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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잘하는 아이로 키우는 교육법
"아나운서 흉내내기, 삼행시 짓기, 속담 외우기‥ 놀이를 통해 말 잘하는 능력을 길러요"
최근 들어 말하기의 중요성이 점점 부각되고 있다. 말을 잘하는 아이는 지능도 뛰어날 뿐만 아니라, 자기 표현력이 강해져서 자신감 있고 리더십 있는 아이로 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우리 아이가 말 잘하는 아이가 될 수 있을까? 다양한 생활속 실천 방법을 모아보았다.
TV 나 방송매체를 어려서부터 많이 접한 탓인지, 요즘 아이들 중에는 어른들이 쓸 법한 어려운 단어도 곧잘 구사하는 아이들이 적지 않다. 그렇다고 해서 그걸 말을 잘한다고 표현할 수 있을까? 전문가들에 따르면, 때와 장소에 맞게 적절하게 단어나 문장을 구사하는 능력이 뛰어날 때 ‘말을 잘한다’는 평가를 내릴 수 있다고 한다.
말을 잘하는 아이가 지능이 뛰어나고, 리더십이 있으며, 자신감 있는 아이로 클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속속 발표되면서 요즘 부모들은 아이들의 말하기 교육에 부쩍 신경을 쓰고 있다. 어떻게 하면 과연 말 잘하는 아이로 키울 수 있을지 그 실전 교육법을 알아본다.
Part 1 가정에서 쉽고 재미나게 할 수 있는 말 잘하기 교육법
▲ 책을 읽고 나서 책의 내용 소개하기
책을 읽고 난 후 아이에게 가족들에게 책을 소개해 보도록 제안한다. 책의 지은이와 책의 내용 등을 설명하게 하고 책에 나오는 인물들의 특징을 묘사해 보도록 한다. 또한 책 속에 나온 좋은 문장을 뽑아내도록 한다. 아이에게 그 문장을 글로 쓰고 또 읊어보게 함으로써 세련된 표현방법을 익히게 해준다.
Advice !
남 앞에서 발표하는 데 두려움을 갖고 있는 아이라면 일단 가족들 앞에서 말할 기회를 자주 주는 것이 좋다. 물론 억지로 강요하듯이 하면 효과가 없다. 가족들이 모두 모여 책을 읽고 난 후 책에 관한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 상황에서 “00가 읽었던 책은 어떤 내용인지 궁금한데 한번 소개해 줄래?” 하는 식으로 자연스럽게 기회를 만든다.
▲ 삼행시 짓기
3행시 짓기는 주어진 세 음절의 단어로 한 음절씩 운을 띄워주면 그 음절로 한 문장씩 만들어가다가 나중에 전체 문장이 하나로 어우러지도록 하는 것이다. 인터넷 유머 사이트와 TV 코미디 프로에서 많이 접할 수 있는 삼행시 짓기는 문장 구사력과 순발력, 창의적 표현력을 길러주기 때문에 집에서 아이들과 함께 종종 응용해볼 만 하다.
Advice !
아이들에게 삼행시를 지어보라고 하면 대부분의 아이들은 주어진 낱글자로 시작하는 말부터 찾으려고 고민을 한다. 예를 들어 ‘전화기’라는 단어가 있다면 ‘전’으로 시작되는 낱말을 찾느라 고심한다. 그렇게 되면 ‘전’은 ‘전’으로 시작하는 말로, ‘화’는 ‘화’로 시작하는 말로 문장이 구성되어 앞뒤 문장이 자연스럽게 이어지지 않는다. 이때는 주어진 단어의 특징을 생각해서 해보면 오히려 쉽다고 일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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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전화기야
화: 화났니? 왜 그렇게 울어대니?
기: 기분 풀어.
▲ 상상해서 말하기
기존에 알고 있던 책 내용을 바꾸어보자. 예를 들면 “흥부 놀부 이야기에서 놀부가 나쁜 형이 아니라 착한 형이었다면 이야기가 어떻게 되었을까?”, “만약 신데렐라가 못생기고 마음씨도 나쁜 아이였다면 이야기가 어떻게 되었을까?”하고 끊임없이 아이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질문을 해본다. 아이의 상상력은 무궁무진해서 기상천외한 이야기가 쏟아져나온다.
Advice !
상상력에 기반한 말하기를 진행해 보면 아이들의 상상력이나 표현이 얼마나 기발하고 창의적인지 새삼 깨닫게 된다. 기존 동화를 새롭게 말해보기도 훌륭한 소재거리지만, ‘꿈’을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아이가 잠들기 전 꾸고 싶은 꿈에 대해 이야기를 충분히 나누어본다. “어제 꿈을 꾼 느낌이 어때?”, “이번엔 어떤 꿈을 꾸고 싶니?” 등의 질문을 던진다. 아이들은 꿈속에서 영웅이나 만화 속 주인공이 되고 싶어한다.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상상력을 매개로 하여 대화를 나눈다면, 아이의 상상력과 표현력은 쑥쑥 자라게 된다.
▲ 말 전달하기 게임
가족 혹은 친척, 아이 친구들이 많이 모인 자리에서 해볼 수 있는 게임이다. 한 사람이 20자 정도의 문장을 옆사람에게 귓속말로 전한다. 전달받은 사람은 자신의 옆사람에게 또 전달한다. 이렇게 해서 맨 마지막에 있는 사람이 전달받은 말을 큰 소리로 발표한다. 처음에 전달하려 했던 말과 어떻게 내용이 달라졌는지 금세 확인할 수 있다. 그럼으로써 아이들은 말이 어떻게 잘못 전달되는지 알 수 있고, 자신이 하고자 하는 말을 어떤 식으로 표현해야 정확하게 전달되는지도 알 수 있다.
Advice !
‘발 없는 말이 천리 간다’는 속담이 있다. 말은 한번 내놓으면 다시 주워 담을 수 없는 것. 그래서 말을 할 때는 항상 조심해야 한다. 남의 말을 옮길 때에는 특히 주의를 요한다는 것을 체험적으로 알게 하자. 이 게임을 통해서 아이는 상대방의 말을 주의 깊게 듣는 버릇을 기를 수 있다.
▲ 속담과 고사성어, 한문숙어 외우기
우리말에는 재미있는 속담이 많다. 속담이나 고사성어를 대화하는 중에 적절하게 사용한다면 말하는 재미가 배가 된다. 대화가 보다 재치있고 부드러워지기 때문이다. 게다가 우리말의 80% 이상은 한자에서 파생된 말이기 때문에 한문숙어나 고사성어는 우리말을 잘하는 바탕이 되어준다. 초등학교 고학년쯤 되면 속담이나 고사성어, 한문숙어 관련 책들을 구해주고, 심심할 때마다 하나씩 읽어보도록 한다. 나중에 아이들과 함께 사자성어 게임 등을 하면서 즐길 수 있다.
Advice !
속담이나 한자어 등은 눈으로만 익혀서는 무슨 뜻인지 모르는 게 태반이다.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부모가 한문숙어 등의 유래를 곁들여 얘기해 주자. 또한 모르는 단어가 나왔을 때 그냥 넘어가지 않고 정확한 뜻을 알아보도록 아이에게 국어사전 찾는 법을 가르쳐준다. 처음에는 국어사전을 부모가 같이 찾아보다가 익숙해지면 스스로 찾게 한다. 사전과 친한 아이는 어휘력을 금세 기를 수 있다.
▲ 사진과 그림을 보면서 자신의 느낌 표현하기
자연의 풍경을 담은 사진, 사람들의 각양각색의 표정이 담긴 사진, 혹은 아주 유명한 그림이나 전시회에서 본 그림 등을 보여주면서 아이가 자신의 느낌을 표현하도록 한다. 단순히 “이 사진(그림) 어떠니?”하고 물으면 “좋아요”, “아름다워요” 등 구태의연한 느낌을 말하게 된다. “이 그림은 어디가 어떤데, 어떤 색을 많이 칠했구나. 이런 색을 칠하면 어떤 느낌이 날까?” “이 그림은 전체적인 구도가 어떤 것 같니? 이렇게 하면 더 좋지 않을까? 네 생각은 어떠니?” 하며 아이들 생각이나 느낌을 유도할 수 있는 질문을 한다. 그런 질문과 답변 속에서 언어에 대한 감수성이 커진다.
Advice !
책을 읽기 싫어하는 아이에게는 이런 사진이나 그림을 이용한 방법이 효과적이다. 이때 부모의 질문방식이 아이의 대답을 결정하므로, 단답형으로 대답하기보다 길게 말할 수 있게 구체적으로 질문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 단어 알아맞히기
방송 연예 프로그램에서 종종 볼 수 있는 게임을 응용한다. 정해진 시간 안에 카드에 적힌 단어를 다른 이들에게 설명해야 하는 게임으로 즐겁게 오래도록 할 수 있다. 특히 설명이 막힐 경우에는 몸짓, 발짓, 손짓 등도 이용하자. 주어진 시간 안에 단어를 정확히 설명할 수 있는 어휘 구사력과 언어에 대한 순발력을 기를 수 있다.
▲ 3분 스피치
말하기에 자신 없는 아이들에게 3분 스피치는 자신감을 키우는 좋은 방법. 아이가 3분이 길다고 느낀다면, 시간을 좀 줄여도 된다. 주제는 오늘 한 일이나 재미있었던 일, 혹은 가족들에게 바라는 것 등 구체적인 것을 제시하는 것이 좋다.
3분 스피치는 주어진 시간 동안 말을 해야하므로 최대한 조리 있고, 논리적으로 이야기하는 법을 터득하게 된다.
아이가 3분 스피치에 익숙해지면 처음에는 일상생활을 소재로 하다가, 시사적인 내용으로 주제를 넓히는 것도 좋다.
▲ 아나운서, 앵커 흉내내기
아나운서나 앵커들은 말하기의 ‘달인’이나 다름없다. 깔끔하고 조리있는 말솜씨, 정확한 발음과 존대어 사용, 확실한 내용 전달 등으로 말하기의 ‘표준’이나 다름없다. 아이들에게 아나운서나 앵커가 한번 되어보라고 부추긴다. 아이들이 직접 원고도 작성하고(기사문으로 작성하도록 한다) 식탁에 앉아 원고를 보며 뉴스를 진행한다.
Advice !
이때 부모는 녹음기로 목소리를 녹음하고, 캠코더가 있다면 아이의 뉴스 진행모습을 녹화한다. 놀이가 끝난 후 녹음된 목소리를 들려준다. 아이가 굉장히 재밌고 흥미로워할 것이다. 또한 캠코더로 녹화한 테이프를 보여주면서, 아이의 잘못된 말하기 습관 등을 지적해 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 가족회의 활용하기
가족회의는 가족 구성원들의 원활한 의견 개진을 통해 가족간의 의사소통을 강화하고 감정적 유대를 돈독하게 해준다. 아울러 가족회의는 아이들의 말하기 교육에도 매우 효과적이다. 가족회의 시간에 아이도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말하게 되고, 또 다른 사람의 의견도 경청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말을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말을 잘 듣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을 배우게 된다. 또한 일상에서의 대화법과는 다른 회의에서의 대화법을 익히게 된다.
회의에서 자신의 의견을 관철하기 위해서는 자기 주장의 근거를 제시해야 하기 때문에 아이들은 논리적인 설득이 중요함을 깨우치게 된다. 이 과정에서 듣는 사람의 입장이나 감정을 고려하지 않은 인신공격적 발언이나, 흥분 등은 절대 금물이라는 것을 주지시킨다.
Advice !
가족회의할 때 말하기를 싫어하는 아이가 있다면 적절하게 질문할 기회를 아이에게 준다. 아이가 쑥스러워하는데 지나치게 말하기를 강요하면, 아이가 가족회의 자체를 싫어할 수 있으므로 가족들은 인내심을 가지고 대해야 한다.
Part 2 엄마들이 잊지 말아야 할 말 잘하는 아이로 키우는 생활지도법
▲ 말을 많이 하게 한다
흔히 부모들이 저지르기 쉬운 실수가 아이가 말하는 것을 참을성 있게 기다려주지 못하는 것이다. 말하다가 아이가 조금이라도 더듬으면 말을 막거나 면박을 주는 부모들이 있는데, 이러면 아이는 말하는 데 자신감을 잃게 된다.
아이가 말을 할 때는 말을 막지 말고, 가급적 많이 말하도록 내버려둔다. 말을 많이 하다보면 자연히 생각도 많아지고 내 말과 상대방의 말을 비교할 줄도 알게 되기 때문. 부모와 허심탄회하게 대화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준다.
▲ 다양한 문화생활을 경험하게 한다
말은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자신의 생각을 소리(언어)로 표현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말을 잘하려면 일단 경험과 지식이 풍부하게 축적되어 있어야 한다. 따라서 책을 열심히 읽는 것은 기본이다. 소설, 시, 잡지, 수필, 연설문, 만화 등 다양한 종류의 글을 읽어보도록 한다. 글을 읽고 나서 자신의 생각이나 느낌을 한줄이라도 표현하는 습관을 들이면 금상첨화.
또 연극이나 영화, 음악 감상 등 다양한 문화생활을 접하게 해준다. 많이 보고, 많이 듣는 것은 표현력과 감수성을 향상시킨다. 틈나는 대로 여행을 하는 것도 한 방법. 사람은 여행을 통해서 생각이 커지고 마음이 넓어진다. 여행을 하면서 보고, 들은 것을 글로 표현해 보고 자신의 감상을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도록 도와주자.
▲ 엄마와 아이가 활발하게 질문을 주고받는다
엄마가 ‘수다쟁이’라면 아이도 말을 잘한다는 말이 있다. 이는 엄마가 하루종일 중얼거린다는 의미는 아닐 것이다. 그만큼 엄마가 아이의 말을 잘 들어주고, 또 아이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함으로써 아이의 말하기 능력을 키워줄 수 있다는 뜻이다.
아이가 질문을 했을 때 부모 입장에서 판단해서 ‘쓸데없는 질문’이라고 치부하고, 건성으로 대답하는 것은 곤란하다. 아이 입장에서 왜 그런 질문을 했을지 생각해보고 아이의 생각은 어떠한지 물어본다. 대화란 서로 묻고 답하면서 이어지는 것이다. 한쪽만 일방적으로 묻고, 답한다면 대화가 이루어질 수 없다.
▲ 좋은 말하기 습관을 들인다
‘세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고 한다. 잘못된 말 습관은 고치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 평소에 좋은 말버릇을 가르쳐주어야 한다.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미안합니다”, “죄송합니다” 등의 말을 입에 달고 살도록 한다.
또 부모 자신도 “그것밖에 못하냐?”, “너 때문이야”, “바보 같으니!” 등 아이의 인격을 무시하는 말은 사용하지 않도록 주의한다. 아이는 부모의 말하는 습관을 본받는다. “잘했구나”, “네가 자랑스럽다” 등 긍정적이고 아이의 기운을 북돋워주는 말을 많이 사용하는 것이 바른 말하기 습관을 기르는 데 효과적이다.
전문가 어드바이스
"마음껏 이야기하도록 해주세요"
도움말·박문희 원장 (아람 유치원 02-591-9777)
말하기 교육의 가장 큰 핵심은 아이들이 하고 싶은 말을 마음껏 하도록 해주는 것이다. 부모들은 아이들이 말하고 싶을 때 말하도록 배려해 주고, 또 아이들이 말하는 것을 귀담아들어 줘야 한다. 흔히 부모들은 아이들이 쓸데없는 말을 많이 한다고 여기는데, 쓸데없는 말이란 없다. 어른은 호기심을 느끼지 않을 사안에 대해서도 아이들은 무한한 호기심을 느끼기 때문에 말할거리가 무궁무진한 것이다.
아이들의 말을 잘 들어준다는 건 아이들의 요구를 무조건 수용하라는 말이 아니다. 아이 입장에서 아이의 심정을 이해하며 이야기를 들어주고 또 부모의 생각이나 입장을 아이에게 전달하는 것이다. 그러면서 아이는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마음껏 이야기하게 되고, 부모와 대화하는 과정에서 할 말과 하지 말아야 할 말을 분별하는 능력이 생긴다. 그러한 능력은 아이가 말 잘하는 아이로 크는 원동력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