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멀어질수록 아무래도 당일치기가 힘들어져 간다.
더구나 섬 여행을 곁들이다 보니 해안선 따라가기가 쉽지만은 않는 일정이 된다.
하여, 일정을 1박2일로 길게 잡고 동행을 찾아본다.
새벽같이 떠나는 일정이라 함께 하기가 힘들었는데
따그 조(조성무)가 자전거를 포기하고 순순히(?) 따라 나선다.
역시 40년 지기다.
중국에서 닭 울음소리가 들린다는 외연도가 목표이다 보니
중간 기착지인 녹도나 호도에서 내릴 수는 없고
타고 내리는 이들을 바라보며 먼빛으로 섬의 풍광을 잠사잠시 맛보며 너울을 뚫고 간다.
울릉도를 가면서 호되게 당한 경험이 아직도 생생한데
너울거리는 파도는 낙엽 같은 쾌속선(?) 웨스트 프론티어를 손바닥 위에서 가지고 논다.
통로를 신나게 뛰어다니던 아이도 축 늘어져서 어느새 조용하다.
<여객정원 215명 / 140톤의 웨스트 프론티어>
<멀어지는 호도는 여우섬이라고 불기도 한다는데>
<녹도를 뒤로 하고 외연도로>
여객선에 개인화물은 벌써 제한되어야 하는데
6월1일부터 15Kg이상은 절대불가라고 안내를 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객선으로 조달하던 외딴 섬의 생필품의 운반수단은 세워져 있는 것일까?
대체수단 없이 밀어붙이기는 세월호의 사고가 희미해질 무렵 옛날로 되돌아가는 것은 아닐까?
열 가지 꿈의 보물섬 외연도!
그 보물은 풍광이 아니라 바로 가까이에 있는 눈에 익은 모습이고
꿈을 가진 아이들이 뭍으로 가기전 외연도초등학교에서
전체 학생 20여명이 꿈을 굴리고 있어 외연도 골목길 5월의 햇살이 더욱 따사롭다.
첫째 외연도(外燃島)라는 이름을 만들어 낸 안개
둘째 계절과 날씨의 변화무쌍한 연출과 거침없이 드넓은 하늘
셋째 일출과 일몰의 두 얼굴을 보이는 태양
넷째 크기가 다양한 형태만으로도 귀한 몽돌
다섯째 수 천 수 만년을 흘러왔을 바다의 시간을 말해주는 바위
여섯째 존재만으로도 천혜의 자원인 무인도
일곱째 천연기념물 136호로 지정된 신비함이 가득한 당산의 상록수림
여덟째 500년간 섬의 안녕과 화합을 기원하고 빌어온 풍어당제
아홉째 섬마을 골목귀퉁이에서 장난치고 재잘대며 티 없이 뛰노는 아이들
열째 이 모든 것이 외연도의 희망이라는 보물
100여 가구가 산다는 외연도는 붉은 등대와 하얀 등대 사이로 아담하게 나타난다.
요란한 펜션은 보이지 않고
살고 있는 집을 고쳐 지은 민박집들이 선착장을 따라 늘어 서 있다.
주말이 아니다 보니 배낭을 멘 이는 달랑 둘뿐이다.
어디서 요기를 할까 하다 평화슈퍼 주인의 안내로
어촌계 식당으로 향하니 사람들이 제법 있어 잔뜩 기대를 했으나 맛은 별로다.
대충 밥통을 채우고 골목길을 어슬렁거리다
우연히 들린 안창상회(010-3457-4447)에 딸린 민박집에 여장을 풀기로 했는데
외연도 토박이로 길안내가 친절하여 반갑다.
아이들은 마누라와 함께 뭍으로 유학을 떠나 이른바 기러기 아빠 신세란다.
그나마 주말이며 외연도를 들린다니 다행이라고나 할까
<자! 새로운 출발을 해볼까>
<외연도 어촌계 여관 & 식당>
우선 봉화터가 있다는 봉화산(273m) 쪽으로 따라 가다
정상을 멀리하고 허리를 돌아가는 산책로를 택하니
깔아 놓은 산책로의 돌판이 매끄럽고 먹음직한 산딸기가 발길을 자꾸 멈추게 하기도 하고
먼빛으로 보이는 매바위와 상투바위도 가까이로 다가와서 품속으로 안겨온다.
<이만하면 허리, 어깨, 발목도 다 나았지롱??>
<봉화산 가는 우측 길을 버리고>
<
산딸기가 너무 탐스러워>
<기쁜 마음으로 가볍게>
<돌판 깔린 산책로를 따라>
<망재산-175m을 배경으로>
<벌써 지치며 아니 되는데~~~>
<매배-매바위-상투바위 원경>
산책로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풍광이 시원스럽다.
날씨가 맑으면 가까이는 호도, 녹도를 비롯하여
멀리는 삽시도까지 보인다는데 오늘은 해적이 출몰이 잦았다는
노란 뱃버리를 닮았다는 노량배를 보는 것으로 마음을 달랜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노랑배>
<무엇이 궁금하신가?>
<걸려온 전화인가? 걸은 전화인가?>
<다시 출발이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망재산 & 당산 방면-돌삭금과 명금 해변도 보이고>
외연도 주민이 알려주는 나무꾼이 나무하러 다니던 트래킹 코스를 조심스레 가보기로 한다.
노랑배를 바라보는 해안선이 아찔하고
너덜지대를 지나는 불편함을 감수하면서 좁다란 숲길을 들어서니
생각지도 않는 반가운 손님이 방긋방긋 반기면서 나타나는 감탄의 코스다.
지금까지 다니던 올레길이나 둘레길에 견줄 바가 아니다.
오늘의 선택을 자랑스러워하며 마당배에서 숨길을 가다듬으니
저 멀리 염소 한 마리가 해안절벽을 안심하고 오라하고
바다가마우지는 신나게 자맥질을 하며 신기하다는 듯 다가오다
바다 위를 가뿐하게 날아 어디론가 사라져 간다.
그래 가는 데까지 가보는 거다. 시간도 넉넉하지 않은가?
<조심 또 조심>
<이미 택한 길이 아니던가? 누구를 탓하랴>
<무엇을 챙기시나?>
<트래킹코스를 따라>
<혼자라도 좋다>
<고생 많았소>
<마당배에서 잠시 숨길을 돌리고>
<이 길 어딘가로 트래킹코스가 이어지고>
<안주가 기가막혀>
<염소가 안내하는 길을 따라>
화살표가 이끄는 방향으로 트레킹 코스를 얌전하게 따라 간다.
길잡이를 할 것 같은 염소는 어디론가 사라지고 믿는 건 오직 자신뿐이다.
집나온 염소도 혼자서 살아남지 않았는가?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을 갈 수 있는 행운이 어디 그리 쉬운 일인가?
덕분에 산딸기도 실컷 따먹으며 산더덕마저 보았으니 오늘의 잠자리도 아마 편안하리라.
뿌듯한 손맛을 간만에 느껴보았으니 민박집의 꽃게탕으로 외연도 첫날밤을 넘긴다.
<나도 한번 마당배를 돌아보자>
<염소가 안내하는 트래킹 코스를 따라>
<잘도 올라오시는구려>
<열심히 찾아보라 했는데도 네 잎이 보이지 않는다니~~~>
<저 낭떠러지를 타고 왔단 말인가?>
<딸기라도 찾았소?>
<너무 무리하지마셔유>
<외연도 골목길을 따라 당산이 보이고>
<사흘간 머물렀던 안풍상회 골목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