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을 단디 먹고 출근을 했쥐.
1학년과 3학년은 역쉬 다르더군.
오전에 1학년 두 반과 3학년 한 반 수업이 있었쥐.
1학년들은 책상을 교탁을 중심으로 옆으로 놓고 앉아 있더군.
그런 거에 야~아~간 모습을 보일 내가 아니기에 수업을 했쥐.
4교시 시작 종이 울리고....
반장 아이가 지네 교실과 반대 방향으로 갈 때까지는 별 생각이 없었쥐.
복도를 지나는데 범상치 않은 기운이 살짝쿵 드는 것이야.
아니나 다를 까 다른 반 애들이 와 있고, 교탁이 교실 뒤로 가 있더군.
역쉬 기냥 넘어갈 내가 아니쥐.
고3 때 내 얘기로 기선 제압을 하는 동시에 중3이나 되면서 이런 유치한 방법을 쓰냐면서 맘껏 비웃어 줬더니만 알아서 지네들 교실로 돌아가더군.
그리곤 수업을 했쥐.
음화화화~
역쉬 난 고수야!
고3때 사건이란...
사직여고 나온 애들은 알 것이야.
국사쌤 심경렬~
넘 멋있어서 부산일보 투고란에 '보고 싶어여~ 쌤!'이란 학생 글이 실린 적도 있었쥐.
그 해 4월 1일 (헉~ 생각해보니 벌써 10년이나 됐네!)
오전까지 조용히 숨 죽이고 있던 우리 반...
오후 국사시간...
철저히 준비한 각본대로 촌극을 벌였지 뭐.
순순히 수업을 하던 중 갑자기 한 아이가 몸을 뒤틀며 복통을 호소했쥐.
잘 생긴 국사쌤 "왜 그러니? 배 아프니?"
각본대로 우리 모두는 당황해하며 "쌤~ 야 또 약 먹었나 보네예~"
"빨리 쌤이 엎고 나가이소!"
그 아이와 우리 반 아쉐이들을 단합된 연기에 쌤은 그 아이를 엎었다.
엎혀서 나가는 그 아이~
붉게 상기된 얼굴로 쌤 등에 엎드려 살짝쿵 V자를 보이고...
그 모습에 우리는 박장대소했쥐 뭐.
그러나 여전히 눈치를 채지 못한 쌤...
그 아이가 몸을 버둥거리자 그 아이의 궁둥이를 감싸고 있던 쌤 손이 풀렸고, 바닥에 내려 선 그 아이 품에선 빨간 장미 한 송이가 쌤을 향하여 ...
"나의 사랑을 그대에게... 쌤 ! 싸랑합니대이~"
그 사건으로 국사쌤은 우리 반한테 삐쳐서 2주 가까이 수업외의 말은 하지 않으셨고, 며칠간 우리 담임(귀순용사 병락쌤)한테 깨졌지 뭐.
그 쌤이 띨띨해서 속은 건 아니다.
왜냐?
주인공이었던 그 아이가 1학년 때 공부한다고 각성제를 넘 많이 먹은 부작용으로 야자할 때 쓰러져서 병원 실려간 전적이 있었걸랑. 그러니 믿을 수밖에...
우찌됐든 그 때 생각하니 눈물 난다.
" 나~ 돌아갈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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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출근 하는 길에...
라디오에서... 만우절이라고 하더라....
그러고 보니 4월 첫날이더군... "만 우 절"
예전에는,
아니 우리가 많이 어릴때는 만우절 행사를 대대적으로 했었는데...
선생님 당황해하는 모습..
흔들리는 모습을 즐기기(?)를 얼마나 좋아했던지...
이런 저런 생각들이 들더구나..
색분필을 화이트를 칠해서... 마술 분필이라고 그러고...
칠판 지우개 유리테이프 붙여서 안지워지는 지우개라 그러고...
출입문에 풀 발라서 선생님 당황하게 만들고....
반대로 대답하기로 다들 약속해서...질문에 반대로 대답하고....
교실 3-1반을 1학년 표지판하고 바꾸어서 1-3반이라고 그러고...
3학년이 1학년 반에 투입되어서...괜한 질문하면서.. 수업망치고...
교복을 다들 꺼꾸로 입고... 심지어 책상을 칠판과 반대로 이동해 놓고
앉아 있고...
그러다 누가 그랬어? 하고 그러면 다들 체육복 갈아 입고 운동장 뛰고...
벌도 받고...
그래도 그때는 참으로 재미 있었던거 같애...
그런 대대적인 행사을 진행하고 즐겼던 우리....
이젠 만우절이라고 하네... 만우절이라네... 그런가보네...
하고 무감각해짐을 느끼며...
그때 우리 그랬었지... 하고
입가에 웃음이 머물기도 한다...
4월의 첫날...
잔인한 달이하고도 하지만...
화창하고 시원함이 은은하고 향긋한 바람과 함께..
싱그러움을 더해 주는 4월
3월의 봄 냄새보다
4월의 봄 냄새가 더 향긋하다는 거....
모든 것이 따사로운 봄 햇살처럼...
기쁨의 결과가 가득 피어나는 4월 되기를 바래...
아침에 이런 저런 생각에....
이런 글 한번 올려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