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녀석에게 부탁을 했다.
"너, 나를 위해 세 시간만 시간을 내다오."
"· ‥??· ‥"
나를 바라보며 의아한 눈초리로 보는 녀석에게 말했다.
"다른 게 아냐, 너에게 예쁜 아가씨를 소개시키려고 하니 묻지 말고 따라만 와!"
나는 아들에게 가서 대면만 하고 너가 싫다면 강요하지 않을 테니 한 번 만나보라고 말했다.
아이들이 성장할수록 결혼을 자기들의 의사대로 따라주려고 했으나 걱정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상대방은 대학을 나와 지금 선생님이고 아들 녀석은 외국계 회사에 근무한다.
나는 선생님이라면 공부는 잘했고 수재인 것 같은 생각을 한다.
내가 공부를 못해 머리가 똑똑한 여인을 배필로 삼으려고 결혼을 늦추면서까지 지금의 아내를 기다렸다.
그런데 결과는 시원찮게 나왔다.
딸아이는 엄마를 닮아 공부를 잘해 유명 공과대학을 나왔는데, 녀석은 겨우 턱걸이로 대학이란 곳을 갔다.
요즘 대학은 공부를 못해도 졸업을 시켜주니 다행이지 녀석은 나를 닮아 공부는 지지리 못했다.
운이 좋아 외국계 회사에 다니기는 해도 머리는 나를 닮아 나쁜 곳에만 좋지 좋은 곳엔 좋지 않았다.
자기의 장래 걱정을 하며 집에 붙어 공부를 하기는 커녕 맨날 퇴근만 하면 게임방이나 전전하며 다닌다.
토요일과 일요일엔 집에 붙어있지를 않는다.
웬 친구들은 그리 많으지, 매일 다르게 생긴 녀석들이 문턱이 닳도록 찾아온다.
공부란 것은 학교를 다닐 때만 하는 것이 아니다.
요즘 같이 회사가 평생직장이 아닌 만큼, 끊임없이 자기를 개발하고 능력을 배양해야 하는데 이 녀석의 모습을 보면 영 맘에 들지 않는다.
그래서 선생님과 짝을 맺으면 어쩌면 '바보 온달과 평강공주'처럼 좋은 배필이 될 수 있을 것이란 내 좁은 생각이며 욕심이다.
나는 상대 사돈네 재산이나 배경따위는 논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보기 싫지만 않다면 미모도 따지고 싶지 않다.
오직 내 욕심은 똑똑하고 공부만 잘하면 된다.
무식한 여자는 정말 싫다.
무식한 여자는 용감하긴 하지만 남편과 가족을 힘들게 만든다.
머리가 아둔하면 팔, 다리가 힘들 듯이· ‥
수십 년 키운 딸만 주어도 얼마나 고맙고 황송한 일인가!
혼수도 필요 없고, 지참금도 필요 없고, 오직 딸만 주어도 황공 무지로소이다.
좋은 유전자를 이어 공부를 지지리 못하는 집안 내력 만큼은 바꾸고 싶은 게 내 욕심이다.
그리하여 내가 죽고 없어진 세상에서 제발 장관이나 훌륭한 학자라도 한 명 배출된다면 어찌 가문의 명예가 아니겠나.
우리 조상은 역사에도 충신 중 충신으로 높은 곳까지 오르셔서 기록되신 분이 몇 분 계시는데, 어느 때부터인지 공부를 못하는 돌머리로 개량된 것이다.
개량이 아닌 개종(?)이 된 것이라고 말해야 하나?
이것은 순전히 씨앗은 좋으나 밭이 좋지 않았다는 결론으로 집약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이번엔 아들 녀석이 그 선생님을 보고 맘에 쏙 들어하길 바란다.
지난 번, 결손가정이란 어느 집안 딸 이야기를 썼다 거센 비난을 받았지만 이젠 그런 말도 하지 않을 것이며 그런 가정이라고 해도 머리만 똑똑하면 된다는 게 내 욕심이다.
아이가 나이를 먹어갈수록 며느리를 맞을 고민이 된다.
부디 착하고 현명한 사람이 인연이 되어 잘 살기를 바래 본다.
아들이 내 소원을 이루어주는 착한 녀석이면 좋겠다.
간밤에 아들 녀석을 끔찍히 사랑하신 어머님이 보였는데 길조가 아닐는지· ‥ · ‥
아들의 결혼 상대를 욕심낸 내게 또 얼마나 비난이 올지 모르겠다.
첫댓글 요즈음 아이들은 자기 입맛에 맞자야 데이트를 합니다. 어른들의 눈 높이에서 보면은 정말로 한숨만 나오는 경우입니다
아들 눈에 안경이랍니다..ㅎㅎ
부모 마음은 다들 똑 같은 마음인것 같네요..
요즘 추세가 직업대 직업 뭐 그런거지요...아이들 맘고생이 배는될듯 ...집안에 학벌에 직장까지...명문가에선 채면이라는것을 최우선으로하니깐요.저도 형편이되면 그럴것 같은걸요...가난은 결코 자랑이 아니니깐요.
머리는 좋은데. 이새가 못생기면 그또한 고민 아니겠습니까? 여자는 오로지 이뿌야 됩니다.ㅎㅎ~
아들의 나이가 들어가니 며느리...조금은 고민이 됍니다.지혜로운 며느리였음..아마도 아버지의 바람되로 명석한 며느님이 오지않을까요.
세상의 부모는 다 같은 마음이 아닐까요? 딸 가진 부모도... 부디 잘 되어서 가문의 영광을 맞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