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바 알머슨- 스페인 태생, 1969년생 그러니까 50세.
자화상이라는데 어찌 이렇게 푸근한 인상일까?
아마도 동양계가 아닐까, 하는 추측도 했었지만....
전시회는 에바 알머슨이 학창시절 주로 다뤘던 판화(에칭, 실크 스크린) 작품부터
최근 작품까지....
홍보 포스터에 나와 있는 그림이 아마도 최근 그림인 듯했어요.
전시장을 꽉 채운 유치원, 초등학생들과 그의 엄마들.
진지하게 작품 감상하는 모습이 참 대견했어요.
전시장에서는 사진 촬영이 금지되어 있어
그 많은 작품을 모조리 머리 속에 저장했지요.
이 전시의 가장 큰 특징은,
그림의 제목, 그린 날짜만 적혀 있는 게 아니라
스토리가 담겨 있어요. 그림을 그릴 당시 작가의 생각이나 느낌 등이 진솔하게 적혀 있어서
아이들도 읽으면서 그림을 조금 이해할 수 있을 듯했지요.
친절한 전시회.
전시장 안에도 사람들이 꽤 많았는데
밖에 나오니 여기도 바글바글^^
안에는 마음에 드는 그림이 엄청 많았는데 사진을 찍을 수 없으니
밖에 걸려 있는 그림에 만족할 수밖에...
화보집을 사도 괜찮겠다 생각했지만 그것도 욕심이겠다 싶어, 포기...
기념품 매장은 또 어찌나 인기가 좋은지 계산 한 번 하려면 줄을 쭉 서야 할 정도.
종류도 많고 디자인도 다양해서 어린이, 어른 모두에게 인기가 좋았어요.
그림 한 점 사고 싶었지만 값이 꽤 나가서 포기하고 자그마한 머그 잔 두 개로 만족^^
예술의 전당 안에 있는 한정식 집에서 점심을 먹고 황급히 인천으로 내려왔어요.
집에 일이 있어서(중환자실에 있던 어머니가 일반병실로 옮겼다고 하여)
오늘 산 머그 두 개....
이 잔은 7개 세트인데 모두 사고 싶을 정도로 하나하나 정말 예뻤어요.
같이 간 이지현 샘은 언니들에게 선물한다고 모두 샀지요.
에바 알머슨이 그린 그림책
'엄마는 해녀입니다.'
전시회장에서 이 그림책에 대한 스토리와 뒷이야기를 보았어요.
놀라운 것은 이 그림을 그리기 위해 에바 알머슨이 제주도에서 오랫동안 머물면서 해녀 할머니들과 교류하는 모습이었어요.
프로다운 모습에 고개를 끄덕였지요.
그렇게 발로 뛰고 삶에 녹아들어 그린 그림은 감동을 줄 수 밖에 없다고
글도 마찬가지라고.
생각만으로 쓰는 글은 잠깐 동안의 즐거움은 줄 수 있을지 몰라도 오랜시간 사랑 받기 힘들다는 생각, 반면 발로 뛰고 가슴으로 느끼고 삶 속에 빠져 들어 쓴 글은 오래오래 사랑받을 수 있을 거라는 생각....
그림책 겉장은 그다지 마음에 안 드는 편이지만, 속그림은 하나하나 정말 독창적이고 상상력이 넘쳤어요.
글작가 '고희영'이 누굴까 궁금했는데 알고 보니 제주 우도 해녀들의 삶을 포착한 다큐멘터리 물숨의 고희영 감독.
글이 참 진솔하고 감동적이네요.
담백하고 탄탄한 글과 멋진 그림- 환상적인 만남입니다.
첫댓글
화려하면서도 편안한 느낌을 주는 에마 알머슨의 그림을 좋아하는 1인이지만 직접 그림을 보지는 못했어요. 참 좋은 시간이었게네요.
발로 뛰고 가슴으로 느끼고, 그리고 삶에 녹아들어 만든 작품, 샘 느낌 글에 공감합니다.
행복을 그린다는 말이 딱 맞더라고요. 어려운 그림이 아니어서 좋았어요.
아... 저는 머리로만 뛰는... 발로는 거의 뛰지 않는.... 게으른 작가랍니다. 훌쩍...
와, 능력자^^ 나는 머리가 안되어 어쩔 수 없이 발로 뛰는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