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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안하신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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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내리고 세찬 바람이 불면 이제 20년도 훨씬 더 지난 신림동 고시원에서 공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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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던 시절이 생각나곤 합니다. 가파른 언덕에 구불구불한 골목길, 약수터로 가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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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길에 어린 그리움과 아련한 추억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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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안도현 시인의 '연탄 한 장'이라는 시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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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말도 많고 많지만 생각하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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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란 삶이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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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아닌 그 누구에게 나를 산산이 으깨는 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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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꺼이 연탄 한 장 되는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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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내려 세상이 미끄러운 어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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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들 선득선득해지는 날부터 이듬해 봄까지 이른 아침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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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팔도 거리에서 제일 아름다운 것은 나 아닌 그 누가 마음놓고 걸어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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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탄차가 부릉부릉 그 길을 만들 줄도 몰랐었네, 나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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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쓰며 언덕길 오르는 거라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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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를 알고 있다는 듯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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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탄은, 일단 제 몸에 불이 옮겨 붙었다 하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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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염없이 뜨거워지는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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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따스한 밥과 국물 퍼먹으면서도 몰랐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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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몸으로 사랑하고 나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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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덩이 재로 쓸쓸하게 남는 게 두려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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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태껏 나는 그 누구에게 연탄 한 장도 되지 못하였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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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법인스님이 들려주신 이야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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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카 인디언 추장은 가뭄이 들면 비를 내려 달라고 기도를 한다고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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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그 기도는 언제나 100퍼센트 이루어진다고 하지요. 비가 올 때까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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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임없이 기도를 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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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절히 비를 기다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작 매일 매일 기도 속에 자신의 삶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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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움이 들어있어야 하겠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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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산다는 것은 춥고 미끄러운 오늘 지금 이 자리에서 연탄 한 장 되는 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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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하여 순간마다 새롭게 태어나는 것이 아닐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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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0. 위재천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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