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밤에 산사에서 두견새 우는 소리를 들으며/ 김충렬

[안정훈]

山寺月夜聞子規 (산사월야문자규)

김충렬(金忠烈)

본관은 김해. 자는 이언(而彦), 호는 옥호(玉湖).

오랜 옛 절집에 배꽃이 지고

古寺梨花落 고사리화락

깊은 산에는 두견새가 우네

深山蜀魂啼 심산촉혼제

밤이 새도록 애절한 울음소리 그치지 않고

宵分聽不盡 소분청부진

봉우리마다 달은 높게 낮게 떠 있네

千嶂月高低 천장월고저

*

세상 시름을 잊으려

깊은 산중 절집을 찾아왔다.

밤이 되자

잠 못 이루는 것이 나 홀로가 아니다

저 나무 위에 두견새도

뜰락에 배꽃도

하나는 떨어지고

하나는 밤이 새도록 울고

또 한 사람은 그것을 들으면서

시를 읊는다

천 개의 봉우리마다

달은 떠 있고

산의 형태에 따라 달은 높게 낮게

구름 위로 떠 간다

요즘 카톡이 울리면

나는 두견새처럼 슬퍼진다

여기저기서 날아오는 부고(訃告) 소식

살

면서

사람도리 하기가

참으로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