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자협회가 주관하는 한국기자상 심사위원회는 지난 11월 23일(목) 제398회(2023년 10월) 이달의 기자상 수상작으로 디스패치의 <"남현희 예비신랑은, 여자"…전청조, 사기전과 판결문 입수 外> 보도 등 6편을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과 함께 선정하는 2023년 4분기 ‘생명존중 우수보도상’에는 MBN의 <벼랑 끝 자살대책 / 자살대책, 뭐든지 해야 한다>가 선정됐다.
시상식은 11월 30일(목) 오전 11시 한국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열린다.
◇ 취재보도2부문
△ 디스패치 사회연예부 김소정·박혜진·구민지·정태윤·김다은 기자 <“남현희 예비신랑은, 여자”…전청조, 사기전과 판결문 입수 外>
◇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 농민신문 문화부 박준하·지유리·서지민·황지원 기자 <1%의 시장, 전통주 붐은 온다>
△ 한국일보 미래기술탐사부 윤현종·이현주·오지혜 기자, DB컨텐츠팀 박서영 기자, 디지털미디어부 박인혜 기자 <출구 없는 사회적 공해 악취>
◇ 기획보도 방송부문
△ MBC 법조팀 나세웅·김상훈·손구민·정상빈·김지인 기자 <이태원 참사 1년, 1만2천쪽 수사기록 분석>
◇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 강원도민일보 사회부 오세현·이승은·정민엽(85회) 기자 <소양강댐 준공 50주년 빛과 그림자>
◇ 전문보도부문
△ SBS 디지털뉴스제작부 배여운 기자 <우리동네 비급여진료비 비교 ‘깐깐하게’> (온라인 부문)
◇ 2023년 4분기 생명존중 우수보도상
△ MBN 이혁준·김회종 기자 <벼랑 끝 자살대책 / 자살대책, 뭐든지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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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민일보가 2023년 1월부터 연재한 ‘소양강댐 준공 50주년 빛과 그림자’는 반세기 동안 감춰져 있던 댐 주변지역의 피해를 공론화하고 사회 전방위적인 대책을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물값 제대로 받기 4법’이 국회에 발의됐고 춘천시의회는 전국댐소재지시군구의회협의체에 가입하기로 결정, 댐 주변 지역들의 보상을 강화하는 데 힘을 보태기로 했다. 심포지엄으로, 책으로, 방송으로 소양강댐의 지난 50년을 다뤘다. 정부와 한국수자원공사(K-water)를 상대로 한 대응 방법은 여전한 과제다. 수리권에 대한 정확한 정의를 내리는 일도 시급하다. 소양강댐을 다시 들여다 봐야 하는 이유다.
■ 수몰민을 하나로 묶다
강원도민일보가 만난 수몰민만 50여 명이다. 강원도민일보는 춘천과 인제, 양구에 걸쳐 흩어져 있던 수몰민을 직접 만나 50년 전 댐 준공 당시의 상황을 들어봤다.
지난해 춘천시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973년 소양강댐 조성으로 6개 면·38개 지역이 수몰됐다. 이주민은 3153세대, 1만8546명으로 집계됐다. 춘천시(당시 춘성군), 양구군, 인제군 주민들이 고향을 잃었고, 춘천에 거주하는 수몰민만 현재 8800여 명에 이른다.
지금도 구글에서 주소지를 검색해 본다는 권오신 씨, 2015년 가뭄으로 소양강댐 물이 말라 집 터가 드러났을 때 누나가 엎드려 울었다는 권오심 씨, 비단결 같았던 고향이 아직도 눈에 선연하다는 엄기석 씨, 물 속 고향 땅을 바라보며 어린 시절 친구들과 따뜻한 밥한끼 하고 싶다는 수몰민 이병태 씨, 물에 잠긴 고향이 보이는 곳에 치매에 걸린 어머니를 모시고 가 사진을 찍고 그 사진을 영정사진으로 썼다는 강석철 씨까지 수몰민들의 슬픔과 한은 반세기가 지난 지금도 여전했다.
‘소양강댐 준공 50주년 빛과 그림자’ 보도는 수몰민들을 하나로 묶었다. 추전국민학교의 경우 학교가 없어진 후 동문들의 연락이 끊겼으나 본지 보도를 계기로 동문들이 50년 만에 만났다. 이들은 정기적으로 만나 지난 50년의 그리움을 조금씩 해소하고 있다.
추전국민학교 출신 현해숙 씨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1년에 한 두번씩은 만나기로 했다”며 “12월 2일 춘천에서 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어머니를 찾아달라’고 본지에 연락한 최인득씨의 사연은 지금도 화제다. 추전국민학교에서 3학년까지 다닌 뒤 춘천국민학교로 전학을 가 그곳에서 졸업한 최인득 씨는 가정환경 등의 이유로 홀로 남게 됐다. 친어머니와 이별한 지 50년도 더 지나 이제는 어머니의 이름도, 얼굴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러던 중 우연히 강원도민일보가 연재하고 있는 ‘소양강댐의 빛과 그림자, 추전국민학교 동문을 찾습니다’ 기사를 보고 마음 한 쪽에 담아 두었던 고향과 어머니의 생각이 났다. 소양강댐과 추전국민학교는 그가 고향을 떠올릴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단서다.
최인득 씨의 사연이 보도된 이후 추전국민학교 동문들이 최 씨와 연결이 됐고 이들은 지금도 주기적으로 연락하며 안부를 묻고 있다.
■ 지역이 움직이다
① 물값 제대로 받기 4법
지난 50년 간 댐 주변지역의 피해가 최대 10조원에 달한다는 보도가 이어지자 국회가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허영(춘천·철원·화천·양구 갑) 의원은 최근 ‘물값 제대로 받기 4법’을 대표 발의했다. 수몰이주민과 댐 주변지역 주민들의 피해에 대한 보상을 강화하고 유역관리기금을 만들어 유역별 물관리의 재원으로 사용하는 법안이 주요 골자다.
허영 의원이 대표발의한 ‘물값 제대로 받기 4법’은 ‘물관리기본법’과 ‘부담금 관리 기본법’, ‘댐건설·관리 및 주변지역지원 등에 관한 법률(댐건설관리법)’과 ‘국가재정법’ 각각의 일부개정법률안들로 구성됐다. 해당 법안의 골자는 댐 건설로 인한 수몰이주민, 주변지역 주민들의 피해 보상을 강화하고 유역에 포함되는 지자체들의 재정적 부담을 줄여주는 게 주요 골자다.
‘물관리기본법’ 개정안은 대량으로 수자원을 사용하는 자에게 사용량에 비례하는 취수부담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담았다. 이를 통해 ‘유역관리기금’을 조성하고 이를 유역별 물관리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법안이 통과되면 유역에 포함되는 지자체들이 주도적으로 물을 관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는 게 허영 의원 측의 입장이다.
수몰이주민과 댐 주변지역 주민들에 대한 보상 확대에도 나선다. ‘댐건설관리법’ 개정안은 소양강댐 건설 이후 발생한 수몰이주민과 주변지역 주민들의 피해에 대한 보상을 강화하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댐주변지역지원특별회계’를 설치, 건설비 회수가 완료된 다목적댐의 초과수익 등을 댐 주변 지역에 환원하려는 게 목적이다.
■ 지역이 움직이다
② 전국댐소재지시군구의회협의체 결성
강원도민일보의 보도는 댐 주변지역 지자체와 기초의회를 연결했다. 춘천시의회와 충주시의회는 지난달 춘천시의회에서 ‘소양강댐·충주댐 주민피해 공론화를 위한 공동세미나’를 가졌다.
댐 주변지역의 피해를 공론화 하기 위해 기초의회가 연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공동세미나에서 춘천시의회와 충주시의회는 정기적인 협의를 통해 정부를 상대로 한 대응 방안을 연구하기로 했다. 댐 출연금을 해당 댐에 전액 사용하고 댐 용수세를 신설하자는 제안도 나왔다.
양측의 논의는 최근들어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춘천시의회는 지난달 30일 전체의원 간담회를 갖고 전국댐소재지시군구의회협의체 구성에 대해 논의한 결과 찬성으로 결정했다. 충주시의회는 최근 전국 댐 소재지 24곳에 전국댐소재지시군구협의체 발족에 대해 공문을 보냈다. 협의체 발족은 이달 넷째주로 예정됐다.
김진호 춘천시의장은 “춘천지역 뿐만아니라 댐이 있는 시·군·구의회와 공동협의체를 만들어 지역주민의 건강과 이익, 행복을 대변할 수 있도록 의견수렴했다. 협의체를 구성하는 것으로 중지가 모아졌다”고 밝혔다.
강원특별자치도의회와 댐 소재지역 기초의회 의원들은 ‘소양강댐 주변지역 도·시·군의회 대응협의체’를 구성했다. 이들은 댐 주변지역의 피해상황, 소양강댐 건설로 인한 정부의 이익, 이를 지역사회와 환원하는 방법 등을 연구하고 있다. 댐 운영으로 발생한 초과이익을 지자체로 환원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강원특별자치도 설치법 3차 개정안에 담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 전국적인 주목을 받은 ‘소양강댐 준공 50주년’
‘소양강댐 준공 50주년 빛과 그림자’는 전국적인 주목을 받았다. 한국대댐회와 한국수자원공사(K-water), 춘천국제물포럼이 마련한 ‘소양강댐 준공 50주년 국제 심포지엄’에서는 본지 보도가 주제발표로 다뤄졌다.
국내·외 댐 관계자들은 소양강댐 건설로 고향을 잃게 된 수몰민들, 고립된 지역에 큰 관심을 보였다. 본지의 보도는 ‘소양강댐 50년 춘천시민사회의 기록’에도 수록됐다.
SBS의 시사교양 프로그램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꼬꼬무)’는 강원도민일보가 보도한 1984년 서울 대홍수를 다뤘다. 1984년 대홍수는 소양강댐의 안전성에 치명적인 상처를 남겼다. 본지가 보도한 ‘소양강댐 준공 50주년 빛과 그림자-소양강댐 붕괴론의 서막, 1984년 대홍수’를 통해 1984년 서울 대홍수와 소양강댐의 관계, 댐을 사수하기 위한 한국수자원공사 소양강댐지사 직원들의 숨겨진 이야기가 처음 공개됐다.
■ 소양강댐 준공 50년, 그 이후
올해로 준공 50년이 된 소양강댐은 한국 현대사에 빼놓을 수 없는 사건이다. ‘한강의 기적’의 시작도 소양강댐이다. 하지만 그 이면에 고통받고 있는 댐 주변지역의 현실도 반세기간 이어지고 있다. 댐 건설로 인한 피해를 보상 받아야 한다는 지역의 논리와 정부의 입장은 여전히 평행선이다. 전국적인 연대 협의체가 만들어졌지만 지역과 중앙과의 대립 속 이들이 어느정도의 협의를 도출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물은 누구의 것인지, 댐에서 나온 수익을 배분하는 현재의 방식이 맞는지에 대한 이견도 첨예하다. 높이 123m, 저수용량 29억t에 이르는 소양강댐은 강원도민들의 눈물로 채워졌다. 앞으로의 50년은 무엇으로 채울 수 있을까. [끝]
오세현·이승은·정민엽(85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