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꽃을 든 남자]
# 1 . 천상. 낮.
융단같은 구름 끝간데 없이 깔려있다. 영주의 대사 들리기 시작한다. 엘리베이터 타고 내려가듯 카메라 래로 아래로 내려간다.
카메라 구름층 뚫고 내려가자 푹신해 보이던 구름 어느덧 먹구름으로 변해있고 천둥 번개와 함께 비 쏟아진다.
(off)영주 : 단 한번의 운명적인 사랑을 가슴에 품고 여자 주인공은 그렇게 죽습니다.
카메라 다시 빗줄기 타고 내려오면, 빗줄기 사이로 날아가고 있는 비행기의 모습 보인다. 카메라 비행기로 다가가 비행기 창문으로 들어간다.
(off)영주 : 카메라 다시 촤르르르- 흐르는 빗줄기를 타고 내려오면 장대같은 빗줄기 사이로 피용-- 날아가는 비행기가 한 대 보이고...
# 2 . 영화사 사장실 창문 밖. 낮.
카메라 오버랩 되면서 안으로 들어간다. 비 내린다.
(off)영주 : 이 때, 비행기 창문으로 카메라 쓰윽- 들어가면, 바로 거기 남자 주인공이. . .
# 3 . 영화사 사장실. 낮
영주 앉아서 얘기하고 있다.
영주 : 세상의 온갖 풍상을 다 겪은 것 같은 공허한 얼굴로 앉아있고. . . . 창문에는 부딪히는 비바람, 콰르르르. . 천둥, 번개 . . . 컴퓨터 그래픽이면 간단하죠 ? 남자의 고독, 회한, 분노, 슬픔 . . 가슴에 몰아치는 폭풍에 대한 영화적 상징이니까 돈이 들더라도 꼭 있어야 되는 씬이에요.
마주 앉은 영화사 사장과 감독, 정 경 시큰둥하다.
영주 : 카메라 뒤로 쭉- 빠지면 다시 천상, 츄주죽 - - 비바람 몰아치는 하늘로 비행기 슝 - - 날아가다가 점 점 점... (멀어지는 손동작) 드디어 한점 점이 되어 서서히 . . . 페이드 아웃 -. (감동된 얼굴)
사장 : (못마땅하다) 근데 여자는 왜 또 죽여 ? 영화가 끝나나까, 따라서 없어지는 거야? 뭐야?
영주 : . . .
사장 : 쯧 ! 우리 마누란 말야, 주인공이 죽는 거, 거 아주 싫어해.
영주 : 아, 그래도 비극적인 사랑을 그릴려면 아무래도 둘 중 하나는 죽어야지 . . .
뒤에서 달그락 소리(E)난다. 영주 돌아보면, 타이슨 이북의 의자에 앉아서 커피 마시고 있다. 커피 잔 내려놓는 소리(E)
험상궃은 타이슨과 눈이 마주친 영주 두렵다.
영주 : . . . (표정 바뀌고) 만, 한번 다시 생각해 보겠습니다.
사장 : . . . .좋아, 그럼 일단 먼저 책을 보자고. 근데, 도대체 언제면 그놈의 책을 볼 수 있는 거야?
영주 : 쓰긴 다 썼는데요 . . . (눈치보고 기어 들어간다) 곧 나옵니다.
사장 : (얼굴 들이밀며) 언제? 내일?
영주 : . . . 네.
사장 : (째려보다가 표정 풀며) 이것봐! 장영주 작가! 난 기다릴 줄 아는 사람이야. 영화는 기다림의 예술이다. 이런 말도 있지.
영주 : . . . (끄덕끄덕)
사장 : (얼굴 굳어지며) 그러나, 인내심에도 한계는 있다는 거 알어? 하룻밤에 아카데미 각본상 탈 작품도 써낸다는 작가가 일부러 나 물맥일려고 작정한 게 아니면 . . ? 이봐 타이슨! 전에 그 끝내 약속 어긴 시나리오 작가 어떻게 했지? 휘묻이였나, 공구리였나?
타이슨 : 공구리였습니다.
영주 칭찬의말에 씩 웃으며 돌아본다. 그 때 직원 들어오며
직원 : 사장님 카메라 도착했습니다.
사장 : 어!
사장 일어나 밖으로 나간다. 감독과 정경도 일어난다.
정 경 : (옆에 와서 서며) 하루 렌탈료가 얼만지 알어? 무지 비싼 카메라야. 모레쯤은 카메라 테스트도 해야되고 . . . 내일두 원고 안나오면.. (심각한 얼굴로 고개 젓는다)
영주 : 알았다니까 . . (나가는 감독에게) 근데 공구리가뭐죠? 콘크리트? (따라 일어서며)
감독 : 응. 다리에 시멘트 부어서 굳혀가지구 그대로 물에 집어던지는 거. 휘묻이는 산채로 땅에 묻어 버리는 거지. 목까지는 아니고 (가슴 손으로 가르며) 여기까지.
영주 : . . . (경악! 공포!)
정 경 : 전에 촬영 반이나 하고 접어 버린 감독 어떻게 됐었지?
감독 : 사장이 얘기하다가 감독 얼굴에 담배 불을 껐었지 아마. .
영주 : . . .
그 사이 건너 사무실 쪽에서 설쳐대던 사장 타이슨에게 뭐라고 지시한다. 타이슨, 네! 깍듯이 인사하고 들어오다가 멍하니 서있는 영주를 스쳐 지나가는데 영주의 어깨 부딪친다. 영주 휘청한다.
(#4 없음)
# 5 . 영주의 집필실(밤)
영주 노트북 앞에 앉아있다. 열심히 작업하는 모습.. 그러나 카메라 뒤로 돌아가면 영주 게임중. 프리셑 게임.
영주 : 이번만 진짜 이번만 하구 관둔다. 더하면 난 사람도 아니야. 몇시야 ? 지금. . . 하! . . 시간없어 미치겠네 정말. .
이때, 촤르륵 날아가 정렬하는 카드들. '축하합니다. 게임에 이기셨습니다. 다시 하시겠습니까?'라는 문귀 뜬다.
영주 흐믓하다.
영주 : 이러면 또 한번 더 하고 싶단 말야 . .
# 6 . 집필실 (시간 경과, 아침)
영주 여전히 게임에 열중하고 있다. 책상 옆에는 먹은 것들 잔뜩 어질러져 있고 . . 전화벨(E) 울린다. 영주 부시럭대며 전화받는다.
영주 : (쉰 목소리) 여보세요 . . 어, 쓰구 있지 . . . (놀라며) 벌써?
으윽. . . 창밖 훤하다. 시계 8시쯤. 영주 일어서서 왔다갔다 . . 안절부절이다.
영주 : 컴퓨터가 날아간 게 아니라 . . . (머리 치며) 나 인제 안돼나 봐. . 아 - - ! 진짜 죽어 버리고 싶다 . . 아무래도 비극적인 사랑 어쩌구 할 때부터 틀려먹었어 . . 사랑은 무슨 얼어죽을 사랑이야. 내가? 정밀이야 . . 주인공 캐릭터도 문제고, 상황도 억지구 무리라서, 도저히 그대로 갈 수가 없어 . . . 응! 새로 써야 될까봐! . . .
응 그렇지. 처움부터 . . 아니 내 얘기 들어봐. 나도 아는데 . . 이대로는 도저히 안된다니까. 차라리 다시 쓰는게 더 빠를수 . . . (이크!)는 없지.
# 9 . 정경의 방
정경 전화중. 화난 표정. 영주의 상황 알 만하다.
정 경 : 인제 와서 무슨 소리야? 아니야. 됐어. 그냥 줘요. 대본이 없는데, 도대체 뭘 하겠어? . . 그러니까 우선 초고 보면서 준비시킬테니까 그동안 영주씬 수정하고 . . 근데. 초곤 쓰긴 쓴거야? 이러면 장 작가 공구리 돼두 난 몰라. 나까지 공구리 된다구 .
아, 됐네. 오후에 봐!
정 경 전화 탁 끊어 버린다(E)
# 10 . 영주의 방
영주 노트북 앞에 다리 덜덜덜 떨며 앉아 있다. 화면의 시나리오는 '# 3 ...'까지 쓰여져 있다. 머리 쥐어 뜯는다.
# 11 . 영주의 방 (시간 경과, 오후)
영주 책상 위에 엎드려 자고 있다. 벨소리(E)에 깬다. 영주 후다닥 일어나 현관문 연다. 타이슨 서 있다.
타이슨 : 원고 가지러 왔습니다.
영주 : . . . 아, 예 . . . 다 돼서 지금 출력중인데 . . . (미소) 금방 다 될거니까 차에서 시동걸고 기다리시죠. . . 제가 곧 갖고 내려갈께요.
어색하게 웃으며 타이슨 억지로 밀어내고 현관문 닫고 난뒤, 영주 급하게 짐 싼다. 기내용 트렁크에 옷가지, 양말, 노트북 등을 쑤셔 넣는다. 짐 싸면서 창밖을 보면 타이슨 차에 앉아있다.
# 14 . 아파트 앞
비 간간히 내린다. 세탁물을 든 남자 현관 안에서 나온다. 영주 그 옆에 바짝 붙어서서 옷가지로 얼굴을 가리고 따라간다.
현관 벗어나자마자 영주 후다닥 도망치다 혼자 넘어질 듯 한다. (타이틀 뜬다.)
# 15. 공항.
영주 공중 전화건다.
영주 : 여보세요. 정 경 실장님 부탁합니다. 어, 화서씨? . . 알았어 . . 어 나두 정경씨 핸드폰 번혼 알아.. 알았어. 수고!
영주가 전화하는 사이 공항 안내방송 배경으로 들린다(E). 영주 전화 끊고 옆에 앉아 다리 떨며 기다리다가 다시 걸려는데,
사람들 우루루 몰려와 포기한다.
# 16 . 공항 계류장
비행기 이륙 준비하고 있다. 비 내린다.
$ 17. 비행기 안.
영주 앉아서 비 내리는 차창을 보고 있다. 스튜어디스 한명 영주 옆 통로로 급하게 지나간다. 입구 쪽에서 승무원들 모여서서 서로 뭔가 이야기한다. 사무원 승무원들에게 뭐라고 지시하자, 모두들 고개 끄덕이며 흘러진다. 기내에 안내 방송 나온다.
(E)기장 : 승객 여러분 저는 기장입니다. 저희 비행기는 곧 부산 김해공항에 도착할 예정이었으나, 김해공항의 짙은 안개로 인해 서울 김포공항으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기후가 호전되는 대로 승객 여러분을 다시 안전하게 모시겠습니다.
승객들 술렁거린다. 영주의 혼비백산한 얼굴 . .
# 18 . 영화사 사무실.
정 경과 감독 난감한 얼굴로 모여있다. 화선 죄지은 얼굴로 옆에 앉아있고, 다른 스탭들 눈치보며 지나다닌다. 화선 문득 생각났다.
화선 : . . . 아! (무릎 탁 친다.) 공항! 맞어 . . 전화하실 때 뒤에서 공항 안내방송같은 게 들렸어요.
# 19 . 비행기 안(시간 경과)
영주 불안해 다리 덜덜덜 떨고 있다. 기내 서비스하던 스튜어디스 다가와서
스튜어디스 : 뭘 드시겠습니까 ?
옆자리 승객 : 쥬스 주세요.
영주 : 커피.
스튜어디스 쥬스와 커피 따라주는데, 앞자리에서 정민의 목소리 . .
(off) 정민 : 저기요, 여기 전화 할 수 있어요?
스튜어디스 : 어떡하죠? 국내선에선 안되거든요.
정민 : 아, 이거 골 때리네 . .
스튜어디스 : 죄송합니다.
정민 : . .아, 이거 완전 옆차기네 . .
정민 좌석의자 갑자기 홱 뒤로 젖힌다. 탁자에 올려 놨던 커피 쏟긴다. 영주 으악! . . . 좌석에서 벌떡 일어난다. 영주의 바지 앞지락에 쏟아진 뜨거운 커피. 영주 '으윽 -- . .' 괴로워하고 스튜어디스, 정민 놀라서 '어머 미안해요. 괜찮으세요?'
난리 법석이다. 영주 허리 굽히고 엉거주춤 화장실로 간다. 스튜어드 영주 따라간다.
# 20 . 화장실 앞.
스튜어드 노크한다. 영주가 안에서 문 빼꼼히 열어주자, 비장한 얼굴로 얼음통 건넨다.
스튜어드 : 도움이 되실 겁니다.
# 21 . 김포공항 대합실
승객들 대기실 의자에 앉아 기다리고 있는데 항공사 직원 다가오며
직원 : 기상청에서 한 사십분쯤 후면 기상 상태가 좋아질 것 같다고 하니까 조금만 더 기다려 주십시오. 죄송합니다.
승객 : 뭐야 이거 . . 아직두 사십분 . . (인상 쓰며) 환불 어디서 하죠?
직원 : 네. 저쪽입니다.
승객 일어나고 영주 같이 일어난다. 영주 움직이자 지나가던 여자들 묘한 표정, 웃음 . .영주 내려다보니 커피 쏟았던 바지
앞자락이 펑 젖어 있다. 그때 저쪽에서 타이슨과 두명 대합실을 지나간다. 영주 얼른 가방 옆에 붙어 앉아, 몸을 최대한 쪼그리면서 신발 끈 매는 시늉, 그러나 청소하는 아줌마, 미는 걸레로 영주 가방을 민다. 영주 앉은 채 뭉기적 뭉기적 가방을 따라간다.
그 모습을 보는 정민
# 22 . 부산 김혜공항 청사 앞 정류장.
부산 시내로 들어가는 공항 리무진 버스 타는 곳. 비는 그쳐 있지만 도로는 비에 젖어 있다. 안에서 나오던 정민 버스 향해 뛴다.
# 23 . 리무진 버스 안.
정민 차에 올라 짐칸에 가방 올려 놓다가 영주 발견, 다가간다. 정민 영주이 옆자리에 앉는다. 아래쪽을 흘깃 본 후,
정민 : 지장 없을까요 ? 가동이 돼요 ?
영주 : . . . .
정민 : 테스트 한번 해 보셔야 되는거 아녜요 ?
정민 영주를 놀려먹듯 빤히 본다. 영주 바지 주머니에 손 찌른채 쓰윽 올려 보여준다. 정민 웃는다.
정민 : 어디까지 가세요?
영주 : . . . 충무 가는데 배 타려면 어디서 내려야 돼요?
정민 : 어머, 이건 해운대 쪽으로 가는 건데 . . . 아까 거기서 부산역 가는 버슬 탔어야죠.
영주 : (혼잣말) 해운대? 글루 갈까?
정민 : 부산 사는 분이 아닌가부다. 일 보러 오셧어요?
영주 : 일이요? (피씩 웃으며) 먹구 놀 일만 남았죠.
정민 : 놀러 오셨구나. 신년 휴가? 아니면 연말 휴가?
영주 말없이 창 밖 보면, 정민 영주를 살핀다.
# 23-1 . 부산으로 가는 길
버스 달려간다. 뒤로 표지판(부산) 보인다.
# 23-2 . 리무진 버스 안
정민 화장한다. 문득 영주 보면 잠든 영주의 모습. 왠지 안쓰러워 보인다. 정민 다시 화장한다.
# 24 . 거리(석양 또는 저녁 어스름)
부산 거리를 달리는 버스. 비온 뒤의 부산 저녁 풍경. 아름답다.
# 25 . 술집 앞 거리(밤)
해운대의 환락가. 술집, 여관들 늘어서 있는 거리 <STAR CONCERT> 간판 보인다. 정민과 가방 든 영주 안으로 들어간다.
# 25-1 . 술집계단
들어오는 정민, 영주
웨이터 : 왜 이렇게 늦었어?
정민 : 지배인님한테 전화했어. 손님 모시고 온 것 안보여? (영주를 보고) 들어오세요.
쭈뼛거리며 들어오는 영주
# 26 . 술집
정민과 영주 들어온다. 종업원들 어서옵셔 하다가
조용필 : 왜 이렇게 늦었어?
정민 : 지배인님한테 전화했어. 야! 가방 받어. 손님 오신거 안보여?
조용필 얼른 영주의 가방을 받아 카운터 쪽에 보관한다. 정민 영주 안으로 들어간다. 지배인 다가오며
지배인 : 어이구? 그래, 비행기 끌구 왔어?
정민 : 아으 몰라 . . 하여간에 꿈이 찝찝한 날은 길 떠나면 안돼. 고목에 서리까지 내리드라구요.
지배인 : 그러게 내 뭐랬니? 이번엔 가지 말라니까. 언니 생일도 좋지만 . . . 연말에 일 안하구 언제 해 ? 비단 옷 입고 밤비 맞으니 하는 일마다 빛이 안나고 재수가 없도다. 정민이 니 일진이 꼭 그렇다니까 내 말 왜 안들어?
정민 : . . . 손님 모시구 왔어요.
지배인 : 어머 그래? . . . 얘 얘 주일아. . 손님 오셨다.
주일 : 일루 오십쇼.
지배인 : 잘해드려.
주일, 영주를 자리로 안내한다. 정민 쫄쫄 따라가 옆에 앉는다.
정민 : 뭐 드실래요? 맥주?
영주 : (좋다는 표정)
정민 : 오빠! 우선 기본부터 줘 봐.
주일 가고
정민 : 사실은 비행기 때문에 너무 늦어서요. . 손님 모시고 오면 야단 안 맞을 거 같아서 . . 괜찮죠 ? 내가 일하는 데라서 하는 얘기가 아니라 술 한잔하기엔 그래도 여기자 제일 낫다니까요. (획 둘러보고) 그죠?
영주 : . . .예 . .
정민 : 그래도 술값은 내셔야 돼요. 대신 팁은 내 안 받을게.
영주 : 저, 근데. 하나만 물어봅시다. 화장실은 어딥니까?
정민 : 저쪽
영주 일어난다. 정민도 일어나며
정민 : 그럼 저두 잠깐 옷 갈아 입구 올께요.
# 27 . 복도
영주 화장실 갔다 나오는데 저쪽에서 형사들 종업원에게 사진보이며 얘기하고 있는 모습 보인다. 영주 놀라 얼른 피한다.
영주 피하느라 들어간 곳 위에 '분장실' 쓰여있다.
# 28 . 분장실
영주 밖 신경쓰며 들어온다. 문 닫는데 둥근 쇠문고리가 덜렁 빠진다. 고장나 형식적으로 달려있던 문고리. 영주 놀라 손을 놓는
바람에 쇠 문고리 떨어져 발을 찧는다. 아--! 아프다 . . .그때 인기척. 영주 놀라 돌아보니, 애경 무대 의상으로 갈아 입던 중이다.
대담하게 등이 파인 쫙 달라붙는 드레스. 당황한 영주와 눈이 마주친다.
애경 : 보고만 있을 거에요 ?
영주 어리둥절하면 애경 영주에게 등을 돌린다. 애경의 손이 닿지 않는 뒷단추들 . . .영주 다가가 주춤거리며 떨며 단추 채워준다.
애경 : (획 돌아서며 내쇠적인 미소) 고마워요.
영주 몽롱한데, 그때 밖에서 우당탕 소리(E) . . 접시들 깨지는 소리.
# 29 . 복도
영주 나와 보니 주방에서 형사들에게 끌려나오는 종업원. 종업원 계속 반항하며 끌려간다.
# 30. 술집 안
영주와 옷 갈아입은 정민 앉아있고 이주일 서서 맥주병 쟁반으로 딴다. 튀어 날아가는 병마개.
정민 : 사람 참 얌전학 착실했는데 . . 알고보니 살인한 사람이래요. 사람 일이란 정말 몰라 (이주일에게) 그지?
주일 : 주방에서 절대 안 나오구 일 끝나면 총알같이 집에 가구 우린 무슨 고시생일도 되는 줄 알았잖아?
정민 : 근데 그러구 보니까 좀 수상한데가 있었어.
주일 : 이런 술집에 그런 놈이 한둘인가? 우린 뭐 그런거 안 따지니까. . . 그럼 재밌게 즐기십쇼. 필요한 거 있으시면 부르시구요.
주일 간다. 영주 다리 덜덜덜 떤다. . .
정민 : (영주 다리 못 떨게 꽉 잡으며) 아저씬 뭐하는 사람에요?
영주 : 나? 도망자.
정민 : (다리 놓고 씩 웃으며 혼잣말로) 아무나 하나?
영주 : 뭐하는 사람같애요?
정민 : 손 보니까 막노동한 사람 같진 않고, 차림 보니까 먹물같이는 보이는데 . . .
회사 같은 데 다니는 사람은 아니고 . . 암튼 인품이겠지 뭐.
영주 : 인품?
정민 : 돈 있거나 사회적 지위가 있거나.
영주 : (웃는다) 인품이라구 해요?
정민 : 술집 앞에서 어서옵쇼 하는 애들 뭐라고 하는지 알아요?
영주 : 삐끼?
정민 : 어쭈! 그름 삐끼들이 뭘 보구 손님이 돈 있는 사람인지 아닌지 알아 내는지 알아요?
영주 : . .
정민 : 허리띠 --. 허리띨 딱 보면 '아! 인품이구나, 아! 양아치구나'
영주 정민 웃는다.
정민 : 근데 아저씬 왜 쫒기는데?
영주 : . .
정민 : 내 공항에서 다 봤지. 솔직히 말해요. 아저씨 지명수배자야?
영주 : . . 어 뭐, 비슷한데?
정민 : 운동했어요?
영주 : 어 . . 테니스 좀 . .
정민 : 아으 . . 골통! 학생운동 그런 거.
영주 : (웃다가) 어 사실은 나 당분간 숨어 살아야 되는데, 나 좀 책임져주면 안될까?
정민 : 아저씨 뭘 믿고?
영주 : (아래 내려다 보며) 다치게 했잖아 . . . 책임져야 되는 거 아냐?
정민 까르르 웃는다. 그때 무대 조명 변하고 음악 달라진다. 애경 무대에 등장한다. 애경 야하고 능숙한 춤 춘다.
# 31 . 정민의 집 앞 길(밤)
택시에서 영주 정민 내린다. 정민의 집으로 가며
정민 : (손짓으로) 여기에요.
정민 계단 올라가 열쇠로 문 연다. 그 사이 영주 주변 돌아본다. 정민 문닫고 불키면 입구에 호박등 켜진다. 정민 나와본다.
영주 정민을 따라 들어간다.
# 32 . 정민의 방
예전에 까페였던 것 같은 탁 트인 공간 . . 정민의 침대와 화장대. . 언니와 조카인 듯한 꼬마와 같이 찍은 사진. 화장대 위 가지런한 화장품들 . . 12월 달력에 '언니 생일', '이잣돈 갚는날' 등 등 날짜에 동그라미 쳐져있다. 영주 둘러보는데, 정민 겉옷 벗어 옷걸이에 걸고 나서
정민 : 약속한 대로 하죠. 일단 돈부터 줘요.
영주 : (지갑에서 돈 꺼내 건네주며) 정말 전에 까페였나봐요? 근데 난 어디서 자죠?
정민 위 올려다 보면, 조그만 복층방 한쪽 구석에 덩그러니 보인다.
정민 : 가보면 알겠지만, 싱글 침대 하나하고 이만한 테이블 하나! 옷걸이 . . . 가구도 빌려주는 집 봤어요 ? 주방은 저쪽! (훑어보며) 근데 해먹겠어요?
영주 : 정민씨 식사하실 때 숟가락 하나만 더 놓음 되겠네.
정민 : 그럼 식빈 6대 4로 해요. 내가 밥하니까 . . . 그래도 일단 와봐요.
정민 싱크대 설치된 주방 쪽문 탁 밀고 들어가면, 영주 따라가다가 반동으로 나오는 문에 부딛혀 윽! 바지춤 움켜잡는다.
정민 : (돌아보고) 또 ?
영주 : . .윽! . .화장 . . 실 . . 은 어느쪽이죠?
# 33 . 화장실.
영주 들어와 둘러봐도 불켜는 곳 없다. 펜트 하우스 잡지 여자 누드 사진 벽에 붙어 있다. 아랫부분에 붙어있는 조화 입사귀 영주가 살짝 건드리자, 자동으로 불켜진다. 영주 놀란다.
정민 : 안 가르쳐 줘도 잘 하네. 설마 샤워할 건 아니죠?
영주 : . . . (고개 젓는다)
정민 문 닫아준다. 세면대, 변기, 그리고 이상하게 매달린 싱크대. 샤워 시설로 개조해 놓은 것. 영주 손부터 씻을려고 만져보다가 잘못 만져서 뜨거운 물 새나와 영주의 바지춤 적신다. 으악!
문 확 열리고 정민 들여다보며
정민 : 샤워할 거면 말하라니깐?
# 34 . 영주의 방 안(오전)
영주 깬다. 아래 내려다보니 정민 없다.
# 35 . 정민의 집
영주 주섬주섬 옷 챙겨 입으며 우선 냉장고에 가서 문 열고 물 꺼내 마신다. 뱃고동 소리(E) 들린다. 영주 창가로 가 밖 내다보고나서 아직 입구쪽에 내려놓았던 가방에서 노트복을 꺼내보고 가방 옮기려다가 전화 건다. 전화 도중에 뱃고동 소리(E) SKSEK.
영주 : 여보세요. 나 장 영준데 벌써 출근했나? 공구리 당한 건 아니지? . . 진짜 미안하다. 나 사실은 전혀 못썼어. 떠날 땐 그래두 어디 조용한데 가서 작업할려구 한건데 . .(한숨) 나로선 막막해 현재루는.
# 37 . 정경의 방
전화 메모 돌아가며 녹음되고 있다.
(E)영주 : 다시 또 뭐라구 말도 안되는 약속 하기도 그렇고 . . 어떡하다가 내가 이렇게 됐나 몰라 . . . 내가 생각해도 한심해 . . .
# 38 . 정민의 집
영주 전화중. 정민 2층 창고방에서 내려온다.
영주 : 모르겠다. 알아서 해주라 . . . 그동안 참고 기다려 준 거 정말 미안하고 고마워. . . . 끊는다.
영주 전화 끊는다.
(off) 정민 : 서울로 전화했어요?
영주 : . .
정민 : 여잔가부네?
영주 : 전화요금 낼께. 거기도 방이 있나?
정민 : 아니 . . . 창고.
영주 가방에 노트북 다시 넣는다.
정민 : : 어머. . 컴퓨터네 아저씨 꺼야 무스 도망자가 컴퓨터 갖고 다녀?
정민 보려하면 영주 얼른 다가와 뚜껑 덮는다. 자손심 상하는 정민.
영주 : 밥 먹구 뭐해요? 필요한 거 좀 사야될 거 같은데. . .
정민 : 치솔 치약 비누 기타 등등은 공무원 매장에 가면 싸게 사구요. 식료품은 부전시장, 진시장, 국제시장이 싸고 가구단지는 좌천동 가구거리 이용하시고 먹자 골목은 국제시장, 서면. 전자제품은 부전시장 옷은 평화시장 아니면 장림. 거기 옷 공장내에 매장이 있어요.
영주 : . . . . 거길 나 혼자 다 가라구?
정민 : 커피 한번 쏟구 드럽게 물리네. 그럼 오후에 나 갈 데 있는데 일단 필요한 건 거기서 사든지 . . . (째려 본다)
# 39 . 러시아촌 거리
러시아 인들 지나다니고 간판도 러시아 글자가 보이고 . . . 영주와 정민 돌아다닌다. 거리에 서서 뭔가 먹기도 하고 . .
정민 : 여기 잠깐만 기다리세요. 금방이면 돼요.
정민 2층 상가로 올라가고, 영주는 거리 구경한다. 길가에 차 멎고 허사장 내린다.
허사장 : 30분이면 되니까 밥 먹고 새차하고 있어라이.
허사장 내리다가 영주와 눈이 마주친다. 허사장 어-! 하고 놀라고 영주도 순간 놀라서 굳어지는데 . . . 도망치는 영주. 코너 휙 돌아선 영주 엉겹결에 꽃집으로 들어간다. 정민 나와서 영주 찾는다.
# 40 . 꽃집 앞
영주 밖 살핀다. 따라온 허사장 두리번거리다가 고개 갸우뚱거리다가 떠난다. 꽃집 주인 일어난다.
# 41 . 가게 앞
정민 영주를 기다리며 두리번거리는데, 영주 꽃 들고 나타난다.
정민 : 어머 . . . 이게 뭐에요? 나 주는 거에요?
영주 정민에게 꽃다발 준다. 정민 너무나 의외고 감동. . . 영주 허사장 사라진 쪽 쳐다보고 확인하다가
영주 : 갑시다.
# 43 . 영화사 사장실
사장 골프 연습 중. 반대편 타이슨 꿇어 앉아서 사장이 던지는 골프공에 계속 맞는다. 타이슨 맞을 때마다 정 경, 감독 움찍 움찍 겁먹는다. 사장 골프채 휘두르고 나서
사장 : 나가서 당장 그 놈 끌구 와. 바로 이 자리에 갖다 앉혀. 나가-!
사장 옆에 있던 물건 집어 부드득(E) 쥐어 짠다.
# 44 . 사무실
정 경, 감독 앉아서 고민 중. 타이슨 한구석에서 풀 죽어 있다.
정 경 : 전화 메모 중에 뱃고동 소리가 들렸어요. 어디 항구 같긴 한데.
감독 : 항구도시가 어디 한두 군덴가?
그때 전화 벨(E) 울린다. 정 경 받는다.
정 경 : 네에. . . 아 안녕하셨어요? 사장님 지금 외출중이신데요.
# 45 . 조선 호텔 오킴스
허사장 핸드폰으로 전화한다.
허사장 : 그래요? 마 난 또 부산 안 내려오셨나 해서 걸어봤지. . . . 정실장은 부산 한번 안올낀가. 어허이, 우리가 어데 극장 일 아이믄 못 만날 사인가. (웃다가) 아이 나는 아깨 장 작가를 얼핏 봤길래 모두 같이들 내려온긴가 해서 걸어 본긴데 . . .마 인자 촬영은 들어갔지예? . . . 어 그래, 장 영주 작가. 그래, 봤다카이. 와?
# 46 . 영화사 사무실
정 경 정화하는 중에 수화기 막고 감독에게
정 경 : 부산이래요. 부산에 있대.
구석에서 풀죽어 있던 타이슨 고개 번쩍 든다.
# 47 . 정민의 집
정민 꽃을 물컵에 꽂아 놓고 설겆이를 한다. 영주는 탁자에 앉아 컴퓨터 켜 놓고 작업중. 정민 영주 돌아보고 일하는구나. 뭔진 몰라도. . 설겆이를 마친 정민 과일 깎은 접시를 들고 영주에게 간다. 가보니 영주 게임중이다.
정민 : 아으 . . 게임하구 있잖아?
정민 영주 옆에 앉아서 잠시 본다.
정민 : 순서대루 맞추는건가부다.
영주 : 에이스가 어딨나. .
정민 : 여기.
영주 : 너무 깊숙히 박혔다. 에이슬 빨리 빼야 되는데. .
영주 한장 옮기자 촤르륵 어느 정도 저절로 정리가 된다.
정민 : 어머!
영주 : 해볼래?
정민 : . . 난 머리 나쁜데.
영주 : 해 봐. 일루와 봐.
영주와 정민 자리 바꾼다. 정민 마우스 잡고 영주가 시키는대로 옮기기 시작한다. 재밌다. 잠시 하다가
정민 : 여기 있다는 거 집에 얘기 했어요?
영주 : 집?
정민 : 마누라.
영주 : 나 이혼했어.
정민 : . . .
영주 : 어 여기 된다. 여기부터 깨 봐.
# 48 . 정민의 집. <시간 경과>
정민과 영주 여전히 게임에 몰두하고 있다. 정민 게임하면서
정민 : 출근해야 되는데 클났다.
영주 : 과감하게 해 봐. (마우스 누른다.)
정민 : 에이 그렇게 하면 안돼. 실행취소 -! 여길 올리구 이걸 내리면 . .
영주 : 와! 하산해두 되겠네 . . 짠.
촤라락 날아붙는 카드들.
영주 : 쾌감이 있지? 한번 더 해! 썅.
정민 : 아으 몰라 --. 오늘은 택시 타구 가야겠다.
영주 : ** 가보고 싶은데 여기서 먼가 ?
정민 : 멀진 않은데 . . 응 그럼 나 갈 때 같이 가요. 택시 타고 가다가 나 내려주면 되겠다. 어차피 가는 길이니까.
영주 : (장난기) 그럼 <스타 콘서트> 앞까진 자기가 택시비 내겠네? 급한 건 자기니까.
정민 : 아으. . 빈대!
영주 : 어, 여기. 이거 올려. 다시 내리면 되니까. . 이제 하나만 옮기면.
촤르륵 정렬하는 카드들. 흐믓해하며
영주 : 한번만 더 해라.
# 48-1. 정민의 집 앞
정민 문 앞으로 나와.
정 민 : 빨리요.
영주 따라 나온다.
정민 : 자요! (열쇠 준다)
영주 : . . . (받으면)
정민 : (열쇠로 잠그며) 전에 같이 있던 아가씨가 쓰던 건데. . 갖구 있어요.
정민 열쇠 다 잠그고 나서 발로 문 꽝 차고 뛰어 내려 간다.
정민 : 늦어서 큰일 났다.
# 49 . 술집 앞 거리
정민 택시에서 내려 급히 술집 안으로 달려 들어간다. 택시에는 영주 타고 있다.
# 50 . 바닷가 길 (택시 안)
차들이 꽉 막혀서 천천히 가고 있다. 영주 안에서 밖 보는데 맞은편에서 오는 차 스쳐 지나간다. 안에 타이슨과 일핼들 타고 있다가 영주오 눈이 딱 마주친다. 놀라는 타이슨. 놀라 엉겁결에 팔 들어 얼굴을 가리는 영주. 차 엇갈려 지나 간다. 영주 뒤돌아 본다.
타이슨이 탄 차 조금 가다가 무리하며 유턴한다. 다시 막힌 차. 초조한 영주. 내린다.
# 50-1. 까페 앞 거리
달리는 영주, 뒤쫓는 타이슨 일행들
# 51. 포장마차 거리 (#51 거리)
달리는 영주 뒤쫓는 타이슨과 일행들. 쫓고 쫓긴다.
# 52 . 오킴스 앞 거리 (#52거리)
도망치는 영주, 어느 건물 계단으로 뛰어 올라간다. 타이슨 일행들 뒤쫓는다.
# 53 . 놀이동산 (#53 거리)
영주 달려오다가 계단으로 올라간다. 타이슨 일행들 여전히 쫓아오고 갑자기 사라진 영주를 찾는 타이슨 일행들 이때 기사 나와
기사 : 무슨 일입니꺼? 뭔일잉교? 예?
대꾸도 안하는 타이슨 차 출발하고 타이슨 부하 찾았다고 소리친다. 차의 뒤꽁무니에 매달려 가는 영주, 따라가는 타이슨 일행
# 54 . 술집 앞 거리
석범차 들어오고 영주가 탄 짚차 와서 선다. 영주술집으로 뛰어 들어가고 그 옆을 지나가는 타이슨 그랜져
# 55 . 술집 안.
영주 급하게 들어온다. 입구에서
종업원 : 어서옵쇼. 혼자 오셨습니까?
종업원 영주를 자리로 안내한다. 영주 따라가다가
영주 : 여기 아가씨 중에 배정민이라구 있죠?
종업원 : 불러드릴까요?
영주 : 네
종업원 가고 영주 자리에 앉는데 입구에 타이슨 일행 들어온다. 영주 급히 일어나 안으로 들어간다.
# 56 . 복도
영주 뒤 살피며 분장실로 들어간다. 손잡이 잡는 순간 아, 조심 조심 . . .
# 57 . 분장실
영주 조심스레 손잡이를 놓는데 안에서 악! 비명소리 난다. 놀라 돌아보니 헤영, 무대 분장으로 가슴과 엉덩이를 붙이는 중. 영주 놀라 손 놓는 바람에 손잡이 떨어져 쾅!(E) 발 찧는다.
# 58 . 술집 안 홀
(off) 영주 : 으아악-!
종업원 따라온 정민 자리가 비어 있자 두리번거리는데, 복도쪽에서 영주 약간 몸을 가린채 여기 여기 --! 손짓한다.
# 59 . 복도
정민 나타나
정민 : **간다더니?
영주 : 생각이 바뀌었어.
정민 : 그럼 술이나 한잔 하지 뭐.
영주 : 아니 . . 음 저기 . . 여기가 더 좋은데?
정민 : 술값 안 받을께. 맥주 후까시 갖다줄께. 이왕 후까신데 양주로 갖다 줄까?
영주 : . . 그런거 보다 말야 . .
정민 : 뭐 할 말 있어요?
분장실에서 나온 혜영 영주 노려보며 지나간다.
정민 : 나가자. 여긴 종업원들이 많이 왔다 갔다 하는데라서요.
영주 : 종업원? 나두 종업원 하지 뭐
정민 : 응 ?
영주 : 하구 싶다니까. 여기서 일하구 싶다구 여기서.
정민 : 자기가?
영주 : 왜, 난 하면 안되나? 나두 일을 해야지 언제까지 먹구 놀 순 없잖겠어?
정민 허긴. . 싶은데 영주 안을 살피니 타이슨 일행이 나간다. 영주 안도. . . 나가려는데
정민 : 어디 가요?
영주 : 집.
정민 : 취직한다며?
영주 : 어 . . 참.
정민 : 그럼 온 김에 지배인 만나고 가요.
# 60 . 대기실
지배인과 미애, 아가씨들 앉아서 고스톱 치고 있다. 지배인 이미 점수가 난 상태다.
지배인 : 그 봐. 내 오늘 일진이 하늘에 무지개가 영롱하니 가내 편안하도다라고 했어. (뒷장이 또 맞는다) 봐 봐. . 무지개도 아주 쌍무지개다. (다른 두 사람의 바닥 살피며) 고지 뭐. 투 고. (미애 한참 생각하자) 뭐해? 양로원 고돌이 쳐?
미애 바닥에 있는 패에 광을 때린다. 보던 아가씨들 비명 - !
미애 : 어머머 났다 났어. 지배인님 완전 바가지 --!
지배인 : 어머, 얘 앙큼하게 그걸 아직 들구 있었단 말야?
그러나 뒷장이 역시 같은 패, 설사. 또 다시 비명. 웃고 뒤집어지고. .
지배인 : 내가 뭐랬니? 너 오늘 운세가 손에 다 쥐었다가도 놓친다구 했지? 굶주린 자가 밥을 얻었으나 숟가락이 없도다.
정민 들어온다.
정민 : (고스톱 판 들여다보며) 누가 설사했네?
지배인 : (한장 더 먹어 점수 추가하며) 나 스톱 할래. . 넌 피박이지?
지배인 화투패 섞는데
정민 : 저기요. 지배인님
지배인 : 왜애?
정민 : 사람 하나 쓰면 안되나?
지배인 : 누가 일하고 싶대?
정민 : 들어와요. 괜찮아 들어와요.
영주 어정쩡 들어온다. 지배인과 아가씨들 다들 영주 쳐다본다.
# 61 . 주방
설거지를 하는 영주. 옆에 있는 다른 사람은 능숙하고 빠른 손놀림. 영주 서툴고 늦다. 접시들 계속 들어와 쌓인다. 영주 접시 놓친다. 잡으려다가 쌓인 접시들에 스치면서 와장창 무너진다. 떨어져 박살나는 접시들(E). 바삐 일하던 주방 식구들 모두 돌아다본다.
# 62 . 통로
창고에서 바텐이 있는 곳으로 나 있는 통로. 영주 맥주 한 상자 안고 걸음을 힘겹게 옮긴다. 뒤에서 다른 종업원 너끈히 맥주 세 상자 포개 어깨에 얹고 영주를 앞질러 간다.
# 63 . 주차장 (밤)
지배인 나와 서서 보고 있고 영주 차를 주차시키고 있는 중이다. 차 후진한다.
차 벌컥거린다. 지배인 보고 있다가 급히 차체를 탕탕 두드린다. 뒷 차의 앞 범퍼를 받을 뻔하며 선다. 영주 내리며
영주 : 오토매틱은 자신 있는데 . . . .
지배인 : 오토매틱 좋아하시네. 도대체 할 줄 아는게 뭐 있어?
석범차 들어온다. 내리는 석범. 영주를 흘낏 바라보고 안으로 들어간다.
영주 : . . . .
# 64 . 조명실로 가는 통로
지배인과 영주. 걸어가며
지배인 : 재백궁을 보니 콧대가 곧아서 열심히만 살면 재물운은 있겠구만. . 그래, 어쩌다 여기까지 왔어? 사업하다 말아먹었어?
영주 : 예 뭐 . .
지배인 : 요기 야임간을 목숨 명자, 명궁이라 그러는데 정신적인 기가 모이는 곳이거든. 학식, 직업, 수명 등 선천적인 운명을 판단하는 가장 중요한 부위야. 좋은데 주름이 있어서 하는 일에 장애가 많겠다. 넌.
지배인 지나가며 문 열린 조명실 안 흘깃 들여다 본다.
지배인 : 어머나, 얘 또 어디 갔나?
지배인 안으로 들어간다.
# 65 . 조명실
지배인 안으로 들어온다. 아래 무대엔 애경 춤추고 있고 사이키 조명중이다.
지배인 : 얜 걸핏하면 사라지고 안되겠네. 사이키가 뭐야, 사이키가. 촌스럽게. . 어쩐지 아까부터 사이키 하나루 개기드라니. . 진작 들여다보는건데. . 아이,(짜증) 핀 라이트가 어떤거야.
영주 : 이걸 겁니다.
영주 익숙하게 핀라이트 켜고 사이키 조명을 서서히 줄인다. 그러나 무대엔 바로 핀 조명이 들어오지 않는다.
지배인 : 안들어오잖니?
영주 : 원래 핀 라이트는 바로 안들어오구 좀 히팅이 되야 돼요.
지배인 : 어머, 그런거 어떻게 알아?
영주 : 조명 다뤄본 적 있거든요.
영주 익숙하게 핀 조명을 무대의 움직임에 맞춘다.
지배인 : 그래 그래. . . 잘한다.
(off) 조용필 : 지배인 님!
지배인 : 김군 어디 갔나? 왜 이렇게 걸핏하면 없어져?
조용필 : 글쎄요. . 저 사모님 전환데요.
지배인 : 어머, (긴장해서 나가다) 조명 좀 보고 있어. . (용필에게) 김군 보면 나한테 오라 그래. 엉덩이 맞을 준비하구.
지배인 황송한 듯 뛰어나가고, 영주 조명실 의자에 앉는다. 무대에서 애경 춤추고 있다.
# 66. 홀
애경 춤추고 있다. 화려하고 야한 춤. 무대 바로 앞 자리에서 술 마시며 야유하거나 성적 흉내내고 있던 세기파 깡패들. 그 중 한명 무대로 올라간다. . 근처에 있던 웨이터 말리려 하지만 뿌리치고 올라간다. 세기파 1 애경과 같이 춤 춘다. 애경 기분 상하지만 참고 춘다. 세기 1 애경의 허리 안는다. 안고 비틀거린다. 신경질 난 애경 확 떠다 민다. 나뒹구러지는 세기 1. 자리에 남아 있던 세기파들 뒤집어지며 웃는다.
세기파1 : (일어나며) 이 썅년이 . .
세기1 다시 무대로 올라가 애경의 머리채 잡아챈다. 비명! 웨이터들 달려가고 지배인도 급히 다가간다.
지배인 : 이러시면 곤란해요. 손님.
세기파들 자리에서 일어난다. 병들고 깨고 칼 꺼내든다. 홀에 있던 다른 손님들 비명. 자리에서 일어나고 숨고 . . . 그때 나타나는 석범. 눈깜짝할 새에 때려 눕힌다.
석범 : 쓸어다버려. (떨어진 칼 발로 밀며) 장난감도 갖다 버리구.
세기파들 슬금슬금 도망친다. 석범 애경을 감싸안고 들어간다. 웨이터들 깨진 병조각 등 치우고 넘어진 탁자들 치우고. . 어느새 영주도 나와서 보고 있다.
# 67 . 스탠드
애경 혼자 앉아서 칵테일 한잔 마시고 있다. 영주 지나가다가
영주 : 괜찮아요? 다친데 없어요?
애경 : (본다)
영주 : 아 나쁜 새끼들 . . .
애경 일어나 다른데로 가버린다. 정민 지나가다가 영주 본다.
# 68 . 정민의 집
정민과 영주 게임하며
정민 : 애경이는 우리집 스타죠 스타. 난 마귀할멈이고.
영주 : 마귀할멈?
정민 : 나이 먹은 퇴물을 그렇게 불러요. 나 스물 아홉이잖아. 단체손님 와서 머리 숫자 맞출 때나, 뜨내기 손님 아니면 안 팔리지 뭐. 애경이야 보러 오는 손님들이 많거든. 그래서 세기파라는 조직이 하는 술집이 있는데, 애경이 끌구 갈려구 가끔 저렇게 와서 깽판치구 가요.
영주 : 그럼 그놈들이 조직 폭력배였어?
정민 : 아님 일반인들이 그렇게 칼 품고 다니나?
영주 : 그.. 누구야. . (석범의 흉내)
정민 : 아, 우리 영업부장? 우리 부장님은 조직이 없어요. 일반인에 가깝다고나 할까. . 독고다이죠.
영주 : 일반인이 뭐야?
정민 : 직업 깡패가 아닌 사람들. (가슴, 다리 등에서 빼는 시늉하며) 이런데 이런데서 칼, 도끼 그런거 안 품고 다니는 사람들. . 쉽게 얘기하면 그냥 사람들, 진짜 일반인이죠. 왜, 군바리들이 말하는 민간인 - .(영주 씩 웃으며) 두 사람 연애한다.
영주 : 영업부장하구 애경이하구?
정민 : 응
영주 : 그랬구나 . . .
정민 : 왜, 애경이 이뻐?
# 69 . 영주의 방 (아침)
영주 깬다. 깨서 내려다 보면 그때까지도 정민 게임한다.
# 69-1. 정민의 집.
영주 부시시한 얼굴로 다가와서
영주 : 아직두 해? 밤 샜어? 오늘 장사 어떻게 할려구.
정민 : (게임에 열중하며)몰라. . . 연말이라 대목인데. . 하긴, 어짜피 난 찾는 손님두 없을텐데 뭐. . (올려다보면서) 서울 안가요?
영주 : 도망자가 무슨 . . 고향 가?
정민 : 갈 데 없습니다. (기지개 펴고) 으아아. . . 내일이면 서른이다. 아이고 골때리네 이거.
영주 : (측은하다) . . . 딴 게임 갈쳐줄까?
정민 : 아니. 난 단순한게 좋은데? . . 이건 좀 어렵다.
영주 : 어려운 거 푸는 쾌감이 있지. .
영주 정민의 뒤쪽에 바짝 붙어서서 게임을 들여다 본다. 마우스 잡고 자기가 해준다. 스치는 손. 가까이 붙어서 느껴지는 정민의 숨결. . 게임 풀린다. 정민 좋아한다.
영주 : 손은 참 예쁘다.
정민 : 손은? (뾰루퉁) 손만?
영주 : 아-니.; . . 내가 손금 봐줄까?
정민 : 웬 수작?
영주 : 나 참. . . (웃는다)
영주 마우스로 클릭하면 손금보는 프로그램이 뜬다.
정민 : 어머 . . . 정말이네.
정민 영주에게 바싹 붙어앉는다. 두사람 서로의 손 보며 좋아한다. 정민이 영주 어깨 툭치기도 하고. . . 깔깔대는 두사람. . 의자채로 넘어질 뻔하는 영주를 붙잡는 정민.
# 69-1 해운대 바닷가
갈매기와 놀고 있는 정민, 영주
# 70. 을숙도
망루에 앉아 둘 토닥토닥 장난친다.
# 70-1 다대포
바닷물이 밀려들어오는 해변. . 두 사람 나란히 걷는다. 정민 갈매기 먹이 준다.
# 70-2 바닷가. . 밤
나란히 걷는다. 친해진 두 사람. .
# 71. 용두산 공원. 밤.
용두산 공원타워 인써트.
# 72 . 전망대 타워
영주와 정민 손으로 바다쪽을 가리키며 뭔가 이야기.
# 73 팔각정(밤)
(부감에서 본 팔각정 모습)
사람들 많이 모여 있고 방송국 중계차 나와 있다. 영주가 방송국 직원에게 뭔가 묻고 인사하고 돌아온다.
정민 : 뭐하는 거래요?
영주 : 있다가 열두시 땡치면 제야의 종 치는 행사가 있나봐. 유명한 가수들도 오고 불꽃놀이도 하고 그런다는데? 우리 오늘 땡땡이 치고 이거 구경할까?
정민 : 싫어요
영주 : ?
정민 : 나가봐야 찾는 사람도 없구 대기실이나 지켜야 되겠지만 종소리 듣구 있긴 싫어요.
영주 : 왜?
정민 : 몰라 물어요? 저 종을 치면 난 스무살 시절이 끝난단 말이예요.
영주 : (피식)
# 74 . 별 및 난간. 밤
뒤로 부산 언덕의 집들 불빛이 별빛처럼 아름답다. 영주와 정민 서서 내려다 본다.
정민 : 저기 집들에 불켜진게 꼭 별빛같지 않아요?
영주 : 응. 그렇게 보니까 정말 그렇다 (혼자 웃음) 저기 불하나 마다 다 사람들이 살거 아니야, 그치?
정민 : 어머. 이상해.
영주 : ?
정민 : 그 얘기 하니까 왜 이런거 있잖아요. 전에두 언젠가 지금 이 자리에서 지금이랑 똑같은 일이 있었던 거 같은. . . .아이 그걸 어떻게 표현하지? 무슨 얘긴진 알겠죠? 암튼 웃긴다. 세상에 갈곳도 많은데 하필이면 부산땅에 그것두 이 자리에서 . . .
영주 : . . . (미소)
정민 : 어머 비행기다.
밤하늘에 불빛 반짝거리며 날아가는 비행기
정민 : 난요, 저렇게 멀리서 반짝거리는 비행기 불빛이나 밤바다에 떠 있는 배를 보면 마음이 이상해. 외로운거 같기도 하고 슬픈거 같기도 하고. . 뭔지 몰라두 좀 안따까운거 있죠. 태워달라하구 싶고. . 내가 저기 타고 있어야 되는데. . 왜 여기 있나 하는 소외감 같은 것두 느끼고. . . .
영주 : (미소) 여행하구 싶구나.
정민 : . . . . 아주 아주 아주 다른 세계 여기랑 아주 다른데루 갈 수 있을거 같애.
영주 : 가지뭐 그럼. .
정민 : . . 그럴까? 기왕 갈래면 특등석 타구 가야지.
영주 : 으와! 그건 비쌀텐데. . . .
정민 : (쓴 미소) 갈 날이 있겠지 뭐.
영주 : (웃는다) 결혼해서 남편하고 가라.
정민 : 피. . . . (실망하는 얼굴) 누가 나 델구 가기나 할까?
영주 : 자긴 결혼하면 잘 살거야. 또순이잖아.
정민 : (쓸쓸히 웃는다.)
# 75 . 수족관. 밤.
영주 수족관 쇼 구경하면서 좋아한다.
# 76 . 영도 다리. 밤.
영주와 정민 집으로 돌아오고 있다. 정민 가만히 영주의 팔장을 낀다. 용두산 공원쪽에서 휘익(E) 소리나더니 불꽃놀이 시작된다.
정민 어머! 하며 계단 뛰어올라 다리 난간으로 간다. 영주도 따라 간다. 두사람 난간에 기대서서 불꽃놀이 구경한다. 영주 뒤에서 정민의 어깨 감싸안는다.
정민 : 따뜻하다. .
영주 : . . . (미소)
# 77 . 정민의 집 (밤)
영주 정민 들어온다. 어둠속에서 키스한다. 마음이 급해지는 두사람. 옷벗기 시작한다. 정민 속옷 차림으로 침대에 들고 영주 알몸이 된다. 그러나 양말은 신었다. 알몸에 양말만 신은 여주 침대로 돌진, 껴안으려 한다. 정민 몸 약간 비틀어 일어나 영주의 양말 벗기려 한다.
영주 : 아냐 아냐 안돼. .
영주 정민의 손 잡아 끈다. 침대로 다시 쓰러지는 두 사람.
# 78 . 정민의 집 (시간 경과)
창 밖으로 멀리 배들의 불빛 보인다. 정민과 영주 알몸으로 누워서
정민 : 얘긴 없어요?
영주 : (고개 젓는다)
정민 : 부인은 . . .만나요?
영주 : (고개 젓는다)
정민 : 부인은. . . 만나요?
영주 : (고개 젓는다)
정민 : 이혼 왜 했는데 ?
영주 : 남자가 싫대.(정민 그윽하게 쳐다보고) 유치원다닐 때부터 죽 좋아한 여자가 있대나?
정민 : 에이. . .
영주 : 진짜. 장난인 줄 아나부지?
정민 : (어리둥절) 정-말?
영주 : . . . (끄덕끄덕)
정민 : (까르르 웃다가) 옆차기하고 있네.
영주 : 옆차기? 옆차기가 뭐야?
정민 : (짧게) 지랄! (빨리) 원래 지랄 옆차긴데 우리 애들끼리 줄여서 그냥 옆차기라 그래요.
영주 : 옆차기? (갸우뚱하다가) 그럼 이건 이단 옆차긴가?
영주 다시 정민 장난스럽게 껴안으면, 정민 깔깔대다가 시트로 앞가리며 몸 일으킨다. 정민 웃옷 입으며. . .
정민 : 음음. . . 사람들이 나보구 등이 이쁘다던데 그래?
영주 : (미소) 그러네. . .
정민 : (옷 입으며 중얼댄다) 앞은 꽝이란 말이야? 뭐야?
영주 낄낄대며 침대 밑에 떨어져 있는 팬티 줏어 입는다. 정민 영주 지긋이 쳐다 보다가
정민 : 잠깐만요. 일루 와봐요!
어느새 옷 다 입은 정민 겨우 팬티만 입은 영주를 끌고 간다. 영주 끌려가다가 겉옷만 위에 걸치고 2층 방으로 끌려간다.
# 79 . 정민의 2층 창고방 낮.
특이하고 예쁜 까페용 의자들, 테이블들 한쪽 구석에 차곡차곡 쌓여있다. 모두 때를 기다리는 듯 잘 정돈된 모습. 사이 사이로 예쁜 장식초도 있고 램프 등도 보인다. 예쁜 찻잔들. . . 각종 실내 장식 용품들
정민 : 여기 어때요?
영주 : (어리둥절. . .) 이게 다 뭐야?
정민 : 나중에 여기다 까펠 하나 차리면 쓸 물건들 하나 둘 씩 모은 거에요. 아래층하구 여기에다 까페를 차려서 영도다리 찾아오는 사람들이 한번씩 들러가에. 여기 창가에 앉아서 밖으로 지나가는 배들도 보구. 용두산 공원 전망대도 보구. . 이 꿈으로 살아, 난. 그 생각하면 나이 먹는 게 겁나지 않는 거 있죠?
영주 : 그럼 여기가 다 자기 소유야?
정민 : (고개 젓고) 아직은 아니에요. 집주인 아저씨가 빚보증을 잘못 서서 문제가 조금 있어요. 그래서 일수돈을 좀 쓰느라구. .벅차긴 한데 괜찮아. 까페만 열면 금방 다 갚을건데 뭐.
영주 : 아, 알겠다. 일수돈 이자 갚느라구 나 이리 데려 왔구나.
정민 : . . . (미소)
영주 : 이거야 말루 진짜 옆차기다.
영주 고개 돌리면 창틀에 영주가 준 마른 장미 꽃다발 있다. 정민 음반 고르다가 돌아보고
정민 : (창가 가리키며) 여기다간 예쁜 화분을 하나씩 놓을건데... 워낙에 내가 또순이라서 그런 것도 있지만, 사실은 죽은 꽃보단 산 꽃이 좋아. 난 시든 꽃을 보면 왠지 마음이 안됐더라 근데, 저 꽃은 뭔가 좀 다른게 있었어요.
정민 쑥스러워한다. 음악 흘러나온다.
정민 : 남자한테 꽃 받은 게 처음이라 그랬나?
영주 춤 청한다.
정민 : 어머 뭐야? 춤 추자구?
영주 : . . . (끄덕)
정민 영주에게 안긴다. 두사람 춤추기 시작한다. 카메라 두 사람의 발 비추면 영주 맨 다리에 까만 양말 신고 있다. 갑자기 정민 킬킬거린다.
영주 : 왜? 아이, 왜 그래?
정민 : (키득키득) 근데 이건 왜 신고 있었어?
영주 : 응, 아이. . 이유가 있어.
정민 : 어머 이유? 무슨 이유? 호호. . 무슨 이유가 있어서 양말 신구. . . . 호호호. 응? 아이 왜? 무슨 이유? 응?
영주 : 알고 싶어?
정민 : 응. 정말 뭐야? 응?
영주 : 응. . . 난 아이 참. . . 사실은 양말을 안 신으면 음음. . 양말을 꼭 신어야 되는 거 있지. 정신과 의사한테도 물어봤는데 왜 그런지 시원하게 얘기해 주지는 못하더라구. . 웃지마 아무튼 양말을 신지 않으면 (남성 가리키며) 짜식이 말을 안 듣는 거 있지?
정민 : 어머. . . 정말? (웃는다)
영주 : 웃지 말라니까 . . .
정민 웃음 간신히 참다가 한쪽 발만 양말 신은 것 내려다본다.
영주 : 아이 보지마 . .
영주 무안해 삐진 듯 하면 정민 영주 끌어당기더니 입 맞춘다.
정민 : 우리. . 양말 한번 더 신을래요?
빙글빙글 돌아가는 음반. .
# 80. 술집 대기실.
정민 미애 혜영 화장 고치고 있다.
헤영 : 언니 요새 연애하지
정민 : 그렇게 보이니?
미애 : 누군지 난 안다. . 지배인님한테 물어봐 언니. 궁합 봐달라 그래.
혜영 : 속궁합이야 벌써 맞춰봤겠지.
까르르 웃는데 지배인 들어온다.
혜영 : 지배인님.
정민 : 하지 마아
지배인 : 뭘 하지마?
혜영 : 정민이 언니 언제 시집 가요?
지배인 : 시집 ?
미애 : 좀 봐줘요. 네?
지배인 눈 감고 어깨를 움찔 움찔한다.
지배인 : 남자가 있네. (얼굴 길게 빼며) 이런 남자구나 맞지?
혜, 미 : 어머 똑같다, 똑같다.
지배인 : (웃는 표정) 넌 지금 이거야. (찡그린 표정) 근데 남잔 이건데? (다시 한번 어깨 움찔 움찔) 그치만 남자두 아주 생각이 없는 건 아니고 꾀꼬리가 지저귀니 마음이 싱숭생숭하다 얘. 노력해서 잘 잡아봐. 정민인 사주가 좋아서 일부종사하구 말년이 좋을거야.
혜영 : 어머 좋겠다. .
미애 : 난요 난 어때요?
지배인 : 넌 코 땜에 안돼. 들창코는 낭비가 심하고 재산운이 없어.
미애 : 수술하면 안되나? 나 수술할까요?
혜영 : 나는. 나는요.
지배인 : 너는, 요기가 처첩궁인데 눈꼬리에 잔주름 많으면 이성 문제가 복잡해.
혜영 : (약간 부어서) 그게 우리한텐 좋은거지 뭐.
그때 종업원 들어오며
종업원 : 혜영이 너 아직두 여기 있음 어떡해. 준비 안 해?
혜영 : 어머 나 좀 봐.
혜영 급히 나간다.
# 81 . 홀
무대에서 혜영 춤춘다. 가슴과 엉덩이 과장한 코믹한 춤. 술집한 술자리엔 애경, 허사장 등 앉아 술 마시며 보고 있다. 애경 고개 돌리다가 화장실로 통하는 복도에서 영주와 김사장이 얘기 나누는 모습 본다. 영주는 왠지 허둥대는 모습. . 두사람 헤어져 김사장 자리로 와 앉는다
김사장 : 그 이름이 뭐꼬. . 시나리오 작가 . .아 이자 생각이 난다. 장영주. 장작가. 내 아까 화장실 가다 안 만났나?
허사장 : 누우?
김사장 : 와, 안 있나 장영주 작가라꼬.
허사장 : 그 사람을 여서 우에 만났노?
김사장 : 술 마시러 왔다 카던데.
허사장 : 그 사람 거 서울서 찾고 난리라 카든데 여 있더란 말이가? 나도 전에 한번 길까서 만나가 촬영 왔나 싶어가 전화 한분 너봤디
그 사람 거 마고마 증발했다카데. 안즉 부산 있구마는. 일루 델구 오지.
김사장 : 그래? 나는 몰랐는데. . 합석하자 캤디 온다 카더마는 기양 가뿌릿겠네.
허사장 : 허어. . 서울 영화사서 사람들도 내려 안 왔나? 그 때문에
김사장 : 그 덩치 큰 떡대가 거 때문에 왔구마는.
허사장 : 그 떡대두 곧 일루 올낀데. 어제 어데서 만났는데.
김사장과 허사장 자리에서 엉거주춤 일어나는 등 장영주를 찾으려 한다. 애경 듣고 있다가
애경 : (눈 반짝이며) 시나리오 작가가 뭐에요?
입구 타이슨 들어온다. 휘둘러보고 허사장 있는 곳으로 간다. 영주, 종업원 한명 붙들고 조명실 부탁중이다. 영주 술집 빠져 나간다.
타이슨과 영주 한발만 늦으면 마주칠뻔하게 아슬아슬 비껴 지나간다.
# 82 . 술집 안 사무실
석법의 부하 어느 사무실 혹은 도서관에서 가져온 듯한 한달치 신문을 가지고 들어 온다. 석범은 소파에 길게 누은 듯 앉아 비디오 영화를 보고 있는 중이고 애경은 탁자에 놓인 영화잡지들을 뒤지고 있는 중이다.
석범 : 어 수고했다.
석범의 부하 신문철 놓고 깍듯이 인사하고 나간다. 석버머 영화보면서 건성으로
석범 : 뭘 찾는건데?
애경 : 응 아냐. . .
석범 리모컨 들고 빨리 감기한다. 영화 빨리 재생된다. 폭력 장면 나온다. 석범 정지 장치 누르고 재생시킨다. 석범 본다. 폭력 장면 지나자 석범 다시 빨리 감기 누른다.
석범 : 어디서 또 영화배우 모집한대?
애경 : . . .
석범 : 또 떨어질 거 뻔한데 뭘 해본다 그래?
애경 : 내가 안 이쁘고 실력 없어 떨어진 줄 알어? 다 빽 있구 줄 있어야 된대.
석범 : 내가 손 좀 써 줘?
이번엔 야한 장면 나오자 석범 정지. 플레이를 누른다. 애경 찾았다! 장영주 시나리오 작가에 대한 인터뷰 기사. . 사진도 있다.
석범 야한 장면보다가 애경 만진다.
애경 : 왜 이래?
석범 애경을 거칠게 끌어 안는다. 애경 석범에게 안겨 쓰러지며 발로 몰래 잡지 덮는다.
# 85 . 술집 앞 (밤)
불 꺼진다. 영주 술집에서 나온다. 따라 나온 조용필 셔터문 내린다. 영주 정류장 쪽으로 간다. 누군가 차에서 영주를 지켜보다가
시동 걸고 따라간다.
# 86 . 포장마차 (밤)
미애, 혜영, 정민, 이주일 등 와서 술 마시며 수다 떤다. 포장을 슥 들치며 얼굴 들이미는 사람, 영주다. 정민 일어선다.
정민 : 나 먼저 갈께.
뒤에서 '좋겠다. . . 우우- 좋은 밤 되세요. . ' 등등 야유 들린다. 포장 마차 앞 서있던 애경의 차 따라간다.
# 87 . 포장마차 앞 거리
정민, 영주를 따라가는 애경 차
# 88. 집 앞(밤)
영주와 정민 택시에서 내려 집으로 들어간다. 미행해 온 차에서 여전히 그들을 지켜보는 사람. 애경이다.
# 89 . 조명실
영주 조명보고 있는데 애경 들어온다. 애경 아무 말 없이 의자에 다리를 올리고 발목에서부터 위까지 손바닥으로 쓸어 올린다.
스타킹을 반듯하게 펴 올린 후 밴드 고정시킨다. 눈이 휘둥그래 놀란 영주 처음에는 외면했다가 차츰 구경하고. .
# 90 . 스탠드
영주 앉아서 칵테일 마시고 있는데 애경 다가와 영주의 등을 쓰다듬으며 앉는다.
애경 : 술 한잔 사주실래요?
영주 : 아 예. . .
애경 : (바텐더에게) 키스 오브 파이어.
애경 영주를 그윽이 보며
애경 : 고마워요.
바텐 칵테일을 만드는 사이 애경 영주를 계속 빤히 본다. 당황하고 어색한 영주 웃으며 덜덜덜 다리 떤다. 애경 영주에게 손을 뻗어 머리칼을 만지는 등 육탄공세중인데 석범 나타난다. 애경 얼른 손 거둔다. 석범 애경의 옆자리에 앉는다. 영주 불안하고 겁나 다시 다리 심하게 떤다.
# 90-1. 거리(북극곰 대회)
고적대들 퍼레이드 벌이고(M), 수영복에 티셔츠 차림의 남자들 우 모여 걸어간다. 덜덜덜 떠는 이주일 조용필 수영복 차림에 티셔츠 하나만 걸치고 있다. 주변에 사람들 같은 차림으로 우루루 몰려 있다. '북극곰 대회' 현수막 크게 걸려 있고, 외국인도 간간히 보인다. 신호소리(E)에 맞춰 일제히 차가운 바닷물 속에 뛰어 든다. 이주일과 술집 종업원들도 모두 뛰어 든다. 혜영, 미애, 혜란, 화정 등 '화이팅!' 을 외친다. 영주 정민 옆에서 같이 응원 중. 멀리 애경 영주를 쳐다보며 와 있다. '경품 호주행 왕복항공권' 쓰여 있다.
# 90-2 북극곰 대회 시상식
상을 받는 조용필, 환호하는 일행들
# 91 . 다른 술집 안 (호프집)
500cc잔 우루루 높이 들려있다.
종업원들 : 와! 축하한다.
다들 술잔 벌컥벌컥 마신다. 이주일 주인공인 것 알 수 있다.
이주일 : 꽃피는 봄에 나는 여기 없다-!
종업원들 : 좋겠다. .
조용필 : 그만해 임마! (머리 툭치며) 에이씨! 헤엄은 내가 더 잘 쳤는데. .
혜란 : 그럼 오빠도 잘 뽑지. . . 사람은 결정적일때 강해야 된다구 . . . (이주일에게 붙어 앉으며) 저 오빠. . 호주 누구랑 같이 갈거야?
미애 : 비켜! 혜영이 너 일루 나와-! . . 야, 누나랑 같이 가자. .
주일 : 글쎄. . . 그때 가보고 . . .화정이랑 갈까?
구석에서 술 마시던 화정 갑자기 눈 커진다. 사람들 웃는다. 영주와 정민도 끼어 있다.
영주 : 정민씨는 안돼요.
정민 : 왜 그래?(싫지 않다.)
종업원들 우우 -- 야유, 웃음소리 끊이지 않는다. 이주일 벌떡 일어나. .
주일 : 걱정마십시요. 갈 때 가더라도 자, 오늘은 내 인생 최고의 날이다. 한잔 합시다. . . 다 같이 원샷!
종업원들 술잔 벌컥벌컥 마시는데, 애경만 술마시지 않고 영주 살핀다. 영주 한잔을 쭉 들이키고 맥주 조끼를 땅(E) 놓는다.
# 92 . 다른 술집안. (시간 경과)
정민 화장실에 다녀오는 길이다. 홀 안 지나가는데 타이슨과 일행들 와 술 마시고 있다. . . 정민 그 옆 지나간다. 자기 자리로 오는 영주 취해 애경에게 기대있다. 정민 옆에 앉자 이번에는 정민에게 기댄다. 그때 옆자리의 남자들 미애에게 다가온다.
남1 : 어서 마이 본 얼굴들이라 캤디. . 니 내 모르겠나.
미애 : . .
남1 : 술 한잔 해라.
남1 맥주병 들고 왔다. 잔 들어 미애에게 들라한다. 미애 어떡하나. . 망서린다. 남2도 자리에 적당히 앉아 옆에 있는 화정 허리 다짜고짜 안는다.
화정 : 왜이래? 이 아저씨.
남2 : 너거들 2차 왔나?
남1 : 잔 들어라 퍼뜩.
미애 난처해하는데 남1 잔들어 미애의 손 잡아 같이 쥐고 술따른다.
주일 : 손님 죄송합니다만 이 자리는 저희들끼리 놀러온 겁니다.
남1 : (무시하고) 와 안 마시노. 내 술은 술이 아이가.
혜영 : 야. 야.
나1 : 야아?
주일 :(혜영 제지하며) 이러시면 곤란합니다.
남2에게 허리 안긴 화정 계속 몸 빼려고 하지만 남2 더 지분거린다. 혜영 잔을 들어 그 남2에게 술 끼얹는다. 남2 혜영을 한대 갈긴다.
비명. .영주 느닷없이 튀어 일어나 남2의 등을 한대 친다.
영주 : 야 새꺄. . 일루 덤벼. 늬들 뭐야? (허리띠보며) 인품이냐? 양아치냐? 자식이 어디서 까불어, 일반인이.
영주 남2에게 덤비지만 휘청, 형편없다. 남2 영주 한대 친다. 고꾸라지는 영주. 이주일 일어나 남1을 한대 갈긴다. 모두 일어나고 남자들 자리에 있던 다른 일행 깡패들도 달려와 합세, 패 싸움이 벌어진다. 아가씨들도 싸우고 정민도 음식 담겨있던 쟁반 들어 치고. . 그러다가 빗맞아 비틀비틀 일어나는 영주의 머리를 내려친다. 윽 다시 쓰러지는 영주. 정민 놀라 영주를 일으킨다. 타이슨 일행 멀리서 별 신경을 안 쓰고 있다가 영주의 모습 봤다. 타이슨 일어선다.
# 92-1 . 다른 술집 앞
경찰 차 들이닥친다.
# 92-2 . 다른 술집 안.
아수라장이다. 경찰들 술집 안으로 밀려들어오고. . . 빠져 나가는 손님들, 들이 닥치는 경찰들로 아수라장이 된다. 타이슨 사람들 사이를 헤치며 그 자리로 접근 영주 찾는다.
# 93. 엘리베이터 앞
정민 쓰러진 영주 부축해 엘리베이터 단추 누른다. 기다리다가
정민 : 어머, 내 핸드백!
정민 영주를 흔단다.
정민 : 정신 좀 차려요. 여기 좀 있을래요? 있어요. 금방 올께.
정민 영주를 벽에 기대 앉혀 놓고 안으로 다시 들어간다. 엘리베이터 도착, 문 열린다. 안에서 애경 나와 영주를 안으로 끌어당긴다.
# 94 . 술집 주차장(밤)
애경 취하고 맞아서 늘어진 영주를 차에 간신히 태운다. 타이슨들 달려 나온다. 타이슨 영주를 발견, 달려온다. . 영주가 탄 애경의 차 출발해 빠져 나간다.
# 95 . 호텔 방
문 열리고 종업원 완전히 늘어져 인사불성이 된 영주를 부축해 침대에 눕힌다.
애경 : 수고했어요.
애경 종업원에게 팁준다. 종업원 나가고 애경 영주의 옷 벗긴다. 속옷 차림이 된 영주. 애경, 영주의 양말도 벗긴 후 자기도 옷 벗는다.
애경 속옷 차림으로 영주 옆에 눕는다. 애경 키스도 하고 애무도 해보지만 반응이 전혀 없다. 애경 맥 풀려 옆에 덜렁 눕는다.
# 96 . 호텔 방 (아침)
영주 눈 뜬다. 머리도 아프고 맞은 자리도 아프다. . 찡그리며 몸을 일으키다가 옆을 보니 여자의 벗은 몸. 당연히 정민이겠거니 하는 영주. 이불을 더 끌어올려 덮어주다가 보니 아니다. 애경이다. 놀라고 당황하는 영주. 다시 본다. 아니 이런. . 이번에는 이불 들춰 안을 보면, 여자 알몸이다. 으윽. . 자기 팬티가 침대 밑에 떨어져 있다. 영주 조심조심 팬티를 집으려 한다. 손이 닿으려고 하는 순간 옆에서 애경 움직인다. 영주 스톱. . . 잠시 있다가 다시 시도. 애경 또 음. . 움직인다. 영주 조심스레 눕는다. 이번에는 다리 뻗어 팬티 쪽으로 내린다. 발가락으로 어렵게 어렵게 집어 올리고 있는데 애경 뒤척인다. 영주 발가락에 팬티가 걸린 자세로 스톱. 잠든 척 한다.
애경 깬다. 일어난 애경 자연스럽게 속옷 들고 화장실로 간다. 애경이 화장실로 들어간 다음 영주 눈 뜬다. 멍청. . 영주 얼른 일어나 옷 입는다. 안에서 샤워소리(E) 난다. 영주 옷 다 입었다. 줄행랑-!
# 97 . 정민의 집
정민 문 열어준다. 영주 들어온다.
정민 : 어디 갔었어? 내가 델구 나오다가 잠깐 어디 간 사이 없어졌든데?
영주 : 그랬어?
정민 : 정신 난 거 아니었고? 난 그동안 정신차려 집으로 갔나 하구 집에 왔드니 없데? 경찰서에 잡혀갔나 알아봤더니 거기두 없구 얼마나 걱정했는데. 누구 다른 사람이 데리고 갔나? 그 집 종업원이?
영주 : 어 맞어. . 어 그랬대. 맞어. 깨보니 여관이드라구. 여관 주인이 그러드라. 왠 남자(정민 표정 살피며)가 데려다 놓구 갔다구
정민 : 누군지 고맙네?
영주 : 그러게. 누군지 알면 사례라도 해야겠어. 응? 그지(속이 안 좋은 얼굴)
정민 : 왜? 속이 안 좋아? 거봐. . 술도 못먹으면서. . . 있어봐. 해장국이라도 끓여야지 원. . .
정민 겉옷 집어 입고 나선다.
# 98 . 정민의 집 (시간 경과)
잠시 후 밸소리(E) 난다. 영주 나가면 문 앞에 애경 서 있다. 영주 놀란다. 애경 밀구 들어와 문 닫는다.
영주 : . . . (뒷걸음질)
애경 : (영주의 어깨 만지며 밀며 들어오며) 어젯밤의 여운이 아직도 내 몸에 남아 있어요.
영주 : . . . (벽에 붙어선다.)
애경 : (다가서며) 보기보다 훨씬 파워플 하시던데?
영주 : (떨며) 칭찬이에요?
애경 : (밀착시키며) 책임감 느끼라고 하는 말은 아니에요. 물론 내가 남잘 처음 상대한 건 아녜요. (외면하는 영주 얼굴 자기쪽으로 돌리며) 그러나, 아무나 하고 함부로 자고 그러진 않았어요.
영주 : (애경의 팔밑으로 빠져나오며) 그러니까. . . 우리가 잤습니까?
애경 : (영주의 팔 낚아채며) 너무나 근사한 밤이었어요.
영주 : (멀리 자리에 앉히며) . . . 우리가 했단 말이죠?
애경 : (영주 옆에 붙어 앉으며)그럼요. 세번이나. . 한번은 침대에서. . 한번은 바닥에서 또 한번은 샤워실에서. .
다리 떨던 영주 놀ㄹ 의자채로 넘어진다. 애경 다가와 영주 일으키다가 발버둥치는 영주 때문에 머리 흐트러진다. 영주 겨우 일어나다가 셔츠 단추 튿어진다.
# 98-1 . 정민의 집앞 (슬레이트는 ES-2로 표기)
정민 시장 봐서 들고 오는 비닐 봉지에 북어, 파 한단 삐죽히 고개 내밀고 있다. . 집 앞 애경의 차 서있다. 들어가던 정민 의아하게 본다.
# 98-2. 정민의 집
정민 비닐 봉지 들고 들어선다.
정민 : 파 한단에 1,000원이 뭐야? 세상에 도둑놈들. .
고개 들면, 부시시한 영주와 애경 엉거주춤하게 붙잡고 마주서 있다.
정민 : . . . .
영주 : 아, 아니. . . 세상에 자기 침대 밑에. . . 바퀴벌레가 있지 뭐야? 애경씨가 잡겠다구. . . 나 그런 거 무서워하는 거 알잖아. . .
정민 : 어디? (다가와서 앉으며) 약 다 붙여놨는데. . .
영주 : 그 약 가짠가봐. . . 이만한 놈이었다구. . 그죠?
애경 : (얼걸에) 에. .
영주 : 자기 침대 밑에 있대. . . 애경씨 다시 한번만 봐요.
영주 애경을 침대 밑 살피게 밀어 넣는다. 애경 얼걸에 바닥에 머리대고 침대 밑 살핀다.
정민 다가와 애경 밀어내며. . .
정민 : 내가 볼께. . .없는데?
영주 : 도망갔나봐. . . 그 발 빠른 놈이 . . .으윽. . . 어떡하지?
정민 : 바퀴벌레 첨 봐? . . . 술 다 깼나 부지?
정민 비닐 봉지 들고 주방쪽으로 간다. 애경 부시시해져서 자리에서 일어나 영주 노려본다.
# 99 . 대기실
아가씨들 앉아 화투도 치고 화장도 하면서 쑤근거리다가 정민이 들어서자 일제히 입 다문다. 정민 화장대 앞에 앉으며
정민 : 늬들 내 얘기하구 있었구나. 나 흉봤어?
화정 : 아냐. 애경이 얘기했어.
정민 : 애경이 참 요새 안보이드라. 뭔 일 있어?
혜란 : 딴 데 갔잖아. (보리밭)에.
정민 : 갔어? 세기파한테 결국 넘어갔어? 그럼 부장님은?
그 때 이주일 들어와
주일 : 화정아, 혜란아 나 좀 보자.
아가씨들 일어난다.
화정 : 나중에 얘기해 줄께.
아가씨들 나가고 미애와 혜영 들어온다. 정민에게 할 말이 있는 눈치다. 정민 화장 고치다가
정민 : 왜?
혜란 : 정신차려 언니. 빙신 같은게.
정민 : . .
미애 : 있잖아. 언니. . 가만 보니까 언니는 전혀 모르고 있는 거 같은데 말해야 되나 말아야 되나 하다가 언니가 너무 불쌍한 거 같아서 . . .
혜란 : 아으 화끈하게 얘기해버려. 언니. 언니 이용 당했어. 그거 알어?
정민 : . .
혜란 : 조명실 그 남자 알고보니 작가래드라. 시나리오 작가. 영화는 또 그렇게 부른대나. (혼잣말로)옆차기하고 있어. 그런 남자가 왜 이런데 취직했겠어? 영화 소재 하나 건질려구 별 지랄 다 해. . 하여튼. 그건 좋아. 좋은데 애경이하구 자는 건 뭐야 도대체.
정민 : 응?
혜란 : 아무리 밑바닥 인생이라지만 우리두 사람인데 어떻게 그렇게 함부로 대해? 언니가 손님 받았어? 아니잖아. 그 남자 진짜 좋아했지?
미애 : 우린 정말 잘됐다구 생각했었는데 그 아저씨는. .
혜란 : (미애 말 자르며) 지가 잘났으면 얼마나 잘났어? 왜 우릴 깔봐? 정신 차리구 그 남자 멱살 잡구 따져. 돈이나 많이 내노라 그래. 애경이 이년을 그냥. 나쁜 년. 의리 없는 년. 미친년. 저는 갖구 놀다가 안버릴줄 알아?
정민 : 애경이 얘긴 어떻게 알았니
혜란 : 지가 지 입으루 불구 다니는데? 다 알어 언니만 모르고, 개가 그러드라. 그 남자 작가고, 언닌 그냥 불쌍해서 같이 있어준거라고.
정민 : . .
미애 :
애경이가 그러는데 그 사람 땜에 술집 옮긴데. 여긴 부장님이 있으니까.
# 99 . 술집 앞
석범 차 도착한다. 석범 애경 데리고 내린다. 애경 아우성 치면서 끌려 들어간다.
# 100 . 술집 안
아직 영업이 시작 않은 시간. 종업원들 준비하고 있다. 석범 애경을 끌고 들어와 패대기 친다. 그러나 차마 때리지는 못하고 벽이나 기둥 같은데 주먹으로 쾅(E)친다.
# 101 . 조명실
영주 준비하고 있는데 석범 들어온다. 석범 다짜고짜 영주 멱살을 잡고 일으켜 한대 친다. 나뒹구러지는 영주. 석범 다시 영주를 일으켜 한대 팬다. 영주 쓰러지며 하필이면 중요한 부분을 모서리에 부딪친다. 아이구. . .! 석범 다시 영주를 잡아 일으키는데 지배인
쫓아 들어와 석범 잡고 뜯어 말린다.
지배인 : 왜 이래? 왜 이래애. 영업 시작해야 되는데 이러면 어떡해? 싸울려면 나가서 싸워. 나가서.
석범 : 애경이 한번만 더 건드리면 죽을 줄 알어!
석범 나가버린다.
지배인 : 괜찮아요? (영주를 일으키며) 저런. . 얘 가서 물수건 좀 가지구 와. 오늘 일진이 사나웠다구 생각해요. 하얀 옷에 먹물이 튀니 구설 시비가 골때리는 날이 있거든요. 내 얘기 다 들었어. 영화 시나리오 쓰는 작가라면서요? 진작 얘기를 하지이. . . 난 좀 전에 들었지 뭐야. 어쩐지 관상이 이런 데서 막일 할 사람 같지 않드라니까.
종업원들 잔뜩 와 구경하고 있고 뒤에 정민도 있다. 충격받는 정민.
# 103 . 영주의 방 안. 아침.
진공 청소기 소리(E) 크게 난다. 영주 부시시 눈 뜨고 내려다보면, 정민 주로 영주가 어질러 놓은 집안 치우며 짜증낸다.
정민 : (들으라는 듯이) 손 하나 까딱 안 하구. 뭐든지 귀찮은 건 절대 안하구, 빨래두 쏙 벗어서 내놓구. 세탁기 한번 돌린 적 있니? 청소 한 번 한 적 있어? 니가 뭔데? 툭하면 알아서 해달라. 갖구 와라. 물 달라. 커피 달라. 내가 니 마누라니? 하녀야? 가정부 썼어?
영주 풀이 죽어서 가만히 앉아 다리 달달 떨고 있다.
# 104 . 정민의 집. 아침.
정민 일어난다. 음악 소리 들린다. 보니 영주 라디오 음악 프로를 켜 놓고 주방에서 식사 준비중. 뒤에서는 세탁기 빨래 탈수되는 소리(E). 후라이 팬에 계란 깨뜨려 넣고 연결로 바닥 닦던 물걸레 다시 들어 닦는다. 지글지글 후라이 팬에서 계란 익자 가서 불끄고
돌아가고 있는 믹서기 끈다. 토스터기에서 익은 빵 톡(E) 튀어 나온다. 세탁기에서 삐이(E) 다 됐다는 소리. 영주 세탁기에서 빨래 꺼내들다가 어설프게 질질 흘리고 간다. 정민 한심해 하며 집는다.
# 105 . 집 뜰. 낮.
정민 영주가 흘린 빨래와 옷걸이 들고 나온다. 영주 빨래 널고 있다. 그 모습이 엉성하고 어색하다. 털어서 너는게 아니고 그냥 뭉쳐진 채로 줄에 건다. 정민 다가와 넌 빨래들 다시 걷어 털어 널고 옷걸이를 이용해서 익숙하게 넌다.
정민 : 뭐든지 대충 대충 . . (양말 집는다. 뭉쳐진 채 그대로 빨린 양말. 한심하다.) 으이구! 기왕 할 거 좀 제대로 하지 이게 뭐야? 이게.(화난 기분에 탈탈 털어넌다.)
영주 멋적어 하면
정민 : 좀 비켜봐요.
# 105-1 . 정민의 집안.
영주 설겆이하려고 나서는데, 정민 팍 밀어 버린다.
영주 : 맞어. 그래. 난 대충 살아온 놈이야. 핑게나 대고 어려운 일 안 할려구 하구 코너에 몰리면 도망치구 그렇게 살아왔어. 그래. 난 도망치는 놈이야. 그러나 이제는 그러지 않겠어. 이제는 제대로, 정면 대결 해 볼 생각이야.
정민 : 정면 대결 ? 뭘?
영주 : 모르겠어? 배정민 널 좋아한다구.
정민 : . .
영주 : . .
정민 돌아서서 출근 준비하러 가 버린다.
# 106 . 정민의 집 앞 (오후)
정민 출근한다. 영주 따라 나온다. 정민 택시 잡는다. 혼자 타서 문 닫으려는데 영주 정민을 안으로 밀어넣으며 같이 탄다.
정민 : 왜 이래요? 아직두 취대할 거 남았나?
영주 : 나두 출근하는 길이야. 왜 이래? 아저씨 해운대요.
택시 출발한다.
# 107. 택시 안
정민 : 흥! 해보니 그 일이 더 적성에 맞던 모양이지?
영주 손 잡으면 정민 뿌리친다.
정민 : 아저씨! 요 앞에 좀 세워주세요.
# 107-1 집 앞 길.
택시 서자 정민 내리더니 뽀르르 뛰어가 앞자리에 앉는다.
정민 : 됐어요. 가세요.
영주 : . . .
택시 다시 떠난다.
# 107-2. 술집 앞 (슬레이트는 107-1로. .)
영주 정민 술집에 들어간다. 세기파들 오토바이 타고 우- 몰려 있다. 정민 들어 가면서 흘깃 본다
# 108 . 술집 안
정민과 영주 들어온다. 종업원들 들어오는 두 사람 보자 멈칫한다. 영주 정민을 따라 안으로 들어 간다.
# 109 . 복도
정민 대기실로 뒤도 안돌아보고 들어간다. 영주 잠시 있다가 조명실로 간다.
# 110 . 조명실
영주 문 여니 다른 사람 앉아 있다. 주일 따라 들어오며
주일 : 지배인님이 어제부로 딴 사람 앉혔어요. 저흐니 더 이상 안 나오실 줄 알았죠.
# 111 . 대기실
화장하는 아가씨들. 문 열리고 영주 들어온다. 아가씨들 동작 멈춘다. 아가씨들 슬그머니 일어나 나간다. 미애와 혜영은 노려보며 훓어보며 지나간다. 영주와 정민 남았다.
영주 : 먼저 집에 들어가 있을께.
정민 : 애경이는요. 애경이는 어떻게 된거죠?
영주 : . . .
정민 : 앞으론 책임지면서 살거라면서요. 애경이는 어떻게 할거죠? 일회용인가?
영주 할 말이 없다. 정민 일어나 나간다. 영주 뒤를 보니 애경 서 있다. 애경 들어와 앉는다.
애경 : 난 이바닥에서 떠나고 싶어요.
영주 : . .
애경 : 끝까지 뒤 봐달란 소린 안해요. 한번만 도와줘요. 데뷔만 살 수 있다면 그 다음은 알아서 정상으로 내가 가요.
영주 : 배우?
애경 : (그렇다)
영주 : 원하는게 그거였어?
애경 영주 앞에 와 앉는다. 영주의 가슴을 더듬기 시작한다. 손이 내려가 허리를 쓰다듬고 다리를 쓰다듬고 내려가 바지 끝 단 안에 손 넣어 종아리를 만진다. 영주 피할 애쓰다가 앗. 생각난다.
영주 : 하나만 물어봅시다. 그날 밤. 어떻게 된거지?
애경 : . . .
영주 : 나 런닝셔츠 벗었어요?
애경 : . . 그럼요.
영주 : 팬티두 ?
애경 : 당연하지 않나?
영주 : 양말두?
애경 : . . (애무하느라)
영주 : 양말두요?
애경 : 그렇다니까요.
영주 : 양말두 벗었단 말이지
애경 더 이상 말이 필요없다는 듯 영주의 입을 손으로 누른다. 이어 키스하려 한다. 영주 다시 떼어 놓으며
영주 : 양말을 벗었단 말이지.
# 112 . 대기실 앞 복도.
문을 확 닫고 나서는 영주 . . 안쪽에서 문고리에 발 찍힌 애경의 비명소리. . 문 앞에 울고 서 있던 정민 의아하다.
영주 : . . . 내가 양말을 벗었데
정민 : . . .
영주와 정민 포옹한다. 이 때, 짐승같은 소리를 지르며 석범 달려온다. 영주와 정민 놀라 떨어진다. 석범 영주에게 달려든다. 잽싸게 피하는 영주. 정민 석범에게 매달리며
정민 : 아니라니까요. . 그게 아니라.
석범 미친듯 달려들고 영주 급히 피해 밖으로 도망친다. 정민 뒤쫓아간다.
# 112-1 술집 홀.
영주 달아나고 석범 쫓는데 세기파들 들이닥친다.
세기 1 : 어이 이 부장!
석범 돌아서면
세기1 : 이부장이 애경이년 다시 빼돌렸다며?
석범 : 말 조심해 임마
세기1 : 우리 업소하구 계약하구 돈두 받아간 거 알지?
석범 : 얼마냐. 얼마 물어주면 돼?
세기1 : 그딴 거 필요없구, 여자만 끌구 가면 돼.
세기2 : 썅년이 우릴 뭘루 알구 토껴?
세기 2, 느닷없이 석범을 향해 칼을 휘두른다. 석범과 세기파들 싸운다. 석범 날랜 솜씨로 세명을 다 때려눕힌다. 영주 보고 있고 어느새 종업원들도 몰려와 본다. 석범 세기파들을 다 때려 눕힌다. 영주 보고 있고 어느새 종업원들도 몰려와 본다. 석범 세기파들을 다 때려 눕히고 돌아선다. 그러나 석범 돌아서자 한 놈 뒤에서 칼 들고 석범을 향해 달려든다. '안돼!' 영주의 비명. 석범 가가스로 피하지만, 팔을 찔린다. 애경 뛰어가 석범에게 안기고. . . .
애경 : (울부짖으며) 난 너밖에 없어. .
석범 칼에 찔린 채, 애경 안는다. 애경 눈물 범벅이 된 얼굴로 석범에게 매달린다. 잠시 후, 앰블런스 도착해(E), 석범 실려가고 애경 뒤따른다. 영주 기분좋게 돌아선다. 뒤에서 누군가 영주의등을 툭툭 친다.영주 고개 돌리면 타이슨이다. 으악! 영주 달아나려는데,
타이슨이 영주의 목덜미 들어올리자, 영주 대롱대롱 매달린다. 갑자기 들이닥친 경찰들 세기파들 우 몰고 나가고. .
타이슨 : 가시죠.
# 112-2. 술집 안 룸.
타이슨들에게 애워싸인 체 영주 들어오면, 사장, 감독 앉아 있다.
사장 : 오랜만이야.
영주 : 죄송합니다.
사장 : 뭐가? 천하의 장영주 작가가 뭐가 죄송하지? 응? 우리 마누란 말야. 거짓말하는 사람 제일 싫어해. 알어? 어?
영주 : . . . 변명 같지만. . . 사실 그렇지만, 어쨋거나 그 소잰 제가 쓰고 싶었던 얘기가 아니었습니다.
문 꽝 열리고 정민 나타난다. 타이슨 정민 밀어낸다.
정민 : 놔요. . . 영주씨! 이 사람들 뭐야?
영주 : . . . (사장에게) 잠깐만 시간을 주십시요. 잠깐이면 됩니다.
사장 : . . .
영주 : (타이슨 쳐다보며) 같이 가셔도 좋습니다.
사장 눈짓하면, 타이슨 영주 옆에 선다.
# 112-3 . 술집안 홀 한구석.
타이슨들 근처에서 지켜보고 섰고. . 영주 정민에게 아무말 없이 주머니에서 반지 케이스 꺼내준다. 정민 흘깃 올려다보고 열어보니 반지. 정민 잠시 보다가
정민 : 영화를 만드는 분이니까 아실거에요. 난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사랑 영화같은 거 보면은 늘 맘에 걸렸어요. 주인공들 사랑이 이뤄지고 형복하게 끝나는데, 그런 다음은 어떻게 되죠 ? 그 사람들 그 후에도 정말 계속 그렇게 영화처럼 행복해요 ? (케이스 뚜껑 덮어 돌려준다.) 선물은 고맙지만 사양하겠어요.
영주 뭔가 말하려하다 말고 돌아선다. 정민 눈물 뚝뚝 흘리고 밖으로 나가버린다. 영주 따라가다가 붙잡지 못하고 선다. 뒤쪽에 타이슨 바짝 쫓아와 있다. 영주 안타까워하다말고 냅다 입구 쪽으로 도망친다.
# 112-4 . 입구
타이슨의 부하1 미리 대비한 듯 이주일과 이야기하다가 영주 쳐다본다. 영주 다시 뒷문쪽으로 도망친다.
# 112-5 . 뒷문쪽.
영주 뒷문 빠져나오면, 타이슨의 부하2 다시 골목 어귀에 서 있다가 영주 본다. 영주 뒷걸음쳐서 주차장쪽으로 도망친다.
# 113 . 주차장. 밤.
영주 주차장으로 튀어나오면, 화난 표정의 타이슨 앞에서 다가온다. 영주 어쩔 줄 모르는데, 서 있던 자동차 한 대 헤트라이트 불켜고 달려든다(E). 타이슨 거의 치일 뻔해서 피한다. 자동차 끽! (E) 멈추고 이 틈을 타 운전석 옆자리 타문 덜컥 열린다.
정 경 : 영주씨! 빨리 타요.
영주 얼떨결에 차에 오른다. 차 부르릉(E) 소리 내며 타이슨의 코 앞에서 사라진다.
# 114-1 . 까페안 밤.
정 경의 자동차 서 있고, 차안 영주와 정 경 나란히 앉아 있다.
정 경 : 선린 영화사에서 영주씨 데려가는 조건으로 나 스카웃하겠대요. 미국하고 합작하는 영화라서 규모도 굉장히 크고, 영주씬 외국 나가있을 거구. . . 그럼 지금 사장하고 문제도 다 자연스럽게 해결되겠죠.
영주 : . . .
정 경 : 역시 국제 영화제에서 상 받은 게 컸나봐요. 이제부턴 영주씨 마음대로 해요. 소재, 스토리 뭐든 다 맘대로 하구. 휴우!(장난) 하마트면 나까지 서울에서 공구리 당할 뻔 한거 알아요?
영주 : . . . 미안해. (웃지 않는다)
정 경 : 정민이란 아가씨 있다는 거 알아요. 작가라는 직업이 좋은 게 뭐겠어요? 어떤 경험이든 다 언젠가는 도움이 된다는 거. . 하지만, 언제까지 여기 이렇게 마냥 있을 순 없잖아요? 지금 올라가죠.
영주 : 나한테 생각할 시간을 좀 줘. 내 짐도 그 집에 다 있고. . 이렇게 도망치듯 그냥 사라질 순 없어. 정민이란 그 친구한테도 뭔가 마무리가 필요해.
정 경 : . . . 그럼 내일 아침 비행길 타죠. 아침에 제가 데리러 갈께요. (영주 응시하다가) 영주씨! 만약 이번 일이 다른 작가였음 나 이렇게까지 안했을 거에요. 우린 일로 만난 사이지만, 나한텐 그게 전부가 아니란거 알죠? 하지만, 난 억지로 사랑을 구걸하거나 뭔가 내 뜻대로 바꿀려고 애쓰고 싶진 않아요.
영주 : . . .
정 경 : 기횐 아무한테나 오는 것도 아니고, 또 그렇게 마구 주어지는 선물도 아니에요. . . 영주씬 충분한 자격이 있어요.
영주 : . . .
영주 차에서 내린다. 정 경의 자동차 부릉(E)소리 내며 떠난다.
# 115 . 정민의 집. 밤.
영주 : 애경이 건 해결.
# 116 . 정민의 집. 새벽 (음악 분위기로 #121-#128 앞부분)
영주 잠 못자고 고민한다. 영주 내려와 보면, 정민 잠들어 있다. 영주 정민 얼굴 들여다 보다가 자는 얼굴에 입맞춘다. 영주 편지 쓴다.
# 117 . 정민의 집. 낮.
영주 가방 싼다. 정민 못 본 척 옆에서 멍하니 앉아있다. 영주 머뭇머뭇하다가 영주 돌아선다. 테이블 위 편지봉투 보인다.
# 120-1 . 정민의 집앞 낮.
정경의 차 도착한다.
# 121 . 정민의 집앞. 낮
영주 문 앞 나선다. 문 닫아도 잘 닫히지 않는다. 영주 결국 문 꽝 발로 걷어 찬다. 영주 뒤 돌아보고 계단 내려오면, 정 경의 차 와 서있다가 스스로 다가 온다.
# 122 . 비행기 안. 낮.
스튜어디스 응급상황시 대책 설명한다. 영주 멀뚱 멀뚱 앉아 다리 떨고 있다.
# 122-1 . 정민의 집.
정민 영주가 놓고간 편지 집어 편다.
# 122-2 . 비행기 안.
이륙한 비행기 . . 생각에 빠진 영주. 정 경 피곤한 듯 옆에 잠들어 있다.
# 122-3 . 정민의 집 2층방 (슬레이트는 "추가"로 표기)
영주가 준 꽃다발 멍하니 바라보는 정민.
# 122-4 . 비행기 안.
영주 주머니에서 반지 케이스 꺼내 만지작거린다. 이 때, 비행기 갑자기 흔들리고 안내방송 들린다.
(E)기장 : 승객 여러분 저는 여러분을 서울까지 모시고 있는 기장입니다. 저희 비행기는 곧 서울 김포공항에 착륙할 예정이었으나 중부지방에 내리는 폭설로 인해 부산 김해공항으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비행기 안 흔들린다. 정 경 세상 모르고 잔다. 영주 안절부절이다.
# 123 . 을숙도 망루
쓸쓸히 걷고 있는 정민
# 124 . 정민의 집 앞. (슬레이트 ES-3도 포함)
출근하려고 돌아오는 정민, 쓸쓸하다. 계단을 올라가던 정민 멈칫하다. 문 앞 계단에 영주의 가방 놓여있다. 정민 의아해 하며 가방 앞으로 다가간다. 주위를 돌아보던 정민 영주의 가방을 집어 든다. 튀어오는 발소리. 정민 돌아보면 영주 양손에 장미꽃 화분을 들고 뛰어 오다가 정민을 발견하고 멈춰선다. 정민 반갑고 웬일인가 싶다. 영주 다가온다.
영주 : 시든 꽃을 보면 마음이 안좋다길래 아예, 화분으로 샀는데 (손으로 가르키며) 이층방 창문 옆에 놓구 보자. 응?
정민 : . . . . .
영주 : (꽃을 내민다)
정민 : (그 꽃을 한참 바라본다)
(깊은 숨을 들이마신다)
(받아든다)
(좋다)
(영주를 바라보며 빙긋 웃고 눈을 감으며) 키스해줘요.
영주 : 지금?
정민 : (눈 감은채 끄덕)
영주 : 여기서? (주위 살핀다)
정민 : (끄덕끄덕)
영주 : 아이, 들어가서 하자
정민 : (주위 한 번 다시 보고) 길거린데. . 아이, 알았어. (다시 주위 살피고 얼른 입맞춘다)
정민 : (표정 어두워 진다)
영주 : . . . .
잠시 영주를 바라보더니 꽃을 계단위에 내려놓고 영주의 목을 끌어 안는다. 그리고 놀라는 영주에게 정열적인 키스를 퍼붓는다.
두 사람의 발치에 놓여있는 장미꽃 화분. 꽃 점점 무성해지고. . . 두 개의 화초 서로 얽힌다.
# 타이슨 버전
정민 눈감고 있을 때 영주 주위 둘러보면 왠 꼬마가 두 사람을 바라보고 있다. 영주 꼬마더러 가라고 손짓하지만 가지 않는다.
영주 거칠게 꼬마에게 가라고 손짓하다가 깜짝 놀란다. 타이슨과 부하들 나타난다.
타이슨 : (쫓아오며) 저깃다!!!!!!!!
영주 놀라 정민 데리고 달아난다.
(스톱 모션)
첫댓글 소중히 받아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