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6,000, 188,000, 72,000, 203,000, 100,000 다섯 개의 숫자가 있습니다. 이번 가족여행에서 사 먹은 다섯 끼의 밥값을 먹은 순서대로 나열한 것입니다. 그런데, 이 숫자들을 116,000, 72,000, 100,000, 203,000, 188,000으로 나열하면 어떤 순서인 것 같나요? 우리 가족 4남매가 어머니 모시고 가족여행을 가서 사 먹은 다섯 끼의 맛으로 따진 배열입니다. 72,000, 116,000, 100,000, 203,000, 188,000순의 배열도 있습니다. 가성비, 친절도를 종합적으로 따진 만족도 순의 배열입니다. 전에도 말씀드렸지만, 가치가 가격을 넘어설 때 고객은 만족을 합니다. 흡족해 합니다. 감동을 받습니다. 이번 가족여행 때 먹은 다섯 끼의 만족도가 그걸 증명했습니다.
인천시로부터 받은 자료, 인천광역시 홈페이지, 인터넷 서핑 등을 통해 2박3일의 인천 여행 코스를 잡았고 메뉴를 정하고 식당을 선택했습니다. 혹 몰라 2가지 식단으로 두 곳의 식당을 후보로 정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나름 자신했습니다. 그런데 둘째날 점심을 먹기 위해 열심히 달려 도착해보니 식당이 허름해도 너무 허름했습니다. 40대 중후반 정도의, 챙모자를 눌러쓴 덩치 큰 남자가 방으로 안내하는데 조금 무뚝뚝하게 느껴졌습니다. 방에 들어서니 에어컨을 틀어주긴 하는데 첫 느낌은 별로였습니다. 식탁 위에는 흔히 보는 수저통, 후추 등 양념통 따위는 없고 각티슈만 있을 뿐이었습니다. 식당을 정한 입장에서 살짝 불안하기도 하였지만 일단 믿어보기로 하고 요리 3가지와 식사를 주문했습니다. 조금 있다가 수저가 나오는데 뜨거울 정도로 덥혀져 있었습니다. 기분이 좋아지기 시작하였습니다. 기대감이 커졌습니다. 밑반찬이 12가지 나오는데 하나같이 친숙한 음식이었습니다. 맛 또한 넘치지 않고 부족하지 않고 간도 적당하니, 모두들 좋아하였습니다. 먼저 묵무침이 나오는데 알아서 두 접시에 나누어 주는 마음 씀도 좋았지만 양념이 참으로 깔끔하고 맛있었습니다. 이어 나온 감자전도 정갈하고 맛도 맛이었지만 눌은 부위 없이 빛깔이 환상이었습니다. 요리 중 마지막으로 나온 모두부도 마찬가지로 두 접시로 나누어 내왔는데 구수한 맛이 일품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시레기밥이 나왔는데 6인분을 시켰는데 알아서 9인분으로 나누어 주었고 된장 답을 그릇도 9개를 가져왔더군요. 고급 요리집이라 해도 시킨 그릇수만큼만 주고 여분의 그릇을 주어 알아서 덜어 먹으라는데 여기는 미리 인원만큼의 그릇에 나누어주니 대접받는 느낌이어서 참으로 좋았습니다. 맛 또한 환상적이었습니다. 인당 8천원의 식대로 이 정도의 정성에 맛, 감동을 느낀 적은 제 기억에 없었던 것 같습니다. 디저트로 이 집에서 직접 만들어 판매하고 있는 약과와 흑설기가 나왔는데 배는 불렀지만 남김없이 먹었습니다. 이미 식사에서, 요리, 반찬에서, 친절과 배려에서 최상의 만족감을 느꼈기에 후식으로 나온 음식을 먹어야 예의일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다음 강화도 찾을 때는 이곳 야외정자에서 메밀칼싹두기를 꼭 먹어보고 싶습니다. 이 식당은 강화도 초지진 인근에 있는 대선정입니다. 주소는 강화군 길상면 해안동로 24-18(초지리 1251-385), 전화번호는 032-937-1907입니다.
두 번째로 만족도가 높았던, 맛에서는 최고였던 곳은 차이나타운에 있는 신승반점입니다. 차이나타운 안에는 참 많은 중국집이 있습니다. 그 더운 날에도 줄을 길게 서서 기다리는 곳이 몇 곳 있었습니다. 연경대반점, 공화춘, 만다복 등, 드라마나 영화, 예능프로그램 촬영 장소였던 곳들입니다. 물론 맛도 있겠지만 유명인물이 갔던 곳이라는 이름값이 더 큰 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그에 반해 중화요리 4대 천왕 중 1인으로 너무나 유명한 유방념이 경영하는 ‘신’은 본인이 직접 거리에 나와 있을 정도로 한산해서 마음이 편치 않기도 했습니다. 어찌되었건 제가 여행일정 잡을 때 1후보지로 꼽았던 신승반점의 경우 그런 유명세를 타진 않았지만 맛집으로 알려진 곳이었기에 망설임 없이 선택했던 곳입니다. 양장피는 제가 먹어본 것 중 최고였습니다. 다른 이들은 찹쌀탕수육을 최고로 치더군요. 유니짜장과 사천짜장도 기대 이상의 맛이었습니다. 중국요리를 인당 만 삼천 원 정도의 가격으로 만족스럽게 먹을 수 있는 곳은 별로 없는 것은 분명합니다. 신승반점의 주소는 인천 중구 차이나타운로44번길 31-3(북성동2가 11-32), 전화번호는 032-762-9467입니다.
여행은 보는 재미, 먹는 재미, 좋아하는 이들과 수다 떠는 재미 등 다양한 재미가 함께 녹아 있어야 더욱 즐겁고 행복한 여행이 됩니다. 낮에는 잘 보고 잘 먹고 저녁에는 쾌적하지만 숙박비 싼 최적의 숙소에서 담소 나누며 요가선생인 아내 주도로 운동하며 몸까지 풀었으니 이보다 더 좋은 여행이 어디 있겠습니까? 만족도가 높으면 행복감은 수직상승하지요. 이번 2박3일의 가족여행에 숙박비, 입장료, 주차비, 식대, 간식비 모두 합해 1,254,030원을 지출했습니다. 물론 오가는 차비, 톨비는 제외하고 말입니다. 9명이 2박3일에 이 정도 돈으로 잘 먹고 잘 자고 잘 보고 다녔다면 환상적인 여행 아니었겠습니까? 여운이 아직까지 남아 기분 좋은 주말입니다.
3일간의 여행 중 제가 찍은 사진 중 인물사진을 제외하고 몇장을 골라 편진 후 올립니다. 직접 보며 즐기다보니 다른 때보다 멋진 장면을 많이 놓쳤습니다. 그래도 다시 보니 볼만 합니다. ㅎㅎ
http://blog.naver.com/bornfreelee/221073200014
인생은 여행이다(모셔온 글)===============================
인생은 여행이다.
여행은 떠나는 일이다.
오늘의 나를 떠나 어제의 나와 내일의 나를 만나는 일이다.
힘들여 오늘을 살아가는 나로부터 벗어나 새로운 나와 소통하는 일은,
살아가면서 얼마나 중요한가.
타지에서의 깊은 밤
낯선 침대에 누워 어둠에 안겨있노라면
내가 있던 자리에 두고 온 많은 일들이
그동안 내 삶을 얼마나 꽁꽁 묶어놓고 있었는지를 깨닫게 된다.
사람에 치이고 생활에 찌든 현실의 무게는 늘 버거웠고,
사랑에 배고픈 일상은 언제나 외로웠다.
하지만 현재 내가 가진 모든 것은
결국 내가 걸어온 무수한 발자국의 또 다른 이름일 따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늘 새로운 세상과 만나 조화를 이루고 화해하면서 살아가야 한다.
세상과 조화를 이루고 화해한다는 것은 결국 나 자신을 다시 찾는 일이기도 하다.
그래야 세상 속에 나를 다시 일으켜 세울 수 있다.
나를 다시 찾고 나를 세우는 일!
그렇게 마음먹으며 잠드는 타지의 밤은 얼마나 평화로운가.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나 자신도 모르게 나오는 한 마디로 여행의 소득은 분명해진다.
여행은, 사실은 그렇게 지금 내가 갖고 있는 소소한 모든 것들에게
감사하기 위해 떠나는 일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찌 여행에서 뿐이랴.
매일 매시간 내 삶을 에워싸고 있는 모든 것들에 순순히 감사하며
세상과 악수하는 것이 행복에 보다 가까워지는 일이다.
오늘, 아무리 삶이 버겁고 외로울지라도
언제나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한 마디 하면서 살아가는 사람에게
행복은 늘 품 안에 있다.
-----고도원의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