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묘를 모란공원 민주열사 묘역으로 이장한다는 언론보도가 나왔다. 2020년 7월, 박 전 시장은 비서를 성추행 의혹이 불거지자마자 해명 없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후 본 사건은 국가인권위원회 직권조사를 통해 성희롱으로 결정되었다. 그러나 유족 측에 의해 국가인권위원회 결정 취소 소송이 제기되었고, 2022년 11월 1심에서 국가인권위원회 결정이 타당하다는 판결을 받은 상황이다.
그동안 피해자는 끊임없는 2차 피해에 시달려야만 했다. 성폭력 문제제기에 대한 부정은 박 전 시장 지지자와 유족의 일관적인 행보였다. 모든 수단을 동원해 피해자와 조력자에 2차 피해를 가하는 일부 지지자들의 행위는 기록적이었다.
이번에는 '민주열사' 묘역으로의 이장이다. 이 행보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새삼 궁금하지 않다. 성폭력 문제제기 이후 훼손된 '명예'의 복구를 민주진보의 이름으로 실행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래서 우리는 이렇게 묻는다. 민주열사 묘역 안장 기준은 무엇인가, 무엇이 민주화운동인가, 민주화운동에 여성에 대한 차별과 폭력, 성평등은 의제가 아닌가, 이는 누가 판단하고 누가 결정하는가.
박 전 시장 사건은 우리 사회에 소위 진보진영의 성인지 인식과 실천에 대한 근본적 성찰의 필요성을 던졌다. 사건 발생 3년이 되어가는 지금은 그 필요성에 얼마나 응답했는가 돌아보고 점검할 때다. 이에 응하지 못하고 계속해서 시대의 흐름을 거꾸로 돌리려 하는 이들의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수많은 성폭력 사건 피해자들의 목소리가 만들어온, 이에 조응한 우리 사회 성평등의 가치를 지키려는 시민들의 움직임은 결코 거스를 수 없다. 무의미한 행보로 피해자에 2차 피해를 가중하는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
2023년 3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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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3.30 18시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