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선의 해병대 장병들이 지역사회 시민들과 함께 바람직한 응원문화를 조성,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해병대1사단 장병들로 구성된 포항 스틸러스 서포터스가 최근 축구·야구·농구 등 각종 프로 스포츠의 일부 서포터스 간에 일고 있는 과열된 열기로 인한 폭행과 경기장 난동이라는 극단적 행동에 경종을 울리는 모범적인 응원문화를 제시해 주목되고 있다.
장병들의 질서정연하고 힘찬 응원문화는 지난해 월드컵 4강 신화 이후 불어닥친 축구에 대한 열기를 이어가면서 '붉은 악마'로 상징되는 국민적 응원문화를 한층 더 발전시키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지난달 26일 전북 현대-수원 삼성의 프로축구 경기가 열린 익산 공설운동장에서 벌어진 사상 초유의 폭력사태 이후 한 서포터가 "해병대의 응원문화를 배우자"며 자성의 목소리를 높인 이후 인터넷 게시판마다 해병대 장병들의 응원문화에 대한 찬사가 쏟아지고 있다.
"우리는 축구경기에서 응원단을 열두 번째 선수로 부른다."
응원이 경기결과에 미치는 영향을 이보다 더 적절히 표현한 말은 없을 것이다.
이런 면에서 포항에 연고를 두고 있는 K-리그의 포항 스틸러스는 강력한 응원군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 포항 스틸러스의 홈 경기가 열릴 때마다 열두 번째 선수로 해병대1사단 장병들이 나서서 강력하고 질서정연한 응원을 펼치고 있기 때문. 특히 정예 해병대 장병들이 뿜어내는 가공할만한 함성과 응원의 열기는 상대 선수들에게는 큰 두려움의 대상이 되고 홈 관중들에게는 흥겨움과 함께 또 하나의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해병대 장병들 또한 축구장을 찾는 것이 '그들만의 잔치'가 아님을 몸으로 보여주고 있다. 장병들은 시민들과 함께 어울려 응원하고 경기 종료 후에는 주변정리까지 깨끗이 하면서 시민들에게 진정한 응원문화가 무엇인지를 심어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해병대 장병들의 응원모습은 응원이 무엇이라는 것을 확연히 알게 해줍니다. 함께 응원하다 보면 어느새 장병들이 뿜어내는 열기에 나 자신이 해병대 일원이 된 것 같은 착각에 빠지곤 합니다." 포항 스틸러스의 공식 서포터스인 마린스의 연합회장 유영운(32)씨가 본 해병대 장병들의 응원모습에 대한 평이다.
지난해 4월24일 포항 스틸러스 서포터스인 마린스와 공식적으로 자매결연한 해병대1사단은 홈 경기가 열릴 때마다 예하 부대별로 돌아가며 300여 명의 장병들을 응원에 참가시키고 있다. 포항 스틸러스의 팬인 신호철(35·포항시 남구 오천읍)씨는 "경기가 끝나고 자리에서 일어나 돌아갈 때 해병대 장병들이 청소하는 모습을 보며 부끄러운 생각이 들었다"면서 "항상 솔선수범하는 장병들의 모습에서 경기를 단순히 즐기는 것이 아니라 함께한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