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초유의 대통령 탄핵으로 "탄핵심판론"과 "거여견제론"이 맞붙은 17대 총선에서 열린우리당이 152석을 얻어 강력한 "집권여당"으로 부상했다. 이에 따라 노무현 대통령은 "정치적 재신임"을 받은 것으로 평가되고, 13대 총선 이후 16년만에 "여대야소" 정국이 열리게 됐다.
한나라당 역시 개헌저지선(100석)을 훨씬 넘어선 121석을 얻어 "견제세력"으로서의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민주노동당은 진보정당 최초로 원내에 진출하며 10석을 얻고 민주당과 자민련은 각각 9석, 4석으로 원내교섭단체 구성에 사실상 실패했다.
열린우리당 "압승"
열린우리당은 이번 총선의 최대 승부처였던 서울, 수도권에서의 선전으로 목표했던 과반수 의석을 달성했다. 우리당은 48석의 서울지역 의석 중 32석, 62석의 인천, 경기 의석 중 44석을 차지해 승리의 교두보를 확보했다.
열린우리당은 이와함께 대전, 충청지역에서도 19석, 강원 2석, 영남 4석, 호남 25석, 제주 3석으로 243석의 지역구에서 129석을 얻었다.
또한 비례대표 득표도 38.3%로 23석의 의석을 얻어 원내과반수(152석)를 무난히 달성했다.
김근태 원내대표는 총선결과에 대해 "국민의 마음에 촛불을 밝혀 탄핵세력을 탄핵한 것"이라며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탄핵은 안 된다는 총선 민의를 받아들여 탄핵을 철회해 국정을 책임있게 운영할 수 있도록 대통령을 직위에 복귀시켜야한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선방"
한나라당은 전통적 지지층이었던 대구, 경북에서 26석, 부산, 울산, 경남에서 24석을 얻어 영남 지역 대부분을 휩쓸었고 수도권에서 33석, 대전, 충청 각각 1석, 강원 6석을 얻어 100석의 지역구 의석을 얻었다. 비례대표 득표율도 35.7%를 기록해 21석의 의석을 확보했다. 이로써 한나라당은 개헌저지선(100석)을 훨씬 넘어선 121석 정도의 의석을 얻어 나름대로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당초 방송사의 출구조사보다 상황이 나아지자 한나라당은 "절반의 승리"라며 안도하는 분위기가 눈에 띄었다.
전여옥 대변인은 성명에서 "우리 한나라당이 목표로 했던 개헌저지선을 훨씬 웃도는 의석을 여러분께서 주신 뜻은 이 위급한 상황에서 한나라당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알려주시는 것"이라며 "이제 초거대여당의 엄청한 힘으로 나랏일을 해나갈 노무현정권을 견제하고 감시하는 야당의 역할을 제대로 해내겠다"고 총선결과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민주노동당 "돌풍"
이번 총선에서 최대의 돌풍을 일으킨 민주노동당은 창원을의 권영길 대표와 울산 북구의 조승수 후보가 지역에서 각각 1석씩을 얻어 지역구 2석을 획득해 진보정당이 최초로 원내에 진출하게 됐다.
사상 최초로 도입된 1인 2표제의 효과를 가장 크게 본 정당도 민주노동당이다. 민노당은 지역구에서 2석을 얻고 정당투표율에선 13.1%로 8석의 비례대표 의석을 얻어 총 10석의 의석을 차지해 민주당을 제치고 제 3당으로 도약했다.
이런 선거결과에 민주노동당은 축제분위기다. 민노당은 성명을 통해 "보수정당 일색, 기득권 세력 일색의 국회에 민노당이 진출한 것은 지난 50년 동안 국민을 배반해왔던 한국 정치사를 새로 쓰는 쾌거중의 쾌거"라며 "17대 국회를 기득권, 특권세력의 국회에서 노동자, 농민, 영세상인, 서민의 국회로 바꾸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자민련 "참패"
민주당과 자민련은 이번 총선에서 몰락의 형국을 맞이했다. 당초 원내교섭단체 구성을 자신했던 민주당은 추미애 선대위원장마저 지역구에서 탈락하고, 전남지역에서 5석을 얻는데 그쳐 탄핵후폭풍으로 인한 가장 큰 피해자가 됐다. 정당득표율 역시 7.1%로 민주노동당에 뒤져 4석을 얻는데 그쳐 총 9석의 의석을 차지했다.
장전형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이번 선거는 "민주당의 참패이고 충격"이라며 "새롭게 가다듬고 새출발해서 국민의 사랑을 받는 새로운 민주당으로 우뚝 설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한민공조와 같은 지도부 노선의 잘못, 개혁공천 등의 실패로 민주당의 정체성이 구세력으로 몰린 것 같다"고 선거패배의 원인을 파악했다.
대구 수성갑에서 낙선한 조순형 대표는 16일 "총선결과에 대해 당 대표로서 정치적, 도의적 책임을 통감한다"며 "당 대표를 사퇴하고 사퇴후 당 운영의 공백을 없애기 위해 비대위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자민련도 충남지역에서 4석의 의석을 얻었으나 정당득표율이 3%에 모자란 2.8%로 비례대표 1번인 김종필 총재가 당선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김 총재의 10선은 이루어지지 않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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