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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거북 꼬리를 마을로 향하게 한 순창 구미리
지금으로부터 600여 년 전 순창 땅에 마음씨 착한 양씨네가 살았다. 이들은 가난을 벗어나려고 무척 노력하였으나 달라지지 않았다. 어느 날 꿈에 산신령이 나타나 좋은 집터를 일러주었다. 양씨 노인 일가는 새로운 자리에 정착하여 열심히 생활한 결과 자손들은 부귀를 누렸고, 높은 벼슬에 오른 인재들도 많았다. 이는 산신령의 말 대로 돌거북의 꼬리를 마을로 향하게 했기 때문이다. 이에 사람들은 양씨 노인이 개척한 마을을 거북이 꼬리가 마을로 향한 곳이라 하여 구미리(龜尾里)라 하였다.
전라북도 순창군 동계면에는 양씨 일가 300여 세대가 모여 사는 마을이 있다. 지금으로부터 600여 년 전, 양씨 노인 부부가 아들과 며느리가 함께 살고 있었다. 양씨 부부는 외아들이 병을 앓고 있어서 걱정이 태산 같았다. 앓아누운 아들은 부모님을 고생시켜 미안했고, 부모들은 약도 제대로 써주지 못해 미안했다. 이런 사정을 잘 알고 있는 산신령은 양씨네 가족을 도와주고 싶었다. 그리하여 어느 날, 양씨의 꿈에 나타났다. “지금 당장 나무로 매를 깎은 다음에 동이 트기 전 높은 곳에 올라가 활로 나무로 만든 매를 해가 지는 쪽으로 쏘게. 그리고 나무매가 날아가다가 떨어지는 곳에다 터를 잡고 살도록 하게." 양씨 노인이 꿈에서 깨어 밤새도록 나무매를 깎았다. 이윽고 먼동이 트자 양씨 노인 부부는 험한 고개로 올라갔다. 양씨 노인은 나무매를 활에 잰 다음 시위를 서쪽을 향해 당겼다. 신기하게도 나무매는 사흘 동안 날아서 지금의 구미리에 있는 큰 나뭇가지에 앉았다. 양씨 노인 일가는 그날부터 그곳으로 이주하여 집을 짓고 땅을 일구었다.
어느 날 밤이었다. 양씨 노인이 막 잠이 들려고 하는데 산신령이 또 나타났다. 산신령은 전과 달리 굳은 표정으로 말문을 열었다. “동구 밖에 있는 내를 건너 열세 번째 발걸음이 닿는 곳의 땅을 파면 돌거북이 나올 걸세. 그 돌거북을 꺼낸 다음 거북이의 꼬리가 마을로 향하게 돌려놓게. 만일 거북이의 머리가 마을로 향하도록 놓으면 큰 벌을 받을 걸세.” 꿈에서 깨어난 양씨 노인은 동구 밖으로 나가서 구덩이를 팠다. 과연 땅 속에서 커다란 돌거북 한 개가 나왔다. 양씨 노인은 산신령의 말대로 돌거북의 꼬리가 마을을 향하게 돌려놓았다. 그러자 이제까지 나무에 걸려있던 나무매가 돌거북을 한 바퀴 돌고서 어디론지 날아가고 말았다. 이후 양씨 노인의 자손들은 부귀를 누렸고, 높은 벼슬에 오른 인재들도 많이 나왔다. 이에 사람들은 양씨 노인이 개척한 마을을 돌거북 꼬리가 마을로 향한 곳이라 하여 구미리(龜尾里)라 하였다.
참고자료
단행본
박영준. 한국의 전설2. 서울:한국문화도서출판사, 1972.
단행본
국토해양부 국토지리정보원. 한국지명유래집-전라·제주편. 경기:국토해양부 국토지리정보원, 2010.
지방문화원
순창문화원 GO
집필자
이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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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구미리 잘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디ㅡ
"돌거북 꼬리를 마을로 향하게 한 순창 구미리"
지명설화 라고 생각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