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 구경을 마치고 숙소로 들어왔습니다. 바닷가 쪽으로 방을 잡았습니다. 첫날 석양이 제가 지금까지 본 풍경 중에 손꼽힐 정도로 멋있었는데 사진을 못 찍었습니다. ‘다음에 찍으면 되겠지.’ 하는 생각을 했지만 날씨가 도와주지 않아서 다시는 그렇게 멋진 장면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사진은 마지막날에 찍은 풍경입니다.
저녁에는 폴리네시안 매직쇼를 감상하면서 저녁을 먹었습니다. 데이비드 커퍼필드 외에는 별로 재미있게 본 마술쇼가 없어서 기대하지 않았습니다만, 실제로 마술을 보는 것은 TV로 보는 것과 감흥이 달랐습니다. 중간에 등장한 불쇼도 흥미로웠지만 폴리네시아의 토속적인 분위기와 현대적인 감각을 접목시킨 마술이 더 인상적이었습니다. 사진촬영이 금지되어 안타깝게도 멋진 장면들을 담지 못했습니다. 글로벌과 로컬의 만남이라는 시각에서 우리나라의 관광상품 개발에도 참고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도 스쳤습니다. 단, 식사는 좀 별로였습니다. 후식에 나온 케이크가 우리 나라의 80년대 동네에 하나씩 있던 독일제과, 프랑스제과점에서 팔던 버터크림 케이크 맛보다 못해서 실소가 나왔습니다.
폴리네시안 매직쇼를 감상하면서 기분이 야릇했던 것은, 안내멘트였습니다. 영어로 시작한 안내멘트는 일본어, 중국어, 한국어 순으로 이어집니다. 일본어가 두번째인 이유는 일본인 관광객이 하와이 전체 관광객의 4분의 1을 차지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일본에서 하와이를 갈 때는 우리나라보다 2시간 정도 덜 걸립니다. 그리고 자국내의 홋카이도에 여행갈 경비면 하와이에서 충분히 즐길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런 이유로 일본인 관광객이 많은 모양입니다. 중국어가 그 다음에 안내된다는 것은 최근 중국의 급성장과 관련이 있는 것 같습니다. 머리 속에 국제정치학교과서와 경제학교과서의 몇 페이지가 스쳐지나갔습니다.
하와이의 밤거리를 구경하다가 거리에서 행위예술(?)을 하는 분을 만났습니다. 락카로 그림을 그리는 분인데 작업을 하는 동안 음악을 틀어놓고 그 음악에 맞추어 춤을 추며 그림을 그립니다. 사진촬영이 금지되어 있습니다. 그런데도 찍는 동양인 몇 분이 계셨습니다. 우리 나라 사람은 아닌 것 같았습니다. 행위예술은 Mercy Me의 I can only Imagine로 마무리지었습니다. 몰랐던 곡인데 선률이 아름다워서 돌아와 검색해서 알았습니다. 작품사진은 화랑에 같은 작품이 전시되어 있는데 밖에서 찍을 수 있어서 찍어왔습니다.
작품을 마치고 설명을 하는데 다른 것은 기억나지 않고 창조주가 흘리는 기쁨의 눈물을 표현했다고 했던 말만 기억납니다.
색다른 경험에 시간가는 줄 모르고 자정이 다 되어 숙소로 들어왔습니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다음 이야기를 올리겠습니다.
<행정관리담당관실 민경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