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을 좋아해 평소 주말마다 등산을 가는 직장인 박상훈(32ㆍ가명)씨. 하지만 남들이 산 오르기 좋아하는 가을이 되면 박씨는 오히려 산에 가기가 꺼려진다. 평소 괜찮다가도 가을철 산에만 가면 콧물과 재채기 등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때마침 감기가 들어 인근 병원에 가서 진찰을 받아보니 '잡초 꽃가루 알레르기'가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그렇다고 일년 중 가장 멋진 풍경을 보이는 가을철 산행을 중단할 수는 없는 일. 사전에 약물요법만 잘 실시해도 괴로움 없는 산행을 할 수 있다. 알레르기가 있는 가을철 등산객들이 주의해야 할 점은 무엇인지 알아본다.
◇가을엔 돼지풀 꽃가루가 알레르기 유발=알레르기 비염이란 특정 물질이 예민한 코 점막을 자극해 재채기, 콧물, 코막힘의 알레르기 반응 증상이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원인 물질이 매우 다양해 사람마다 다르지만 주로 집먼지 진드기나 꽃가루 등이 주요한 원인이다.
꽃이 만개하는 봄철에 알레르기 비염 증상이 악화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렇다면 꽃이 많이 피는 것도 아니고 야외라 집먼지 진드기가 살지도 않은데 유독 가을산에만 오르면 비염증세가 나타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원인은 바로 잡초 꽃가루다. 봄철에는 나무 꽃가루의 영향을 받는 것과는 달리 가을에는 잡초의 꽃가루 날림이 심해져 여름동안 잠잠하던 증상이 악화된다. 일반적으로 가을철에는 돼지풀 꽃가루가 원인이 돼 알레르기 비염 환자가 급증한다. 이외에도 잔디, 쑥, 비름, 환삼덩굴 등도 알러지를 유발할 수 있다.
◇약물요법으로 알레르기 극복가능= 증상이 나타나지 않도록 하려면 무엇보다도 원인물질을 피하고 보는 것이 좋다. 그러나 잡초가 널린 산에서 작은 꽃가루를 피하기란 사실상 어려운 일이다.
이렇게 계절적으로 나타나는 알레르기 비염은 사전 약물요법으로 효과를 볼 수 있다. 산에 가기 일주일이나 열흘 전부터 항 알레르기약을 먹어주면 콧물과 재채기 등의 알레르기 증상 없이 산행을 즐길 수 있다. 가려움증과 콧물생성을 억제해 주는 약물인 ‘항히스타민제’가 주로 처방된다.
항히스타민제는 1세대와 2세대 약물이 있다. 성분이름이 '~페니라민'으로 끝나는 '브로모페니라민' '클로로페니라민' 등 1세대 항히스타민제들은 졸립거나 집중력저하, 배뇨곤란(소변을 잘 못 보게 하는 것), 입마름 등의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어 당뇨병, 녹내장, 전립선비대증, 심질환 환자들의 경우 먹으면 안된다.
때문에 요즘은 졸리지 않고 1일 1회복용만으로 효과를 볼 수 있는 '세트리진' '케토티펜' '로라타딘'등 2세대 항히스타민제들이 주로 처방되고 있다.
박상욱 하나이비인후과 원장은 "이들 약물들을 산행 1주일 전쯤부터 복용하는 것은 코 점막의 예민도를 미리 낮춰놓기 위한 것"이라며 "이후 점차적으로 용량과 횟수를 줄여 복용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간혹 스테로이드가 함유된 비강스프레이제제(콧속으로 뿌리는 것)가 사용되기도 하지만 이 또한 3일이상 사용해야 효과가 있기 때문에 산행 중 응급처치용으로는 부적합하다. 스프레이제제도 항히스타민제와 마찬가지로 횟수와 용량을 점차 줄여가면 된다.
◇특수마스크, 안경, 모자 착용 도움=사전에 약을 준비할 시간이 없이 갑자기 떠나는 산행이라면 꽃가루의 침입을 막아줄 특수마스크와 안경, 모자를 이용하는 것도 좋다. 그러나 등산 시 이 세 가지를 전부 착용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이 중 가장 효과가 좋은 것이 마스크이다.
일반 헝겊으로 만든 마스크는 꽃가루를 통과시키므로 꽃가루를 통과시키지 않는 특수 마스크를 준비해야한다. 특수마스크는 약국 등에서 구입할 수 있다.
박상욱 원장은 "특수마스크 대신 일반마스크 안쪽에 깨끗한 손수건을 넣어 착용해도 어느 정도 알러지 예방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안경이나 선글라스는 옆이 트여 큰 효과를 기대할 순 없으나, 사용치 않는 것보다는 나으니 착용하는 것이 좋다. 모자는 머리에 꽃가루가 앉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생리식염수로 코 세척, 코 점막을 건강하게=평소 알레르기 비염이 심한 사람이면 생리식염수를 이용한 코 세척을 하는 것도 좋다. 코 세척은 콧속의 점막층을 건강하게 유지시켜 준다. 주사기에 식염수를 50cc 정도 넣은 후 고개를 젖힌 후 한쪽 코에 쭉 밀어 넣고 1~2분 정도 있다가 고개를 숙이면 식염수가 코 안을 돌아 청소를 하고 빠져 나온다.
이때 코를 통해 목으로 넘어간 생리식염수는 뱉어내도록 한다. 반대쪽도 같은 요령으로 한다. 코세척은 하루 2~3차례씩 한다. 생리식염수는 염분의 농도가 0.9%(1리터의 물에 9g의 소금이 용해되어 있는 것)인 것을 사용하면 된다.
가정에서 만들어 쓰는 것은 불편하고 불결할 수 있으므로 시중에 판매하는 생리식염수를 이용하는 것이 보편적이다. 물이나 소금이 불결하거나 소금이 잘 녹지 않으면 코를 더 자극하고 상처를 줄 수 있으므로 주의한다.
알레르기 비염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우선 자신의 원인 물질이 무엇인지를 알아내야 한다. 그 후 원인물질을 최대한 피하고 약물 요법을 통해 증상을 완화시킨다. 그러나 아쉽게도 아직까지 단칼에 알레르기 비염을 완치하는 방법은 없다.
따라서 평소 꾸준한 관리로 증상이 악화되지 않도록 신경을 써야 한다. 알레르기 비염을 잘못 관리하면 자칫 축농증 등 더 심각한 질환으로 악화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첫댓글 저도 거의 일주일에 한번은 등산을 하는데 사철 눈물, 콧물 때문에 고생입니다. 알레르기 비염 때문인지 몰랐습니다 .약물 복용이 좀 꺼려지기는 하지만 참고를 해봐야 겠네요 정보 감사합니다 ^^
저도 산에만 가면 콧물떄문에 아주 고민입니다 ...좋은정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