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즐거움
『공자가 말씀하기를 “배우고 나서 수시로 익힌다면 이 역시 기쁜 일이 아니겠는가. 먼 곳에서 친구가 찾아와 준다면 이 역시 즐거운 일이 아니겠는가. 남이 알아주지 않아도 서운해 하지 않고 꾸준히 나아가면 이 또한 군자가 아니겠는가.”하였다.[子曰(자왈)學而時習之(학이시습지)不亦說乎(불역열호)有朋(유붕)自遠方來(자원방래)不亦樂乎(불역낙호)人不知而不慍(인불지이불온)不亦君子乎(불역군자호).]』<논어(論語) 학이(學而) 1장>
이 말씀은 젊을 때부터 알고 있었으나 늘그막에 이르러 더욱 그 맛이 깊고 커다란 마음의 즐거움을 안겨주는 말씀임을 느낀다. 고희(古稀)를 훌쩍 넘김 나이에 이르고 보니 마음의 즐거움이 더욱 더 이 말씀에 연유하여 찾아들기 때문이다.
늘그막에 인류역사에 불멸의 경전들과 고전들을 읽으며 그 깊은 맛에 다가가는 것은 마음에 큰 즐거움이 아닐 수 없다. 또한 인류역사에 불멸의 예술작품들을 다시금 감상하는 것도 새로움 맛으로 다가와 마음을 더욱 즐겁게 한다. 예컨대, 지금 듣고 있는 브람스의 교향곡 4번은 이 가을날에는 더욱 잘 어울려 마음의 큰 감동과 즐거움을 선사한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과 인생관·가치관·역사관을 같이하고 서로 마음 속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벗을 만나며 마음에 즐거움이 대단히 크다. 그러나 삶의 현실은 그런 벗을 얻는 것이 결코 흔한 일이 아니다. 그러므로 공자는 먼데서 벗이 찾아오면 기쁘다고 했을 것이다. 늘그막에 이런 마음의 즐거움을 누리는 것은 큰 행복이 아닐 수 없을진대, 우리 조상님들은 글이나 시(詩)로서 이런 교제를 나누었으니 이는 말로 교제하는 것보다 깊이가 있고 운치가 있고 영속성이 있어서 더욱 좋다.
늘그막에 더욱 깊이 깨닫는 바는 세상의 평가는 허망하고 때를 따라 변한다는 사실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세상의 평가에 연연하지 말고 변함이 없는 옛 성현(聖賢)들의 말씀을 바탕으로 하여 마음의 즐거움을 찾아가야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공자는 남들이 나를 알아주지 못할지라도 꾸준히 나아가면 군자가 되는 것이라고 했을 것이다.
특별히 덧붙이고 싶은 것은 참으로 좋은 책은 꾸준히 반복해서 읽으면 읽을수록 그 깊은 맛이 계속 새롭게 우러난다는 것이다. 이런 책들은 우리가 평생을 끼고 살 필요가 있는데 대표적으로 성경과 논어와 법구경 등을 들 수가 있다. 속세의 뭇 철학자들의 말들은 이런 불멸의 경전들의 말씀에 비추어 해석해야 할 것이니, 그들의 말들은 상당부분 영원불변의 것이 못되기 때문이다.
늘그막에 마음의 즐거움은 양약(良藥)보다 좋은 것이니 공자의 위의 말씀은 참으로 보배로운 말씀이 아닐 수 없다.
2026. 9. 6. 素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