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063회 등산 보문산(457m) 2020-11
(대전광역시 중구) 2020년 3월 22일(일) 맑음
대전의 진산 보문산은 모든 것을 포용하는 어머니의 넉넉함으로 대전 땅의 민초들을 지켜주고 있다. 나는 늘 집에서나 직장에서나 창문 밖으로 보문산을 바라볼 수 있어 행복한 사람이다. 그리고 보문산은 나의 인격수양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보문산과 닮고 싶은 것이 솔직한 나의 심정이다. 10세부터 68세가 된 지금까지 내 삶과 항상 함께하는 소중한 존재가 보문산 이다.
평화탑 능선의 급경사 길
보문산의 산길은 대부분 완경사의 길이라 노약자를 비롯한 초보산객도 어렵지 않게 산을 오를 수 있다. 그리고 응달을 이루는 숲속의 길이라 걷기에도 편안하다. 전망이 좋은 날 보문산 최고의 전망대인 보문산성 장대루에 올라서면 계룡산, 속리산, 덕유산의 3개의 국립공원을 비롯한 수많은 산들을 조망할 수 있어 기쁨은 배가 된다.
보문지맥 능선의 오도산 직전 봉우리의 필자
보문산의 산줄기는 금남정맥의 산 인대산 남봉(622m)부터 시작된다. 남봉에서 금남정맥을 이탈하여 북쪽으로 가지를 친 산줄기가 월봉산, 금성산, 만인산, 도리산, 오도산 등을 일으키고 난 다음 인대산 남봉부터 약 35.1Km 거리에 금남정맥의 기를 모아 한밭 땅을 지켜주는 보문산을 들어올렸다.
평화탑 능선에 진달래가 피어나고 있다.
새벽등산 때마다 주차하는 곳에 주차하고 산행을 시작한다.(9:05) 산객의 발길을 찾아볼 수 없는 한적한 산길로 3분쯤 올라가 평화탑 능선에 이른다.(9:08) 오른쪽 발아래로 송학사가 내려다보인다. 이어서 급경사 능선을 타고 산을 올라가 예전에 평화탑이 시설된 봉우리에 올라선다.(9:20)
이정표 푯말
곧이어 완만한 산길로 1분쯤 내려서니 왼쪽으로 산을 내려가는 길이 보인다. 시루봉 1.1Km, 숲속공연장 0.35Km란 푯말이 서있다. 계속하여 급경사 산길로 4분쯤 더 올라가 삼각점이 박힌 봉우리에 올라선다. 전망이 좋은 봉우리지만 대기가 좋지 않아 조망이 별로이다.이제 산길은 내리막길이 돼 완만한 산길로 2분쯤 내려가 보문지맥 안부네거리에 이른다.
삼각점이 박힌 봉우리를 올라가는 급경사 길
이곳에서 보문지맥 능선 길은 망향탑 봉우리를 일으키고 테미고개로 가라앉았다가 수도산을 빚고 선화동과 용두동 뒷산을 경유하여 유등천까지 길게 뻗어나간다. 보문지맥 능선을 타고 시루봉 오름이 시작된다. 먼저 평평한 산길로 1분쯤 나아가자 급경사 오르막길이 시작된다.
급경사 데크 215계단 길
목재데크로 시설된 215계단에 올라서자 30대로 보이는 여성 산객이 정상까지 얼마쯤 소요 되냐고 물어 자세히 대답해준다. 보문지맥 등산코스는 가장 경사 급한 두 코스 중의 하나인데 그 여성은 등산코스를 잘못 선택한 것이다. 계속되는 급경사 오르막길로 시루봉 능선 삼거리에 올라선 다음 잠시 유순한 길로 나아가다가 시루봉 직전 급경사 320 계단 길을 거침없이 올라가 보문산 꼭대기를 밟는다.(9:52)
전망좋은 봉우리서 바라본 보문산성
전망을 하니 계룡산이 희미하여 안타깝다. 대전시가지를 둘러싸고 있는 금수산, 갑하산, 계족산, 식장산도 희미하다. 대전시가지는 뿌옇게 내려다보인다. 2분쯤 조망을 한 다음(9:54) 만인산으로 이어진 보문지맥 능선을 타고 헬기장으로 내려서니 천비산과 안평산이 희미하게 조망된다.
이정표 푯말
조금 더 진행한 전망 좋은 봉우리 벤치에서 보문산성을 바라보며 사색을 즐긴다.(10:02) 10대 어린 시절 나의 놀이터인 보문산성을 바라보니 지나온 세월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앞으로 여생을 보람 있게 살고 아름답게 살자는 다짐을 해본다.
이사동 전망대의 조망(식장산- 만인산 능선이 펼쳐진다)
전망봉우리를 뒤로하고(10:07) 2분쯤 나아가니 삼거리가 나타난다. 오도산 2.5Km, 보문사지 1.12Km, 시루봉 0.52Km란 푯말이 서있다. 이어서 조망이 시원하고 휴식하기에 제격인 이사동 전망대에 닿는다.(10:15) 대기 탓으로 시원한 전망은 열리지 않았지만 충남 1봉 서대산이 우뚝하다. 날씨가 좋은 날 이곳에 서면 첩첩 산 여울 따라 흐르는 산의 경관을 멋지게 감상할 수가 있다.
나지막한 봉우리서 바라본 오도산
보문지맥 능선 길은 급경사 내리막길이 돼 임도로 내려선다.(10:31) 발목 통증이 점점 심해진다. 통증은 오르막길은 괜찮은 편인데 내리막길을 진행할 때 힘이 든다. 오도산까지 다녀오는 왕복산행 계획을 세우고 집을 나섰는데 발목 때문에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일단 걸어가 본다. 보문지맥 능선 길로 9분쯤 진행한 나지막한 봉우리엔 벤치가 놓여있고 이사동, 오도산, 시루봉 1.86Km란 푯말이 서있다.(10:40)
천비산 뒤로 대둔산이 조망된다
전망을 하니 천비산과 안평산 뒤로 대둔산이 뚜렷이 조망된다. 희미한 대둔산이 이곳에서는 뚜렷하니 시루봉의 공기와 이곳의 공기다 다른 것 같다. 오도산은 눈앞에 가까이 있지만 갔다가 다시 돌아와야 되기 때문에 발목 통증으로 더 이상의 진행을 멈춘다. 만보기를 보니 벌써 9546보나 걸었다.
황량한 범골 골짜기의 이정표
나지막한 봉우리를 뒤로하고(10:55) 임도로 돌아와서 임도를 따라 나아간다. 범골 골짜기에서 올라오는 임도 끝 산길입구에는 보문산성 0.79Km, 보운대 3.1Km 라고 쓰여 있다.(11:25) 시루봉 안부네거리를 향해 산을 올라간다. 임도 건설로 인해 울창했던 범골 골짜기는 큰 나무가 뽑혀 있는 등 산림이 마무 훼손돼 황량한 느낌이다.
울창한 숲이 완전히 망가지고 말았다.
태곳적 자연미를 갖춘 계곡이 완전 망가지고 말았다. 예전에 이곳으로 홀로 산을 내려올 때면 너무 호젓해 두려움도 들었고 호랑이가 서식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춰 범골이란 이름 그대로 맞아떨어진다고 감탄을 했었는데 지금은 자연훼손의 절정을 이룬 현장을 보고 장탄식을 한다.
안부네거리 산림욕장
얼마 후 삼림욕과 체육시설을 갖춘 시루봉 안부네거리 능선으로 올라선 다음(11:41) 보문산 골짜기 길로 5분쯤 내려가 반가운 석천 약수터에 이른다.(11:50) 약수터에는 많은 산객들이 휴식을 하고 있다. 4리터 물을 받고 주먹 쥐고 팔굽혀펴기 50회를 한 다음 약수터를 뒤로한다.
(12:08)
하산 길은 산객들이 다니지 않는 골짜기 샛길로 산을 내려간다. 산을 내려가는 동안 단 1명의 산객도 만나지 않았다. 19분쯤 산을 내려가 주차된 곳에 돌아와 기분 좋은 산행이 마감된다.
(12:27)
◈도상거리 7.57Km 3시간 22분소요(40분휴식포함) 평균속력 2.76K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