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는 조선시대 밀양 영남루, 진주 촉석루와 함께 '영남 3루'로 꼽히다 임진왜란 때 불에 탄 태화루(太和樓)를 복원키 위한 실시설계에 들어갔다.
3일 시에 따르면 중구 태화동 옛 로얄예식장 부지 일대 1만835㎡에 2011년까지 488억원을 들여 태화루를 복원하기 위해 ㈜삼풍엔지니어링에 맡겨 실시설계에 들어갔으며, 내년 8월까지 설계를 완료하고 착공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삼풍엔지니어링은 태화루 누각과 사직단(社稷壇), 기우제단, 누각 앞나루와 놀잇배 등 역사기록에 나타난 시설의 복원은 물론 전통문화체험관과 야외공연장, 산책로까지 갖춘 복합역사공원으로서의 설계에 착수했다.
시는 앞서 지난해에 울산대 도시건축연구소에 맡겨 '태화루 복원 기본계획'을 수립했으며, 이번 실시설계는 이를 바탕으로 할 것으로 알려졌다.
누각은 창건 시기가 확실하지 않고 조선초 중건됐다가 임진왜란 때 소실된 점을 고려해 조선전기의 양식에 따라 건립하되 지리적으로 가깝고 입지가 유사하며 현존하는 조선시대 누각인 밀양 영남루를 참고해 정면 5칸, 일자형으로 복원할 예정이다.
토지와 곡식을 주관하는 신에게 제사를 지내던 사직단과 기우제를 지내던 기우제단을 각각 세워 전통계승과 시민의 교육장으로 활용하고 태화나루 앞머리에 있었던 것으로 기록돼 있는 홍교와 옛 시인 묵객들이 태화루의 아름다운 절경을 읊었던 시비의 건립도 검토하고 있다.
이와 함께 누각 앞에 넓은 마당을 조성해 시민들의 휴식과 놀이, 각종 행사를 위한 공간으로 제공하고 십리대숲으로 이어지는 서편에는 전통문화체험관 등의 문화시설을 설치하며, 태화루 앞쪽 강에는 1970년대까지 있었던 나루를 복원하고 돛을 단 놀잇배 2척을 띄워 옛 정취를 되찾을 예정이다.
또 태화루 앞쪽 강과 맞닿는 지점의 암벽을 복원하고 복원부지 경계를 따라 낮은 토석담을 두르며, 조경은 전통성과 향토성을 부각시키면서 키가 낮은 상록수, 낙엽수, 소나무 등을 심어 경관을 확보하면서 누각의 랜드마크적 기능을 돋보이게 할 방침이다.
울산시 관계자는 "시민의 숙원이던 태화루를 복원키 위해 어려운 과정을 거쳐 편입부지 보상이 완료 단계에 있다"며 "태화루가 울산의 역사를 되살려 시민의 문화 긍지와 정체성을 높이고 태화강 생태하천의 중심축으로서 지역 랜드마크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손유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