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풀 이야기
요즘 ‘디즈니플러스’라는 OTT(인터넷을 통해 방송을 보여주는 서비스)의 ‘무빙’이라는 한국 드라마가 전 세계적으로 많은 인기와 화제를 모으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세상 돌아가는 것을 잘 알아야 하는 이 목사도 찾아봤습니다. 초능력자들의 이야기인데, 어쩐지 기독교인이 드라마를 쓴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드라마 군데 군데 장면에서 기독교 풍경이 나옵니다. 무엇보다도 교회 십자가가 배경으로 자주 등장합니다. 한번은 주인공이 길을 잃었는데 교회 종탑 십자가를 보고 찾아가라고 합니다. 영적인 의미가 담긴 말로 들렸습니다. 알고 보니, 이 드라마 작가가 ‘강풀’입니다.
그는 개척교회 목사의 아들입니다. 그러고 보니 오래 전에 ‘그대를 사랑합니다’라는 영화가 참 좋아서 그 당시 교회에서도 함께 봤는데, 그것도 이분이 썼습니다. 참 따뜻한 영화였습니다. ‘무빙’이라는 초능력 영화도, 잔인한 폭력 장면이 많이 나오지만, 시종일관 따뜻한 감성이 바닥에 흐릅니다. 그는 노골적으로 기독교 이야기는 하지 않았지만 기독교 정신을 보여줍니다. 참 감사한 건, 요즘 드라마에서 한국교회는 온갖 비리와 부정의 장소로 나오는데, 이 드라마에선 그렇지 않다는 겁니다. 강풀의 아버지는 처음부터 목회를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어느 날 갑자기 사업을 두고 목사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의 가정은 그때부터 더 가난해졌다고요.
그래도 강풀은 한번도 아버지를 원망하지 않았답니다. 오히려 새벽에 강단에 나가 엎드려 기도하는 아버지의 뒷모습에서 큰 감동을 받았다고 해요. 그가 대학을 졸업하고 서른 넘은 나이에 만화가가 되겠다고 했을 때도 아버지는 없는 살림에 작업실을 얻어주며 아들에게 “힘내라”고 응원했답니다. 때론 작품에 귀신 이야기를 쓸 때, 아버지 눈치가 보였지만 그때도 “네가 창작하는 것도 하나님이 주신 선물”이라고 응원했답니다. 그 덕분에, 그는 한번도 힘들다고 생각한 적이 없었습니다. 만화를 배운 뒤 출판사, 잡지사, 신문사 등 400여 곳에 이력서를 냈지만 그때마다 퇴짜당했지요.
그런데 그게 오히려 잘된 일이 되었습니다. 오프라인 만화가로 길이 열리지 않자 강풀은 2002년 컴퓨터로 만화를 그리는 웹툰 작가로 데뷔했습니다. 그 특유의 섬세하고 따뜻한 감성에 많은 이들이 환호하기 시작했습니다. 오프라인 만화의 길이 안 열려서 컴퓨터 웹툰 작가로 들어섰는데, . 그것이 오히려 그의 작품과 맞아 떨어졌고, 오늘날 한국 웹툰의 ‘조상격’이 된 겁니다. 늘 제가 강조하는 은혜죠. 하나님은 우리의 실패를 통해 그의 영광을 보게 하십니다. 전화위복의 은혜지요. 그는 예수님의 어린 시절을 만화로 그려보겠다는 꿈이 있습니다. 기독교인만을 위한 작품이 아닌, 사랑이 넘치는 예수님의 이야기요. 그의 도전이 언젠가 성취되길 응원합니다☺
(2023년 10월 15일 주일 주보에서)
강풀 작가가 각본을 쓴 드라마 무빙 포스터
강풀은 예명인데, 대학 다닐 적에 세탁을 안하려고 맨날 풀색 옷만 입고 다녔더니, 그때부터 강풀이라고 불렸다고.
첫댓글
목사님 덕분에 오늘은 강풀님을 알았습니다.
자랑스럽네요. 더더욱 잘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목사님 덕분에 영과 육이 풍성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