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불체포특권 포기에 계파 불문 "방탄정당서 벗어나야"

[태민]

이재명 불체포특권 포기에 계파 불문

"방탄정당서 벗어나야"

이재명 결단 높이 평가 한 목소리
비명계에선 "영장실질심사로 이어져야" 압박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07회 국회(임시회) 제4차 본회의에서 국정에 관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2023.6.19/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강수련 정재민 전민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9일 자신을 둘러싼 사법 리스크에 대한 '불체포특권' 포기를 선언하자 당내에선 계파를 불문하고 이 대표의 결단을 높이 샀다. 이 대표의 결단이 당내 분열과 방탄 이미지로부터 벗어나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다만 비명(비이재명)계를 중심으론 이 대표의 선언이 실제 영장실질심사까지 이어져야 한다는 조언이 나왔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원고에 없던 발언을 통해 자신을 향한 검찰의 수사를 '정치수사'로 규정하며 불체포특권을 내려놓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소환한다면 10번이 아니라 100번이라도 응하겠다"며 "압수수색, 구속기소, 정쟁만 일삼는 무도한 '압구정' 정권의 실상을 국민께 드러내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발언 배경에 대해 "정쟁이 아닌 정치를 해야 하고 민생과 나라 살림을 챙겨야 할 때이기 때문에 더는 이런 문제로 논란이 되지 않길 바랐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친명계 중진 의원은 뉴스1과의 통화에서 "역시 이재명"이라며 "대장동 사건 등 검찰이 유죄 100%를 자신하던 사건의 국면이 완전히 달라졌다. 이 대표가 정면 대응하고자 하는 의지를 분명하게 피력한 것으로 잘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정부·여당이 당내 분열 상황을 만들려는 의도가 있는데 자신이 걸림돌이 되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며 "방탄 국회라는 불신과 우려에 정면 대응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4선 의원인 우원식 의원은 "불체포 특권을 내려놓겠다는 이재명 대표의 결단에 깊은 감사와 애틋함을 전한다"며 "오늘 선언은 더 이상 정치검찰의 정쟁 유도에 휘말리지 않겠다는 단호한 약속"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동시에 당이 분열을 극복하고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혁신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린 것"이라며 "민주당이 이제는 이재명 대표의 거취 논란 등의 사분오열적 태도에서 벗어나 윤석열 정권과 강력하게 맞서 싸울 것은 싸우고 관행과 구태로부터 결별하는 혁신 작업에 한뜻으로 뭉치길 바란다"고 말했다.

안규백 의원도 페이스북에 "당과 민생을 위한 용단에 진심 어린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며 "이 대표는 (불체포특권의 역사) 등 모든 것을 뒤로하고 '빌미마저 주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불의 앞에 당당한 이재명다운 표현이고 국민 앞에 부끄럼 없는 민주당다운 태도"라고 평했다.

비명계 역시 이 대표의 선언을 높이 평가했다. 다만 이 대표의 의지가 실행으로 옮겨져야 한다는 요구도 함께 나왔다.

이상민 의원은 페이스북에 "매우 잘한 결정이다. 이 대표 자신과 민주당의 대국민 공약을 지킨다는 의미 뿐만 아니라 검찰의 공권력 오남용과 맞서 싸우는 당당한 리더쉽을 보여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방탄국회, 방탄정당이라는 부정작 이미지를 벗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용기있고 당당한 리더십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 비명계 중진 의원은 "불체포특권 포기 언급이 오늘 교섭단체 대표연설 중 가장 잘한 일"이라며 "당내 자신을 향한 비판 목소리를 들은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그는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 때처럼 회기를 연장하지 말고 여야가 합의해서 본인이 영장실질심사를 받으러 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국민도 이를 평가 기준으로 둘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권 의원은 지난 2018년 강원랜드 채용 비리 수사 당시 불체포특권 포기를 공개적으로 선언하며 임시국회를 소집하지 말 것을 요청한 뒤 영장실질심사를 받은 바 있다.

또다른 중진 의원은 뉴스1에 "깜짝 놀랐다. 국민 앞 광야에 서겠다는 것 같은데 나쁘지는 않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다만 "대장동 관련 배임 쪽은 무죄라고 주장하기엔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본 것이 아닐까 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그러다 이 대표 본인이 구속되는 게 아닌가 싶은 걱정이 든다"고 덧붙였다.

한 재선 의원은 "늦었지만 잘한 일이다. 방탄정당에서 벗어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면서도 "선거제도 기득권을 내려놓고 개혁하자는 얘기는 없었다. 아직 갈길이 멀다"고 평했다.

권 수석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향후 절차를 묻는 말에 "구체적인 방식은 앞으로 또 논의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오늘은 이 대표 개인의 불체포 특권을 내려놓는다는 내용이기 때문에 향후 여당이든 야당이든 다른 의원이 (체포동의안 국회 제출이) 생기면 케이스별로 판단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traini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