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시, 걷기 좋은 길 ‘맨발로’ 150m 시범 조성…내년에는 낙동강 양안 5.3㎞ 조성 확대
효과 전도사 노릇 톡톡 이철우 경북도지사, 맨발걷기국민운동본부 명예회장 추대
김대일 경북도의원, 포항시·포항시의회, 경주시, 청송군, 구미시 등 잇따라 "맨발로(路) 확충"
안동시가 성희여고 앞 낙동강 둔치에 맨발로 걷기 좋은 길을 조성해 시민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안동시 제공
맨발로 자연을 느끼며 걷는 '어싱족''(Earthing+族)이 늘면서 국내 맨발 걷기를 선도하고 있는 경북 곳곳에 '맨발로(路)'가 잇따라 조성되고 있다.
안동시는 최근 성희여고 앞 강변 둔치에 맨발로 걷기 좋은 길 '맨발로'를 시범 조성했다고 27일 밝혔다. 길이 150m, 폭 2m의 레드일라이트 길이다. 레드일라이트는 10여 종의 다양한 미네랄을 품은 친환경 천연광물이다.
안동시는 내년까지 5억5천만원을 들여 낙동강 양쪽 5.3㎞에 세족장을 포함하는 다양한 맨발길을 조성할 계획이다.
최근 '어싱족'이라는 신조어가 나올 만큼 맨발 걷기가 세계적 열풍을 몰고 있다.
맨발 걷기는 치매 예방과 기억력 향상, 혈액순환, 고지혈증 개선, 고혈압·당뇨 완화, 불면증 개선에 효과적이라고 알려져 있다. 땅과 몸을 맞닿는 '접지' 행위만으로도 만성 통증, 스트레스, 염증으로 인한 노화 등을 개선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고령층은 물론이고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젊은 세대의 참여와 체험도 늘고 있다.
박동창 맨발걷기국민운동본부 회장은 지난 8월 경북도청에서 이철우 도지사를 만나 그를 맨발걷기국민운동본부 명예회장으로 추대했다. 이와 함께 맨발걷기운동 확산 유공자 감사패를 전달했다. 경북도 제공
경북은 국내에서도 이런 열풍을 선도하는 대표 지역이다. 맨발 걷기 전도사를 자처하는 이철우 경북도지사 영향이 크다.
그는 민선 7기 경북도지사 당선 이후 도청 신도시 천년숲의 황톳길을 도청 직원 및 손님들과 수시로 거닐며 맨발 걷기의 효용을 설파해 왔다. 가장 값싸고 쉬운 '무병장수의 비법'이자, 자연 속에서 생각을 정리하고 다양한 아이디어를 고안하는 좋은 기회라는 것.
이런 공로로 이 도지사는 지난 7월 맨발걷기국민운동본부 명예회장으로 추대됐다.
지역 시·군 등 각계에서도 움직임에 동참하고 있다.
김대일 경북도의회 의원(안동)은 지난달 '경상북도 맨발 걷기 활성화 지원에 관한 조례안'을 대표발의했다. 맨발로 걷기 좋은 보행로 등 시설을 확충할 근거를 마련했다.
포항시 남구 송도동의 '맨발로' 산책길을 시민들이 걸어가고 있다. 포항시 제공
같은 달 포항시의회도 '포항시 맨발 걷기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조례안'을 마련했다. 포항시는 2020년부터 송도 솔밭, 인덕산 자연마당, 흥해 용한리 해변 등 '맨발로 30선'을 선정해 널리 알리고 있다.
경주시도 지난 2021년부터 최근까지 황성공원에 총 765m 구간 황톳길을 조성했다. 청송군 '산소카페 청송정원'도 백일홍 향과 맑은 산소가 가득한 맨발 걷기 명소로 유명하다.
구미시 선산읍은 지난달 비봉산 황토 산책길에서 '제2회 선산 비봉산 맨발걷기 대회'를 개최했다.
경북 지자체들은 맨발 걷기를 통해 지역민 건강을 증진하고, 나아가 '맨발로'를 찾는 관광객도 대거 유입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
권기창 안동시장은 "지역민들이 '제2의 심장' 발로 땅의 기운을 마음껏 느끼며 건강을 키우길 바란다"며 "전국의 어싱족들이 나들이 장소로도 즐겨 찾도록 안전하고 편리한 시설을 조성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