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쟁에 관한 미군 기밀 문건이 트위터와 텔레그램 등 소셜미디어에 유출된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미국이 한국 등 동맹국들을 감청한 사실이 추가로 드러나 외교관계에 악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도네츠크=AP/뉴시스] 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주 최전방에서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진영을 향해 자주포를 발사하고 있다. 2023.03.03.©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이달 하순 방미를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파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살상 무기 지원 논의와 관련해 동맹국들을 감청한 정황이 있다며 여기에는 한국도 포함됐다고 전했다. 특히 문건들 가운데 한국 고위 관료들의 전화와 메시지 등도 담겨 있다고 한다. NYT는 온라인에 올라온 기밀 문건 중에는 살상무기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어기고 한국이 우크라이나에서 사용할 미군 포탄을 제공할지에 관한 한국 내부 논의가 들어 있다고 전했다.
특히 신문은 문건의 한 부분에는 한국 관리들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물품(무기)를 전달하도록 압력을 가할 것을 우려했다고 덧붙였다. 이번에 유출된 문건은 총 100쪽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작성자로 나오는 문건은 정보 출처를 '신호 정보 보고(signals intelligence report)'로 명시, CIA가 한국 정부의 내부 논의를 감청했음을 시사하는 대목도 있다고 NYT는 보도했다. '신호 정보 보고서'라는 용어는 전화에서 문자 메시지에 이르기까지 첩보 기관들의 통신 감청을 일컷는다. 미국이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과 한국의 동향도 파악했다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NYT는 "유출된 문건은 미국이 러시아 뿐만 아니라 동맹국들에 대해서도 스파이 활동을 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준다"며 "이는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공급하기 위해 도움이 필요한 한국과 같은 핵심 파트너와의 관계를 훼손할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