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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영표수제자™ 입니다.
월드컵 기간 동안 경기 리뷰에 대한 간단한 칼럼을 적어드리려고 준비한 '수제자의 경기 돌아보기' 입니다. 모든 경기는 아니어도 이슈가 되는 중요한 경기 내용을 저만의 색깔로 담아보겠습니다. 재밌게 즐겨주세요.
『 대한민국 vs 러시아 '2012년과 2014년 같은 한국, 다른 전술?' 』
[ 경 기 전 에 ... ]
2012년 8월 10일 금요일.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올림픽 축구대표팀은 영원히 칭송받을 새 역사를 쓰게됩니다. 바로 영원한 숙적 일본을 꺽고 한국축구 사상 첫 올림픽 메달을 따낸 것입니다. 선수들은 경기 시작부터 끝까지 투지의 끝을 보여주었고, 끝끝내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기적을 이뤄냈습니다. 결과도 결과지만 이 당시 홍명보호는 경기 내용적으로도 엄청난 호평을 받았었습니다. 특히 빌드업을 하는 과정, 상대를 압박하는 형태, 공간과 슈팅찬스를 만들어내는 방식면에서 앞으로 한국축구가 나아가야할, 한국식 축구의 진정한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2년이 흐른 2014년 6월 18일 대망의 월드컵 첫경기 러시아전. 같지만 다른 2012년 홍명보호와 2014년 홍명보호를 비교 분석해보겠습니다.
【 2년전 '박시탈' 박주영의 결승골로 한국은 일본을 누르고 첫 올림픽 메달을 이뤄냈다 】
《사진 = OSEN》
[ 홍명보 감독의 '페르소나' 달라진 구자철 활용법 ]
'홍명보 감독 전술의 가장 핵심적인 선수는 누구일까?' 많은 논란을 불러 일으키며 발탁한 박주영도 중요하지만, 홍명보의 '페르소나'는 단연 주장 구자철입니다. 엄청난 활동량으로 상대의 빌드업 과정을 괴롭히고, 공격시에는 동료들이 올라올때까지 상대 선수들의 압박을 버텨내면서 공격을 전개시키는 역할의 구자철은 그야말로 대표팀 공수의 핵입니다. 다만 .. 거의 동일한 선수구성, 똑같은 선수, 똑같은 감독에 똑같은 역할이지만 러시아전의 구자철은 뭔가 예전과는 달랐습니다.
빨간원 - 구자철 / 파란원 - 박종우
빨간원 - 구자철 / 파란원 - 박주영
위 사진은 런던올림픽 영국전 모습입니다. 위 사진은 빌드업 과정이었고, 아래 사진은 역습장면입니다.
빨간원 - 구자철 / 파란원 - 박주영
빨간원 - 구자철
이번 사진은 러시아전 사진입니다. 두 사진 모두 빌드업 과정이었습니다.
런던 올림픽 당시 구자철은 박종우-기성용 라인보다 앞에서 시작했지만 빌드업 과정에서 이 3선수는 꾸준히 자리를 바꿔가며 경기를 조율했습니다 상황에 따라 구자철이 수비 바로 앞에서 공을 받아 자신보다 앞에있는 기성용, 박종우에게 패스를 내주는 일도 심심치않게 볼수 있었습니다. 구자철은 뒤로 내려와 공을 받아 앞선의 선수에게 공을 전달한 후 빠르게 공격 지역으로 가담하여 자신의 위치에 가담하여 득점 찬스를 노리는 모습을 자주 보여주었습니다. 당시 구자철을 포지션으로 정리하자면 공격형 미드필더와 중앙 미드필더를 아우르는 역할이었다고 볼수 있습니다.
반면 러시아전 구자철은 두 중앙 미드필더 한국영-기성용과 철저히 분업을 했습니다. 이전과 달리 빌드업에는 관여하지 않았고 앞선에서 공격수 박주영과 함께 때로는 박주영보다 더 높은 지역에서 볼경합을 하는 장면도 볼수 있었습니다. 기본적으로 홍명보 감독이 구자철을 이용하는 방법 자체가 런던 올림픽과 달랐다고 할수 있습니다. 이 경기에서 구자철은 전형적인 투톱 공격수와 같이 플레이했다고 볼수 있습니다.
런던 올림픽 당시 보여준 구자철 중심의 패싱게임이 같은 감독의 팀임에도 쉽게 볼수 없는 것은 바로 구자철의 역할과 위치가 달라졌기 때문이고, 그로 인해 한국의 주 빌드업 루트 역시 중앙 미드필더들의 패싱게임 보다는 측면에 위치한 손흥민과 이청용에 의존할수 밖에 없었습니다.
[ 2012년과 달라진 또 한가지, 압박의 위치와 선수 간 간격 ]
① 압박의 위치
이번 대표팀과 런던 올림픽 대표팀의 가장 달라진 두가지 점은 바로 '구자철의 역할 변화'에 따른 빌드업 방식의 변화, 그리고 또 한가지인 선수간 간격과 압박의 위치변화입니다. 런던 올림픽을 인상깊게 보셨거나 기억력이 좋으신 분들이라면 한국이 얼마나 상대를 높은 위치에서 압박 했는지 기억하실겁니다.
위 사진들은 런던올림픽 영국전 전반과 후반 전방 압박 상황입니다.
이번 사진들은 러시아전 전반과 후반 수비상황입니다.
올림픽에서 한국은 우승팀 멕시코, 개최국 영국, 준우승팀 브라질 등 상대를 불문하고 상황에 따라 키퍼까지 압박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등 당시 한국의 조직적이고 빈틈없는 전방압박은 상대를 곤혹스럽게 만들곤 했습니다. 위 두 사진을 보면 얼마나 많은 선수들이 전방으로 동시다발적인 압박을 수행하는 지를 단적으로 보여준 장면입니다. 영국전 뿐만 아니라 개인 기술로는 늘 세계 정점에 있다는 브라질을 상대로도 선제 실점 전까지는 강한 전방압박으로 브라질의 공격의지를 뿌리부터 차단하기도 했던 한국이었습니다.
러시아전 필자가 가장 의아하고 답답했던 장면은 러시아가 '빌드업을 너무나 편안하게 한다는 점'이었습니다. 센터백과 수비형 미드필더부터 시작되는 특별할 것 없는 빌드업이 아무런 방해없이 너무나 쉽게 이루어지니 한국은 지속적으로 측면을 파고드는 러시아 선수들에게 크로스를 허용하게되고 수차례의 코너킥을 내주게 되었습니다. 결국 동점골 역시 이런 과정속에 측면이 무너지면서 나왔다는 점은 대표팀이 꼭 기억해야할 것입니다.
② 선수 간 간격
구자철의 최전방배치, 사라진 1선 압박. 이 두가지 점이 공통적으로 말하는 바는 결국 선수들간의 거리가 멀어졌다는 점입니다. 중앙에 구자철 대신 사이드라인을 등지고 있는 이청용과 손흥민, 양 측면 선수들을 기점으로 빌드업을 하다보니 결국 선택지가 좁아지고, 그 결과 대표팀은 단조로운 공격에 의존하기 시작합니다. 동영상 게시판에 올라온 '박주영 볼터치 영상'을 보면 공중볼 비중이 상당히 높은데, 사전에 의도된 상황이 아니라면 선수들의 간격 유지를 제대로 하지 못해 나오는 상황이라고 볼수 있습니다.
'거리가 길고 높은 패스 보다 거리가 짧은 패스가 훨씬 정확하다' 라는 축구계 명제가 있습니다. 러시아의 장신수비수들을 상대로 몸놀림이 예전같지 못한 박주영을 이용해 공중볼 싸움을 지속적으로 시도했다는 점은 이번 러시아전의 가장 좋지못한 장면이었다고 생각됩니다. 결국 넓어진 선수간 공간은 공격에서는 정확도를 떨어뜨렸고, 수비에서는 상대에게 자유로이 활동할 공간이 되어주었습니다. 수비와 미드필더, 미드필더와 공격수간의 간격 유지는 개인 돌파력이 뛰어난 알제리를 상대하기위해 꼭 수정되어야 할 부분입니다.
[ 자신하던 체력전에서 러시아에 진 이유 ]
월드컵 직전 많은 전문가들은 러시아전 주요시점을 후반 10분 이후라고 얘기해왔습니다. 이는 러시아와 너무도 다른 브라질의 기후, 게다가 그중에서도 습도가 굉장히 높은 쿠이아바 지역의 특성이 러시아보단 한국에 더 유리할것이라는 전망이 그 이유였습니다. 그러나 정작 뚜껑을 열어보니 후반전 먼저 방전된 쪽은 러시아가 아닌 한국이었고, 한국은 H조 4개팀 가운데 가장 적은 활동거리를 기록하게 됩니다. 후반 중반 이후부터 러시아에게 주도권을 완전히 내준 후 제대로 역습 조차 해보지 못하고 무승부로 마치게 된 것 역시 한국 선수들의 체력문제 때문이었습니다. 한국은 늘 체력과 기동력이 강점이라고 말해왔는데, 러시아전에는 왜 그랬을까요??
① 전반부터 지속된 롱볼 축구로 인해 의미없는 활동량 증가 & 그 과정에 자연스레 멀어진 선수 간 거리
한국은 전반부터 박주영과 구자철의 머리를 향한 패스가 자주 나왔습니다. 기본적으로 공중볼 싸움 그것도 자신보다 체구가 큰 선수를 상대로 하는 헤딩 경합을 하는 것은 체력적으로 굉장히 힘들수 있는데, 이런 모습이 전반 부터 나오면서 1선의 선수들은 헤딩 싸움하다 지쳐버렸고, 또 2선의 미드필더들은 공중볼을 받아내기위해 지속적으로 전진과 후퇴를 반복하다 보니 볼 소유 여부와 상관없이 계속 의미없는 활동량이 늘어나고 말았습니다. 전반 구자철은 팀내에서 가장 많이 뛴 선수였으나 그가 수비적으로 많이 내려온 것이 아니었다는 점은 결국 공중볼 다툼과 위치선정에 너무 많은 에너지를 쏟아부었다고 해석할수 있겠습니다.
② 주도권을 내준 경기 흐름 & 간결함을 추구하는 역습 스타일
실제 경기 점유율 그래프를 보면 양팀은 큰 차이가 없습니다. 다만 전반 막판부터 러시아가 주도권을 강하게 틀어잡고 한국은 이를 끊어내어 역습으로 이어가는 그림이 나오면서 양팀이 심리적으로 느끼는 피로도가 달라지기 시작합니다. 일반적으론 공격하는 쪽이 수비하는 쪽 보다 많이 뛰어야 하지만, 그 시간이 길어지게 되면 수비하는 쪽의 피로도가 더 큰 폭으로 증가하게 됩니다. 결국 러시아에게 계속해서 공격을 당하는 입장이었던 한국은 그 피로도가 점점 늘어갔고 후반 빠른 체력 고갈을 유발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③ 선수 개개인의 좋지 못한 컨디션
선수의 현재 컨디션을 알아보는 가장 좋은 방법은 두가지가 있습니다. 한가지는 볼터치를 관찰하는 것이고, 또 한가지는 선수가 90분을 소화할수 있는지를 지켜보는 것입니다. 한국 대표팀 선수 중에는 소속팀에서 출전기회가 부족했다거나 대회 직전 크고 작은 부상을 당하는 등 좋은 컨디션으로 팀에 합류한 선수가 거의 손에 꼽힐정도로 부족했습니다. 월드컵 준비 과정에서 피지컬 코치 아래서 열심히 훈련을 해왔겠지만 그 짧은 기간으론 선수들의 컨디션과 체력을 최대로 끌어올리기 부족했던것 같습니다. 이 부분은 경기를 치룰수록 나아질수 있는 부분이기는 하지만 앞으로 두경기 밖에 남지 않았다는 점에서 감독 및 코칭 스태프 들이 철저히 체크해야할 부분일 것입니다.
[ 경 기 종 료 ]
비록 첫경기 러시아를 상대로 승리하지는 못했지만 그간 부진했던 평가전에 비해 분명히 나아졌다는 점과 선수들의 컨디션, 몸놀림이 점점 좋아지고 있다는 것을 느낄수 있었던 경기였습니다. 팀 전술은 부족함이 있을지 몰라도 손흥민-이청용-한국영 등의 활약이 좋았고, 무엇보다 팀의 중심인 구자철의 컨디션이 올라오고 있다는 점은 충분히 기대할만한 부분이라고 생각됩니다. 또한 막내 손흥민이 아쉽게 놓친 슈팅기회를 심기일전하여 다음경기에서도 만들어낼수 있다면 혼돈의 H조의 승자로 일어설수 있을 가능성이 충분함을 확인한 경기였다고 생각합니다. 아직은 어린, 경험이 많이 부족한 손흥민에게 질타와 비난 보단 끝없는 격려와 믿음을 보내줌이 어떠할까 생각됩니다. 우리선수들이 다음 경기 알제리는 꼭 승리하기를 바래봅니다. 여기까지 .... 예상보다 훨씬 길어진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 날씨가 많이 더워졌는데 다들 건강 조심하시길 바랍니다.
【 남아공월드컵에 참여하지 못했던 한을 브라질에서 선제골로 화끈하게 풀어낸 병장 이근호 】
《사진 = 중부일보》
필자 선정 경기 MOM ☞ 이근호(상주 상무)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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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제된 댓글 입니다.
감사합니다. 더 노력하겠습니다 ^^
결국 카펠로 감독의 말이 맞는 거네요. 러시아가 워낙 안좋았던 것이군요... 우리가 잘한게 아니고...
러시아가 주장 시르코프가 불참하는 등 전력에 손실이 생기면서 매우 좋았을때의 모습이 아니었죠. 그럼에도 한국이 전방에서부터 강한 압박을 하지 않은 것은 아무래도 홍명보 감독이 첫경기 만에하나 패했을때 선수들에게 쏟아질 비난이 염려되어 조심스러운 경기를 펼친게 아닌가 싶네요. 다음경기 알제리전부턴 좀 더 적극적인 경기를 기대해봅니다
러시아가 안좋았던 것이었군요.
주장 시르코프도 불참했고, 러시아전이 이번 대회 경기중 손에 꼽힐만큼 천천히 경기가 운영되었다는 걸 생각하면 ㅎㅎ 우리가 좀 더 공격적으로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