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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서울 둘레길 길동무 원문보기 글쓴이: 수명산
호남정맥 종주 13구간(두봉산ㆍ태악산ㆍ천운산)
종주일자 : 2002년 3월 19~20일)
종주구간 : 개기재 ~ 두봉산 ~ 천운산 - 서밧재
날 씨 : 맑음
도상거리 : 19.9km
개기재 - 0.8km - △458.6m봉 - 2.4km- 두봉산(△630.5m) - 1.6km - 촛대봉(△522.4m) - 2.2km - 말머리재 - 1.7km - 성재봉(×519m) - 0.7km - 노인봉(△529.9m) - 2km - 태악산(×530m) - 2.5km - 돗재 - 1.7km - 천운산(△601.6m) - 1.3km - 568봉 - 2.6km - 서밧재
산행시간 : 8시간 25분(휴식시간 포함)
3월 10일
호남정맥을 품에 안은 화순군은 동쪽은 곡성군과 순천시, 서쪽은 광주광역시와 나주시, 남쪽은 보성군과 장흥군, 북쪽은 담양군과 접해 있다. 대부분의 지역이 무등산(1,187m) 줄기에 의해 구성되어 있으며 북동쪽으로 뻗은 줄기에는 백아산(804m)을 비롯하여 구봉산(320m), 천운산(608m), 태악산과 종암산, 우봉산을 일으키고, 순천시와 보성군의 경계에는 모후산(919m)이 솟아 있다. 북서로 뻗은 줄기에는 만연산, 종괘산을 이루고, 남서로 뻗은 줄기에는 화학산(613m), 천대산, 해망산 등이 있는데 대부분 견고한 화강편마암류의 암석으로 되어 있다.
지석천은 이양면에서 발원하여, 26개의 지류가 합치면서 남평으로 흘러 영산강에 합류한다. 동복천은 북면 백아산에서 발원하여, 21개 지류를 합치고 보성강에 합류한다. 화순천은 동면 청궁리에서 발원하여 8개 지류를 합친 뒤 능주면 원지리에서 지석천에 합류한다.
화순천 유역의 능주평야를 제외하고는 평야가 없는 화순군은 석탄을 비롯한 석회석, 고령토, 규석, 납석 등의 지하자원이 풍부하단다. 그러나 석탄공사 화순광업소의 석탄 생산은 반세기 동안 산업발전에 크게 공헌하였으나 근래 채산성이 악화되어 사양길이다.
한 달만에 나서는 호남정맥으로 가는 길은 늘 같이 이어온 정맥꾼들과 오랜만에 참석한 이영주, 함철호... 지하철 2호선 신도림역을 출발한다. 서산마루로 넘어가는 해를 보며 달리는 서해안고속도로, 김제에 내려섰다가 다시 호남고속도로를 달려 광주에서 너릿재 터널을 통과하면서 화순읍내에 들어선다. 그리고 다시 들어선 능성모텔 406호에서의 밤은 깊어간다.
3월 20일
06시 50분 개기재에서 왼쪽으로 임도를 따르다가 밭을 통과하면서 오른쪽으로 산길이 열린다. 어느새 정맥의 봄은 봄의 전령사 생강나무와 진달래꽃이 수놓고 있다. 10분 정도 숨을 헐떡거리면서 올라서니 평탄한 능선길이 나타나고, 제주 양씨 묘를 뒤로 참나무숲길을 올라선 곳이 468.6봉이다.
07시 15분 삼각점이 있는 능선분기점인 468.6봉에서 진달래군락을 헤치며 잠시 내려서는 듯하다 안부를 통과하고 10여분 후에 죽산 안씨와 나주 나씨의 묘를 통과하며 가파르게 4분 정도 올라선 능선 분기점에서 오른쪽으로 이어지는 정맥이 고만고만한 봉우리를 연이어 넘는다.
07시 55분 능선분기점인 590봉이다. 많은 날들을 보성군과 했는데 이제 헤어져야 할 순간이 온 것이다. 정맥은 왼쪽으로 좌측으로 화순군 이양면과 우측의 한천면을 사이에 두고 이어나간다. 산죽밭을 헤치고 내려선 옛 헬기장터인 듯한 좁은 공터를 지나고 올라선 곳이 두봉산(△630.5m)이다.
08시 10분 맑은 날의 두봉산 정상,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조망, 남으로 지나온 계당산 그리고 서북방향으로 이어나가는 정맥의 능선... 발아래 펼쳐지는 아름다운 산야, 에워싸고 있는 병풍 같은 산자락들이 그림같이 아름답다.
넘어야 할 손에 잡힐 듯한 촛대봉을 향해 능선분기점인 두봉산에서 정맥은 왼쪽으로 이어지면서 한차례 뚝 떨어진다. 긴 내리막길에 한층 푸르러 보이는 산죽밭, 다시 만나는 능선분기점에서 오른쪽으로 팍 꺾으며 긴 내리막길은 안부를 내려섰다가 올라선 밋밋한 봉을 넘으면서 올려다보는 촛대봉은 그 이름답게 유난히 뾰족해 보인다.
08시 38분 흐드러지게 핀 생각나무와 진달래꽃, 작은 바위들이 널려있는 능선 날 등, 촛대봉인줄 알고 올랐는데 촛대봉은 건너편에서 정맥꾼들을 부르고 있다. 왼쪽으로 방향을 트는 듯하다가 다시 오른쪽으로 틀며 올라서는 좁은 날 등의 오름길, 허허한 공간에 울러 퍼지는 종달새의 지지배배...
08시 44분 촛대봉(522.4m)이다. 삼각점이 있던 자리엔 흔적만 남아있고, 잠시 다리 쉼을 하는 정맥꾼들... 방향을 왼쪽으로 틀며 내려서는 길에 만나는 파란색의 야생화, 다시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며 좁은 날 등으로 이어가는 정맥길은 죽음의 갈색에서 생동감이 넘치는 연초록으로 바뀌고 있다.
09시 21분 우측으로 58번 군도를 지나는 자동차의 소음, 나그네를 싫고 고향을 향하는 경전선의 기적 소리, 우측으로 임도가 내려다보인다. 능선분기점에서 왼쪽으로 내려서는 길목에는 좌측엔 참나무군락, 우측엔 왜소나무 군락이다. 경사길을 도로를 빤히 내려다보며 내려선다.
09시 35분 말머리재를 통과한다. 돌무더기 흔적이 보이는 이양면의 용반리와 한천리의 고시리를 넘나들던 고개, 인적은 끊겼지만 예전에 많았던 통행을 말해주듯 넓기도 하다. 좌측으로 푸른 지붕의 커다란 건물... 숲 사이로 성재봉이 손에 잡힐 듯 하다.
09시 50분 한차례 코가 닿을 듯한 오르막길을 올라 능선분기점에서 잠시 다리 쉼을 하고 오른쪽으로 이어지는 정맥길은 연이어 봉을 넘으면서 오른쪽으로 서서히 방향을 틀며 이어나간다.
10시 18분 또 다시 나타나는 코가 닿을 듯한 오름길이 힘겹기만 하다. 그리고 만나는 능선분기점 왼쪽은 용암산(544.7m)으로, 정맥은 오른쪽이다. 용암산은 멋진 암릉과는 달리 개발이란 명목으로 산자락을 파헤쳐 놓아 보기 흉하다.
용암산에는 금오산성 이라고 하는 자연암벽과 작은 계곡을 이용하여 축조한 포곡식 산성이 있다. 내부활동 공간이 넓지 못한 약점이 있지만 성을 방어하는데는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으며 길이가 약 1,650m나 되는 성벽은 능선이나 암벽을 이용한 협축성으로 정형성을 갖추지 못하지만 대체로 마름모꼴을 띠고 있다고 한다.
해발 275~525m일대에 분포되어 있는 성벽은 주변에 있는 자연석을 가공하여 축조했으며 서남쪽에 위치한 예성산성과 함께 북쪽의 능주를 방어하는 것이 주목적인 성이라고 판단된다나... 금오산성의 유래를 정확히 알기 어려우나 주민들의 말에 의하면 금오산성은 옛날 몽고 침입당시 축조한 것이라고 하며 '몽고성지'라고도 부른다고 한다.
그리고 잠시 후 올라 선 봉우리가 성재봉(×519m)이다. 잡목으로 둘러싸인 좁은 공간에는 글씨가 음각 된 콘크리트로 된 표석인 듯 쓰러져 있고, 잠깐 다리 쉼을 하고 이어지는 완만한 내림길과 오름길에는 철쭉이 성가시게 옷깃을 붙잡는다. 손에 잡힐 듯 가까워진 뾰쪽한 노인봉, 안부에 내려서면서 때 마쳐 불어주는 세찬 골바람이 땀을 드리기에 안성맞춤이다.
10시 44분 자그마한 입석바위을 통과하면서 한차례 올라선 봉우리가 노인봉(△529.9m)이다.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조망 아스라이 잡힐 듯 보이는 산과 봉우리들... 지나온 성재봉과 가야할 태악산을 확인하며 정맥은 오른쪽으로 바위지대를 통과한다.
한차례 가파르게 떨어지다 완만해지며 암릉지대가 연이어 나타나면서 바위 벼랑으로 나 있는 능선길을 통과할 때는 조망도 즐길 수 있다. 억새밭을 지나 철망으로 된 울타리가 잠시 나타나더니 이어지는 암릉지대는 우회길이 나있고, 곧이어 만나는 전망대에 서서 우측으로 내려다보는 가천리와 동가리의 마을과 농경지들은 평화롭기 그지없다.
11시 05분 전망대바위를 뒤로 수직의 바윗길을 내려섰다 넘어서면서 마치 지진이 지나간 흔적처럼 땅이 갈라지고 내려앉은 정맥 능선, 완만한 오름길에 만나는 의성 김씨와 일동 장씨의 합장묘지를 통과하며 오른 510봉, 이어 만나는 오랜 세월 정맥을 지켜온 듯한 아름드리 산벚나무 한 그루, 오른쪽으로 틀며 이어지던 정맥이 잠시 내려섰다 올라선 곳이 높이가 530m의 태악산(太岳山)이다.
11시 35분 큰 바위산이란 이름과는 달리 바위는 찾아 볼 수가 없고, 바람에 날리는 억새밭의 묘지가 지키고 있는 정상에서 허기를 채운다. 20여분의 휴식시간, 태악산에서 내려서는 정맥은 아름드리 참나무 숲의 완만한 능선길이다.
벌목을 하고 그대로 방치해 놓아 거치적거리는 오르막길을 한차례 올라서면서 만나는 능선분기점에서 왼쪽으로 밋밋한 능선길에는 앞서가는 정맥꾼들이 시야에 잡히고, 돗재로 오르는 차도가 가깝게 내려다보이는 정맥길은 명감넝쿨과 싸리나무가 옷깃을 붙잡는다.
12시 20분 능선분기점인 463봉에 오른다. 낙엽이 수북한 경사길로 내려선 안부에서 5분 가량 올라 너덜지대의 바위봉에 올라서니 발아래 돗재 고갯마루에 자리잡고 있는 한천산림욕장의 시설물이 빤히 내려다보인다. 오른쪽으로 서서히 방향을 틀며 내려서는 내리막길이다.
12시 50분 돗재에 내려선다. 돗재 도로는 1976년 5월 착공, 77년 9월30일 준공된 총 연장 6km의 한천면 오음리와 반곡리를 잇는 산악도로로 산이 험준해 쉽게 접근하기 어려웠던 곳을 새마을사업의 일환으로 시작하면서 당시 한천면과 인근 지역주민 연인원 4만 5천 여명이 동원되었는데, 그 당시만 해도 중장비가 부족하여 각종 건설사업에 많은 인력이 삽과 괭이를 들고 투입되었다고 한다. 도로 가에 기념비가 서있다.
돗재를 뒤로 한차례 급경사의 오름길이 시작된다. 15분 가량 숨을 헐떡거리며 올라선 능선분기점인 430봉에는 쉬었다 가기 좋은 쉼터인 팔각정이 기다리고 있다. 시원한 그늘에서 잠시 다리 쉼을 하던 정맥꾼들이 길을 재촉한다.
밋밋한 너덜지대의 봉을 넘으면서 참나무 숲에 군데군데 아름드리 소나무가 선을 보이며 한동안 평탄하게 이어지던 정맥길이 쉼터를 지나며 능선길은 바위 벼랑 위로 나 있어 조망을 즐길 수 있고 시원한 바람으로 땀을 들이며 간다. 자연의 무한한 힘과 오묘한 조화, 마음의 여유를 느끼며 산에 오를 수 있는 건강을 지녔음에 감사하는 마음...
13시 30분 능선 삼거리 이정표(정문주차장, 전망대, 천운산 등산로를 가리키는)가 서있는 임도에 내려서서 임도를 따르다가 가파르게 오름길이 시작된다. 힘겨운 오름길 10여분, 묘 1기가 지키는 능선분기점에서 왼쪽으로 조금 올라선 곳이 천운산(△601.6m) 정상이다.
13시 45분 정상에는 규모가 적은 통신시설과 시설물에 밀린 산불감시초소로 쓰였던 자재가 지저분하게 널려있다. 정상에서 휘둘러보는 조망은 막힘이 없다. 멀리 구름이 걸친 무등산과 화순읍내의 빌딩 숲, 용트림 치듯 뻗어 가는 정맥을 바라보노라면 대자연의 신비로움에 가슴 벅차 오른다.
13시 55분 정맥은 오른쪽으로 명감넝쿨을 헤치며 낙엽이 수북히 쌓인 내리막길에 이어 올라선 억새밭의 능선분기점에서 다시 오른쪽으로 군데군데 금속팻말의 이정표를 만날 수가 있다.
14시 15분 힘겨운 오르막 끝에 올라선 568봉은 잠시 뒤 만나는 금속팻말이 말해주듯 천운산 제2봉임을 알 수가 있고, 바위들이 한가족을 이루고 있는 봉에 오르면서 드디어 서밧재로 오르는 도로가 시야에 들어온다. 정맥은 다시 오른쪽으로 틀며 내려서는 길이 가파르다. 긴 내리막길, 샘터 갈림길을 통과한다.
14시 40분 능선분기점인 390봉이다. 왼쪽으로 경사길의 내리막길은 무릎의 통증을 느끼며 몸과 마음이 지쳐온다. 대한광업진흥공사에서 설치한 콘크리트 구조물을 만나고, 이어 새들의 지저귐 속에 솔밭길은 더없이 마음의 여유를 느낄 수가 있다. 흙무덤이 있는 290봉에서 정맥은 훤히 뚫린 콘크리트포장길을 보며 내려선다.
14시 58분 천운산 등산안내판이 있고 좌측으로 광주시 학생 교육원 건물이 보이는 콘크리트포장도로에 내려선다. 이어 자갈이 깔린 비포장 길을 따르다가 정맥은 도로를 버리고 오른쪽으로 숲길로 들어서야 한다. 자칫하면 그대로 지나칠 수 있는 곳이다. 묘 이장 터를 만나면서 왼쪽으로 꺾으며 내려서고 이어 큰 바위지대를 통과하며 가파르게 떨어진다. 시야에는 푸른 수면의 벽송제가 내려다보이고, 왼쪽으로 방향을 틀면서 가시넝쿨을 헤치다가 내려선 곳이 15번 국도가 지나는 서밧재다.
15시 15분 화순군 동면과 남면을 가르는 서밧재, 좌측으로 파래스 모텔과 민속가든이 자리잡고 있다. 걷기도 많이 하고 땀도 많이 흘렸으나 몸도 가뿐하고 마음도 흔쾌해서 기분이 이렇게 만족스러울 수가 없다.
첫댓글 고생하셨습니다
덕분에 좋은정보 가득 안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