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 어떤 상인이 장사를 하다가 빚을 많이 지게 되었다.
처음부터 돈을 빌려서 시작한 장사인데 그 돈을 갚지 못하니 늘 빚쟁이들에게 시달림을 받으면서 살아야 했다.
하루에도 몇 번씩 돈을 갚으라고 성화를 부리니 상인은 도저히 견딜 수가 없어 병이 날 지경이었다.
그래서 생각다 못해 상인은 그 마을을 떠나기로 하였다.
매일 빚쟁이들한테 시달리느니 몰래 먼 곳으로 도망가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게 낫다고 생각한 것이다.
상인은 사람들 몰래 마을을 빠져나와 한없이 걷고 또 걸었다.
그러다가 아무도 없는 넓은 초원을 걷게 되었다.
여기라면 빚쟁이들이 찾지 못할 거라는 안심이 들었다.
상인은 완전한 해방감에 젖어들었다.
그렇게 즐거운 마음으로 길을 가는데 길가에 커다란 상자가 하나 있었다.
가까이 다가가 보니 그것은 바로 보물상자였다.
신기한 생각에 상인은 상자를 조심스럽게 열어보았더니
온갖 값진 보물들이 가득 들어 있고 햇빛을 받아 반짝이는 물건이 하나 있었다.
그것은 거울이었는데 상인은 그동안 거울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그러니까 자신이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르고 살았던 상인은 거울을 보고 깜짝 놀랐다.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고 이렇게 말했다.
"아이구 죄송합니다. 나는 상자에 아무도 없다고 생각했는데.. 여기 계신 줄 몰랐습니다.
제발 화내지 말아 주십시오."
거울 속 자기 얼굴을 보고 다른 사람인 줄 안 상인은
빚을 갚지 않으려고 도망친 자기를 잡으러 온 사람인 줄 알고 부들부들 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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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저 사람을 보고 웃을 수만도 없는 것이..
저승에 가면 업경대라는 거울이 있다고 하는데, 그거 본 사람 있나요?
저는 말로만 들었지 한 번도 본 적은 없습니다.
이렇게 살다가 염라대왕 앞에 갔을 때 갑자기 업경대를 내밀면
아마도 저 상인처럼 깜짝 놀라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그 거울 속에 비친 내 모습.. 나의 까르마, 나의 업식이 적나라하게 드러날 터인데..
내가 기억하지도 못하는 온갖 것들과 나의 무의식까지 적나라하게 드러날 터인데..
내가 아는 내 모습은 그저 겉으로 보이는 모습, 껍데기요 포장지일 뿐,
나도 나의 그런 모습은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르고 살아가는데..
저 사람이나 나나 피차일반 ~
업경대에 비친 내 모습은 매우 낯설지 않을까? 마치 내 모습이 아닌 것처럼..
"아이구 죄송합니다. 정말 이럴 줄은 몰랐습니다.
제발 너무 심한 것은 없으면 좋겠습니다."
이러지나 않을까 ㅎㅎ
미리미리 조심해야 하겠다.
행동조심, 말조심, 생각조심..
☞ 트렁크가 열리는 날, 열려버리는 날, 열어젖혀지는 날
첫댓글 미리미리 조심해야 하겠다.
행동조심, 말조심, 생각조심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