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삼백예순네 번째
인품이 미인을 만듭니다
그래, 나 못 생겨서 성형했어. 너는 예뻐서 행복해? 어느 드라마에 나오는 대사입니다. 외모지상주의가 여전히 판치는 세상에서 이 대사는 상당히 많은 이들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었을 겁니다. 외모와 행복이 단단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이 드라마의 주인공은 평소 남들의 이목에 어긋나지 않으려고, 현모양처처럼 보이려고 함부로 나다니지 않았으며, 꽃꽂이하는 여자로 보이려고 노력했답니다. 많은 이들이 아침 일찍 일어나 머리를 감고 화장하느라 잠을 손해 보며 지성으로 외모 가꾸기에 많은 시간을 낭비하고 있을 겁니다. 그렇지만 이 드라마를 통해 그녀는 그게 얼마나 부질없는 짓이었는지 깨달았답니다. 있는 그대로의 자연스러움이 더 아름답다고 생각하게 된 모양입니다. 그러나 여자들이 남들에게 예쁘게 보이려고 하는 것은 본능이자 남자들이 돈이나 권력을 가지려는 욕망과 다르지 않습니다. 남자들의 권력욕이 비난받을 일이 아니라면 여자들의 그런 욕망도 비난받을 일은 아닙니다. 양귀비는 미인을 들먹일 때마다 단골로 등장하는 인물이지만, 그녀는 화장을 짙게 하지 않았다고 전해집니다. 반면 청나라 건륭제建隆帝의 사랑을 거부하고도 목숨을 부지했던 향비香妃는 늘 몸에서 유혹적인 향기가 났답니다. 사막에서 자라는 대추인 사조沙棗의 꽃즙으로 목욕하고, 그 꽃즙 향고香膏를 온몸에 바르기 때문이었답니다. 그런데 특별히 화장하지 않았고, 이목구비가 아름답다고 할 수 없는데도 품위 있고 아름답게 느껴지는 사람이 있습니다. 일부러 짓는 표정도 아니고 특별히 근엄하게 보이려는 낌새도 없지만, 다른 이에게서는 느낄 수 없는 사랑스런 느낌이 흘러나옵니다. 우리는 그걸 인품이라고 합니다. 인품에서 느끼는 아름다움은 화장으로 만들어지지 않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