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아라뱃길 크루즈로 즐겨봐요!
발간일 2022.09.26 (월) 14:35
현대유람선 재개, 쇼발레·불꽃놀이 등 볼거리·즐길거리 다양
▲ 크루즈 여행의 하이라이트는 불꽃놀이 행사다. 운항 재개를 알리고 기쁨을 나누려 불꽃은 다채롭고 눈부셨다. (출처: 현대유람선 홈페이지)
누구나 낯선 여행지에서는 이방인이 된다. 스스로 무거운 짐을 지고 먼 길을 찾아 나서야 하고 자주 잠자리를 옮겨 다닌다. 그런 면에서 큰 배에 짐을 싣고 숙식과 공연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받으며 해안과 섬을 둘러보다가 관광명소에 머무를 수 있는 크루즈 여행은 꽤 괜찮은 선택지이다.
▲ 현대유람선 크루즈에서 진행하는 마술쇼는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할 만 하다.(출처: 현대유람선 홈페이지)
다만 적잖은 비용이 들기에 누구나 선뜻 그러질 못한다. 사실 인천에서도 짧고 소박하게나마 그런 크루즈 여행이 가능하다. 경인아라뱃길을 오가는 현대유람선을 통해서다. 코로나 19로 운항을 멈췄던 현대유람선 크루즈가 지난 22일(목)부터 다시 물길을 가르게 되었다.
▲ 3년만에 크루즈 여행을 재개하는 현대 크루즈호.
이날 저녁, 크루즈 운영사인 현대해양레저는 팸투어를 겸한 '경인아라뱃길크루즈 및 인천관광 설명회'를 개최했다. 크루즈 운항이 재개되었음을 알린 이 행사에는 해외관광객을 유치하려는 국내외 인바운드 여행사, MICE 관련업체, 관광업계(호텔·면세점·아울렛) 그리고 공공기관 등에서 온 100여 명이 자리했다.
현대해양레저(주) 측은 “다음달 8일 여의도에서 열리는 세계불꽃축제 현장을 다녀오는 걸 시작으로 팔 년 만에 한강을 오가는 코스가 재개된다. 내년 중에는 정기적으로 운항할 수 있을 걸로 예상한다. 연안부두 및 팔미도 일대까지 오가는 코스도 구상 중이다. 삼 년 가까이 승객 없이 견뎌왔다. 코로나19 이전에 외국인 관광객이 절반이나 되었기에 기대가 크다. 신입사원의 마음으로 준비할 생각”이라며 각오를 밝혔다. 인천이 최근 야간관광특화도시로 선정됐기에, 크루즈 운항을 통해 큰 그림을 그려봄 직하다.
이날 아라김포여객터미널(김포시 고촌읍)에서 닻을 올려 정서진까지 아라뱃길을 누빈 현대크루즈 호는 지난 2008년에 건조돼 코로나 19 전까지 여행객을 싣고 아라뱃길을 누볐다. 최대 1000 명의 승객을 태울 수 있다. 총 네 개 층이 있는데, 일층과 이층에는 각각 300명 가까이 연회석을 두었다. 식사를 하며 각종 공연을 즐길 수 있다.
포토존으로 꾸며진 삼층에서는 자유로이 앉거나 서서 창밖의 풍경을 볼 수 있도록 했다. 야외 오픈데크로 연회와 불꽃놀이가 열리곤 하는 사층은 주변 풍광에 더욱 가깝다. 수향루, 아라폭포와 아라마루 전망대 등을 비롯해 계양산과 산업시설 및 교량을 조망하게 된다.
▲ 아라폭포 (출처: 현대유람선 홈페이지)
▲ 아라마루 전망대 (출처: 현대유람선 홈페이지)
유람선에서의 프로그램은 기본적으로 배테랑 사회자의 입담 좋은 진행 아래 수준 높은 노래(연주)와 쇼발레 그리고 마술쇼 등으로 구성된다. 출연하는 프로그램이나 인물은 전속이지만, 자주 바꿔줌으로써 식상해지지 않도록 하고 있다. 저녁이라면 4층에서 환상적인 불꽃놀이가 펼쳐진다.
▲ 우크라이나 댄스팀의 쇼발레는 쉴 새 없을 만큼 흥겹고 역동적이었다.
서울에서 온 한 20대 여성은 "인천을 제대로 와 본 건 처음인데, 노을을 보면서 가니까 좋은 것 같아요."라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또 태국인 관광업계 종사자 십여 명을 데리고 온 탄차녹 씨(방콕 경기관광홍보사무소 소장)는 "기대했던 것보다 만족스러워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간다."며 소감을 밝혔다.
유람선에 타는 것만으로도 가족이나 연인 또는 동료의 마음을 여는 게 수월할 수 있다. 비즈니스 고객의 마음마저 쉽사리 녹일 듯싶다. 더구나 아라뱃길 크루즈여행은 파도가 없어 승선감이 편안한 데다, 큰 부담 없는 비용으로 다채로운 볼거리를 누릴 수 있다.
▲ 선상에서의 불꽃놀이여서 더 특별하다. 강렬한 기억을 남긴다. (출처: 현대유람선 홈페이지)
어린 자녀들은 30% 안팎의 할인된 요금으로 승선할 수 있는 데다, 집 가까이에서 이만한 체험활동을 가질 기회도 흔치 않다. 한창 호기심이 많을 시기에 유람선 타기는 물론, 노래와 춤과 마술과 불꽃놀이는 단박에 흥미를 돋우는 볼거리다. 생생한 진로체험의 장이 될 수 있다. 관객과 승객으로서의 매너를 익히고 인천에 더 애착을 갖는 기회이다. 물론 가족끼리의 추억을 쌓기에도 그만이다.
▲ 어둠은 수많은 존재들을 잠재우고 가려주어 이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훌륭한 조연이다. 아라뱃길의 야경.
크루즈에 올라 즐거운 시간을 한참 누리다 보니, 부모형제와 지인들을 자연스레 떠올렸다. 눈에 보이는 어떤 성취를 이뤄내는 일보다 더 중요한 건 가까운 사람들과 좀 더 시간을 갖는 일인지도 모른다. 특히 함께 할 기회가 얼마 남지 않은 이들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일이리라. 아라뱃길에서의 짧고 소박한 크루즈여행이 누군가에게 평생 기억될 추억이 되지 않을까.
■ 크루즈 코스 및 이용 안내
아라김포여객터미널과 시천나루선착장(검암역) 사이, 약 13km 구간을 오간다. 두 선착장에서 왕복(90분) 또는 편도(45분)로 이용할 수 있다. 당분간 평일 낮 1시(뷔페식 포함 3만4000원)와 3시(2만2000원), 그리고 토요일 저녁 6시(불꽃놀이 포함 3만5000원 / 뷔페식 추가시 85,000원)에 운항될 예정이다. 저녁 운항의 경우, 두 시간 가량 소요된다.
인원이 많은 단체승객의 경우, 이용 요일 및 시간을 따로 정할 수도 있다. 승객수 부족과 기상상황 그리고 유람선 사정에 따라 운항이 취소되거나 코스가 축소될 수 있으니, 되도록 사전에 문의하고 예약하는 게 좋다. 승선할 때, 신분증이 필요하다. 자세한 내용은 사이트를 참고하면 된다.
○ 현대유람선 http://aracruise.co.kr
■ 아라뱃길(경인운하)
지금의 아라뱃길 운하는 갑자기 생긴 게 아니다. 비록 성공하지 못했지만, 고려 대몽항쟁기에 안정적인 조세공급을 위해 처음 시도되었고 산업화 시기인 1960년대에도 추진되었다. 그러다가 한강 수위보다 낮은 지역이 많아 물난리가 잦던 굴포천 유역(계양·부평구와 김포·부천시)에 홍수대책이 절실하다는 공감대가 생겨났다. 평소에도 활용되어야 한다는 이유로 지난 2011년 오늘날처럼 운하로 만들어졌다.
자전거길 곳곳에 쉼터와 볼거리가 늘면서 레저명소로 각광받고 있다. 파도가 없고 수심이 얕아 크루즈 운행의 안전성이 높다.
글 임강빈 i-View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