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사복(權思復)-방안(放鴈)(기러기를 놓아주며)
雲漢猶堪任意飛(운한유감임의비) 높은 하늘에선 마음대로 날 수 있는데
稻田胡自蹈危機(도전호자토위기) 어찌하여 논에 내려왔다가 위험에 빠졌는가
從今去向冥冥外(종금거향명명외) 이제부터 하늘 저 멀리 날아가서
只要全身勿要肥(지요전신물요비) 몸을 온전히 할 뿐 살찌기를 구하지 말거라
*위 시는 “한시 감상 景경, 자연을 노래하다(한국고전번역원 엮음)”(청구풍아靑丘風雅)에 실려 있는 것을 옮겨 본 것입니다.
*장미경님은 “권사복에 대한 자세한 인적사항은 찾아볼 수 없다. 다만 ‘전라감영지’에 1361년 (공민왕10) 안렴사로 부임했다는 기록이 보이고, 고려사에 1368년 (공민왕17) 과거 시험의 하나인 국자감시의 시관으로 추천되었다는 기록이 보인다. 일반적으로 문과 급제자가 시관으로 선발되었다는 점을 고려할 때 그는 문과에 급제하고 시관으로 추천될 만큼 문재文才가 뛰어났으리라는 것을 추정할 수 있다.
‘청풍구아’에는 이 시의 제목 아래 마을의 한 주민이 기러기를 생포하여 시인에게 주었는데 차마 먹을 수 없어 놓아주면서 지은 것이라는 설명이 있다. 먹고 살기 위해 논에 내려앉은 기러기가 오히려 인간에게 잡아먹히게 된 상황에 연민을 느낀 시인이 앞으로는 몸을 살찌우기보다 몸을 보전하는 데 더 주의할 것을 당부하면서 기러기를 놓아준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시인이 기러기에게 연민을 느낀 이유는 무엇일까? 단순히 힘없는 생명에 대해 느낀 안타까움 때문일 수도 있지만 좀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애를 쓰다 소중한 목숨을 잃곤 하는 인간 군상을 떠올려서 일 수도 있겠다.
자유롭게 하늘을 날던 기러기가 논에 내려온 이유는 먹을거리를 찾아서일 것이다. 분명히 알 수 있는 위험 요소뿐 아니라 어딘가에 도사리고 있을지 모를 잠재적 위험 요소까지 경계하는 마음을 가졌더라면 위험을 피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시의 기러기는 결국 인간에게 잡히고 말았다. 주변에 대한 경계심이 부족했는지, 위험을 감수할 만큼 절실하게 먹이가 필요했는지, 먹을거리에 온통 주의를 빼앗겨 주변 경계를 소홀히 했는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이 시에 달려있는 ‘이익을 쫓는 무리를 경계시킬 만하다可以驚逐利之徒’라는 김종직(金宗直)의 평을 근거로 본다면 기러기가 추구했던 것은 이익이고, 그 이익은 생존을 위한 것 이상의 탐욕을 의미하고 있음을 유추할 수 있다.
김종직은 정몽주와 길재의 학통을 계승하여 김굉필, 조광조에게 이어 주는 역할을 했다. 조선 시대 도학의 정통을 잇는 중추적 역할을 한 문신이요, 학자이다. 그가 말한 이기심에 대한 경계는 극단적인 이기심과 출세지향적인 태도로 빈부와 계층의 격차가 점점 벌어지는 현대 사회에 경종을 울린다.
욕망의 주체는 인간이다. 인간은 당연히 욕망을 긍정적인 기제로 활용할 수 있다. 많은 사람이 다양한 방식의 행복을 추구하며, 다른 사람과의 조화 속에서 자신의 욕망을 실현해 간다면 자기가 놓인 상황에 만족하며 행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만족함을 알면 욕됨이 없고, 멈춤을 알면 위태함이 없어 오래갈 수 있다知足不辱, 知止不殆, 可以長久’라는 노자(老子)의 말을 찬찬히 되새겨 볼 일이다.”라고 감상평을 하셨습니다.
*권사복(權思復)-고려 공민왕(恭愍王) 때의 문신. 본관은 안동(安東). 정당문학(政堂文學) 백문보(白文寶)의 문인으로, 김구용(金九容)ㆍ이숭인(李崇仁)ㆍ이무방(李茂芳) 등과 동문(同門).
첫댓글 보다 나은 삶을 위한 몸부림치는 우리네 군상들...
삶은 그리 녹녹치 않으니 권모술수가 난무한듯합니다....
멈추고 내려 놓으면 편안하지요..하지만 그것이 쉽지 않으니.....
네,그래서 많은 공부와 수양이 필요한 듯 합니다.
회장님의 좋은 말씀에 감사드리고,
이번 주도 행복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