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 기아'의 `1등 공신'은 두산이다.
지난 10일까지 올시즌 기아전 1승1무7패. 한창 신바람을 내다가도 기아만 만나면 죽을 쓰고 선물을 잔뜩 상납하고 돌아갔다.
개막 3연전을 몽땅 바치더니 7연승을 달리던 지난달 24일에는 잠실벌에서 3연패 중인 기아를 만나 3경기를 모두 내줬다. 풀 죽은 호랑이들에게 화끈하게 영양제 한 박스를 건넨 셈이다.
두산 김인식 감독은 11일 광주 경기에 앞서 "저쪽은 우리 때문에 먹고 사는 거야"라며 너털 웃음을 터뜨렸다.
김 감독은 기아의 전력 상승 요인을 6명의 새 얼굴(?)에서 찾았다. 먼저 미국산 호랑이 키퍼와 리오스, `괴물 루키' 김진우를 꼽았다. 이어 막강 허리를 구축하고 있는 이강철과 박충식도 사실상 새로운 얼굴이라는 것.
하지만 6번째 선수까지 내려가면 고개를 갸우뚱해야 한다. 주인공은 두사람이지만 김인식 감독의 계산법에 따르면 한명이다.
2루수 김종국과 3루수 정성훈이 한묶음. 2001시즌에 비해 출전수가 많고 공수 모두 한층 업그레이드됐기 때문이란다.
하지만 김인식 감독은 미쳐 셈에 넣지 못한 게 있었다. 11일 경기에서는 8일 합류한 진짜 새 얼굴 펨버튼이 7회의 5-5 동점을 깨뜨리는 결승 1점 홈런을 터뜨리며 두산에 8패째를 안겼다. 7번째 뉴페이스의 한방에 두산의 6연승 꿈은 산산히 부서졌다.
< 광주=민창기 기자 huelv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