호프집을 방문했다.
그러나 맥주 몇 모금에 밀려드는
왁스의 노래처럼 “자고 싶다. 졸려~~, 졸려~~어!??”
出征(4339. 12. 4 - 월)
마치 전투를 치르러 가는 주몽의 다물군 같다는 생각을 해봤다.
공연 티켓은 창검이며, 버프는 방패, 간단한 옷차림은 전투복이었다. 심지어 두껍게 입은 이는 힘들다며 바꿔 입어라는 친절한 조언까지... 전우애가 넘쳐대는 호텔로비였다.
사이타마 아레나
지하철역에서 바라본 사이타마 아레나...
북쪽을 향해 날아가는 듯한 거대한 우주선 같은 외양은 구글 어쓰에서 내려다 본 그대로인데 왜이리 커보이던지... 그냥 부러웠다. 일본애들이
위기모면
희대의 엽기 사건이 될 뻔했다.
맛있게 콩나물 된장국을 3그릇 비워가며 먹었던 점심이었지만 뱃속은 쉽사리 어제 저녁의 술기운을 거절하지 못했다.
찾아간 화장실은 ‘남자 구역 청소중’
기다렸다.
시간은 다가오고... 그래도 기다렸다. 화장실 안으로 소리쳤다. 쓰미마셍...
아줌마 출현, 웃으면서 장애인 화장실로 가란다.
들어갔다. 문이 닫히고... 평상시 같으면 바로 시작했어야 할 작업이었지만...
대략 난감했다. 어떻게 앉을 것인가를 고민하고 함 더 생각하고...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앉아야만 했기에.... 벨트에 손이 갔다. 풀리려는 순간....
문이 열렸다.
관중이 있었다. 동성과 이성이..........헐...~~ 허걱~~
하늘은 날 도와주었다.. 위기모면!!
캔 맥주
날씨가 의외로 쌀쌀했다.
술김을 빌려야 된다는 생각이 간절했다.
이불과 클락스, 재민과 함께 캔맥주를 마셨다. 500ml
분위기가 고조되었다. 역시 술김이 좋은 게야..
한 개 더 마셨다. 베로니카님과... 몇 해 전에 있었던 무료 포스터 배송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베로니카님은 상상을 하지 못했으리라...
내가 그토록 유구한 역사를 가진 넘이었다는 걸.....
존 레넌
하필, 왜 하필 요코와 결혼해서 거기에 쓸쓸히 쳐박혀(?) 있는지..
이불님의 정보에 의하면 존 레넌 모든 초상권이나 판권이 요코에게 있단다. 그래서 일본에 그의 박물관이 있다 한다. 그래도 어딘지 모르게 처연해 보였다. 나만 그랬나 ?
본토 진입작전
매칸더 V 모자(3,500엔) 앞에 쓰고 클락스와 포즈 함 취하고...
인파에 파 묻혀 그 옛날 우리의 광복군이 1945. 8월에 진입하려 했던 우리의 강토에 들어가려는 듯 우리는 “A”를 사수해야만 했다. 학교 다니면서 친하지 않았던 “A”.....
순진한 일본인들 아니 질서 정연한 일본인들...
선발대 무사 도착하고 중간이 잘리고...... 두 녀석의 빈틈없는 검사가 시작되고....
한 녀석을 그래도 플리스를 외치면 봐줄 것 같은데 한 녀석은 인상이 영 아니었다. 술김으로도 해결할 수 없을 것 같은 절망감이 밀려왔다. 티켓의 B라는 글자를 침으로 살짝 지웠다. 볼펜이 있었으면 당당하게 조작을 했을 텐데.. 볼펜이 없었다.
그러나 역시 군중의 힘은 무서웠다. 시간이 흐르자 대오는 무너지고... 서너 명씩 떼지어 들어가는 것을 확인한 나는... 앞서 재민이 뿌리치고 홀연히, 뻔뻔하게 뛰어 들어가는 것을 보고 내달렸다. 중간 중간 사고를 우려한 안전 요원들이 “천천히”를 외쳐댔지만 도둑이 제 발 저리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그냥 뛰었다....
대한민국 만세 !
심장을 점령했다.
그걸로 끝이다. 대한민국 만세 !!!
She is my Lover ??!!
기다림은 지겨울 정도였다.
어느새 술김은 사라지고....
나보다 키가 컸던 일본인이 우리가 보호(?)하기로 한 일행을 힘들게 하고 있었다.
푸르체리마님과 견제를 결의하고 힘을 썼지만 역부족이었다.
밀려드는 인파의 힘...
“Excuse me, She is my Lover"
아랑곳 하지 않는 눈치, 녀석이 옷을 벗어 댄다. 외투는 괜찮았다. 두 번째를 벗는다.
순간 나타난 문신......헉..... 조폭?, 야쿠자?, 깡패? 아니겠지만 그래서 상황 끝....
歡喜, 沒入, orgasme
첫 두 곡은 Vertigo 상태. 버텨야 한다. 심장부를 사수해야 한다.
순간의 불쾌, 보노와 일장기.... 빨리 잊자!!
밀려드는 인파, 비명소리, 돈 푸쉬, 환호성, 聖水,
앞에서 우리의 신성들을 가로막는 머리통을 한 대 후려갈기고 싶은 충동,
따라부르기, 알아듣지 못하는 내래이션,
상할대로 상해버린 보노의 목소리, Edge의 빨간색 티셔츠, Larry의 눈매, Adam의 손가락, 사진 찍기, 고이즈미, 기모노, 아프리카, 세계인권선언문, no more, 기모노..............
KOREA
펼쳤다. 끝내....
ONE이 나올 때, 보노가 봤다 한다. 난 확인하지 못했지만....
믿어야지.
끝
끝이었다. 虛無
35년을 기다려온 그들과의 만남은 단 2시간으로 끝이었다.
그러나 끝은 새로운 시작이라는 말을 믿고 싶다.
흥건히 젖은 옷자락, 상기된 얼굴들, 허무한 표정의 사람들, 분주하게 걸어나가는 사람들...
But I Still Haven't Found What I'm Looking For !!!................
뒤풀이
할 말이 많았다.
그러나 할 수가 없었다. 비어버린 머리통이 한스러웠다. 나른함이 밀려왔다.
술집은 깔끔했다. 이어지는 생맥주..... 수다....
처음 보는 카페 주축 멤버들.....
다들 전쟁터에서 전쟁을 이기고 돌아온 병사들처럼 대단한 모습들이었다.
모두가 그런 느낌이었으리라...
술집을 나와 걸었다. 택시를 타기 위해...
옆에 걷던 Rene님께 물었다.
“뭐 하세요?”
“문화 컨설턴트요”
“밥벌이는 되세요?”
“...........”
그게 그렇게 웃겼나 ??
밥 먹고 사는 게 얼마나 중요한데..
다시 2637 호프집
주인장이 맘에 들었다. 술을 줘서.. 술값도 받지 않고...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기에...
늦은 시각이었지만 모두가 모였다. 많은 말들이 오갔다.
얼굴마담님 캠에 소감 한마디씩 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무슨 말을 했는지 기억이 없다.
몽롱한 상태의 연속..
얼굴마담님은 CD를 배포해야할 의무가 생긴 셈이다...
그래도 하나는 생각난다. 베어풋님 曰 다시는 일본 공연은 구경 오지 않겠노라고...
당연하지...
담에는 더블린으로 가야하니까(물론 이유가 이것은 아니다. 내 뜻이다.)
그래서 끝은 새로운 시작을 의미한다.
Behind Story
아담과이불님, 재민님, Clocks님...
카레(4339. 12. 5 - 화)
돌아오는 날 아침은 항상 썰렁하고 뭔가를 덜 채운 듯한 느낌이다.
술로 허기진 배를 채워야 했다. 늦잠으로 호텔 식권은 무용지물. 반품 안 되나??
거리를 헤맸다. 모스버거님이 강력추천!!
80년 전통의 야마모토 카레...
헉.. 술기운에 멍든 내 가슴을 카레로 달래줘라 ?!!
어쩔 수 없는 단체 분위기 모드... 1470엔..
그 뒤로 불이 났다. 하네다 가는 지하철 안에서 마신 탄산음료는 휘발유였다...
후발대가 무사히 하네다에 도착하길 바라면서 우린 걸었다.
JAL
옆에는 D.W.님이 앉았다.
항상 대화는 “네”, “넵”...........
잠을 잘 수가 없었다. 아쉬움이랄까, 허전함이랄까, 공허함이랄까......
그래서 다시 마셨다. 아사히를...한 소금 잤다. 창 밖은 이미 어둑 어둑해지고 있었다.
비행기가 내려올 때 느끼는 귀 막힘이 날 더 괴롭게 만들었다.
김포국제공항... 일본 하네다는 우리와 교류하는 국제선이 구석에 쳐박혀 있는 고물상과 같은 세련되지 못한 건물이지만 우리는 그래도 번듯한 예전의 위용을 간직하고 있었다.
왠지 모르게 무시당하고 있는 듯한 느낌...(나만 그랬나?)
해장국
다들 보냈다.
“잘 가, 잘 가, 또 봅시다, 수고 많으셨어요, 만나서 반가웠어요, 정모 때 뵈요........”
총총히 사라지는 사람들...
다시 만날 수 있을까?
클락스와 함께 지방으로 가는 버스를 타기 위해 걸었다. 국내선 청사로...
켜진 핸드폰으로 메시지가 왔다.
아는 사람 초상났다고 문상 가자고... 다른 이에게 부의금 부탁하는 전화했다. 현실이다.
U2공연은, 일본은 이제 머리 속에만 있다.
클락스와 함께 고춧가루 듬뿍 들어간 해물짬뽕밥을 먹었다.
불이 났던 배속이 이제야 고마워한다.
역시 술에는 해장국을 먹어줘야 해...
버스를 기다리는 클락스를 뒤로 하고 전주행 버스에 올랐다.
이어폰을 꽂았다. 다시 들리기 시작하는 그들의 음악.....
잠이 들었다.....................................................................//
첫댓글어쩜 이렇게 멋있게 글을 쓰시나요..그맥주이름은 에비스ebisu 이구요. 이지메가 아닌 전 B팀을 마중하러 갔죠..ㅎㅎ 무량님의 한문실력에 그때도 놀랐지만...지금의 글솜씨에도 다시한번 놀랍니다. 기내에서 나온 U2음악에 박수치셨던 모습이 생생하네여..ㅋㅋ(저랑 일관님은 큰일난줄알고 놀랐었드랬죠)
첫댓글 어쩜 이렇게 멋있게 글을 쓰시나요..그맥주이름은 에비스ebisu 이구요. 이지메가 아닌 전 B팀을 마중하러 갔죠..ㅎㅎ 무량님의 한문실력에 그때도 놀랐지만...지금의 글솜씨에도 다시한번 놀랍니다. 기내에서 나온 U2음악에 박수치셨던 모습이 생생하네여..ㅋㅋ(저랑 일관님은 큰일난줄알고 놀랐었드랬죠)
스물스물 기억이 다시 올라오면서...,'아하~그랬지'..하는 감탄사 뿌려주면서 읽어내려왔네요..해장국 같이 먹구 갈걸 그랬네요..산소님하고 의지님하고 순대국밥 먹었는데....다대기 확~ 뿌려서....무량님 땜시..즐거운 기억이 넘 많아요.....^^..
베어풋님..담에 제대로 된 순대국..아니....진짜 잘하는 추어탕집으로 함 모시겠습니다. 그때 너무너무 잘먹었어여..감사합니다
일본있는동안 무수히탔던 쟈철안에서 무량님&이불님 만담에 내내 즐거웠던 시간을 이렇게나 왕창풍성디테일!버전으로 마무리해주시니 정말 감동의 쓰나미입니닷!! 역쉬 대단한 내공이셔욧!
형님의 후기에 절로 고개가 숙여지네요..ㅎㅎ 여행내내 모두를 즐겁게 해주시고 동생들 잘 챙겨주시고...또, 디테일한 기억까지 다시 되새기게 해주셨네요...같이 땀을 흘리며 해장국먹다 역시 이맛이야 했던...^^
오~~~~~~~~ 멋져요~ !!
잠깐 spinnin이었던 어떤이 입니다 .절 모르시겠지만서도 전 행님이라구 부를겁니다. 근데 "다들 전쟁터에서 전쟁을 이기고 돌아온 병사들" 캐공감~ 우리는 승전용사입니다~
연륜이 느껴지는 멋진글 이십니다. 짧은시간 이었지만 선술집에서 덕분에 너무 즐거웠어요... ^^
정말...잊혀져가는 사진을 새로운 액자에 끼워넣는 기분입니다. 사이코(崔高)!!, 형님 덕분에 투어 내내 얼마나 즐거웠는지 모릅니다. 이렇게 정리되니 어록이 한 10개는 되겠네요!! ...'야마모토' 카레는...후훗 새로운 어록이 될 듯한!
밥먹고 사는거 중요합니다. ㅋㅋ 무량님. 글도 역시 푸근하시군요^^
멋집니다 ^^
카레를 먹은 후 무량님의 반응은 아직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ㅋㅋ^^
왠지 제가 무량님을 고생시켜 드린 것 같긴 하지만^^;('고난의 행군' 원인 제공, 지하철에선 휘발유-_-;; 건네주고..;;;) 덕분에 즐거운 여행이었습니다.^^ 감사드려요. 후기도 멋지십니다!
카레+레몬에이드 =====>휘발유....ㅋㅋㅋㅋㅋㅋㅋㅋㅋ으크크..
이제야 시간을 내 형님의 후기를 읽었습니다^^ 지난 번 4월 공연 때부터 변함없이 보여주신 아량 깊이 간직하고 있어요. 여행을 통해 무량님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어 더욱 기뻤구요.. 생생하고 솔직한 후기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