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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nt color=red>울산광역매일</font>≫ <시가 흐르는 아침> 돌
뱃속에굴러다니는이돌들은어디서굴러온것일까변기에앉을때마다아랫배속을굴러내려오는돌자꾸허리를숙이게만드는 결석(結石)들 계곡의자갈돌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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뱃속에 굴러다니는 이 돌들은
어디서 굴러온 것일까
변기에 앉을 때마다
아랫배 속을 굴러 내려오는 돌
자꾸 허리를 숙이게 만드는
결석(結石)들
계곡의 자갈돌 같고
파도에 휩쓸리는 몽돌 같고
한여름 풀벌레들 같은
이 물줄기는 한때
수줍은 듯 청량하게 흘렀지만
지금은 아랫배에 고여 묵직하다
빛줄기가 들어가
돌을 부수고 치우지만
몸 곳곳을 향해
시간들은 자꾸 돌을 던진다
죄 없는 자들이 던진 돌 같은
내가 지은 죄에게
내 몸이 던지는 돌
한밤 변기 위
돌들이 똑똑 떨어지는 소리를
반성처럼 듣는다
<시작노트>
상처가 언어의 빛을 만든다는 말을 믿으며 글자에도 영이 있다는 말을 믿는다, 생각하면서 내 판단에 의존하지 않고 기도하며 항상 하나님의 힘에 의존하려 했다. 버려진 말들 버려진 돌들 주워 모아 한 줌의 온기로 바꾸고 싶었다.
이명덕
전남 화순 출생. 한신대학교 문예창작대학원 졸업. 1997년 《현대시학》으로 등단.
시집 『도다리는 오후에 죽는다』 『그 여자 구름과 자고 있네』 『스펑나무 신전』 『사당동 블루스』 『당신에게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