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 용혜원
봄이 들판에 손을 뻗치면
초록을 예찬하는 노래가
곳곳에서 들려온다.
버드나무 잎새의 연초록 빛깔이
만져보고 싶도록 아름답다.
봄바람이
가슴에 불어온 사람들은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 한다.
창문을 활짝 열게 하고
옷의 무게가 더 가벼워져
발걸음의 속도를
점점 더 가볍게 한다.
4월엔
사랑하는 사람의 이름이
더 정답게 더 가까이
귓가에 들려온다.
사월의 편지 / 향기 이정순
노란 연정으로 피워낸
개나리도
어느새 푸른 사연들로
두 주머니가 불룩하네요.
임 에게
겹겹이 접어둔 사연들을
꽃 편지에 띄워 보내야 하는데
벌써 꽃비로 쏟아져 내리네요
산 벚꽃
붉은 꽃그늘아래 산새가
속울음으로 사연을 전하며
산울림으로 전해옵니다.
4월의 詩 / 도지현
눈이 시리게 아름다운 계절
차라리 눈물이 난다
돌아보는 곳마다 함박웃음 짓는
꽃들의 유혹에 짐짓 유혹당해 본다
“장자의 호접몽”에서처럼
잠시 나비가 되어 날아
꽃과 사랑에 빠져 보기도 하고
꽃의 향기에 취해 흔들리기도 하며
이 아름다운 계절을 한껏 즐기고 싶다
한 세상 산다는 것이 별 거드냐
백 년도 못 사는 인생
꿈꾸듯 살아 보고 취한 듯 살아보자
아름다움을 아름다움으로 보고
그 아름다움에 푹 빠져도 보는 것도
인생에 때로는 필요하지 않을까
이 계절에 한 편의 詩처럼 살고 싶다
4월의 사랑 / 이종승
노란 개나리
황사에 고개 숙이고
졸고 있는 한때
나도 둘이서 어디론가 날고 싶다
커튼 사이로 찾아드는
빛을 죽이고 싶다
나를 떠난 빛을
약속 시간 지나감을
기다려보지 않은 사람은
내일을 모른다
가자 부서지기 위해 태어나는
아름다움을 위하여
4월의 은빛 햇살
그림이 되고 시가 되고
그리움이 되기 때문이다
따뜻한 댓글과 답글은 그 사람의 향기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