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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출산의 기운을 그대로 이어받은 흑석산.
비 내린 후 이 산줄기 남사면이 검은 빛을 띠어 흑석산(黑石山·650.3m)이라고 한단다.
학(鶴)이 나는 형상이라는 가학산(加鶴山·577m), 밤하늘의 별처럼 아름답다고 ‘별뫼’라 이름붙은 별매산(465m) 등 그 이름만으로도 절경임을 연상할 수 있다.
남쪽에서 바라보면 서쪽 두억봉(斗億峰·529m)과 이어져 거대한 장벽처럼 느껴진다.
가학산은 종주능선 최고의 전망대답게 호남의 명산들이 그리는 산릉의 물결이 가슴 벅차다.
별로 넓지 않은 정상을 까마득한 벼랑으로 받들고 있는 모습은 스릴감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특히 산행내내 오른쪽 어깨에 걸치고 다닌 월출산의 하늘금은 하산 후에도 가슴벅찬 감동으로 남아있다.
흑석산 정상석엔 깃대봉으로 적혀있지만 상봉의 위치를 두고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오래전 산중에서 만난 강도 원숭이는 가학산휴양림에서 도망쳤다가 생포된 놈이였다.
-김밥을 두어개 얻어먹던 놈은 다른 손에 들고있던 도시락까지 강도질을 하여 도망쳤다.-
3년여의 야생으로 인해 재활 적응교육을 받은 뒤 지금은 얌전하게 우리에서 개가천선 안락한 노후를 보내고 있었다.
우리는 세 파트로 나누어 산행을 하였다.
A팀은 제전마을~별매산~가학산~흑석산~바람재~은굴~가학산자연휴양림 (5시간)
B팀은 흑석산기도원~가학산~흑석산~가학산자연휴양림 (3시간 30분)
C팀은 가학산자연휴양림 흑석산 원점회귀(3시간)
거기다 준족들과 B,C팀 일부회원들은 선택으로 두억봉을 다녀오기도 하였다.
GPX 트랙
고도표와 속도
산행의 세부 통계
네비에 '전남 강진군 성전면 월평리 1230-5'를 입력하여 제전마을 버스정류장에서 차를 멈춘다.
제전마을 버스정류장 부스 뒤로 걸음을 내딛는다.
좌측으론 안내판이 서 있지만...
낡아서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하고...
마을 어귀에서 올려다 보이는 별매산 전위봉. 전위봉임에도 불구하고 그 기세가 하늘을 찌를 듯하다.
전위봉의 호위속에서 마을의 안녕을 도모하는 듯 제전마을 감나무에 주렁주렁 매달린 감들이 붉게 익어가고 있다.
좌로 마지막 가옥의 'Y'로에선 좌측으로 방향을 잡아...
농로를 이어가다...
다시 만난 'ㅏ'자 갈림길에선 대숲이 있는 우측으로 본격 진입한다.
무덤을 지나고...
시누대숲 터널을 지나면...
서서히 암릉이 시작된다.
내려다 보니 가을이 얼추 끝나가는 들녘과...
제전마을 버스 정류장(▽)이 확인이 된다.
맛배기 치고는 상당한 위압감을 느끼게하는 전위봉의 암봉.
차츰 고도를 높혀가다...
다시 뒤돌아 보니 가까이 보이는 산은 수암산인 듯하고,그 뒤론 희미하게 수인산이 가늠된다.
우측으로 공간이 열리면서 월각산이 그 뿔을 곧추 세우고 있다. 그 뒤로 고개를 살짝 내미는 월출산.
전위봉의 정수리는 자꾸만 낮아지고...
월각산은 더욱 온몸이 드러난다.
암질은 전혀 미끄럽지 않아 등반하기엔 전혀 무리가 따르지 않아...
'엄산'이 번쩍 두 팔을 하늘로 치켜 올렸다. 그 우측 위로 마치 머리를 치켜 세운 코브라를 닮은 바위가 서있다.
기념사진을 찍어가며...
바위를 거슬러 오르면 월각산은 이제 적라라한 몸뚱이를 그대로 노출시키고 만다.
월평저수지 너머로 뿔(角)난 월각산(月角山).
역시 수암산과 뒤로 수인산이 희끄므레하고, 우측으론 강진군청 뒷산인 일봉산 보은산(439m)인 듯.
전위봉 암봉을 직등으로 오르기 위하여 나섰다가 되내려오는 미옥씨. 미옥씨는 도무지 겁을 상실했다니까...
올려다보니 에구~ 이 암봉을 직등할려구 맴을 먹었으니...
그녀는 당찬 아까씨. 되내려와선 휑하니 앞서간다.
그러니까 직등으로 오르다 상단부에선 좌로 에두르며 우회하여야...(사진은 암벽 사면을 거슬러려다 되돌아가서 숲속길로 방향을 털려고 하는 일행)
좌로 에둘러야만 전위봉 정수리에 올라설 수 있다. 정수리 암봉엔 석정이 있어 이 가뭄속에서도 물이 마르지 않고 있다.
그리고 확 트인 전망. 아까 본 그 그림이다.
눈을 돌리면 월각산의 뿔과 뒤로 월출산의 마루금이 허옇게 빛난다. 이 산들은 DNA가 모두 같은 족속들.
더 좌측으로 열린 공간에 붓끝처럼 뾰족한 문필봉(文筆峰)과 주지봉이 고개를 내밀었다.
우리가 진행할 방향으로 이젠 바위가 자취를 감추었다.
새로 사진찍기에 재미를 붙힌 한마음 원로.
모처럼 맑은 날씨에 끝간데 없이 펼쳐지는 남도의 산하.
아직 채 물들지 못한 산자락과 가을걷이가 끝나가는 남도의 산야(山野).
진행방향
마지막 암봉에서 잠깐 멈춘다.
다시 좌로 에둘러야만...
바위 옆뽈떼기를 안전로프를 붙잡고 내려설 수 있다.
돌아보니 우리가 내려온 전위봉이 위엄을 부리고 있다.
밤재로 내려서는 땅끝기맥 갈림길.(밤재에서 오르게 되면 거리는 가깝지만 스릴 넘치는 전위봉을 오를 수 없다.)
별매산 정상.
올려다 보이는 우리가 진행할 능선.
우리는 이 어디쯤에서 점심보따리를 풀었다. 그리곤 준비해온 생탁으로 우선 갈증을 해소하고 포만감을 안고 다시 길을 재촉한다.
산죽숲을 헤집기도 하고...
트인 공간에서 갈 길을 짚어 보기도하며...
뒤도 돌아보기도 한다.
산야엔 이처럼 평화스런 분위기지만 우리 사회는 민감한 이슈로 너죽고 나살자는 식이 벌어지고 있다.
진행할 방향으로 도드라진 봉우리는 가학산의 위용.
남해고속도로와 율치저수지 너머로 문필봉 주지봉이 우뚝하다.
문필봉과 주지봉 그리고 월출산의 기세.
암반을 올라...
사위를 둘러보면...
내내 걺어지고 다닌 월출산의 마루금은 여전하고...
오늘의 최고봉인 흑석산의 자태가 길게 드러난다.
기기괴괴한 바위 군락의 다양한 모양세와...
우리가 걸어온 능선이 길게 뻗어 있다.
수천년 동안 켜켜이 쌓인 바위군락들 뒤로 흑석산의 자태가...
그리고 다시 돌아본 지나온 길.
흑석산기도원에서 올라오는 첫 갈림길(좌측이 기도원 방향)을 만난고...
다시 두 번째 갈림길(좌측이 기도원 방향)을 만난다. 두 번째 갈림길은 제초작업으로 등로가 산뜻하게 정비되어 있다.
다시 만난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지나온 별매산과 산아래 흑석산 기도원,그리고 당산리 신기저수지의 모습.
기도원을 살짝 당겨보니 숲속에 에워싸인 모습을 볼 수 있다.
이제 가학산을 오르기 위해 가파른 밧줄구간을 만나면...
좁은 침니구간을 팔과 다리를 번갈아 버티면서 어렵사리 암벽구간을 올라선다.
그리하여 다시 만나는 뚫린 공간 사이로...
사방이 열리더니...
가학산 고스락을 올라선다.
가학산은 그리 넓지 않은 정상부위가 모두 열려있어 가슴후련한 조망을 선사한다.
지나온 능선 끄트머리에 별매산과 우측 산아래 흑석산기도원.
마주 보이는 좌측으로 뻗어내리는 능선자락이 호랑이 꼬리에 비유하여 끄트머리 뾰족한 봉우리를 호미(虎尾)동산이라 하는 모양.
이후 이 호미동산은 이곳을 벗어날 때까지 우리 시야를 내내 호강하게 만든다.
가학산 정상의 이정목 아래에 정상 표식이 있고,미옥씨가 지팡이르 가리키는 지점...
구름 아래에 흑석산의 검은 실루엣이 선명한 흑선(黑線 black line)을 그려내고 있다. 아하~ 이래서 흑석산(黑石山)인가?
가학산 정상의 이정표
수십 번도 넘게 돌아보는 지나온 능선과 남도의 누런 들판 .
흑석산기도원 갈림길을 또 만나고(이 길은 기도원에서 가학산을 거치지 않고 흑석산을 바로 가는 길)...
호미동산의 호랑이 꼬리는 까딱까딱 요동을 치는 같다.
돌아본 가학산의 위용과 멀리 별매산, 그리고 뒤로 펼쳐지는 산그리메.
호미동산이 바라보이는 이정표에서 잠시 숨을 골르고...
호미동산을 바라보니 마테호른을 닮아 있다.
가까이 당겨보면 하늘을 찌를 듯 마법의 성곽을 연상케 한다.
<참고사진> 마테호른은 이태리와 스위스의 국경지대에 높이 4,478m의 피라미드형 봉우리.
흑석산기도원이 있는 태인마을에서 가학산 둘러 호미동산 원점회귀 등로가 있어 가까이 산다면 한국의 마테호른을 꼭 오르고 싶으이~~
이제 서서히 각도가 바뀌면서 한국의 마테호른은 그 마법의 신비를 풀어 놓고 있다.
우리가 걸어온 능선상의 가학산의 위용이...
자꾸만 호미동산의 그것과 오버랩된다.
석문(石門)을 통하여 산하가 열리고...
지나온 길이 꿈결같이 황홀하다.
가을걷이를 끝낸 남도의 들녘에 희부연 연기가 깔려있고, 들판엔 가만한 평화가 가득 메우고 있다.
이정목 하단부에 흑석산정상이라 새겨져 있다. 그러면 흑석산 정상과 깃대봉을 구분하는 것인가?
바위벼랑을 이룬 지점에 외솔 한 그루가 매달려 있어...
살짝 당겨보니 척박한 환경속에서 굳건히 버티고 선 외 솔의 모습이.
호미동산의 각도는 호랑이가 꼬리를 한 번씩 흔들 때마다 조금씩 틀어지는 듯...
가학산(왼쪽)과 호미동산(오른쪽)을 한 화면에 담았더니...
그리고 가학산휴양림 갈림길을 지나자마자 세 번째 만나는 깃대봉.
깃대봉 정상엔 '국방부지리연구소'의 오래된 삼각점이 있었다.
1958년 국방부 지리연구소로 출발해, 대통령령에 따라 1961년 내무부 국립건설 연구소, 같은 해 10월 국토건설청 국립건설연구소로 각각 개편되었다가,
1962년 건설부 국립건설연구소로 이관되었다.
1974년 대통령령에 따라 건설부 국립지리원이 창설되었고, 1994년 건설교통부 산하기관이 되었다가 2003년 '국토지리원'으로 바꼈다
깃대봉에서 바라보는 두억봉.
깃대봉에서 바라보는 호미동산
산 아래엔 우리가 하산할 가학산자연휴양림이 보인다.
휴양림을 살짝 당겨본 모습.
가학산과 뒤로 별매산
계속 진행하여 바람재(은굴)로 향한다.
바람재에 내려서서...
휴양림 방향으로 좌틀 꺾어 내려간다.
이정목의 한단부에 적힌 바람재 표식을 옆으로 뉘었다.
목계단을 내려서며...
오랜 가뭄으로 이제는 무용지물이 되버린 '은굴약수터'를 지나...
은굴을 만난다.
사람 한 사람 겨우 들어갈 수 있을 정도의 좁은 굴 입구부터 범상치 않아 보인다. 바위에 비까번쩍 붙어 있는 것은 은(銀)인가 보다.
은을 캔 은광(銀鑛)이란다.
깊이는 2층 구조로 100m가 넘는다고 하며 굴 끝엔 옹달샘도 있다고 한다.
이 옹달샘에 빠지면 마산면 다리 밑으로 나온다고 하고,영암의 닭우는 소리도 들을 수 있다니 뻥튀김도 수준급으로 그만큼 깊고 신비하다는 이야기.
이 은광(1920~1940년)은 일제 강점기 한국인들의 강제 노역장이였다.
은굴에서의 이정표
갈림길을 만난다. 좌측으로 내려오는 길은 아까 깃대봉 직전에서 내려오는 길.
작은 바위의 빨간 화살표 표식은 은굴로 오르는 길
우측으로 차량이 올라올 수 있는 임도가 있는 데크에서 좌측 산길로 내려간다.
임도에 내려서서...
돌아보면 데크지점으로 안내판과 이정표가 있고, 임도를 따라 둘러 가면 차량이 오르는 끝 지점 데크에서 만난다.
이 지점의 이정표
계곡을 가로지르는 아치형 다리를 건너면 우리 차가 있는 주차장. 오랜 가뭄으로 계곡엔 수량이 아주 적다.
그래서 여성분들은 화장실에서 세면과 화장을 하고...
나는 차량 옆의 고압 호스를 이용하여 웃통을 벗었다.
산성탁주는 입에 맞아 몇 잔을 연거푸 들이킨 뒤 그 놈의 강도(?)를 면회 왔다.
이 놈인가? 선의를 무시하고 김밥을 통째 강도질하며 나를 해꼬지 할려던 날강도놈이...
나는 그날 맨 뒤에서 이 놈이 따라 올까봐 자꾸만 뒤를 돌아보며 하산을 하였다.
그런데 이제 순치교육을 통하여 야성(野性)에서 탈피하였다 하고,또 노원(老猿)이 되었을 테니 이 동네에서 어르신이 되어 있을 터.
-가을 단풍-
더 이상
속 깊숙이 감춰둘 수 없어서
더 이상
혼자서만 간직할 수 없어서
세상 향해 고운 빛깔
뿜어내었다
반겨주는
이들 위해 활짝 웃었다
갈바람에 시린 가슴
달래주려고
파란 하늘 병풍에다
수를 놓았다
<오보영>
첫댓글 수고하셨습니다. 늘 좋은 산 안내 감사드리며
산행기 잘 보고 갑니다.
예,한덤님은 미리 계획을 하셨겠지만 두억봉을 덤으로 챙기셨으니 남는 장사가 맞겠네요. 나는 언제 갈 수 있을까요?
한국의 마테호른 호미동산과 두억봉을 연계할 수 있는 자연스러운 날이 자연스럽게 오리라 기대해 봅니다.수고하셨습니다.^^
@산마루 감사합니다 ^^
그 때는 다시 가도 좋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