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2024년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 분양계획 아파트는 전국 총 14만7185가구로 조사를 시작한 2000년 이후 최다 물량으로 집계됐다. 가장 실적이 저조했던 2010년 2만7221가구와 비교해 5배 이상 많은 수치다.
부동산R114는 "계속된 분양 지연으로 2021~2023년 평균 정비사업 실적이 계획 보다 45% 수준에 그쳤고 올해 주택시장 여건도 녹록지 않아 실적으로 연결되지 못하는 물량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수도권 정비사업 물량은 지방(5만8323가구)에 비해 많은 8만8862가구가 계획됐고 이 중 절반 정도가 서울(4만5359가구)에서 풀린다.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에서만 16곳·1만8792가구가 선보일 예정이다.
전반적으로 분양가가 상향 평준화된 상황에서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받는 단지들이 공급되면서 청약수요의 관심을 모을 전망이다. 다만 잠실래미안아이파크 등 8개 단지·6847가구가 2023년에서 넘어온 물량이고 최근 분양 지연이 보편화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공급 시점을 확정하지 못한 일부 사업지들은 연내 분양에 나서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부동산R114는 "올해 유난히 정비사업 분양물량이 많은 원인은 낮은 미분양 리스크에 있다"며 "정비사업 아파트는 기반시설이 양호한 원도심에 위치해 수요 확보에 유리할 뿐만 아니라, 조합원 분을 제외한 물량만 일반분양되기 때문에 공급 부담도 덜 하다"고 말했다.
정비사업 아파트는 청약시장이 위축됐던 지난 2022년에도 평균 청약경쟁률이 14.2대 1을 기록하는 등, 그 외 단지들에 비해 높은 인기를 유지했다. 여기에 조합원 분담금이 늘어나는 등 시간과 비용 상 문제로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인식도 분양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부동산R114는 판단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집값 하락과 분양가 상승 등으로 매수자들의 관망세가 계속되고 PF 자금조달 문제가 불거지는 만큼 시장 분위기가 호전된 후에 분양을 하려는 움직임이 두드러질 수 있다"며 "조합이 추진하는 정비사업은 변수가 많아 계획 대비 실적이 저조한 편이어서 연내 예정물량 중 절반 정도만 분양에 나설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