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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일 늙은 부부 이야기 단체관람에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해 참석하지 못해 일요일 공연을 보게 되었다. 공연시작 전에 송병숙씨의 부친께서 돌아가셨다는 말과 함께 부득이하게 이순재씨와 예수정씨의 공연을 보여드리게 되었다는 관계자의 말이 있었다. 교수님께서 말씀하시길 이순재씨와 예수정씨의 공연을 모두 보면 좋다고 말씀하셨는데 한번에 두분의 호흡을 볼 수있는 자리가 마련되어 송병숙님께는 죄송스런 이야기 이지만 어안이 벙벙했다. 그 와중에 송병숙씨는 부친상에도 불구하고 공연을 계속하겠다는 고집을 부리다가 스태프들의 만류에 못이기고 아침에 떠나셨다고 했다. 보통 사람들이라면 아무리 연기에 대한 열정이 높다하더라도 그만큼의 열정을 보여주지 못했을텐데 송병숙씨께 정말 깊은 존경심이 생길 정도로 그녀의 열정이 마음에 와닿았다.
어느 허름한 집안의 마루 뒷편에서 연기자들을 바라보는 형식의 공연장은 정말 조촐하기 그지없었다. 좌석 또한 아주 조촐하여 뒤에 앉아 있어도 바로 앞에서 보는 것과 별반 다를바 없었다. 그 안에서 두 연기자의 열연이 펼쳐지는 것을 생생하게 볼 수 있어서 시작과 함께 긴장이 되었다. 첫 만남에서 박동만이라는 날라리 늙은 신사가 이점순이라는 할머니에게 좋아하는 마음을 품고 집에 찾아와 노인들의 구수한 욕설과 함께 다짜고짜 방을 얻게되는 스토리로 시작하게 된다. 늙은이들 끼리 남자여자 둘이 사는 집안에서 무슨일이 벌어질까 라는 생각을 바꾸어 버리고 둘은 사랑에 빠지게 되고 비록 결혼식은 올리지 못했지만 젊은 부부들 못지않은 그들만의 행복감을 만끽하며 노부부의 생을 살아가게 된다. 자식들 모두 소용없다는 말과함께 서로 의지하며 돕는 이쁜 삶을 보며 아직 결혼은 하지 않았지만 젊은 내가 봐도 부러울 만큼 알콩달콩 살아가는 모습을 보며 인생은 60부터라는 말을 대신 실감할 수 있게 해준 시간이었다. 하지만 세월의 벽을 넘지 못하고 얼마 안있어 점순 할머니는 생을 마감하게 되고 운전면허증을 따서 동만 할아버지의 차로 직접 운전해서 신혼여행을 가자는 그들의 희망은 이루지 못하게 되며 극은 막을 내리게 된다.
웃음속의 유쾌한 내용으로 시작하여 공연내내 시종일관 웃음과 흐믓함의 표정으로 바라보다가 마지막에 감동과 함께 눈물까지 보게 해 주었으며, 너무나도 일상적인 소재와함께 현재 우리가 살고있는 사회에 잔잔하면서도 깊은 감동을 보여준 연극이었던 것 같다. 비록 이제는 늙어서 볼품없이 되었지만 그 속에서도 사랑을 찾고 그들만의 행복을 찾을 수 있는 그들이 너무나도 부러웠다. 비록 늙어서 가진건 별로 없지만 나도 생을 마감할 때가 되면 과연 이렇게 즐거운 생의 마지막을 보낼 수 있을까? 아니면 그저 그렇게 순순히 삶을 마감하게 될까? 라는 생각도 해보게 되었고 전자쪽의 삶을 살아 갈 것이라는 아직은 멀지만 다가오게 될 미래에 대해 목표도 세워볼 수 있는 기회도 가질 수 있었다. 연극에서 박동만 할아버지가 언급했던 영화 죽어도 좋아라는 영화를 보지 않았지만 이들 보다 더 늙은 노부부 이야기의 소재를 다룬 영화로 알고 있다. 인생을 즐긴다는 것은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는것 같다. 작은 곳에서 부터 작은것에 대해 자신들만의 만족과 행복을 느낄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인생을 즐긴다는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조심스레 해본다... |
첫댓글 음~~언제나 행복하게..^^**
작은 곳에서 부터 작은 것에 대해, 그래 누릴 줄 아는 만큼 행복하다. 누릴 줄 아는 지혜가 우리에게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