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호 명품신도시는 어디일까?’, ‘과연 명품신도시가 지정ㆍ발표될까? 그렇다면 발표 시기는 언제일까?’
경기도가 최근 명품신도시 1,2호로 광교신도시와 동탄2신도시를 지정키로 한 이후 제3호 명품신도시는 과연 어디이고, 또 언제 발표될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와 전문가들 사이에선 제 3호 명품신도시로 고양시 구산·송포·법곶동 일대가 유력 후보로 꼽히고 있다.
광교·동탄2신도시는 제1,2 명품신도시
경기도는 수원시 이의동과 용인시 상현동 일대에 조성되는 340만평 규모의 광교신도시를 경기도가 추진하는 제1호 명품 신도시로 지정할 방침이다. 명칭도 ‘광교 명품신도시’로 확정됐다. 조만간 실시계획 승인을 받는 대로 착공에 들어간다.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26일 경기지방공사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광교 명품신도시 최종 계획을 발표할 계획이다. 경기도는 또 화성 동탄2신도시를 명품 신도시 2호로 지정키로 했다.
“경기 북부에 명품신도시 2곳 추가 조성”
경기도는 이와 함께 경기 북부 지역에 명품 신도시 두 곳을 추가로 조성할 계획이다. 주거의 질을 높이고 주택 가격 안정을 위해서는 신도시 건설이 불가피하다는 게 경기도의 입장이다.
경기도 대변인실 관계자는 “남부에는 이미 광교와 동탄2신도시가 지정된 만큼 앞으로는 북부 지역에 두 곳을 추가 지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경기 남부에선 광교·동탄2신도시가 지정돼 사업이 추진 중이어서 이제 나머지 2곳은 경기 북부 쪽에 들어서게 된다는 것이다.
이에 앞서 김 지사는 이달 1일 동탄2신도시 발표 때 경기도청에 가진 기자회견에서 “임기 안에 4개 신도시를 개발하겠다고 했는데 그러려면 매년 1개씩 추진해야 한다”며 “이번 신도시 계획을 지켜보고 또 다른 신도시 개발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도는 3호 명품신도시 지정 및 발표와 관련한 모든 준비 작업을 이미 끝낸 것으로 알려졌다. 김문수 지사가 지난달 25일 한 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정부가 6월에 발표할 분당급 신도시 외에) 경기도가 발표할 신도시에 대해 많은 준비가 이미 되어 있고, 정책적인 결정만 하면 된다”며 “기술적으로나 부지 등은 문제될 것이 하나도 없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다만 발표 권한과 시기가 문제다. 현재 주택 관련법에서 신도시 개발 인·허가권은 중앙정부가 쥐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장인 김 지사가 명품신도시를 개발하고 싶어도 건교부 협조가 있어야 한다.
경기도 신도시개발지원단 안광현 사무관은 “신도시와 같은 대규모 택지지구 지정 및 개발계획 승인권은 모두 건교부 장관이 갖고 있어 정부의 협조나 동조가 없는 한 경기도가 독자적으로 신도시를 발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런데 건교부는 “현 정부에서 더 이상 신도시 조성 계획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이용섭 건설교통부 장관은 지난 1일 동탄2신도시 발표 때 “참여정부 임기 내 더 이상의 신도시 발표는 없다”고 못박았던 것이다. 이어 이 장관은 이달 7일 출입기자들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정부뿐 아니라 경기도도 참여정부에서는 더 이상 신도시 계획을 발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따라서 노무현 정부 임기가 끝나는 내년 2월 말까지는 수도권에서 추가로 신도시가 지정·발표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할 것 같다. 경기도 고위 관계자도 “차기 정부에서나 추가로 신도시를 지정·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르면 내년 초나 상반기에 명품신도시가 발표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 지사의 명품신도시 추가 발표 의지가 워낙 강해 차기 정부가 들어서자마자 경기도가 정부 부처와 신도시 추가 지정·발표와 관련한 협의에 들어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 경기도로서는 최근 불거진 ‘경기북도 신설론’(이른바 ‘경기 분도론’)의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서라도 명품신도시를 가능한 빨리 발표하는 게 낫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 같다. 경기 북부지역 주민들은 건교부가 최근 ‘분당급 신도시’ 건설 예정지로 화성 동탄신도시 인근 지역을 선정하자 “경기 남북지역간 불균형이 더 심화될 것”이라며 경기도 분도를 강력하게 촉구하고 있다.
일산 서구에 거대 신흥 주거타운 형성되나
그렇다면 3호 명품신도시 유력 후보지는 어디일까? 벌써부터 동탄 신도시와 함께 추진해온 고양 구산.송포동 등 일산 서구 일대가 유력한 후보지로 거론되고 있다.
일산서구의 경우 이미 개통된 인천공항철도를 비롯해 제2자유로 등의 기반 교통시설이 일정 정도 마련돼 조성비가 크게 증가하지 않으면서도 김포신도시와 파주신도시, 파주 출판문화도시 등과의 연계 개발이 가능한 곳이다.
특히 고양시 관리지역 세분화 결정에 따라 상당 부분이 계획관리지역으로 편입돼 있어 명품신도시 예정지로 유력하다는 게 부동산업계의 일반적인 견해다.
제1 자유로와 바로 붙어 있으면서 일산·파주신도시 사이에 있는 고양시 구산·송포동 일대는 개발 가능한 면적이 분당신도시(594만평)보다 두 배 가까운 1100만평에 달한다. 이곳에 1000만평이 넘는 대규모 신도시가 조성되면 일산신도시(476만평)와 파주신도시(559만평), 파주 출판문화단지, 킨텍스(고양 국제전시장) 및 한류우드 사업지 등을 합쳐 2500만평 규모의 거대한 신흥 복합 주거 타운이 형성되는 셈이다.
경기도는 동탄2신도시 발표일 직전까지 명품신도시도 동시에 발표해야 한다고 정부에게 집요하게 요청했다는 후문이다. 경기도 관계자가 동탄2신도시 발표 이틀 전인 5월 30일에 “현재 건설교통부, 토지공사, 주택공사 등과 명품신도시 지역 선정을 놓고 협의를 진행하고 있고 그 결과를 6월 중으로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지하철 건설 등 교통망 구축 계획도 이미 마련
또 일산 서구 일대에 대한 토지 이용계획 등 용역 작업도 이미 끝나 단지 배치도 등 구체적인 밑그림까지 그려졌다는 소문도 나돌고 있다. 아울러 경기도 6월 명품신도시 발표를 겨냥해 서울 지하철 2호선 홍대입구역에서 강북변로와 자유를 따라 킨텍스·한류우드(일산신도시서쪽에 위치)~대화지구~명품신도시~파주 출판문화단지~파주신도시로 연결되는 지하철 건설 계획까지 잡은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어쨌든 신도시인 동탄2신도시 한 곳만 발표됐다. 건교부는 신도시 2곳을 발표하면 부동산 투기 과열을 부추기고 공급과잉마저 우려된다며 명품신도시를 이번 발표에서 제외한 것이다. 신도시 인·허가권 등 부동산정책 결정권을 건교부가 쥐고 있는 상황에서 “명품신도시 3,4호를 공급하겠다”는 경기도의 계획이 현실화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