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그 큰절 요사채는 적묵당(寂默堂)
군소리 허튼소리 아예 말란 회초리
그 당호 내 속뜰에도 깊이 새겨 내걸다
-『불교신문/문태준의 詩 이야기』2025.07.25. -
이 시는 단시조의 묘미를 단연 보여준다. “군소리 허튼소리”가 여름날의 덩굴처럼 뻗어가는 것을 모두 걷어내고 그 자리에 언어의 적막을 앉혔다. 큰절의 요사채는 그 이름 그대로 고요한 생각에 잠겨 있을 뿐 말이 없다. 하지 않아도 될 말을, 쓸데없는 말을, 시비의 말을, 잠꼬대 같은 말을 모두 삼간 채 잠잠한 상태에 있다.
사람도 사찰의 요사채와 같으니, 마음이 거처하는 한 채의 집이니 시인은 그 속마음의 요사채에도 “적묵당(寂堂)”이라는 당호를 달았다. 산골짜기의 푸른 바람이 불어와 섬돌을 쓸고, 산그늘은 요사채의 앞마당까지 홀로 내려왔다 돌아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