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면도 부속섬 대야도, 황도 및 쇠섬
간조시 대야도와 토끼섬 간 S자형 모래길 절경
황도 및 쇠섬은 유럽형 펜션단지로 경관 및 힐링섬으로 인기
충남 태안군 안면읍에는 안면도 외에 59개의 섬이 있으며, 이중 53개는 무인도이고 6개가 유인도이다. 안면도 부속섬으로서 전에는 독립된 섬이었으나 방조제 매립 또는 다리 건설로 현재는 안면도와 이어진 섬들도 있다. 그들 중 대표적인 섬이 대야도, 황도 및 쇠섬이다.
지도 출처-네이버
대야도는 1970년대 안면도와 연륙되어 더 이상 섬은 아니다. 안면도의 부속섬인 대야도는 옛날부터 넓은 갯벌과 해초가 많이 있는 큰 섬이라는 뜻으로 한자표기 '큰대(大)자'에 '이끼야(也)자'를 써서 '대야도(大也島)'라 불린다. 대야도는 뒷섬(斗支島)·토끼섬(兎島)·모래섬(沙島)·닭섬(鷄島) 등 무인도가 해안선을 따라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다.
대야도 인근 바다는 갯벌과 바위가 조화를 이루어 다양한 어종과 해산물이 살기 좋은 입지 조건을 갖추고 있다. 그래서 입지가 좋은 이곳에 일제는 1933년 서해안의 수산시험소를 설립하여 김양식을 실시하였다.
이재언 저 ‘한국의 섬’ 자료에 의하면, 대야도는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김양식을 시작한 '부자 섬'으로, 1970년대 전국 일간지에 '낙도지만 달러박스'라는 제목으로 대대적으로 소개된 적이 있다고 한다. 양식된 김을 일본 등지로 수출하며 외화를 벌어들인 것이다. 이렇게 잘 나가던 대야도가 최대의 위기를 맞이하였다. 천수만 간척사업으로 안면도와 섬이 맞붙은 대야도는 생태계의 변화로 큰 타격을 받았다. 1980년대 천수만이 두 동강이 나면서부터 물의 유속이 느려졌고, 이로 인하여 양식하는 김에 갯병이 생기는 등 작황도 좋지 않아서 더 이상 김양식을 할 수 없었다.
대야도마을 앞에는 거대한 갯벌이 있어 놀이터이자 생태체험장이다. 썰물 때가 되면 서해안의 높은 간만의 차이 때문에 바지락을 채취하려는 체험객으로 마을과 갯벌이 북적인다. 이런 현상은 2010년부터 대야도 어촌계원들이 힘을 모아 '자율관리어업'에 동참하면서부터다. 자율관리어업은 어업의 생산기반 구축과 지역간의 어업 분쟁 해결, 어민들 소득 향상과 복지, 대야도 발전을 위하여 주민들이 자율적으로 참여하여 어장과 갯벌 자원 관리, 경영 개선, 질서유지 등을 펼치는 공동 사업이다.
대야도 숲길에는 시인 천상병의 고택(故宅)도 있다. 원래는 의정부 수락산 자락에 있었는데 재개발로 철거 소식에 지인에 의해 이곳 대야도로 옮겨졌다. 문단의 마지막 기인으로 불렸으며, 욕심 없이 살았던 시인, 담배 한 값 막걸리 두 대면 행복했던 사람이었던 그의 삶처럼 고택 역시 조용한 숲속이긴 하지만 초라하기 그지없다.
고 천상병 시인의 대표시로 잘 알려진 '귀천(歸天)'을 다시 읊조려본다.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과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과 단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 하며는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다고 말하리라
대야도와 인접해 있는 ‘닭섬(鷄島)’도 아름답고 특이한 섬이다. 만조시 '닭섬'은 바다 위에 외롭게 떨어져 있는 무인도이다. 그러나 간조 시에는 바닷물이 빠지면서 S자형의 신비로운 바닷길이 열린다.
안면도 본섬에서 솔섬-닭섬-할미섬으로 이어진다. 닭섬 옆 '할미섬' 또한 간조 시에는 닭섬과 모래톱으로 이어진다.
토끼섬(兎島) 역시 간조시에는 대야도와 S자형의 모래길로 이어져 ‘모세의 기적’현상을 보여준다. 사진작가들은 이와같은 자연현상을 장노출로 찍기 위해 대야도로 모여든다.
안면도의 부속섬 중 북단 천수만에 접한 작은 섬 ‘황도’는 2011년 12월에 황도교가 개통되어 대야도와 마찬가지로 사실상 안면도의 일부가 되었다. 황도교는 교량 300m와 접속도로 450m 등 전체 750m 길이의 다리이다. 걸어서 30분이면 섬을 한 바퀴 돌 수 있을 정도로 조그만 섬이다.
원래는 보리가 익으면 누렇게 보인다고 해서 ‘황도’라는 이름이 유래됐지만 이제는 누런 보리밭은 많지않고 대신 펜션들이 빼곡히 들어서 있어 마치 지중해를 연상시키는 아름다운 섬으로 변모됐다. 황도는 영화 '누구나 비밀은 있다' 등 드라마, 영화, CF 촬영 장소로도 알려져 있다.
황도 앞바다는 갯벌이 넓어 바지락 채취가 활발하다. 물이 빠지면 약 4km에 이르는 갯벌이 드러난다. 예전에는 황도 앞바다 갯벌에서 바지락을 채취했는데 지금은 무인도인 솔섬 근처에서 주로 채취한다고 한다. 물이 빠지면 솟아오르는 조그만 모래섬이다. 이 섬은 물이 빠지면 바로 연결될 만큼 가까이에 있다. 황도의 바지락은 품질이 우량해서 거의 대부분 일본으로 수출된다.
황도는 서해의 섬이지만 일출과 일몰을 함께 볼 수 있는 명소이기도 하다. 섬마을 끝에는 스카이워크처럼 생긴 조형물 및 계단으로 만든 하늘조망대도 보인다.
사진출처-이재언 저 '한국의 섬'에서 캡처
황도는 ‘붕기풍어제’로도 유명하다. 아주 오랜전부터 안개가 자욱한 어두운 밤에 출어를 한 황도리 어선들이 항로를 잃고 표류할 때 지금의 황도 당산에서 밝은 불빛이 귀로를 밝혀 모두 무사히 귀향할 수 있었다. 황도의 어민은 이때부터 황도 당산이 자신들을 보살펴준 신성한 곳이라 하여 이곳에 당집을 짓고 제사를 모시게 되었다고 하는데 이것이 오늘날 황도 붕기풍어제의 유래가 되었다. 붕기풍어제는 매년(음력)정월 초이틀부터 초사흘에 전 주민이 참여하며, 1년간의 풍어와 마을 및 어선의 무사안녕을 비는 의식이다. 황도 붕기풍어제는 1977년 제18회 전국민속경연대회에서 영예의 대통령상을 수상했을 정도로 유명하다.
안면도 부속섬 중 또 하나의 명소는 ‘쇠섬’. 섬 전체가 사유지인 유럽풍 펜션단지로서 ‘나문재펜션’으로 더 알려져 있는 곳이다. 황도 바로 아래에 위치해 있으며 이 섬 역시 소규모 방조제로 안면도와 연결되어 있다. 규모는 7만6000㎡. 길이 약 1km, 폭 60여 m 정도이다.
원래는 사람이 살지않는 무인도였으며, 고작해야 소나 방목하던 섬이어서 ‘쇠섬’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명아주과 풀인 나문재의 이름을 따서 ‘나문재펜션’이라고 부른다. 나문재는 주로 바닷가 모래땅에서 자라는 한해살이 풀로, 봄에서 여름까지 녹색이었다가 가을에는 붉은 색으로 변하는 풀이다.
섬 전체를 아기자기한 테마정원으로 꾸며놓아 다양한 꽃과 함께 이국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며, 해안 오솔길을 걷는 것 만으로도 힐링이 되는 섬이다. 바닷가 산책 및 카페, 펜션 등을 돌아보는데 약 30분-1시간 정도 걸린다. 바닷물이 빠지면 갯벌체험도 할 수 있다.
동화를 실제로 옮겨놓은 듯한 아기자기한 조형물들과 정원이 있어 웨딩사진 촬영 장소로도 인기가 높다. 두 개의 펜션단지와 관광농원, 카페 및 갤러리가 있는데 펜션 또는 카페 이용자에 한해 출입이 가능하다. 커피나 차가 7-8천원, 생과일쥬스 9천원, 샌드위치 1만4천원 정도로 약간 비싼 편이지만 이국적으로 정성스럽게 꾸며놓은 정원 및 바닷가 산책 만으로도 그 정도는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않는다.
*대야도, 황도 및 쇠섬 가는 방법은...
-태안에서 자동차로 77번도로를 타고 안면대교를 건넌 후 대야도, 황도 및 쇠섬 역시 자동차로 직접 들어갈 수 있다. 안면대교 및 백사장항에서 가깝다. 대중교통은 서울의 경우 강남센트럴시티 고속버스터미널 호남선 12번 홈에서 버스를 타면 안면도까지 직행이다. 서울 남부터미널에서도 안면도행 고속버스가 출발한다.
*잘곳·먹을 곳
- 나문재 펜션 041-672-7634
황도펜션 041-673-5141
황도 해돋는 풍경 펜션 0507-1314-7276
황도 달이머무는바다 펜션 010-4591-6132
-황도 해돋는 식당 041-673-6364
황도 바다보다카페 0507-1321-2040
백사장항 털보선장횟집 041-672-17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