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이 너무 커져 버렸다.

[나는비]

일이 너무 커져 버렸다.

처음 시작은 '가르델' 얼굴이 그려진 식당을 발견한 것 뿐이었는데.

간판말고는 탱고와는 영 상관없던 그곳에서 들은 어설픈 첩보를 추적해

간신히 찾은 목요일 밀롱가에서 금요일 밀롱가를 알게 되고

금요일 밀롱가에서는 일요일 밀롱가를 알게 되고

일요일 밀롱가에서는 화요일 밀롱가를 알게 되고

결국, 이곳에서는 최초로 열린다는 탱고페스티발 소식까지 알게 되었다.

내가 가진 거라고는,

경유할 때 잠깐 들른 싱가폴 밀롱가 이후 버릴까 말까를 수백번 고민했던  

헐고 헌 연습용 댄스화 한 켤례 뿐.

여기에 헐렁하고 구리구리한 카고 바지를 입고 출 바에는 안 가고 만다, 생각했다.

그런데 이런, 탱고 옷을 파는 곳도 있단다.

처음엔 그냥 '구경'하러 갔다. 대체 뭘 팔까 신기해서.

쭉빵미녀들 옷 밖에 없어 돌아설려는 찰라 눈치빠른 주인장이 빨간 치마 한장을 내놓았다.

손바닥만한 치마 한장에 150달러라는 무시무시한 가격표.

순간 오늘도 오나다에서 주문을 받고 계실 미자님의 인자한 미소가 그리워졌지만,

100달러 라는 특별할인가격에 결국 카드를 꺼냈다.

"넌 내가 생전 처음 만나본 한국인이야" 이게 할인의 이유.

이리하야, 몇 안되는 조합의 조악한 밀롱가용 의상과

신을 때 마다 부끄러워지는 댄스화로  레바론 밀롱가 탐험에 나섰다.

남자든 여자든 평균키가 180-190,  몸매는 허걱..

아.. 내 가슴이 느껴지긴 할까, 정말 아브라쏘가 부끄러워지는 순간이다.

게다가 어찌나 꽉 안으시는지... 다리는 공중에서 대롱대롱

땅게로의 무게 중심이 가슴에서 느껴지지가 않고 목에서 턱! 걸린다. ㅎㅎ

다리에 걸고 감는 (심지어는 다리위에 앉히는) 패턴들을 좋아라들 하고,

부드럽고 조근조근한 걸음보다는 무게와 에너지를 이용하는 탱고를 선호하는 듯.

어쨌든 실수해도 재미있어하고,

초보여도 두려워하지 않고, 다들 심각하지 않고 즐거우니 나도 즐겁다.

음...땅게라들의 취향을 곰곰히 살펴보니,

확실한 리드와 시원시원한 걸음이 느낌 좋은 고*이님이나

회전 에너지를 역동적으로 사용하는 올드*이님이 온다면, 꽤나 사랑받겠다. 

아 물론, 두 분 다 탄탄한 가슴의 매력도 빼놓을 수 없고.  ^^

어쨌든 결국엔 16일 예정이던 레바논 체류일정을 한달 넘게 연장해 가며,

제 1회 베이루트 탱고 페스티발까지 구경하게 되었다는.

어느 곳이나 그렇듯, '처음'이라는 것이 가지는 기운이란 설레고 특별하다.

지난한 준비과정을 겪었을 운영진이 서로 위로의 춤을 추는 것을 보니, 괜스레 짠하기도 하고. 

어느새 우리나라에서는 외국댄서를 초청하는 페스티발이 흔해져버렸지만 말이다.

참, 탱고 페스티발 오픈 밀롱가에서 찍은 댄서들의 군무도 한 컷~

(빨간 조명을 마주보고 찍어서 화질은 엉망이니 감안하시고)

파도가 부서지는 바닷가 멋진 식당에서

테이블마다 웨이터들이 서빙태세를 갖추고 있는 건 부럽긴 했지만

그래도 입장료만 30달러, 오나다가 다시 한번 그리워 지는 순간.

http://serviceapi.nmv.naver.com/flash/NFPlayer.swf?vid=49F88556CBF993BBF7B8C2262953FCCA04AD&outKey=V1262ab650d3af102e023f163f1da20e40e31be33b4d14d29fa8df163f1da20e40e31

[天與志]

멋있다 ^^

[오랑]

ㅎㅎ 한국에서 온 댄서도 보이네요

[래용]

요즘에 안보이시길래 궁금했었는데......레바논에 계셨꾼요...^^

[호접몽]

일이 너무 커져버렸는걸요. 그래도 그곳에서 즐기시는 모습이 부러워요. 탱고 페스티발 소식 많이 담아주세요. ^^

[아이링]

나는비님도 그쪽 어느 땅게론가의 다리 위에 앉아본거에요? ㅋㅋ 넘신기하네요... 공연도 아닌데 밀롱가에서 진짜 그른걸 하는겝니까? ㅋㅋ 신기 신기

[낭만고양이.]

얼른 돌아오셨으면 좋겠네요~

[람세스]

나는비양 !!! 멋진인생 부럽워~~~ 건강하게 돌아오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