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규옥 | 2011-10-06 11:06:47, 조회 : 1,991, 추천 : 225 | |
10월 1일 토요일... 오늘부터 연휴 3일간 산빛에서 설악산 등반을 간다.
등반 예정지는 설악산 장군봉과 몽유도원도 릿지다.
4시 30분에 5호선 마장역 1번출구에서 산빛 식구들과 만나서
순학형님 차로 설악산으로 출발하기로 했는데 순학형님과 효근형님이
일이 생겨서 일요일저녁에 서울로 먼저 올라오셔야 해서
문섭대장도 차를 가지고 출발하기로 했다.
1진 - 철호와 선미언니는 평택 - 천안 - 설악동 2진 - 문섭대장, 창연형, 상미는 서울 - 설악동 3진 - 순학형님, 효근형, 양양은 마장동 - 설악동... 이렇게 출발했다.
5시 정도에 마장동을 출발했는데 3일 연휴라 그런지 차가 많이 막힌다...
서울시내를 빠져나와 구리를 벗어나는데 2시간정도 걸린것 같다...
먼저 출발한 다른 팀들도 마찬가지인것같다...
문섭대장과 가평휴게소에서 합류해서 같이 가기로 했는데
통화를 해보니 우리보다 40Km 정도를 앞서가고 있는것 같다..
대장에게 전화를해서 차가 많이 막히니 가평휴게소에서 만나지 말고 그냥 가기로 하고
계속 가다 서다를 반복하며 설악으로 향했다...
정체가 서서히 풀리며 차가 제 속도를 유지할때쯤 1진과 2진 통화를 해보니
모두들 청정조각공원휴게소 근처에 있어서 거기서 만나기로 했다.
시간이 늦어져서 설악에 도착해 저녁준비하고 식사를 하고나면
새벽 5시쯤엔 일어나 등반을 시작해야 하는데 시간이 많이 늦을것 같아서
거기서 간단히 잔치국수로 저녁을 해결하고 다시 설악으로 향했다..
중간에 진택형하고 통화를 했는데 진택형은 일이 늦게 끝나서
서울에서 버스로 출발해 속초로 온다는 것이다...
중간에 버스가 선다면 픽업할 생각이었는데 서울서 속초까지 논스톱이라다...
진택형을 속초에서 픽업하기로 하고 1진과 2진은 설악으로 먼저 들어가고
3진은 속초로 가서 간단히 먹거리와 술을 준비하고 진택형을 픽업해서
설악동 야영장으로 향했다... 먼저 도착한 팀이 넓은 주차장 한가운데 주차를 하고
텐트를 치고 내일 아침 먹을 밥을 하고 있었다... 바람이 싸늘하고 한기가 느껴진다...
자리를 잡고 효근형님이 준비한 삼겹살을 구워서 한잔씩 하고 치사량을 마신 나는
먼저 떨어졌다... 내일은 5시엔 일어나야 한다는데...
부산스런 소리에 잠에서 깨보니 6시다... 오늘 등반 시작부터 차질이 생겼다...
일어나 주위를 둘러보니 다들 주차장 주변 야영장에 텐트를 치고 있었는데
우리팀만 뻔뻔하게? 주차장 한가운데 덩그렁하게 텐트를 치고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쩜 민망했다... ㅎㅎㅎ
서둘러 짐을 정리하고 어제 해놓은 밥에 물을 부어 라면을 끓이고
대충 식사를 하는데 나는 속이 좋지않아서 아침을 먹기가 그렇다...
철호 차에 모든 짐을 실어놓고 설악동 입구 호텔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장군봉으로 향했다...
장군봉 시작점에 도착해보니 벌써 많은 팀들이 등반을 시작하고 있었다...
우리가 선택한 길은 삼형제길... 적벽 옆으로 돌아서 올라가는 구간이다...
시작포인트에 인원이 많아 2시간 가량을 대기하고서야 등반을 시작할 수 있었다.
해가 올라와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늘은 싸늘하게 춥고 햇살은 따뜻하다...
인원이 많아 문섭 대장팀과 철호 부등반대장팀으로 나눠 같은 루트를 등반하기로 했다..
근데 진택형이 암벽화를 빠뜨리고 왔다네...
첫 구간이 거의 직벽인데 고생할것 같은 생각이 든다...
세컨으로 올라간 상미... 첫구간을 오르고 있는데 상미가 베낭을 벗어놓고 출발해 버렸네..
닛지화 신고온 진택형이 그렇지 않아도 큰 상미 베낭에 진택형 베낭까지 메고
조마조마하게 올라간다...에궁~ 치매상미...
첫 피치를 올라가니 벌써 시간이 많이 치체되서 12시 가까이 되어간다...
그 다음부터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 써드는 슈퍼베이직을 이용해서 올라가기로 했다..
슈퍼베이직이 없었던 나는 중간엔 어센더를 이용해서... 사실 큰 베낭에 준비는 해왔는데
슈퍼베이직에 대한 안좋은 추억이 있어서... 신동엽길, 표범길에서 엄청 고생했었다...
그렇게 오르다 보니 점심시간도 없고... 첫번째 봉우리 마지막 구간에서는
꺽여서 돌아가는 구간이라 자일도 안빠지고 위에서 하는 소리도 안들린다...
전화도 제대로 안터지고... 심지어 달고가는 자일도 물려서 안딸려온다....
첫번째 봉우리를 내려와 두번째 봉우리로 오르고나니 5시가 넘었다...
해가 넘어가기 시작하니 칠부바지를 입고오신 효근형님이 추위때문에 떨고 계신다...
긴바지 여벌옷이 없으니 자꾸 윗도리를 껴입고 계신다...
발 아래엔 적벽이 보이고 산엔 산그림자들이 드리워져 점점 어두워지기 시작한다.
이제 슬슬 하산하기 시작해야 깜깜해져서 내려가는걸 면할텐데...
결국엔 해가 넘어가고 깜깜해져서야 하강지점에 도착했다...
... 세번째 봉우리는 아쉬움으로 남겨둔채...
창연형이 맨 마지마에서 자일과 장비를 회수하며 내려오고 있다...
문섭대장, 효근형, 선미언니, 진택형, 상미는 먼저 하강을 끝냈고
양양이는 중간 하강포인트에서 나머지 사람들이 하강을 하는 하강벽을
라이트로 비추다 어느정도 내려오자 양양도 하강을 했다.
그런데 그게 문제가 되었다... 내가 내려오고 나니 순학형님이
내가 있었던 중간 하강포인트를 찾지 못하는 것이다...
라이트가 있으니 당연히 찾을줄 알았는데 헤드랜턴은 발밑 정도만 보인는 모양이다..
그 때문에 순학형님이 중간 하강포인트를 지나쳐서 오버행 밑으로 내려와버린것이다.
'야~ 다 내려가버리면 어떻해~ 안보이잖아~' 하고선 오버행 밑으로 사라져서
불러도 대답이 없다... 순간 자일이 모자라 자일이 빠졌거나... 다쳤을까봐
다들 얼굴이 하얗게 되서 서로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 순간에 문섭대장이 가파른 슬랩을 하강줄을 잡고 빛의 속도로 뛰어올라가
순학형님이 내려온 곳을 살피러 올라갔다... 나중에 들어보니 순학형님이
중간 하강지점을 지나쳐 오버행을 내려오고 나서 자일이 모자라 하강한 하강기에서
자일이 빠져버려서 잠시 두분이 오도가도 못하고 있다가
문섭대장이 근처에 있던 하강볼트를 발견하고 거기에 두분이 확보를 하고
하강자일이 하강볼트에서 좀 떨어져 있어서 문섭대장이 자일도 없이
사이드로 몇동작을 움직여 마지막 하강줄을 잡고 두분이 내려오셨다고 한다.
아.. 그래도 다행이다.. 별일 없어서... 아직도 경험하고 배워야 할것들이 많다..
죄송합니다 순학형님... ㅠㅠ
하산을 하는데 불빛은 보이는데 하산 등산로까지 가는 길을 찾기가 어렵다...
주차한 주차장에 도착해보니 9시쯤 되었나?...
다들 배가 고파서 야영장 근처 식당에서 김치찌게, 된장찌게, 제육볶음에 소주와 맥주 한잔...
그렇게 먹고나니 진택형이 근처 바닷가에서 회를떠서 야영장에서 한 잔 더 하자고 한다.
식사를 마치고 순학형님과 효근형님은 문섭대장 차를 가지고 서울로 출발하셨다.
순학형님과 효근형님을 배웅하고 회를 뜨러가는데 나는 회를 뜨러가는 도중에
취기에 잠이 들었다... 야영장에서 한 잔 더 하자는것을 다 뿌리치고
무조건 잠자리에 들었다... 피곤하고... 취한다... 회는 진택형이 샀다고 한다...
철호는 월요일 일이 있어서 내가 자고 있는동안 새벽에 내려 갔고...
* 관리자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12-12-08 20: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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