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시각으로 14일 새벽 2시, 애플이 미국 샌프란시스코 빌그래햄 시빅 오디토리엄에서 WWDC(Worldwide Developers Conference) 2016 행사를 개최했다.
사실 요즘 애플은 스티브 잡스 시절의 철통 보안은 저버린 지 오래라, 진작에 나왔던 외신의 루머 기사만 눈여겨 보면 새로 발표할 내용을 어림짐작 할 수 있다. 물론 올해도 마찬가지. iOS10과 맥OS, 워치OS, tvOS 등 이미 나올 것이라 추측했던 이야기들로 2시간을 가득 채웠다. 하지만 내용은 꽤 알찼다. 많은 것을 바꿨고 새로운 기능을 여럿 추가했다.
우선 관중들의 환호 속에서 무대에 오른 애플 팀쿡 CEO는 최근 올랜도 총기 사건에 대한 애도의 말로 입을 열었다. 그리고 잠시 묵념의 시간을 가진 후 본격적인 키노트를 시작했다.
현재 1300만 명의 개발자가 있고 1년 사이에 200만명이 증가했다. 오늘은 그 중 5,000명 이상의 개발자가 참석했다. 특히 젊은 층이 많았다. 심지어 가장 어린 개발자는 9살. 앱스토어의 앱은 지난 8년간 500개에서 200만 개로 성장했으며 다운로드 수는 1300억. 지금까지 개발자에게 지불한 금액은 자그마치 500억 달러다. 앱에 대한 성과를 자랑하던 팀 쿡은 애플의 4가지 플랫폼에 대해 소개했다.
우선 워치OS3. 앱 구동 속도를 더욱 높였다. 자주 쓰는 앱을 메모리에 저장하고 백그라운드에서 지속적으로 새로고침한다. 덕분에 이전 버전보다 7배 빨라졌다. 컨트롤센터도 추가했다. 아이폰처럼 아래에서 위로 스와이핑하면 컨트롤센터 창이 올라온다. UI도 업그레이드했다. 기본 화면은 옆으로 스와이핑하면 바뀌도록 세팅했다. 기본 화면에는 미니마우스를 추가했으며 액티브 활동도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사이드 버튼은 독 버튼이 됐다. 맥OS처럼 독에서 앱들을 실행할 수 있는 것. 새로운 키보드인 스크러블 기능도 담았다. 손 글씨를 문자로 인식하는 것. 영어와 중국어를 지원한다.
SOS 기능도 추가했다. 사이드 버튼을 누르면 911에 전화를 걸 수 있으며 친구들에게 긴급 메시지와 현재 위치를 전송한다. 피트니스 정보를 친구들과 공유하는 기능도 들어갔다. 음성 메모와 심박 등의 데이터를 보낼 수 있다. 휠체어 사용자를 위한 활동 추적 기능도 강화했다.
브리드(breathe) 앱도 생겼다. 숨 쉬는 법을 통해 심신을 안정시키고 스트레스를 풀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애플페이도 지원한다. 개발자를 위한 프리뷰는 오늘부터, 일반 버전은 가을부터 배포할 예정이다.
두번째 주인공은 tvOS다. 현재 tvOS에는 1,300개의 비디오 채널과 6,000개의 앱이 있다. 여기에 슬링과 폭스TV도 지원하게 됐으며 NBA, 마인크래프트, 스케치플레이 등의 게임도 즐길 수 있다. 시리도 들어간다. 65만 개의 영화와 TV 프로그램은 물론 유튜브도 검색할 수 있다. 서치, 와치 등의 음성 명령을 통해 원하는 영상을 볼 수 있다. 싱글 사인온 기능도 넣었다. 처음 한 번만 로그인하면 모든 사이트를 이용할 수 있다. 개발자 프리뷰는 오늘부터 일반 버전은 가을부터 업데이트 가능하다.
다음으로는 맥OS에 대한 발표가 이어졌다. 우선 이름에 대한 이야기. 이미 알려진대로 지난 15년간 부르던 맥OS X(오에스 텐) 대신 맥OS(macOS)로 바꾼다. 새로운 맥OS의 이름은 시에라(Sierra).
우선 오토언락 기능을 넣었다. 지금까지는 상판을 열고 패스워드를 넣어야 했다. 하지만 애플워치를 통해 상판을 열면 바로 사용할 수 있다. 유니버셜 클립보드 기능도 지원한다.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에서 복사한 것을 맥북에서 붙여넣을 수 있는 기능. 사파리에서 애플페이를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아이폰 터치아이디를 이용하는 것. 애플페이가 가능한 곳이라면 어디서든 사용할 수 있다. PIP(PIcture in picture) 기능도 추가했다. 영상 플레이어를 한쪽 구석으로 몰아넣고 다른 작업을 할 수 있는 것. 물론 영상은 원하는 곳으로 옮길 수 있다.
시리 또한 맥에 들어갔다. 독에 있는 시리 앱을 실행하면 오른쪽 위에 시리 창이 열린다. 원하는 파일을 찾아주는 건 물론 이미지나 음악을 검색하기도 하고 메시지를 보낼 수도 있다. 개발자 버전은 바로 다운로드할 수 있고 베타 버전은 7월, 일반 배포는 가을부터다.
마지막 순서는 iOS10이다. 여기에는 10가지 중요한 변화가 생겼다. 우선 UI. 잠금화면과 알림 등의 디자인이 바뀌고 앱끼리의 연결성, 3D터치가 강화됐다. 컨트롤센터 또한 새로 디자인했다. 하이라이트 검색 화면도 바뀌고 원하는 정보를 보여주는 건 물론 영상도 재생하도록 강화했다.
더욱 똑똑해진 시리는 이제 개발자에게 오픈하기로 했다. 와츠앱, 우버, 런타스틱, 런키퍼, 알리페이, 스카이프 등의 앱에서 시리를 사용할 수 있게 된다. 퀵타이프 기능도 한층 강화했다. 메시지로 질문이 오면 답변을 미리 준비하는 것. 지능적으로 분석해 적당한 답변을 제안하기도 한다.
사진 앱도 스마트해졌다. 위치와 얼굴을 인식해 여행, 관계, 토픽 등의 주제로 자동 분류한다. 사진 관리를 한결 간편하게 도와주는 것. 맥OS의 사진 앱도 이런 기능을 수행한다. 지도 앱에도 업데이트가 있다. 디자인을 바꾼 건 물론 세부적인 정보도 강화했다. 아래를 올리면 검색도 가능. 다이내믹뷰, 퀵 컨트롤, 카플레이와의 연동성 강화 등 내비게이션 기능도 강화했다. 또한 개발자에게 오픈해 다른 앱과의 연결성을 강화할 예정. 뮤직 앱 역시 새롭게 디자인했다. 부드러운 컨트롤은 물론 가사까지 지원한다. 뉴스앱의 경우 헤드, 섹션, 토픽 등으로 보기 좋은 디자인으로 거듭났으며 구독 버튼도 달았다.
홈킷은 홈이라는 이름의 앱으로 iOS에 들어간다. 시리를 통해 음성으로 명령내릴 수 있고 컨트롤센터에서 직관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전화 앱도 개선했다. 보이스 메일로 쓸 수 있고 스팸 전화를 체크하며 VoIP를 지원하는 앱과도 연동한다. 여기에는 카카오톡도 포함.
메시지의 경우 웹사이트와 영상을 전달할 수 있으며 이모티콘이 3배 더 커졌다. 이모티콘에 해당하는 글자가 자동으로 하이라이트로 변해 쉽게 변경 가능하고 글자가 움직이는 버블 효과, 손글씨 메시지, 디지털 터치 포토, 풀스크린 효과, 손으로 문질러야 내용이 보이는 인비지블 메시지 등의 기능을 추가했다. 아이메시지 만으로도 충분히 재미있는 대화를 즐길 수 있을 것. 아이메시지 앱 역시 개발자에게 오픈할 예정. iOS10의 개발자 버전은 바로 내려받을 수 있으며 베타 버전은 오는 7월, 일반 배포는 가을이다.
마지막으로 팀쿡 CEO는 스위프트 플레이그라운드 앱을 소개했다. 아이패드에서 애플 앱 개발 언어인 스위프트를 쉽게 배울 수 있는 앱이다. 아이들도 배우기 쉽도록 만든 것이 특징. 이를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앱을 만들 수 있기를 원한다는 것이 애플의 설명. 개발자 프리뷰는 오늘부터 배포하며 오는 가을부터 iOS10과 함께 정식 배포할 예정이다. 가격은 무료.
역시 이미 알려진대로 하드웨어에 대한 발표는 없었다. 대신 애플이 가지고 있는 4가지 플랫폼에 대한 내용으로 꽉꽉 채웠다. 사실 '원모어띵'도 없고 여태껏 기대하고 있는 애플다움(?)에는 못 미치는 감도 있지만 그래도 사용자 편의를 위해 부던히 노력하는 모습에는 박수를 보낸다. 그 사용자의 반응은 가을이 되어 봐야 알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