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0.27. 춘마 기록_김영섭
2023년 11월 손기정 하프마라톤을 시작으로 마라톤 서브4에 대한 목표가 한걸음 다가왔습니다.
23년 여름부터 달리는 것을 시작합니다.
처음 5킬로는 쉬웠습니다. 그리고 10킬로는 숨도 차고, 다리도 풀리고, 땀도 범벅이고 총체적으로 문제가 많았습니다.
하기 싫다.
왜 달리기를 시작하려고 하는 것이지.
힘들다.
어렵다.
수많은 스스로와의 타협과 위로를 반복하면서 그래도 한 번만 딱 한 번만 더 뛰어보자로 결론지어졌던 시간들이 지나갔습니다.
아들과 동행한 손기정 마라톤23.11월
정말 추웠고, 참가한 사람들의 인파에 놀랐고, 맑은 표정과, 밝은에너지에 행복충전된 기분으로 달리기를 시작하였습니다.
하프마라톤이 무엇인지 잘 알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시작으로 출전한 하프마라톤은 기쁨이고, 즐거움이고, 행복이었습니다. 아들과 함께해서 더욱더 의미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완주... 힘듬, 고통, 인내 이런 것들이 따라다니며 나를 흔들었습니다. 완주가 주는 즐거움과 행복, 성취감은 해본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감정인듯합니다.
2023년 12월 주달클럽(같은 업종에 종사하는 달리기 모임)에 가입하고하고 24년도에는 서브4라고 당당히 말씀드렸습니다.
달리기 선배 모두들 하다보면 잘 될꺼라고 응원과 격려를 해 주었습니다.(뭔 말인지 알지요. 그땐 몰랐지요.)
24년 4월 음성반기문 마라톤 하프를 첫 출전하며 달리마에 여러 선배님들께 첫 인사를 드렸습니다.
이렇게 더운 달리기는 처음 한 것이라 푸념과 저조한 기록과, 도로의 뜨거운 열기는 정말 참기 힘든 추억을 만들었습니다.
달리기 이후에 먹어본 막걸리는 정말 꿀 맛이었습니다.(잘못먹으면 죽어요) 그리고 탈진, 버스안에서의 혼자만의 고통, 점심도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그렇게 버스타고 집으로 귀가합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도 탈수로 힘든과정에 먹지도 못하는 막걸리가 탈수를 배가 시킨 듯합니다.
그리고 여름 나기 훈련
한마음 대회는 참으로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첫 홍복산의 기억은 꼭 이렇게까지 해가면서 연습을 해야 하는 것인지에 대한 의구심도 들었습니다.
비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비 맞고 홍복산의 오름은 희열도 느끼고 좋았습니다.
우의령길은 도보할 때 정말 편안히 다녀오는 경치가 아름다운 곳이 였는데 우의령을 지나 도봉산입구까지 오는길에 험한 말들을 가장 많이 한 기억이 있습니다.
연습 종료 이후에 국장님 농막에서 샤워는 또 하나의 좋은 추억으로 간직되었습니다.
땀이 많은 나는 여름 훈련이 무엇보다 힘이 들었습니다.
특별훈련으로 종희형님과 LSD는 몸이, 근육이 안 움직이는 경험도 하고, 훈련중에 너무 힘들어서 경전철도 타고 귀가하고, 물이 너무 먹고 싶어서 화장실에 있는 물을 너무 많이 마셔서 배탈도 나고, 발가락 물집이 심해서 종희형님께 보여 드렸더니 “암것도 아니다“ 금방 난다고 잔소리 만 들었습니다._쏙쌍했써요^^~~_ 위로 좀 해주지...
자신만만 첫 출전 풀마라톤
강남국제평화마라톤_보기좋게 중도포기(기절)하고, 상심과 좌절...
그리고 자신감 상실.
자신있던 많은 활동이 스스로 작게 만들어지는, 어쩌면 겸손해 지는, 한번 더 생각해 보는 작아지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기대반, 걱정반, 춘천마라톤 풀도전 D조
종희형님은 C조 페이스메이커, 수진씨는 E조, 창덕씨(향훈국장님, 종석씨)는 F조, 혼자만의 마라톤에 혼자만 남겨졌습니다.
그래도 아들과 함께해서, 나도 못하는데, 아들을 완주시켜야 하는 부담도, 또 못하면 어쩌나... 참 많은 상념이 출발 전까지 괴롭혔습니다.
출발 신호와 함께 너무 많은 인원이 출발하니까 빨리 갈 수 있는 틈도 없고, 아들이 잘 따라오는지 뒤를 자꾸 돌아보게 되고 해서 아들을 옆으로 오라고 하고 같이 달리기 시작합니다.
출발과 함께 시작된 작은 언덕은 처음 신은 새 신발과 함께 나를 괴롭히기 시작하고, 오른쪽 종아리 앞근육(전경골근)에 통증이 발생했는데 아들에게 아프다고 말도 못하고, 잠시 후에 풀어 지겠지 하는 마음으로 5분50초~6분페이스로 10킬로 까지 가겠다고 마음으로 다짐하고 또 다짐했는데, 아들이 자꾸 빨리가서 자제시키느라고, 덕분에 페이스 조절이 된 듯 합니다.
오름과 내리막이 번갈아 가면서 발생하니까 페이스 조절이 어려웠고, E조 선수들이 치고 오니까 덩달아 빨라지고, 분위기에 휩슬려 또 빨라지고 아들이 먼저 뛰니까 잡아야 해서 빨라지고...
그래도 한번 페이스 조절 못해서 못 뛴 경험과 종희형님의 천천히를 마음에 새기고, 잡고 또 잡아서 초반 운영이 잘되었습니다.(내 생각에)
하프까지는 아들과 동반주를 해야해서 5:35초 기준으로 달리고, 신매대교 돌아오는길에 응원단의 응원은 가히 기억에 남을만 했습니다.
아들이 24킬로 지점에서 다리에 쥐가 나서 못 가겠다고 해서 혼자의 레이스를 시작 합니다.
하프부터는 달려도 된다고 해서 아들과 헤어진 뒤로는 5:25초 페이스 유지하려고 노력하였습니다.
세상에나 만상에나 서상대교의 오름은 끝도 없고, 춘성교를 지나 조금의 오름은 왜 이렇게 가파른지 잠깐의 오름이 많은 선수들을 걷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내리막과 지루함, 피로함, 도무지 생각이라고는 할 수 가 없는 상황.
말 그대로 연습한 대로 발이 나가는 그런 경험을 했습니다.
그런 시간은 오래가지는 못했습니다.
사람들이 많이 보이기 시작하니까 약 35킬로 지나고 있을듯하니까.
더 이상 달리는 것이 어떤의인지.
포기하라고 마음깊은 곳에서 채근합니다.
나의 의지로 조금 더 가보자. 제발 가보자. 할 수 있을 거야. 스스로를 위로합니다.
그런 마음의 충돌도 많이 가지를 못합니다.
분명 뛰고 있는데, 다리가 빨리 움직이는데, 거리가 줄지 않고 멈춘 듯한 착각이 들고, 미쳐갈쯤...
서기영3팀장님이 나에게 달려와 말을 건네는데.
왜 형이 제일 먼저와요?
정신이 번쩍.
그래 잘 하고 있는 중이구나. 사진촬영하는것도 모르고 한숨과 ???...
그래 조금 만 더 가면 되겠구나 싶었는데.
그 때 그 시간부터는
매분이 매 초가, 매 순간, 순간이 말로는 표현이 안 되는 괴로움의 연속이였습니다.
아 이래서 완주를 해본 사람과, 완주를 못 해본 사람이라고 구분을 하는구나 라고 생각 했습니다.
마지막 결승라인 전에 종희형님이 마중을 나왔는데 반가움도 뒤로하고 물부터 찾았고, 결승라인은 보이는데 왜 이렇게 먼지, 뛰어도 뛰어도 다가오지를 않는상황.
어떻게 도착했는지 생각할 겨를도 없이 도착해서 쓰러지고 종희형님께 물 달라고, 정신 있다고, 그렇게 한참을 혼자 눈물만 .....
저 춘천마라톤 완주했습니다.
서브4 못했다고 주변에서 서운해합니다.
저는 하나도 서운한 것이 없습니다.
너무 행복합니다.
축하해주세요.
긴 글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