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野松論志堂 원문보기 글쓴이: 정동섭
정선 아라리 가사
후렴(1)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고개로 날 넘겨주게
후렴(2) 아리아리랑 스리스리랑 스리스리랑
아라리가났네
아리랑 고개고개로 나를 넘겨주게
후렴은 부르는 사람에 따라 후렴(1)을 부르는 사람도 있고 후렴(2)를 부르는 사람도 있다.
간혹 후렴의 「고개 고개로」다음에 「단둘이만 넘겨주게」 「단둘이만 넘자」
또는 「얼었다 살짝 녹으니 봄철이로 구나」등의 가사를 대체하여 부르기도 함.
이 노래는 정선아리랑의 시원을 이루는 노래로서 지금으로부터 오백팔십여년전 고려조가
망하게 되자 이제까지 관직에 있던 선비들이 이를 비관하고 송도에서 두문불출 은신하다가 정선에 은거지를 옮겨 지금의 거칠현동과 백이산을 소진하면서 이제까지 섬기던 고려왕조가 그냥 망하고 말 것인가 그렇지 않으면 다시 계승될 것인지 송도에는 험악한 먹구름이 모여드는 시운을 한탄하고 쓰라린 회포를 달래며 부른 노래이고 대사는 이러한 어려운 때가 아니라며는 자기들이 모든 것을 등지고 쓸쓸한 이 산중에서 울부짖으며 살아가지 않을 것이라는 심정을 읊은 것이다. 정선아리랑의 가락이 구슬프고 구성진 곡조를 지닌 것은 이런 한탄과 시름을 읊조리게 된데 연유한 것이다.
○ 눈이 올라나 비가 올라나 1)억수장마 질라나
2)만수산 검은 구름이 막 모여든다. [노래듣기]
[후렴]
○ 명사십리가 아니라며는 해당화는 왜피며
3)모춘삼월이 아니라며는 두견새는 왜 울어.
[후렴] [노래듣기]
註: 1) 비가 세차게 쏟아지는 장마
2) 송도 개성에 있는 산이름
3) 늦은 봄
지금의 정선군 낙동리 居七賢洞에서 隱居한 七賢은 채미헌 전오륜, 수은 김충한, 도총제 고천우, 존암 이수생, 황의홍 신안, 변귀수, 김위 등 모두 일곱분으로 後人은 이 일곱 분들의 不事二君하는 충절을 추모하여 그분들이 거처하던 골을 거 칠현동이라 하여 전하고 있다.
당시 일곱명의 고려유신과 함께 거칠현동과 백이산에서 고려조를 위한 충의로웠던 마음씨를 읊은 칠현들의 시는 지금까지 전하여지고 있다.
採薇軒 全五倫 詩
(채미헌 전오륜)
東來朝服在臣身 遙望松京哭滿巾
(동내조복제신신 요망송경곡만건)
唐虞世遠吾安適 矯首西山繼絶塵
(당우세원오안적 교수서산계절진)
○ 정선으로 가지고 온 관복을 몸에 걸치고
멀리 송도를 바라보니 슬프기만 하네.
요무시대 멀리 갔으니 내 어디로 가리오
서산을 향해 머리 드니 진세와 인연을 끊었네.
[후렴]
樹隱 金沖韓
(수은 김충한)
一片丹心不二心 雲山獨立苞桑世
(일편단심불이신 운산독립포상세)
松京何在淚流中 無愧首陽斷絶塵
(송경하재루류중 무괴수양단절진)
○ 일편단심은 두 나라를 섬기지 않으니
송도 는 어데 있는지 눈물만이 흐르네
먼 산은 흥망성쇠에 아랑곳 없이 우뚝 섰으니
세상에 부러움 없이 수양산 고사리나 캐어 먹으며 숨어 살겠네.
[후렴]
都摠制 高天禑
(도총제 고천우)
此身猶是舊朝身 靖節先生何處在
(차신유시구조신 정절선생하처재)
回憶松京淚濕巾 尋陽江山晋風塵
(회억송경루습건 심양강산진풍진)
○ 이 몸은 오직 고려나라 사람,
송도를 생각하니 눈물이 옷을 적시네.
단절선생은 어데 갔는고, 심양강산의
어지러운 풍진이랑 쓸어 버리지.
[후렴]
尊菴 李遂生
(존암 이수생)
新朝榮辱不羈身 憐君獨守雪山餓
(신조영욕불기신 연군독수운산아)
一曲薇歌淚濕巾 雷首淸風斷絶塵
(일곡미가루습건 뇌수청풍단절진)
○ 새나라 영화에 구속받지 않는 몸 고사리
캐는 구슬픈 노래 가락에 눈물만 흐르네.
구름에 잠긴 산속에서 주린 배를 참는 그대 가련하여라.
내 앞으로 맑은 바람 세상 씻어주네.
[후렴]
黃衣翁 申 晏
(황의옹 신 안)
天地綱常任一身 瑞雲屹立 桑世
(천지강산임일신 서운흘입창상세)
新朝不染舊衣巾 雨過薇岑更洗塵
(신조불염구의건 우과미잠경세진)
○ 삼강과 오상의 법도가 내 몸에 있으니
새나라 위력도 굳은 절개는 꺽지 못하네.
서운산은 변화무상한 세상 바깥에 높이
솟았고 내는 고사고개(伯夷山인 듯)를
지내니 티끌 지상 씻어주네.
[후렴]
邊貴壽
(변귀수)
新朝天地獨歸身 堪守首陽採薇餓
(신조천지독귀신 감수수양채미아)
遙望王京淚滿巾 瑞雲洞 斷前塵
(요망왕경루만건 서운동과단전진)
○ 새나라 세상에서 홀로 돌아온 몸 멀리
옛 서울 바라보니 눈물이 한없이 흐르네.
수양산 고사리로 고픈배를 참아내니
서운마실 티끌 세상과 인연 끊는데.
[후렴]
金 瑋
(김 위)
至死不遷不變身 新朝榮寵夢中事
(지사불천불변신 신조영총몽중사)
松京己矣淚沾中 豈染亂風一點塵
(송경기의루첨중 기염난풍일점진)
○ 죽음에 이르러도 변절치 않는 이 몸,
송도는 이미 지난 일이니 눈물만이 옷을 적시네.
새나라 부귀영화도 꿈 만 같네.
어찌 어지러운 세상에 물들리요 만 한점의 티끌인 것을.
[후렴]
고려조(高麗朝)가 망함에 불사이군(不事二君)의 충의(忠義)를 지키기 위하여 정선에 낙향(落鄕)한 선비들이 부른 노래로 그들이 겪고 있는 쓰라림이 마치 오랜 옛날 당명황 시대(唐明皇時代)에 서촉(西蜀)으로 쫓기어 가서 갖은 고생을 다한 두보(杜甫)의 처지와 같음으로 두보(杜甫)의 수(愁)에 관한 시에다 자기들의 심정을 첨가(添加)하여 부른 노래로 정선에 와서 첫 봄을 맞으니 지난 날 뜻을 펴려고 하던 시절의 회상(回想)과 다정(多情)했던 벗들과 헤어진 외로움 그리고 지난날에 살아오던 갖가지의 그리운 일들이 꼬리를 물고 떠오르는 향수(鄕愁)를 달래고 이러한 산간에 와서 남아로서 국운(國運)을 바로 잡지 못하고 은신(隱身)만 하고 있는 자신을 비관(悲觀)하며 부른 노래이다.
○ 1)강초일일(江草日日)에 2)환수생(換愁生) 하니
강물만 푸르러도 고향(故鄕) 생각(生覺) 나네.
[후렴]
○ 3)무협(巫峽)이 냉랭(冷冷)하여
4)비세정(非世情)하니
인생차세(人生此世)에 무엇을 하나.
[후렴]
註 : 1) 강가의 풀이 나날이 푸르러짐
2) 수심이 다시 일어남
3) 서촉(西蜀) 땅 무협(巫峽)이란 곳이 차고 차서
4) 세상의 정이 아님
○ 1)강산고택(江山古宅) 2)공문조(空文藻) 하거든
3)운우황태(雲雨荒 )에 4)기몽사(幾夢思) 라던가.
[후렴]
○ 5)야월삼경(夜月三更)에 저 두견(杜鵑)아
6)촉국흥망(蜀國興亡)이 어제와 오늘에 아니거든
어찌하여 저다지 슬피우나
[후렴]
註 : 1) 강산의 옛집에
2) 훌륭하게 잘 된 문장이 없으니 ('문'은 글재주)
3) 구름 비 거친 들판에
4) 몇 번이나 꿈에 생각하였느냐
5) 달 박은 삼경
6) 촉나라의 흥하고 망함
이 노래는 춘향전에서 나오는 글로 이어사가 변사또 생일잔치에 불청객으로 참석하여 관가의 행패가 백성에게 끼치는 피해를 읊은 글로 그 옛날 이 지방의 백성들이 ?정에 대하여 원망을 하며 이 글을 아리랑곡에 맞추어 부르며 억울한 마음을 달랬던 흔적이 담긴 노래이기도 함.
(제공자 동면 화암이리 홍대운 아주머니)
○ 1)금존미주(金樽美酒)는 천인(天人)의 혈(血)이요
2)옥반가효(玉般佳肴) 3)만성고(萬姓膏)라.
[후렴]
○ 4)촉루락시(燭淚落時)에 5)민루락(民淚落)이요
6)가성고처(歌聲高處)는 7)원성고(怨聲高)라.
[후렴]
註 : 1) 금동이에 든 좋은 술
2) 옥반에 얹어 놓은 맛 있는 안주
3) 많은 백성의 기름
4) 촛물이 떨어질 때
5) 백성의 눈물이 떨어짐
6) 노래 소리 높은 곳
7) 원망의 소리가 높다.
※ 한일 합방 후 나라 잃은 설움을 노래한 아리랑
이 노래는 구십년 전인 1916년(한일 합방 후 6년)에 동면의 최명집씨가 지어 부르던 노래로서 한일합방으로 나라를 잃은 슬픔을 되씹으며 일본이 아무리 무서운 탄압정치를 한다 하더라도 우리 민족혼(民族魂)은 어쩔 수 없음을 노래한 것이다.
朝暮歸雲 山角宿
(조모귀운 산각숙)
古今流水 石根鳴)
(고금유수 석근명)
○ 아침 저녁 돌아가는 구름은 산끝에서 자는데
예와 이제 흐르는 물은 돌뿌리에서만 운다.
[후렴]
※ 항일을 노래한 아리랑
일제시대에 불리어진 노래로 국권을 빼앗기고 억눌려 천하게 살지마는 민족과 국가를 배반하고 일본 놈의 앞잡이로 날뛰는 인간들은 사람으로 보지 않는다는 배일과 항일을 노래한 것이다.
○ 1)석새베 곤방 치마를 입었을망정 네까짓
2)하이칼라는 눈 밑으로 돈다.
[후렴]
註 : 1)베 옷감 중 가장 엉성한 것
2)신사또는 멋쟁이(여기서는 일본인의 앞잡이)
○ 금도 싫고 은도 싫고 문전옥답 내 다 싫어
민주 벌판 신경뜰을 우리 조선 주게.
[후렴]
○ 대관령 국수 성황님 절이나 믿고 사시지
정선읍내야 우리 들은야 나랏 님 믿고 삽시다.
[후렴]
○ 앞 남산의 저 두견새는
고국을 못가서 불 여귀를 부른다.
[후렴]
○ 앞 남산의 뻐꾸기는 1)초성도 좋다
세 살 때 듣던 목소리 변치도 않았네.
[후렴]
註 : 1) 노래 부르는 목소리
※ 해방을 노래한 아리랑
36년간 몸서리치던 일제의 압박에서 벗어난 민족해방과 조국광복의 기쁨을 노래하고 광복의 기쁨이 가시기도 전에 국토단절의 민족적 비운을 한탄하며 국토통일을 염원한 노래이다.
(30년전 최봉출작)
○ 삼십육년간 피지 못 하던 무궁화 꽃은
을유 년 팔월십오일에 만발하였네.
[후렴]
○ 사발 그릇이 깨어지며는 두 세쪽이 나는데
삼팔선이 깨여지며는 한덩이로 뭉친다.
[후렴]
※ 6.25 사변에 불리운 아리랑
○ 이북산(以北山) 붉은 꽃은 낙화(洛花)만 되어라
우리 조선(朝鮮) 무궁화가 갱소생(更蘇生) 했다.
[후렴]
○ 앞 남산의 호랑나비는 왕 거미줄이 원수요
1)시방시체 청년들은 삼팔선이 원수다.
[후렴]
註: 1) 지금시대
○ 세상천지(世上天地)에 1)만물지법(萬物之法)은 다 잘 마련했건만
2)존비귀천(尊卑貴賤)은 왜 마련했나.
[후렴]
○ 조선(朝鮮)팔도(八道)의 만물지법(萬物之法)은 다 잘 마련했건만
청춘과부(靑春寡婦) 3)수절법(守節法)은야 누가 마련 했나.
[후렴]
註: 1) 만물의 법칙
2) 지위 신분이 높고 낮음과 귀하고 천한 것
3) 절개를 지키는 법
○ 동지(冬至)섣달 문풍지는 늴리리 만 부는데
정선읍내 병사(兵事) 1)가가리는 청년(靑年)들만 찾네.
[후렴]
註: 1) 계원(係員), 그 일을 맡은 사람의 일본 말
○ 한짝 다리를 덜렁 들어서 부산 연락선(連絡船)에 언고서
고향산천(故鄕山川)을 되돌아 보니는 눈물이 뱅 뱅 돈다.
[후렴]
○ 1)만첩산중(萬疊山中)에 호랑이는 2)말거무줄이 원수요
지금시대 청년들은 삼팔선이 원수다.
[후렴]
註: 1) 겹겹이 싸인 산중
2) 큰 거미의 방언
○ 일년일도(一年一度)에 피는 감자 꽃도
1)삼재팔 난(三災八難)을 적는데
우리 젊은 몸 2)뭘로 생겨 3)만고풍상(萬古風霜) 다 적나.
[후렴]
註: 1) 사람의 모든 재앙
2) 무엇으로
3) 오래 동안 겪어온 많은 고생
후렴(1)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고개로 날 넘겨주게
후렴(2) 아리아리랑 스리스리랑 스리스리랑 아라리가났네
아리랑 고개고개로 나를 넘겨주게
후렴은 부르는 사람에 따라 후렴(1)을 부르는 사람도 있고 후렴(2)를 부르는 사람도 있다. 간혹 후렴의 「고개 고개로」다음에 「단둘이만 넘겨주게」 「단둘이만 넘자」또는 「얼었다 살짝 녹으니 봄철이로구나」등의 가사를 대체하여 부르기도 함.
아래의 두 가사는 이조시대에 신석균이가 이 고을 군수로 부임하여 보니 인가는 드문드문하며 나무 숲이 우거져 울울 창창하고 인심과 풍속이 좋아 뜻하지 아니하게 이곳에서 무릉도원을 봄과, 산들은 고요한데 새들만이 숲 속에서 지저귀며 사람들은 달 밝은 밤 맑은 강에 배를 띄워 놓고 노니는 것을 보고 찬미하며 읊은 한시를 아리랑으로 부른 것이라 한다.
(제공 동면 백전리 최영규)
天家雲樹 遠倉倉
(천가운수 원창창)
不意桃源 在此鄕
(불의도원 재차향)
○ 이웃집은 다문다문 산(山)은야 1)울우리 창창하니
산수(山水) 좋고 인심(人心) 좋아서 2)무릉 도원(武陵桃源)일세.
[후 렴]
註: 1) 울울이
2) 사람이 살기 좋은 별천지, 선경)
山靜鳥啼 叢桂樹
(산정조제 총계수)
月明人語 木蘭舟
(월명인어 목난주)
○ 만첩산중에 들새들은 숲에서나 우는데.
달이야 밝거들랑 배 띄워 놓고서 놉시다.
[후 렴]
고려 충열왕시(忠烈王時) 정선을 도원(桃園)이라 호칭하였을 때에 읍터가 남면 증산에 있다가 그 후 공민왕(恭愍王)시대에 읍터를 정선으로 옮기게 되었다. 이때부터 이 고장을 산자수려(山紫水麗)하고 인심좋아 사람이 살기 좋은 선경(仙境)이라 하여 무릉도원이라 불리어 오고 있다. 이 노래는 읍터가 무릉(武陵)에서 정선으로 옮겨진 후 증산일대의 쓸쓸한 모습을 읊은 노래이다.
○ 정선의 구명(舊名)은 1)무릉도원(武陵桃源) 아니냐
무릉도원은 어데 가고서 산(山)만 충충하네.
[후 렴]
註: 1) 살기 좋은 별천지
이 노래는 이조 중엽 이 고을에서 선정을 베푼 오공묵 군수부인이 지었다는 노래로 원님 부임시 가마를 타고 같이 정선으로 오는데 높고 험한 성마령을 넘고 지루한 관음베루를 지나는 동안 생전 처음 지나보는 험한 길이어서 참기 어려운 고생을 하고 울면서 들어온 심정을 읊은 노래라 하며 이 군수부인은 떠날 때에도 또 울고 같다 한다. 옛날 이 고정에 부임한 군수들은 처음 올 때에는 산골에 간다는 서러움과 부임송중 길이 험하여 울면서 들어와서 여기서 살아보니 산수좋고 인심이 좋아 다른 어느곳 보다도 정들이고 살다가 다시 떠나려하니 떠나기가 싫어서 울고 떠났다 하여 「울고 왔다 울고 간다」는 곳으로 이름 지어 졌다.
○ 일(一) 강릉 이(二) 춘천 삼(三) 원주라 하여도
놀기 좋고 살기 좋은 곳은 동면(東面) 화암 (華岩)이로다.
[후 렴]
○ 아질아질 1)성마령(星摩嶺) 야속하다 2)관음베루
지옥 같은 정선읍내 십년간들 어이가리.
[후 렴]
註: 1) 평창과 정선 사이에 있는 재로서 옛날 정선의 관문이다.
원님이 가마를 타고 이 재를 넘어 오고 넘어 갔다.
2) 정선으로 들어오는 낭떠러지 길 (구로)
○ 아질아질 꽃베루 지루하다 1)성마령(星摩嶺)
지옥(地獄)같은 이 정선을 누굴 따라 나 여기 왔나.
[후 렴]
註: 1) 북면 남평과 여량 사이에 있는 낭떠러지 길 이름
정선에 낙향(落鄕)한 선비가 정선에 와보니 과연 무릉도원(武陵桃源)으로서 선경(仙境)이며 피난처(避難處)로 이름난 산들이 많으며 험한 세파(世波)를 멀리한 이곳은 다만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인정(人情)과 믿음의 가화(佳話)만이 피어 있는 곳이라는 것과 이러한 곳에서 풍월(風月)만을 벗삼고 살아가니 세태(世態)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전연 알 필요가 없으며 다만 뒷동산에 살구꽃이 피면 봄철임을 알뿐이라는 낙향 선비의 노래라 한다.
○ 맨드라미 줄 봉숭아는 토담이 붉어 좋고요
앞 남산 철쭉꽃은 강산이 붉어 좋다.
[후 렴] [노래듣기]
○ 정선같이 살기 좋은 곳 놀러 한번 오세요.
검은산 물밑이라도 해당화(海棠花)가 핍니다.
[후 렴] [노래듣기]
○ 나물 바구니 둘러메고 동산 나물을 가니
1)동삼(冬三)에 쌓였던 마음이 다 풀리는구나.
[후 렴] [노래듣기]
註: 1) 겨울
○ 봄철인지 갈철인지 나는 몰랐더니
뒷동산1)도화춘절(桃花春節)이 날 알려주네.
[후 렴]
註: 1) 살구꽃 피는 봄철
○ 일락(日落) 서산(西山)에 해 떨어지고
월출(月出) 동령(東嶺)에 달이 솟았네.
[후 렴]
○ 창밖에 오는 비는 구성지게 오잔나.
비 끝에 돋는 달은 유정(有情)도나 하구나.
[후 렴] [노래듣기]
○ 이 철인지 저 철인지 나는 몰랐더니
얼었다 살짝 녹으니 봄 철 이로구나.
[후 렴]
○ 앞 남산 적설(積雪)이 1)다진 토록 봄소식을 몰랐더니
비봉산(飛鳳山) 행화춘절(杏花春節)이 날 알려 주네.
[후 렴]
註: 1) 다 녹는다
○ 저 건거 저 산이 계룡산(鷄龍山)이 아니냐
오동지 섣달에도 진달래가 핀다.
[후 렴]
○ 정선(旌善)사십리(四十里) 발구럭 십리에 삼산(三山) 한치인데
의병 난리가 났을 때도 피난지로다.
[후 렴]
○ 강원도 금강산 제일가는 소나무
경복궁 대들보로 다 나가네.
[후 렴] [노래듣기]
○ 정선 앞 한강수(漢江水)는 소리 없이 흐르고
옛 조상(祖上) 옛 시(詩)는 변함이 없다.
○ 만첩산중에 썩 들어가니
두견새 접동새 가 스슬피 만 운다.
[후 렴]
○ 앞 남산 불 뼝대 끝에는 솔개미 한 쌍이 돌고
늘어진 나무 가지엔 꾀꼬리 한쌍이 돈다.
[후 렴] [노래듣기]
○ 앞 남산의 참매미는 초성도 좋다.
하시(夏時) 장철 울고 울어도 변(變)치를 않았네.
[후 렴]
○ 동백나무 상가지야 내 연설을 들어라
날 상봉 하려거든 1)자잠뿍이나 열게.
[후 렴]
註: 1) 많이 많이
○ 춘삼월(春三月)에 피는 꽃은 할미꽃이 아니요
동면산천(東面山川) 돌산바위에 진달래 핀다.
[후 렴]
○ 둥둥에 잿마루에 신배나무 심어서
오시는 님 가시는 님의 장자나무 합시다.
[후 렴]
○ 비행기(飛行機) 재 말랑이 자물쇠 형국인지
한번만 넘어오시면 넘어 갈 줄 몰라요
[후 렴]
○ 솔보둑이 쓸만한 것은 전봇대로 나가고
논밭전지 쓸만한 것은 신작로(新作路)로 나가네.
[후 렴]
○ 고향(故鄕)을 등진지 이십여년(二十餘年)인데
살기 좋고 인심(人心) 좋아 나는 못가겠네.
[후 렴] [노래듣기]
○ 영월은 1)*덥보가 있어도 어름만 어는데
정선 동면은 약수(藥水)가 있어도 사람만 죽나요.
[후 렴]
註: 1) 덥는 보 또는 이불 덕포(德浦)의 잘못된 음(音)
* 덥보는 영월 읍 덕포리 강변을 잘못 발음한 것으로 봄.
후렴(1)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고개로 날 넘겨주게
후렴(2) 아리아리랑 스리스리랑 스리스리랑 아라리가났네
아리랑 고개고개로 나를 넘겨주게
후렴은 부르는 사람에 따라 후렴(1)을 부르는 사람도 있고 후렴(2)를 부르는 사람도 있다. 간혹 후렴의 「고개 고개로」다음에 「단둘이만 넘겨주게」 「단둘이만 넘자」또는 「얼었다 살짝 녹으니 봄철이로구나」등의 가사를 대체하여 부르기도 함.
초 정(初 情)
이 노래는 신라시대(新羅時代)에 최고운(崔孤雲) 선생과 나정승(羅政丞)의 따님이 각각 한 구절씩 지었다는 한시(漢詩)를 인용하여 부른 노래로 이 고장에서 수백년전부터 불리워졌으니 정선아리랑으로서는 애정(愛情)에 관하여 처음 불리워진 노래이다.
고운(孤雲) 선생이 어렸을 때 나정승의 집에서 잔심부름을 하고 자라던 어느 날 후원 별당 앞 연못가의 연꽃잎에다 조제림하(鳥啼林下) 누난간(淚難看)이란 글을 지어 써 놓았는데 며칠 후에 나정승의 따님이 이 글을 보고 그 옆에다 화소헌전花笑軒前) 성미청(聲未聽)이란
대구(對句)를 지어 써 놓음으로써 뒤에 두 분은 부부(夫婦)의 인연(因緣)을 맺었다는 시(詩)라 전(傳)한다.
○ 1)조제림하(鳥啼林下)에 누난간(淚難看)은 그대가 못 봐서 원한이 로구나
[후 렴]
註: 1) 새는 숲속에서 울어도 그의 눈물을 보기가 어렵다.
○ 2)화소헌전(花笑軒前)에 성미청(聲未聽)은 음성조차 돈절(頓絶)이라네
[후 렴]
註: 2) 꽃은 난간 앞에서 웃어도 그 웃음 소리를 들을 수 없다.
고려 충열왕시(忠烈王時) 정선을 도원(桃園)이라 호칭하였을 때에 읍 터가 남면 증산에 있다가 그 후 공민왕(恭愍王)시대에 읍 터를 정선으로 옮기게 되었다. 이때부터 이 고장을 산자수려(山紫水麗)하고 인심 좋아 사람이 살기 좋은 선경(仙境)이라 하여 무릉도원이라 불리어 오고 있다. 이 노래는 읍 터가 무릉(武陵)에서 정선으로 옮겨진 후 증산일대의 쓸쓸한 모습을 읊은 노래이다.
○ 정선의 구명(舊名)은 1)무릉도원(武陵桃源) 아니냐
무릉도원은 어데 가고서 산(山)만 충충하네.
[후 렴]
註: 1) 살기 좋은 별천지
지금부터 70여년전 북면 여량리(餘糧里)의 한 처녀(處女)와 유천리의 한 총각(總角)이 서로 사랑을 속삭이던 어느 가을철에 주위 사람들의 눈을 피하여 고요한 산속에서 사랑도 속삭이고 동백도 따기 위하여 싸리골에 갈 것을 약속하고 밤을 지나고 이른 아침에 나루터에 와 보니 간밤에 갑자기 내린 폭우(暴雨)로 강물이 불어 나룻배를 건널 수 없게 되었음에 처녀총각은 부득이 강 양편에서 서로 건너다 보며 불타는 연정(戀情)을 읊은 것이 이 노래라고도 하며 일설은 당시 이 강의 뱃사공이던 지유성(별명 지장구 아저씨)이 이러한 사연을 눈치 채고 그 애달픔을 대신 불러 주었다고도 한다.
○ 1)아우라지 뱃사공아 배 좀 건너 주게
2)싸리골 올동백이 다 떨어진다.
[후 렴] [노래듣기]
○ 떨어진 동백은 낙엽에나 쌓이지
사시장철(잠시잠깐) 임그리워서 나는 못살겠네.
[후 렴] [노래듣기]
註: 1) 두 강이 한데 모이는 지점 (합수처(合水處))
2) 북면 유천의 골 이름
○ 개구리란 놈이 뛰는 것은 멀리 가자는 뜻이요
이내몸이 웃는 뜻은 정들자는 뜻일세.
[후 렴]
○ 올라 오셨오 내려 오셨오 인사를 말고
행주 치마를 감처 물고서 입만 방긋하게.
[후 렴]
○ 왜 생겼나 왜 생겼나 네가 왜 생겼나
남의 눈에 꽃이 되도록 네가 왜 생겼나.
[후 렴]
○ 알록 달록에 1)잣 모 버개는 밤마다 비건만
정드신 님에 기나긴 팔을 언제나 비나.
[후 렴]
註: 1) 잣 모양으로 수놓은 벼개
○ 삼수 갑산에 1)물각유주(物各有主)로 임자가 있건만
이구 십팔 여자 몸으로 왜 임자가 없나.
[후 렴]
註: 1) 모든 물건은 각각 주인이 있음
○ 마당 아랫 가 댑싸리 삼형제(三兄弟) 절대 비지 말아라.
올라 갔다가 내려 올적에 임상봉 하세.
[후 렴]
○ 우리 조선이 잘될 라고서 나라님이 나시고
못난 여성 잘날라고 화장품이 생겻네.
[후 렴]
○ 아이고야 어머니 큰일이 났소
조기를 씻는 다는게 신짝을 씻었네.
[후 렴]
○ 수수쌀을 씻는 줄은 번연히나 알면서
무슨 쌀을 씻느냐고 왜 또 묻나.
[후 렴]
○ 정든님이 오셨는데 1)수인사(修人事)를 못하고
행주치마 입은 물고서 눈으로만 반기네
[후 렴] [노래듣기]
註: 1) 인사를 닦음
○ 개구장 가의 1)거무노리는 무슨죄를 지었나
큰애기 손길에 칼침을 맞네.
[후 렴]
註: 1) 나물의 이름
○ 울넘어 담넘어 꼴비는 총각아
꼴 춤을 게다놓고 외받아 먹게.
[후 렴]
○ 뒷집의 숫돌은 좋기도 좋다
큰애기 옆눈질에 낫날이 홀 작 넘었네.
[후 렴]
○ 곤들래1) 2)맨들레 늘어진 골에
당신은 나물 뜯고 나는 꼴 비며 단둘이나 가자.
[후 렴]
註: 1) 산 나물의 이름
2) 음율을 맞추기 위한말
○ 우리야 연애는 솔방울 연앤지
바람만 1)간시랑 불어도 똑 떨어 진다.
[후 렴]
註: 1) 살랑
○ 멀구 다래를 딸려거든 1)청서득으로 들고요
아내 몸을 만날 라거든 후원 별당으로 들게.
[후 렴]
註: 1) 푸른 돌이 많이 쌓여 있는 곳.
○ 울 넘어 꼴 비는 저 총각
눈치가 있거덜랑 떡 받아 먹게.
[후 렴]
○ 요놈의 총각아 젓눈질을 말아라
이빠진 1)남박에 돌 넘어 간다.
[후 렴]
註: 1) 쌀을 이는 그릇.
○ 날 따라오게 날만 따라 오게
잔솔밭 한중허리로 날 따라 오게
[후 렴]
다음 두 노래는 처녀총각의 신분이 각각 너무 차이가 있어 도저히 결혼할 수가 없음을 한탄한 노래이다.
○ 꽃을 보면 은 곱기는 고운데
가지가 높아서 꺾지를 못하겠네.
[후 렴]
○ 머루 다래는 탐스럽게 열렸다만
우리의 키가 작아서 못따 먹겠네.
[후 렴]
○ 낚시대를 딸딸 끌고서 개울가로 갈테니
싸리바구니 옆에 끼고서 뒤따라 오게.
[후 렴] [노래듣기]
○ 요놈의 총각아 치마꼬리를 놓아라.
1)당사실로 금친 치마 2)콩 뙤듯 한다.
[후 렴]
註: 1) 중국에서 나는 명주실
2) 콩 뛰듯이 방언으로 마르면 털지 않아도 껍질에서 쉽게 튀어 나오는 형상
○ 요놈의 총각아 내 손목을 놓아라
물거품 같은 요내 손목이 1)얼그러 진다.
[후 렴]
註: 1) 이그러 짐
○ 고양산(高養山) 말랑에 징 장구를 놓고서
처녀 총각 다 오라고 만리장단(萬里長短)을 울린다.
[후 렴]
○ 한질 담 넘어 두길 울 넘어 꼴 비는 저 총각
꼴 비기가 싫으시거든 내 옆으로나 오세요.
[후 렴]
○ 한질 담 넘어 두질 담 넘어 나물 뜯는 저 처녀
눈치가 있다면 은 야 이내 당자를 따라라.
[후 렴]
○ 1)가진종집깨 네발 2)색경은 내가 사다 줄거니
당신 이마 눈섭은야 곱게 길러주게.
[후 렴]
註: 1) 눈섶을 뽑는 기구
2) 거을의 방언
○ 열두칸 1)부수쌈지를 칸 질러 놓고
둘째 2)오래비 녹두 방정에 다틀려 먹었네.
[후 렴]
註: 1) 돌에 깃을 대고 쇄로 쳐서 불을 내는 도구를 넣는 주머니
2) 오빠의 방언
○ 떴다 깜은 눈은 정 들자는 뜻이요.
깜었다 뜨는 것은야 날 오라는 뜻이라.
[후 렴]
○ 지게를 만들 때는 나무를 하자는 말이요
총각 색씨 걸어 갈 때는 정 들자는 말이다.
[후 렴]
○ 아주까리 동백아 열지를 말마라
산골의 규중처녀(閨中處女)가 일손이 뜬다.
[후 렴]
○ 아주까리 1)산추 동박 아 너 열지를 말아라.
산골의 큰 애기가 줄 난봉이 난다.
[후 렴]
註: 1) 기름을 짜는 나무 열매의 일종
○ 바람이 불라면 1)지화(紙貨) 바람이 불고요
풍년이 질라면은 인풍년(人豊年)이 들어라.
[후 렴]
註: 1) 돈(종이돈)바람
○ 작년 같은 흉년(凶年)에도 이밥을 먹고 살았는데
올해 같이 색씨 풍년에 장가 한번 못가나.
[후 렴]
○ 낮으로 만나거던야 남 보듯이 하고요
밤으로 만나거던야 임 보듯이 하게.
[후 렴]
○ 가리왕산 줄밤나무야 가지나 1)직걱 열어라
총각 색씨를 볼라며는 가지나 직걱 열어라.
[후 렴]
註: 1) 가지가 부러지도륵 많이
○ 총각 색씨 놀던 자리는 기화자 수건이 걸리고
껄껄새 두 마리가 장단을 친다.
[후 렴]
○ 저 건너 까칠복상은 털 벗으면 곱고
중 처녀 허리 맵시는 가늘어야 곱다.
[후 렴]
○ 공산명월(空山明月)에 비 삼십(三十)은 끝 발이 높아서 좋고요
열칠팔세 먹은 색씨는 나이가 어려서 좋드라.
[후 렴]
○ 너가 먼저 살자고 내 손목을 잡았지
내가 먼저 살자고 계약에 도장을 찍었나.
[후 렴]
○ 몰운(沒雲) 동천(東川) 광산(鑛山) 허가(許可)는 다달이 년년(年年)이 나는데
촌 색씨 잠자리 허가(許可)는 왜 안나는가.
조 혼(早婚)
200여년전 정선읍에 20세가 넘은 과년(過年)한 처녀(處女)가 여덟 살 밖에 되지 않은 소년과 결혼을 하여 시집살이 2년이 지나도록 부부(夫婦)의 정(情)을 알지 못하고 살아옴을 오래도록 한탄했다. 하루는 구비 쳐 흐르는 조양강(朝陽江)에 몸을 던져 한 많은 청춘(靑春)을 끊으려 결심(決心)하고 정신없이 깊은 소(沼)에 다다랐을 때, 눈물어린 눈에 물살을 안고 빙글빙글 도는 물레방아를 보고 생명(生命)이 없는 저 물레방아도 조화(造化)가 되면 움직이는데 하물며 사람으로서 나이가 차면 제구실을 못 할리가 있을 것이냐고 생각을 고쳐, 장래의 희망을 안고 되돌아오며 부른 노래로 많이 알려진 노래이다.
○ 정선읍내(旌善邑內) 물레방아는 사시장철
물살을 안고 빙글 뱅글 도는데
우리집의 서방님은 날 안고 돌줄 왜 모르나.
[후 렴] [노래듣기]
○ 정선읍내야 백(白)모래 자락에 비오나 마나
어린 가장(家長) 품안에 잠자나 마나.
[후 렴]
○ 노랑 두 머리에 파뿌리 상투를
언제나 길러서 내 낭군(郞君) 삼나.
[후 렴]
○ 저것을 길렀다 낭군을 삼느니
솔 씨를 뿌렸다 정자(亭子)를 삼지.
[후 렴]
○ 호랑 계모(繼母) 어린 신랑 날 가라고 하네
삼베 질삼 못 한다고 날 가라고 하네.
[후 렴]
○ 1)오능촉단(吳綾蜀緞) 2)능라삼팔주 (綾羅八三綢)로 날감지 말고
대장부(大丈夫) 긴긴 팔로 날 감아 주게.
[후 렴]
註: 1), 2) 옛 비단의 이름
○ 이칸 저칸 미다지문에 보름달은 밝았는데
우리집의 저 낭군은 어디로 돌아서 내방에 오시나.
[후 렴]
○ 마룻방 웃방 삼칸 툇마루 일월(日月)이 비치기 쉽지
당신(當身)은 내방에 오기 천만 의외로다.
[후 렴]
혼 사(婚事)
○ 동박따러 간다고 동박꾼 동박꾼 하더니
동박나무 밑에서 시집갈 궁리만 하네.
[후 렴]
○ 이팔(二八) 십육(十六)에 소녀(少女) 나이가 적소
남은야 우리 부모(父母) 동갑(同甲)에 외손자 (外孫子)를 보았네.
[후 렴]
○ 김도령 이도령이 다들 모였건만
마음가고 뜻 가는데는 단 한 곳 뿐 일세.
[후 렴]
○ 뒷집의 김도령이 떠다 준 오복수(五服壽) 댕기가
고운 때도 아니 묻어서 합사주(合四柱) 왔네.
[후 렴]
○ 노랑 저고리 오실 앞에 줄줄이 맺힌 눈물이
뉘 탓이냐 내 탓이냐 중신애비 탓일세.
[후 렴]
○ 잘 살고 못 사는 건 둘의 분복(忿馥)인데
중신애비 원망(怨望)은 아예 하지 맙시다.
[후 렴]
○ 저 건너 저 묵밭은 작년에도 묵더니
올해도 날과 같이 또 한해 묵네.
[후 렴] [노래듣기]
○ 오라버니 장가는 명년(明年)에나 가시고
검둥 송아지 툭툭 팔아서 날 시집 보내주.
[후 렴] [노래듣기]
○ 노랑 저고리 진분홍 치마를 받고 싶어 받었나
우리집 부모님(父母任)에야 말 한마디에 울며불며 받았네.
[후 렴] [노래듣기]
○ 노랑 저고리 앞섶에다 계약서(契約書)에 도장을 찍고서
말 한마디만 잘하면 백년(百年) 언약(言約)을 한다네.
[후 렴]
○ 우리 부모가 나를 기를 때 금옥(金玉)같이 하더니
외딴 골목 절벽(絶壁) 밑에다 왜 주었오.
[후 렴]
○ 술은 매일장주(每日長酒)로 잡수시드래도
천금(千金)같은 부모혈육(父母血肉)은 부디 조심하세요.
[후 렴]
○ 먹지 못하는 술잔을 날 권하지 마시고
후원별당(後苑別堂)에 잠든 큰애기를 날 권해주게.
[후 렴]
○ 지꾸땡이 삼년에 장땡이 한번을 못잡고
처가(妻家) 사리 삼년에 웃방 잠 한잠을 못잤네.
[후 렴]
○ 오라버니 장가는 별반 늦지 않아요
내 시집가기가 더욱 더 늦어만 가요.
[후 렴]
○ 심화(深化)야 봉접(蜂蝶)아 네가 자랑 마라
낙화(落花)가 된다면 혼사(婚事)도 되느니.
[후 렴]
○ 영월(寧越) 청천(淸泉)에 딸 주지 마세요
담배 순 치느라고 생 골머리 앓네.
[후 렴]
○ 예수나 믿었더라면 천당(天堂)에나 갈걸
이웃 색씨 믿다 보니 임시 낭패(狼狽) 났네.
[후 렴]
○ 삼베 질삼 무명 질삼을 1)주야장천(晝夜長川) 하다가
쪽두리 쓰고야 시집가기는 다 틀렸네.
[후 렴]
註: 밤낮으로 쉬지 않고 잇 달은 모양
○ 심화(深化)야 봉접(蜂蝶)아 네가 자랑 마라
낙화(落花)가 된다면 혼사(婚事)도 되느니.
[후 렴]
모 녀(母女)
시집 갈 나이가 된 딸을 둔 어머니들이 다 큰 딸들이 사춘(思春)에 겨워 남 몰래 한숨 짓고 괴로워하는 것을 안타까워한 모성애(母性愛)와 살기 좋은 곳에 시집을 보내 주는 것보다는 착실한 사람을 골라서 시집 보내 달라는 딸의 노래들이다.
○ 오동(梧桐)나무야 자두나무야 너 잘 크거라
큰 애기 시집 갈 때 오동 장농(欌籠) 짜 주자.
[후 렴]
○ 우리 어머니 나를 길러서 한양 서울 준댓죠
한양 서울 못 줄망정 골라 골라 주세요.
[후 렴]
○ 허공중천(虛空中天)에 달 뜬것은 내 보기나 좋지
큰 애기 1)맘 들뜬 것은 참말 못 보겠네.
[후 렴]
註: 1) 마음
○ 첩첩산중(疊疊山中)의 참매미 소리는 나 듣기나 좋지
다 큰 애기 한숨 소리는 정말 못 듣겠네.
[후 렴]
○ 오동(梧桐)나무야 자두나무야 너 잘 크거라
큰 애기 시집 갈 때 오동 장농(欌籠) 짜 주자.
[후 렴]
○ 무주공산(無主空山)에 참매미 소리는 처량도 하고
나이찬 색씨 한숨소리는 영 듣기가 싫어.
[후 렴]
○ 산중(山中)에 귀물(貴物)은 고슴도치- 고요
인간(人間)의 귀물(貴物)은 사위자식이라.
[후 렴]
부 부(夫婦)
○ 시집가고 장가 가는데 1)홀기(笏記)는 왜 불러
둘이서 정만 깊으면 백년해로(百年偕老) 하지.
[후 렴]
註: 1) 혼례시 순서를 적은 글
○ 산 설고 물도 선데 무엇하러 나 여기왔나
임자 당신 하나만 바래서 나 여기 왔소.
[후 렴]
○ 산중에 1)소촐로 입맛 붙이기 좋은 건 이찹쌈에 감주요.
초면 강산에 말붙이기 좋은건 2)병모님의 딸이라.
[후 렴]
註: 1) 나는 산물로
2) 빙모님, 장모님
○ 사랑인지 안방인지 나는 몰랐더니
잠자리 하고 보니는 1)맨 봉당 이로다.
[후 렴]
註: 1) 흙바닥 그대로 둔 곳
○ 마당 웃전에 1)수삼대궁이 늙고 늙더라도
우리집 낭군님은 본시 늙지를 마세요.
[후 렴]
註: 1) 대마초씨가 열리지 않는 줄기
아래의 노래는 90여년전 정선읍에 의좋게 사는 부부(夫婦)가 있었는데 남편이 나이 30이 넘어서 부터는 바람을 피우기 시작하여 아내의 속을 태우더니 마침내 나이 어린 첩(妾)까지 들여놓고 이웃에서 살림을 꾸리고 살았다. 본처(本妻)는 항상 남몰래 울고 지내야 하는 그 쓰라린 심정(心情)을 푸념하며 살았다. 본처(本妻) 이러한 일은 있을 수도 있는 일인 것이나 이를 시기(猜忌)하고 질투(嫉妬)하며 애태우는 것은 여자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나 보다 하는 노래이다.
○ 십오야(十五夜) 밝은 달은 운무중(雲霧中)에서 놀고
백옥(白玉) 같은 우리님은 어데가서 노느냐.
[후 렴]
○ 우리 님의 품안이야 얼마나 좋은지
밥 먹다가 깜짝하여도 꿈에 선몽을 하네.
[후 렴]
○ 바람은 불수록 점점 추워져 가고
정든님은 볼수록 정만 더 드네.
[후 렴]
○ 벼개가 높거덜랑 내 팔을 비고
아슬아슬 춥거덜랑 내 품안에 들어라.
[후 렴]
○ 산천(山川)의 1)칠구랭이는 온 산천을 덮는데
당신과 나 사이는 왜 이렇게도 무정(無情)해요.
[후 렴]
註: 1) 칡넝굴의 방언
○ 당신이 죽고서 내가야 살면은 무슨 영화(榮華)를 보겠소
호박잎에 모인 이슬에 빠져나 죽자.
[후 렴]
○ 총각 낭군이 좋다고 즐겼더니만
따라가 보니는 가시와 눈물이여.
[후 렴]
○ 뒷동산 딱따구리는 아침 저녁으로 딱딱 울리는데
우리집의 죈 양반은 왜 요다지도 저런가.
[후 렴]
○ 머루다래를 딸려거 든 청서들그로 가시고
유정(有情)임을 만나실라 면 한 이불 속으로 오셔요.
[후 렴]
○ 저기에 앉은 저이는 우리님과 같은데
호박줄 넌출 넌출에 나는 못 보겠네.
[후 렴]
○ 삼혼 칠백의 맑은 정신은 어디에다 두고서
문을 열고 나가는 임은 등신 만이 나가네.
[후 렴]
○ 산이 높아야 골이 깊지
좁고 좁은 여자 소견(所見)이 깊을 수가 있나.
[후 렴]
○ 산(山)차지 물차지는 나라님의 차지요
그대 당신 차지는 내 차지로다.
[후 렴]
註: 1) 칡넝굴의 방언
○ 참배 같이 연한 몸에다 매를 대지 말고요
1)한파수에 한번씩만 날 타일러 주소.
[후 렴]
註: 1) 오일간(五日間)
○ 바늘 같이 약한 이 몸에 매를 대지 마시고
사흘에 한 번씩만 날 타일러 주세요.
[후 렴]
150여년전 남면 한치(汗峙) 마을에 살던 許氏와 金氏 두 內外가 처음 부른 노래이다. 수대(數代)를 내려오면서 화전(火田)에만 의지(依支)하여 살자니 해마다, 설만 지나면 절량(絶糧)이 되어서 이른 봄부터는 나무 껍질과 산나물로 연명(延命)해 갔다. 어느 봄날 굶주림에 비참한 그날도 그 몸서리치는 곤드레와 딱주기를 먹고 힘에 겨운 화전(火田)을 해야 하는 신세를 한탄(恨歎)하며, 이렇게 먹기 싫은 곤드레와 딱주기 맛이 임을 만나는 것과 같이 좋기만 하다면 아무리 무서운 흉년(凶年)이라도 그 봄을 즐겁게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한 그 옛날 이 고장 화전민(火田民)들의 생활상(生活相)을 나타냈다. 대사(對詞)는 비참(悲慘)한 그들의 처지(處地)로서는 가구(家具)를 갖추고 사람답게 살아가기란 영영 희망(希望)조차 없다 하더라도 다만 부부간(夫婦間)에 애정(愛情)만 두터워서 서로가 사랑하고 의지하고 위로(慰勞)하며 살아가는 것을 낙(樂)으로 삼고 살아가자는 노래이다.
○ 1)한치(汗峙) 뒷산의 2)곤드레 3)딱주기 임의 맛만 같다면
올 같은 흉년에도 봄 살아 나지.
[후 렴] [노래듣기]
註: 1) 정선군 남면 유평리 뒷산
2) 산나물의 이름
3) 산나물의 이름
※「임의 맛」을 「나지미맛」으로 부르기도 함. (나지미는 일본어임 )
○ 네 팔자나 내 팔자나 이불 담요 깔겠나
마틀 마틀 1)장석자리에 깊은 정(情)들자
[후 렴] [노래듣기]
註: 1) 새끼를 가늘게 꼬아 엮은 자리
○ 앞 남산의 실안개는 산허리로 돌고요
정든 님 두 팔은 내 허리를 감는다.
[후 렴]
○ 공산명월(空山明月) 온달같이 희고 밝지 마시고
운무중(雲霧中)의 반달같이 은은해 주게.
[후 렴]
○ 건너다가 보니는 도화(도화) 꽃일려니
1)저테 온결야 보니는 우리임이라.
[후 렴]
註: 1) 곁에 의 방언
○ 네가 죽던지 내가 죽던지 무슨 야단나
새로든 정분에 뼈골이 살짝 녹는다.
[후 렴]
○ 나무 가지에 앉은 새는 바람이 불까 염려요
당신하고 나하고는 정 떨어질까 염렬세.
[후 렴] [노래듣기]
○ 앞 남산의 1)청송아리가 변하면 변했지
당신하고 나하고는 변할 수가 있나.
[후 렴]
註: 1) 푸른 소나무 잎
○ 동박 나무야 높은 가지를 휘어 줄거니
내 옆에 있다가 당신이 따요.
[후 렴]
○ 너는 누구요 이내몸은 누군가
성만은 달랐지 한몸이로구나.
[후 렴]
○ 옥양목 1)중우 2)적삼은 첫물에나 좋고요
총각처녀 좋은날은 첫날밤이 좋구나.
[후 렴]
註: 1) 짧은 홑바지
2) 홑 저고리
○ 이밥에 고기 반찬 맛을 물라 못 먹나
사절치기 강낭 밥도 마음만 편하면 되잔소.
[후 렴]
○ 태산(泰山)이 무너져서 평지 되기는 쉽지만
우리 둘의 깊은 정이야 변할 수가 있나.
[후 렴] [노래듣기]
○ 시어머니 잔소리는 1)설비상 같고
우리 님 잔소리는 꿀맛 같네.
[후 렴]
註: 1) 횐비상
○ 십년(十年) 묵은 장독에 군물이 돌면 돌았지
너하고 나하고 맘 변할 수가 있나.
[후 렴]
○ 바닷물이야 1)꽈광꽝 쪼여서 소금물이 되면 되였지
우리 둘의 정분이야 변할수가 있나.
[후 렴]
註: 1) 세차게 쪼이는 모양
○ 우수(雨水)야 경첩(驚蟄)에 대동강이 풀리고
우리 님의 말 한마디에 이내 속이 풀리네.
[후 렴] [노래듣기]
○ 말 못 하는 담배 한대도 내 심회를 푸는데
말 잘하는 우리야 낭군은 나의 심회를 못푸나.
[후 렴]
○ 우연히 싫더냐 남의 말을 들었나
당신은 날만 보며는 생 짜증을 내네.
[후 렴]
○ 밥 먹기 싫은 것은 뒀다가나 먹지
임자 당신 싫은 것은 백년 원수로다.
[후 렴]
○ 앞 남산 치암 절벽에 신작로도 딱는데
말 잘하는 그대 당신은 왜 내 속을 못딱나.
[후 렴]
○ 사구지 못할 낭군은 1)금전군 낭군
노다지만 캔다며는 간곳이 없구나.
[후 렴]
註: 1)금광 일하는 사람
○ 1)니가 죽던지 내가 죽던지 무슨 야단 나야지
요렇게 매정스러워 살 수가 있나.
[후 렴]
註: 1) '네가'의 방언
○ 논두렁 밭두렁에 핀 꽃도 꽃은 일반이요
오다 가다 만난 임도 임은 임일세.
[후 렴]
○ 밥 한 냄비를 달달 볶아서 간난 아버지 드리고
간난이 하고 나하고는 저녁 굶어 자자.
[후 렴]
○ 전보 줄이야 끈어 진 것은 구리 철사로나 잇지
우리 둘의 정 떨어진 것은 무엇으로 잇나.
[후 렴]
○ 네가 죽고서 내가 살며는 한오백년을 사나
한강수(漢江水) 깊은 물에 빠져서나 죽자..
[후 렴]
○ 서울에 종로 네거리 솥 때우는 아저씨
우리들의 정 떨어진 것은 왜 못 때워 주나.
[후 렴]
○ 총각의 낭군이 하도 좋다 하기에
우리집 의 영감 잡놈도 뒷머리를 땄네.
[후 렴]
○ 가리왕산 갈 가마귀는 까왁 까왁 짖는데
정든님 병환은 점점 깊어만 가네.
[후 렴]
○ 1)사절치기 강남밥은 2)통로구에 오골박짝 끓는데
우리님은 어딜 갈라고 보선 신발하나.
[후 렴]
註: 1) 네동강난 모양
2) 옛날의 작은 솥 이름
○ 영감아 꼭 감아 말 잘들어라
보리방아 품팔아다 떡해다 줌세 .
[후 렴]
○ 당신은 나를 알기를 흑싸리 껍질로 알아도
나는야 당신을 알기를 공산명월로 알아요.
[후 렴]
상 사(相思)
150여년전 정선에서 崔氏라는 부인(婦人)이 시집 간지 몇년 되지 않아 남편이 아무 말없이 집을 나간 지 7년이 지나도록 소식도 없고 돌아오지도 않았다. 崔氏 부인을 50리 밖에 있는 홀아비와 결혼을 시키기 위하여, 인근의 불량배들이 밤에 동여 가지고 몇 개의 산을 넘어가는 도중 산마루에서 쉴 때 이 부인은 용변(用便)을 본다는 구실로 몸이 풀려진 기회를 틈타 산속으로 도망쳐 달아났다. 이때 돌연 한 범이 나타나 길을 막으므로 가기 싫은 시집을 가느니보다는 범에게 물려 죽는 것이 더 나을 것이라 생각하고 범에게 달려드니 범은 도리어 돌아서며 꼬리를 치며 따라 오라는 시늉을 했다. 이 여자는 어쩔 수 없이 범을 따라가니 비교적 가기 쉬운 산길로 인도되어 새벽닭이 울고 날이 샐 무렵에는 읍에 도착해 원님에게 억울함을 호소하여 보복을 하였다. 집에 돌아와 산지 3년 만에 남편이 돌아와서 의좋게 사는 동안 아들 하나를 낳고 또 남편이 집을 나가 영영 돌아오지 않았다. 이 부인은 아들 하나만을 의지하고 여생을 사는 동안 나이 40이 넘어서 젊었을 때의 남편을 애타게 그리워하며 기다리던 심정을 노래한 것이라 한다.
○ 앞 산의 살구꽃은 필락 말락 하는데
우리들의 정은야 들락 말락 하누나.
[후 렴]
○ 당신이 날 만치만 생각을 한다면
오동지 섣달에도 진달래가 피지요.
[후 렴]
○ 앞 남산의 저 꾀꼬리는 음성(音聲)도 좋다
우리임의 음성과 비슷 도 하네.
[후 렴]
○ 꽃 본 나비야 물 본 기러기 탐화봉첩(探花蜂牒) 아니냐
나비가 꽃을 보고서 그냥 갈수 있나.
[후 렴]
○ 당신은 거기에 있고서 나는야 여기에 있어도
말 한마디 못 전하니 수천리(數千里)로구나.
[후 렴]
○ 돌담 넘어 밭 한 뙈기를 건너가면 되련만
얼키고서 설키었으니 수천리 아니냐.
[후 렴]
○ 고기 잘 무는 꼬내기는 납작 돌밑에 있고오
정든님 꼬내기는 나 여기에 있소.
[후 렴]
○ 개울 가이 포름 포름에 날 가자고 하더니
온 산천이 다 아우라져도 종무소식(終無消息) 일세
[후 렴]
○ 녹음방초(綠陰芳草)는 년년(年年)이나 오건만
한번가신 그대 님은 왜 아니오시나.
[후 렴]
○ 울 한가지를 꺾으면 오신다더니
울 한폭을 다 꺾어도 종무소식일세.
[후 렴]
○ 공동묘지(共同墓地) 장승배기야 말좀 물어 봅시다
임 그리워 죽은 무덤이 몇몇이나 되드냐.
[후 렴]
○ 산천(山川)이 고와서 뒤돌아다 봤나
임자 당신이 보고 싶어서 뒤돌아 봤지.
[후 렴]
○ 담뱃 불이야 번득 번득에 임오시나 했더니
그놈의 개똥 불이야 나를 또 속였네.
[후 렴]
○ 꼴뚜바우 중석(重石) 허가(許可)는 다달이 년년이 나는데
처녀총각(處女總角) 잠자리 허가는 왜 아니 나나.
[후 렴]
○ 임자로 하여금 병든 이 몸이
인삼녹용(人蔘鹿茸)의 패독산(敗毒散)도 무슨 소용 있나.
[후 렴]
○ 당신은 나를 보며는 본척만척 하여도
나는야 당신을 보니 정말 환정(歡情) 하겠네.
[후 렴]
○ 정선군청(旌善郡廳)의 농업기수(農業技手)가 명사(名士)라고 하더니
촌색 씨 호미 조사는 왜 아니 오나.
[후 렴]
○ 울타리 밑에 조는 닭은 모이나 주면 오지요
저건너 큰 애기는 무엇을 주면 오시나.
[후 렴]
아래의 두 노래는 목은(牧隱) 이색(李穡) 작(作)으로 선비들이 모여서 시를 읊으며 노는데
뜰 밖에서 임을 그리워하며 부르는 아리랑 소리를 듣고 이 한시(漢詩)를 지었으며 이 한시(漢詩)를 다시 풀이하여 아리랑 곡(曲)을 붙여 부른 것이 이 노래라 한다.
「창밖의 삼경에 부슬비가 오는데 두 사람의 마음은 두 사람만이 알고 새로든 정이 흡족치를 않은데 날이 곧 밝으니 비단 소매를 다시 잡고 훗날의 만날 기약을 묻노라.」
窓外三更細雨詩
(창외삼경세우시)
兩人心事兩人知
(양인심사양인지)
○ 창밖은 삼경(三更)인데 보슬비가 오고요
우리 둘의 마음은 두사람 만이 안다.
[후 렴]
新情末洽 天將曙
(신정말흡 천장서)
更把羅衫 問後期
(경파라체 문후기)
○ 새정분이 날이 밝아 흡족치 않아요
옷 소매 움켜 쥐고서 다시 올 날 또 묻네.
[후 렴]
○ 꼬치밭 한 골을 못 매는 저 여자가
이마 눈섭은 여덟 팔자(八字)로 잘도 가꾸네.
[후 렴]
○ 가는 허리 고운 맵시는 눈에도 삼삼하구요
정든님 음성(音聲) 자취는 귀에도 쟁쟁 하구나.
[후 렴]
○ 1)왜동물 청초마를 입었다고 동네 2)초군들
3)쑤근쑥덕에 내 흉 보지를 말아라.
[후 렴]
註: 1) 진한 원색
2) 나무꾼들
3) 비밀히 수군거리다
○ 떨어진 동백은 낙엽(落葉)에나 쌓이지
잠시 잠간 임 그리워서 나는 못살겠네,
[후 렴]
○ 저기 가는 저 여자는 뉘네집 병모님 딸인가
여덟팔자 걸음걸이에 뼈골이 살살 녹는다.
[후 렴]
○ 저기 가는 저 여자 걸음 걸이를 보아라
씨암닭 걸음으로 아기장 아기장 걸어가네.
[후 렴]
○ 그대 당신을 사모(思慕)하다가 골수에 든 병을
1)화타 편작이 치료한들 일어날 수 있나.
[후 렴]
註 : 1) 옛날의 명의
○ 당신이 가던지 내가 가던지 무슨 야단 나야지
깊은 정(情) 더 들다가는 둘이 다 죽겠네.
[후 렴]
○ 천지운기(天地運氣)로 눈 비 올라면 땅이 누기가 있듯이
눈도 비도 다 오는데 당신은 왜 못오시나.
[후 렴]
○ 저기 가는 저 여자는 1)뉘집의 병모님 딸인지
어름판 건너갈적에 욜그랑 살그랑 걷네.
[후 렴]
註: 1) 누구의 집
○ 산천(山川)에 올라서 님 생각을 하니
풀잎의 마디 마디에 찬 이슬이 맺혀.
[후 렴]
○ 산천에 반달이 비친건 구름이 없는 탓이요
촌여자(村女子) 신멋이 들은것 남편(男便)이 없는 탓일세.
[후 렴]
○ 편편 1)약질에 편편약질에 병(病)이나 든다면
당신의 속적삼을 벗어서 내 가슴에 덮어 줘.
[후 렴]
註: 1) 몸이 아주 약한 체질
○ 이(二), 삼(三), 사월(四月) 긴긴 해는 점심 굶어 살아도
동지 섣달 긴긴 밤이야 임 그리워 못 살겠네.
[후 렴]
○ 물 없는 강바닥에는 1)큰아기가 놀기 좋구요
그대 없는 방바닥에는 아기가 놀기 좋아요.
[후 렴]
註: 1) 다 큰 처녀
○ 못 먹는 소주 약주(藥酒)를 날 권(勸)하지 말고요
후원(後苑) 별당(別堂)에 잠든 처녀(處女)를 날 권해주게
[후 렴]
○ 오지 말라는 궂은비는 구질구질 오고요
오시라는 정든 님은 귀에만 뱅뱅 돈다.
[후 렴]
○ 무정한 기차야 소리말고 달려라
산란한 이내 마음이 더 산란하구나.
[후 렴]
○ 저 건너 떡갈잎이 1)지화(紙貨) 쪽 같다면
우리님 오시는 길에다 2)쌍철을 대지.
[후 렴]
註: 1) 지폐 돈
2) 철로
○ 1)갈바람에도 2)실러덩 봄바람에도 실러덩
나를 두고도 실러덩.
[후 렴]
註: 1) 가을바람
2) 실렁 거린다.
○ 공산명월(空山明月)에 해달 같이도 희고 밝지를 말고
우리도 반달 같이로 은은하게 놉시다.
[후 렴]
○ 1)변북 이 산등에 2)이밥취 3)곤드레 내 연설을 들어라
총각 낭군(郞君)을 만날라거든 4)해년년(年年)이 나거라.
[후 렴]
註: 1) 산이름
2) 나물이름
3) 나물이름
4) 해마다
○ 허공(虛空) 중천(中天)에 뜬 달은 임 계신곳을 알건만
나는야 어이해서 임계신 곳을 모르나.
[후 렴]
○ 올라가며 내려가며 1)잔지침 소리는 들어도
2)웃눌리고 3)알받쳐서 못 나가 봤네.
[후 렴]
註: 1) 작은기침
2) 윗어른에 눌리고
3) 아래 사람에 받쳐.
○ 당신은 거기에 있고 나는 여기에 있어도
말 한마디 못 전하니는 수천리(數千里)로구나.
[후 렴]
○ 당신이 잘나서 여중일색(女中一色)인가
내 눈이 어둠 침침해서 환장이로구나
[후 렴]
○ 깊은 산 저 묵밭은 보둑밭이 되기를 바라고
이내 몸은 하루바삐 임오시기만 바라네.
[후 렴]
○ 1)견이불식(見而不食)은 2)화중지병(畵中之餠)이요
보고서 말 못하니 수 천리 로구나.
[후 렴]
註: 1) 보고서도 먹지 못함
2) 그림의 떡
○ 아리랑 고개에다가 정거장을 짓고
정든 임이 오실 때를 기다려 주네.
[후 렴]
○ 암 닭의 서방아 병아리 애비야 너는 울지 말아라.
나 같은 신세(身勢)도 말 아니 한다.
[후 렴]
○ 일 강릉(一 江陵) 이 춘천(二 春川) 삼원주 (三原州) 1)난리가 난다고
2)파발이 3)발발 오는데 그대 당신과 만나지 못함이 평생 소원이라네.
[후 렴]
註: 1) 전쟁
2) 급히 보내기 위한 역참
3) 오고 또 오는데
○ 청천(晴天) 하늘에 잔별이 많은 것은 구름이 없는 탓이요
요내 가슴에 수심(愁心)이 많은 건 임 없는 탓이로다.
[후 렴]
○ 당신은 내속 썩는 것 그다지도 모른다면
앞 남산 봄눈 썩는것 쳐다가 봐요.
[후 렴]
○ 울어서 될 일이라면 울어나 보지
울어서 안 될 일을 어떻게 하나.
[후 렴]
○ 울며 불며 기다리던 너건만
너는야 나를 잊을랴고 괄세를 하나.
[후 렴]
○ 물쌀은 세고야 사공은 약한데
언제나 저 배를 건너서 임상봉 하나.
[후 렴]
○ 앞 남산 봉첩(蜂牒)이 우리임 만 같다면
낙락장송(落落長松) 높은 남게도 훨횔 날아 오르지.
[후 렴]
○ 물푸는 소리는 퐁드랑 퐁드랑
우리임 발자취는 1)다문에 담상
[후 렴]
註: 1) 아주 드물게 들림
○ 뒷 창문이 깔죽 깔죽에 임오시는줄 알었더니
요 못쓸 골방쥐가 날 속였구나.
[후 렴]
○ 수천리 강산에다 철사줄을 늘이고
정든님 소식을 앉아서 듣네.
[후 렴]
○ 허공 중천에 떠나 가는건 밤보라1)매 요
우체국에 떨어진 것은 정든님 서신.
[후 렴]
註: 1) 매종류의 일종
○ 하늘을 봐야 별달을 따지
정든임을 만나야만 1)만단심회(萬談心懷)를 풀지.
[후 렴]
註: 1) 온갖 마음 속의 회포
○ 당신도 두 눈이 있거든 내 얼굴을 보서요
도화(桃花)같이 피든 몸이 1)철골(鐵骨)이 되었오.
[후 렴]
註: 1) 굳센 골격, 뼈만 앙상함.
○ 앞 남산에 황국 단풍은 구시월(九十月)에나 들 구요.
이내 몸에 속 단풍은 시시때때로 든다.
[후 렴]
○ 수천리 타향에다 정든임을 보내고
전봇대 뚱단지 조화로 임소식을 듣네.
[후 렴]
○ 당신이 생각을 날만치만 한다면
가시밭이 천리라도 신발 벗고 와요.
[후 렴]
○ 산란(散亂)한 봄바람아 네가 불지를 말아라
알뜰한 이내 마음이 또 산란하구나
[후 렴]
○ 신정지초(新情之初)도 좋겠지 마는야
구정(舊情)인들 아주야 잊을수가 있겠소.
[후 렴]
○ 나비 없는 강산에 꽃은 피어 1)뭣하며
당신 없는 요 세상 단장(端裝)하여 뭣하나.
[후 렴]
註: 1) 무엇하여
열 정(熱情)
이 편(篇)의 노래는 중년기(中年期) 이상(以上)에 접어든 남녀들이 동년배(同年輩)끼리 깊은 산 속에서 꼴을 베며 또는 산나물을 뜯으면서 자기들만이 아는 세태(世態)를 적나라하게 파헤쳐 주고 받으며 부른 노래이다.
어리고 늙은 남편에 대한 성적(性的)인 불만(不滿)을 노골화(露骨化)하였고 처녀총각(處女總角)의 탈선(脫線), 유부녀의 외도(外道). 그리고 행위(行爲)의 표현(表現)과 감정(感情)을 묘사(描寫)하여 부른 노래로 보통 평범(平凡)한 장소에서는 불리워지지 않고 주점(酒店)이나 깊은 산골에서만 불리워지는 아리랑의 음란편(淫亂篇)이다.
특히 이 편의 많은 노래는 오입장이와 술집 아가씨들이 서로 유혹(誘惑)하며 중년(中年)이상의 과부(寡婦)들이 그리움에서 많은 가사(歌辭)가 지어졌고, 많이 불리워진 노래이며 익살스러운 가사가 많다.
○ 바람이 불라면 봄바람이 불고
낭군님(郞君任)이 오실 라면은 총각낭군 (總角郞君)이 오세요.
[후 렴]
○ 봄 볕이 좋아서 개울가에 갔더니
총각낭군 통사정에 1)물찌개 비었네.
[후 렴]
註: 1) 흥수시에 물에 떠서 모여진 검불
○ 날 따라오게 날 따라오게
진 솔밭 중허리로 날 따라오게.
[후 렴]
○ 꿀보다 더 단 것은 진가루 설탕이요
초보다 더 신 것은 큰아기 허리라네.
[후 렴]
○ 이 놈의 총각아 내 손목을 놓아라
저 건너 간난 아버지 건너다 본다..
[후 렴]
○ 색씨 색씨 할적에 총각의 원(願)이나 풀 것을
남의 집 가문(家門)에 들고 보니는 헐수 할 수 없구나.
[후 렴]
○ 나 시집 간다고 통 사정(事情)을 말고
시집 가는드로 1)달머슴을 오게.
[후 렴]
註: 1) 한 달을 한정하여 머슴살이 하는 일
○ 시누야 올캐야 말내지 말게
삼밭 속의 보금자리는 내가 쳐 놓았네.
[후 렴]
○ 보선 볼을 못 받는다고 날 가라고 하더니
당신의 또바리 고이에 밥어미가 되었오.
[후 렴]
○ 앞 남산 딱따구리는 생 구멍도 뚫는데
우리 집의 저 멍텅구리는 뚫어진 구멍도 못 뚫네.
[후 렴]
○ 뒷집에 김 도령 앞집에 이 도령
세월(歲月) 가는대로 내 집에 한번 오시게
[후 렴]
○ 아리랑 고개는 열두나 고갠데
임자당신이 넘는 고개는 한 고개 뿐이다.
[후 렴]
○ 잘 사는 시집살이를 못 살게 해 놓고
뒷 감당 못할 그대가 왜 날 가자고 하나.
[후 렴]
○ 수수밭 삼밭을 다 지내 놓고서
빤빤한 잔디밭에서 왜 이렇게 조르나.
[후 렴]
○ 울타리 밑에다가 삼을 갈아 놓고서
한질 삼이 오르거든 만나를 보세
[후 렴]
○ 몰운 한치(沒雲汗峙)의 1)금점 허가(許可)는 다달이 년년(年年) 나는데
유정님(有情任)의 잠자리 허가는 왜 아니나나.
[후 렴]
註: 1) 금광
○ 아우라지 건너 갈 때는 아우라지더니
가물재 넘어갈 때는 가물감실 하네.
[후 렴]
○ 원앙금침(鴛鴦衾枕)에 1)잣비개는 저녁마다 비련만
대장부(大丈夫) 긴긴 팔은 언제나 비나.
[후 렴]
註: 1) 잣모양으로 수놓은 벼개
○ 이 달에나 못가면 훗달에나 가도 좋잖나
왜서 나를 붙잡고 통사정 하나,
[후 렴]
○ 시에미 잡년아 잠이나 깊이 들어라
아리랑 보따리 쓰리랑 따라서 난질(亂膣)을 가잔다.
[후 렴]
○ 견이불식(見而不食)은 화중지병(畵中之餠)이요
잘난 것 못 보기는 남의 집 유부녀(有夫女)로다.
[후 렴]
○ 아들딸 보려고 산제불공(山祭佛供)을 말고요
야밤삼경에 오신 손님을 괄세를 마라.
[후 렴]
○ 놀다가 1)노랑북새는 내가 감당 할꺼니
저기 저달이 두등실 뜨드록 놀다가 가세요.
[후 렴]
註: 1) 놀다가 빚어진 소란과 불화
○ 간난 아버지 길 떠나신 줄은 뻔연히 알면서
간난 아버지 어데 갔느냐고 왜 묻나.
[후 렴]
○ 담 넘어 갈 때는 큰맘 먹고 갔더니
세살 문고리 잡고서 발발 떠네.
[후 렴]
○ 울타리 밑에다 임 세워 두고
아래목 홋 이불이 꼬갈춤 추네.
[후 렴]
○ 당신과 날과 칠팔월(七八月)이 되거덜랑은
앞 남산 밑으로 동백(冬栢) 따러 갑시다.
[후 렴]
○ 당신이 오실라면은 초저녁에나 오시지
날이 새고 닭이 우는데 무엇하러 오셨나.
[후 렴]
○ 정선읍내(旌善邑內)야 은행나무 꾀꼬리 단풍 드는데
1)꽁지갈보 데리고서 성마령 넘자.
[후 렴]
註 : 1) 나이 어린 술집여자
○ 울타리 밑에다가 칠성당(七星堂)을 놓고
본가장(本家長) 죽으라고 백일기도(百日祈禱) 드리네.
[후 렴]
○ 울타리 밑에 주절이 쓰고 앉었다 섰다 하는건
도적놈이 아니면 색시 사냥꾼이라.
[후 렴]
○ 오육월 삼복지경(三伏之境)이 그다지도 추운가
세살문고리 색 잡더니 산발이 벌벌떨려.
[후 렴]
○ 자동차 뒤바퀴에 곤달걀을 부치라면 부쳤지
당신 같은 남아에게 말부칠 수 있나.
[후 렴]
○ 정선읍내야 일백오십호(一百五十戶) 몽땅 잠 드려 놓고서
임호장(戶長)네 맏며누리 1)다리고서 성마령을 넘자.
[후 렴]
註 : 1)데리고서의 사투리
○ 수수밭 텃도지는 내가 물어 줄거니
보름달이 지새도록 놀다가 가요.
[후 렴]
○ 정선읍내 물레방아는 남창 북창 동창 서창 물을 안고 돌고 도는데
우리집의 나갔던 손님은 돌아 올 줄 왜 몰라.
[후 렴]
○ 백두산이 아무리 높아도 솔보득이 밑으로 들고요
여자의 일색(一色)이 제아무리 잘나도 남자 품안에 든다.
[후 렴]
○ 울타리 바싹하면은 1)나오시마더니
울 한 폭을 다 뽑아도 나오지 않네.
[후 렴]
註 : 1)나오신다고 하더니
○ 문고리를 잡고서 별벌 떨지를 말고
기침소리 강궈서 들어를 오게.
[후 렴]
○ 수수밭의 텃 도지는 내가 다 물어 줄테니
구시월(九十月) 까지만 좀 세워서 두게.
[후 렴]
○ 암탉아 서방아 병아리 아비야 울지를 말아라
내 품안에 자던 그 님이 간곳이 없네.
[후 렴]
○ 새로 한시에 오라고 1)우데마끼를 주었더니
일이삼사(一二三四)를 모르고 열두시에 왔네.
[후 렴]
註: 1) 손목 시계의 일본말
○ 당신만 같다면 변할리가 있겠오
정 하나를 가지고 두셋을 볼랴니 안 변할 수 있오.
[후 렴]
○ 흰 댕기 착착 접어서 서덕돌 밑에다 넣고요
본 남편 죽으라고 백년치성(百年致誠)을 드리네.
[후 렴]
○ 삼신산의 불로초(不老草)도 풀은 풀 아니냐
하룻밤을 자고가도 임은 임일세.
[후 렴]
○ 우리 집 시어머니는 왜 이렇게도 약빨러
울타리 밑의 1)개구영을 다 틀어 막네.
[후 렴]
註: 1) 개구멍의 방언
○ 시어머니 산소(山所)를 까투리 봉(峰)에다 썼더니
아들딸 낳는 쪽쪽 콩밭골로 가네.ㅍ
[후 렴]
○ 시어머니 산소를 까투리 봉에다 썼는지
우리 삼동세 줄난봉이 났구나.
[후 렴]
○ 시어머니 산소를 깨구리 봉에다 썼더니
옆구리만 찔러도 해딱 자빠지네.
[후 렴]
○ 영감아 홍감아 집 잘보고 있거라
잠자리 팔아서 엿 사다 줌세.
[후 렴]
○ 심심 산골의 참매미는 말거미줄이 원수요
우리 둘의 원수는 본가장이 원수다.
[후 렴]
○ 오이밭에 원수는 고슴도치가 원수요
널과 나의 원수는 정 많은 것이 원수라.
[후 렴]
○ 앞산이 덜컥 무너져 육지 평지가 되더라도
당신하고 나하고는 꼭 살아보자.
[후 렴]
註: 1) 손목 시계의 일본말
○ 뒷동산의 도라지꽃은 바람에 나풀 뒤치고
하이칼라 상투머리는 내 손에 살짝 뒤친다.
[후 렴]
○ 1)보구래연쟁기 나 같다면 남이나 빌려 줬다지만
번연히 알면서 달라는데 안 줄 수 있나.
[후 렴]
註: 1) 소가 메고 밭가는 농기구의 이름.
○ 형(兄)이야 형(兄)이야 삼백구촌(三百九寸) 형(兄)이야
아무리 하더래도 말내지 말게.
[후 렴]
○ 주먹 같은 감자를 달달 긁어서 통로구에다 뎅그랑 놓고서
된 호박 장이 끓거든 감자 잡수러 오세요.
[후 렴]
○ 천지운기(天地運氣)로 비가 올라면 땅이 눅는 법이요
타관객지의 당신이 올라면 삿이 척척해지네.
[후 렴]
○ 만리타국(萬里他國)에 가신 낭군이 오늘 중에 올라나
단(短)속곳 가랭이에 누기가 채이네.
[후 렴]
○ 호랑담요를 깔고도 편편찮아서 잠 못이루겠거든
간난 아버지 타던 배라도 잠시 빌려 타세요.
[후 렴]
○ 돈 닷돈 벌라고 콩밭골에 갔더니
물명주 단속곳에 흙칠만 했네.
[후 렴]
○ 아저씨 나쁜건 경상도 아저씨
맛보라고 조금 줬더니 볼적마다 달라네.
[후 렴]
○ 달룽 아제야 찔룽 조카야 불고지 동서 아니냐
속곳 벗고 달려드는데 골낼 놈이 누구냐.
[후 렴]
상 봉(相逢)
○ 밤중에 샛별을 초롱불로 삼고서
더듬 더듬에 임 찾아 가지.
[후 렴]
○ 바람도 살랑 구름도 몽실
이내 문전(門前)에 님도 살랑.
[후 렴]
○ 오다가 가다가 정든 님을 만나니
하도야 반가워서 우뚝히 섰네.
[후 렴]
○ 이리 오게나 저리 오게나 내 옆으로 오게
수삼년(數三年) 그립던 그 손목을 다시 잡아 보자.
[후 렴]
○ 행주치마를 똘똘 말아 옆옆이 끼고
산 높고 골 깊은 데로 님 상봉(相逢) 가자.
[후 렴]
○ 훗 초마 밑에다 소주병을 달고
오동나무 밑으로 임마중 가자.
[후 렴]
○ 1)만반진수(滿盤珍羞)를 차려놓고서 날 오라면 오겠오
꽃같은 임을 바래서 나 여기 왔오.
[후 렴]
註: 1) 상 위에 가득히 차린 귀하고 맛있는 음식
○ 만반진수(滿盤珍羞)를 차려 놓고서 날 오라면 오겠오
거미 같은 임을 바라서 나 여기 왔네.
[후 렴]
○ 설중(雪中)의 매화(梅花)가 몽중(夢中)에도 피더니
당신을 만나기는 천만 의외(意外)로다.
[후 렴]
○ 당신이 날만치만 생각을 한다면
가시밭길 천리(千里)라도 신발벗고 오리라.
[후 렴]
○ 뒷동산 갈 밭에다가 불을 질러 놓고서
불끄러 간다고서 임보러를 가네..
[후 렴]
○ 열두칸 뒷마루 여섯칸 앞마루 일월이 빛추기 쉬워도
당신이 우리집 오기는 천만 의외라.
[후 렴]
○ 금전(金錢)이 중하거던 네 멋대로 가고
사랑이 중하거던 날만 따라오게.
[후 렴]
이 별(離別)
조선시대의 어느 때인지는 알 수 없으나 심한 전란(戰亂)이 있은 몇 년 후에 불리워진 노래다. 어떤 한 병정(兵丁)이 전쟁(戰爭)에 출정(出征)하였다가 전투(戰鬪)에서 낙오(落伍)가 되어 부대(部隊)를 찾아가지 못하고 이 고장 살게 되었다. 이 병정(兵丁)은 어느 산골에서 과부(寡婦)와 정(情)을 맺고 거기서 몇 년간 살아가다 보니 전쟁이 끝났다.
그러자 고향(故鄕)의 늙은 부모님의 공양(供養)과 처자(妻子) 때문에 부득이 자기 곁을 떠나야 할 남편(?)의 사정을 아는 과부로서는 지금의 아기자기한 애정(愛情)도 멀지 않아 그리운 옛 추억(追憶)이 될 것이며 울 밑에 봉선화를 줄지어 심어 놓았다. 임이 떠난 후에 그 봉선화를 볼 때마다 그리워 몸부림 칠 것을 생각하니 더욱 안타깝다는 것이며, 대사(對詞)는 이렇게 떨어지기 싫어하는 아내(?)를 두고 떠나야만 하는 애닳음인들 오죽하겠느냐는 이별의 슬픔을 노래한 것이라 한다.
○ 오늘 갈런지 내일 갈런지 1)정수정망(定數定望) 없는데
맨드라미 2)줄 봉숭아는 왜 심어 왔나.
[후 렴]
○ 서산(西山)에 지는 해는 지고 싶어 지나
정(情) 들이고 가시는 님은 가고 싶어 가나.
[후 렴]
註: 1) 날짜를 정해 놓고 바라는 것
2) 줄지어 심어진 봉선화
○ 해와 달도 1)삼재(三災)가 들면은 일식월식 (日蝕月蝕)을 하는데
정든님에 마음 절인들 안 변할 수가 있나.
[후 렴]
註: 1) 세가지 재앙
○ 일락서산(日落西山)에 지는 해는 지고 싶어 지나
나를 버리고 가시는 임은 가고 싶어 가나.
[후 렴]
○ 세월(歲月)이 가고서 임이 마저 간다면
이 세상 한백년을 누굴 믿고서 사나.
[후 렴]
○ 당신은 왔다가 그저간듯 하여도
1)삼혼칠혼(三魂七魂)의 맑은 정신(精神)은 뒤따라간다.
[후 렴]
註: 1) 사람의 혼백의 총칭
○ 부모동기(父母同氣) 이별(離別)할 때는 눈물이 짤끔나더니
그대 당신을 이별하자니 하늘이 팽팽 돈다.
[후 렴]
○ 천질 만질 떨어져서는 살지만
한질되는 임 떨어져서는 난 못 살겠네.
[후 렴]
○ 내가야 왔다 갈적에 서강(西江)물이 불커던
고향산천(故鄕山川)을 이별할 적에 울고 간줄 알아라.
[후 렴]
○ 해화 달이야 오늘져도 내일이 또 오련만
임자 당신(當身)은 오늘 가면은 언제나 오나.
[후 렴]
○ 멀구다래 떨어진데는 꼭지나 있지
정든 님 오셨다 가신덴 자취도 없네.
[후 렴]
○ 이달에 못만나면 새달에나 만나지
조양강 강변에서 날 잡고서 왜 1)탁난 치나.
[후 렴]
註: 1) 몸부림치다
○ 가는 님 허리를 한아름에 안고서
죽여라 살려라 생사결단(生死決斷)일세.
[후 렴]
○ 술이라고 잡수시거던 잔주를 말고
님이라고 만나시거던 이별을 맙시다.
[후 렴]
○ 간다는 갈 1)왕(往) 자는 당신이 가지고 가고
오신다는 올 2)래(來) 자는 내게 두고 가소.
[후 렴]
註: 1) 한자로 往을 말함
2) 한자로 來를 말함
○ 바람은 손발이 없어도 나무가지를 흔드는데
그대 당신은 양손이 있어도 가는 님을 왜 잡지를 못하나.
[후 렴]
○ 데리고 갈까 모시고 갈까 안고 지고 갈까
헐수 할수 없어서 울고만 가네.
[후 렴]
○ 내가야 왔다가 간 뒤에 도랑에 물이 불커던
내가야 왔다가 간 뒤에 울고간줄 알아요.
[후 렴]
○ 오늘 왔다가 내일 온다면 나는 안따라가지만
오늘 갔다가 모레 온다면 나는 따라가요.
[후 렴]
○ 돈이라고야 생길라거든 1)날구장창 생기고
님이라고야 생길라거든 이별없이 생겨라.
[후 렴]
註: 1) 날마다
○ 간다 간다 내가 돌아를 간다
쓸쓸한 이 곳을 버리고 내 돌아간다.
[후 렴]
○ 갈 적에 가더라도 간다는 말을 하지 말어라
간다 간다 간다는 소리에 정(情)이 떨어진다.
[후 렴]
송정암은 정선읍 봉양리 용탄(龍灘)으로 가는 구로(舊路)에 있는 바위로 예전에 나루터가 있던 곳이며 원님이 도임(到任)하던 길가에 있는 바위이다. 수백년전 어느 원님이 백성들에게 인심(人心) 좋은 이 고장의 미풍(美風)을 계속 선양(宣揚)케 하기 위(爲)하여 이 바위에 글을 새겨 계속 계도(啓導)하였다. 지금은 글씨가 많이 달아 없어졌으나 당시 원님의 뜻은 지금도 전(傳)하여지고 있다.
民何相爭 望見邑府
(민하상쟁 망견읍부)
到此來止 各字散歸
(도차내지 각자산귀)
○ 간다지 못간다지 얼마나 울었나
1)송정암(松亭岩) 나루터가 한강수 되었오.
註: 1)송정암-정선읍 봉양리 용탄을 가는
구로에 있는 바위
『백성들이여 어찌 서로가 다투겠는가 여기에 이르면 읍부가 바라다 보이니 발걸음을 여기에서 멈추고(송사할 마음을 거두고) 각자 헤어져 집으로 돌아가라』고 새겨져 있다.
아래의 노래들은 일제강점기(日帝强占期) 말엽(末葉)에 많이 불리워진 노래다. 일본이 마지막 안간힘을 다하여 제2차 대전을 끌고 나가기 위하여 젊은 청년(靑年)들을 강제(强制)로 징병(徵兵)과 징용(徵用)에 차출(差出)하여 일본과 만주(滿洲) 그리고 동남아일대(東南亞一帶)에 보낼 때에 온갖 방법을 다하였다. 당시(當時) 기피(忌避)하다가 마침내 잡혀서 다시 돌아올 기약(期約)조차 할 수 없는 멀고 위험한 곳으로 사랑하는 임을 떠나 보내야 하는 아내의 애절(哀絶)한 심정(心情)과 떨어지기 싫은 아내를 두고 떠나야 하는 남편의 애닯음을 읊은 것으로 당시의 징병과 징용이 이 나라 청춘남녀(靑春男女)에게 던져 준 이별(離別)의 괴로움과 슬픔을 표현(表現)한 노래이다.
○ 산천(山川)이 고와서 되돌아를 보았나
어린 낭군(郞君)이 가련(可憐)해서 되돌아 보았네.
[후 렴]
○ 산이 고와서 되돌아다 보았나
임(任)이 살던 곳이래서 되돌아 봤네.
[후 렴]
○ 떡깔잎을 띄워서 님소식(任消息)을 안다면
임 오시는 천리길에도 임마중 가지.
[후 렴]
○ 저 건너 떡깔잎이 지화(紙貨)쪽 같다면
우리 님 오시는 길에 1)쌍철(雙鐵)을 대지.
[후 렴]
註: 1) 철로(鐵路)-기차 길
○ 산꼭대기 도라지 꽃은 바람에 팽팽 돌고요
총각색시는 이별하면은 눈물이 팽팽 돕니다.
[후 렴]
○ 산천에 뭇새도 벗들이나 있는데
임이 가고서 내가 살며는 무엇을 하나.
[후 렴]
○ 하룻밤 맺은 정을 끊지 못해서 우느냐
능라도 수풀 속에서 봄비가 온다.
[후 렴]
○ 무정(無情)한 기차(汽車)야 소리말구 가거라
산란(散亂)한 이내 마음이 더 산란(散亂)하구나.
[후 렴]
○ 일본동경(日本東京)에 갈 맘은 연락선 (連絡船)으로 하나요
살림살이 살 마음은 도토리 껍질로 하날세.
[후 렴]
○ 노소(老少) 없는 앞산 기러기 서상강으로 돌고
임자 없는 이내 1)와다시 빈방 안으로 돈다.
[후 렴]
註: 1) '나', '내'의 일본말
○ 무정(無情)한 기차(汽車)야 소리말구 가거라
산란(散亂)한 이내 마음이 더 산란(散亂)하구나.
[후 렴]
○ 가는데 쪽쪽에 정드려나 놓고서
이별이 잦고 잦아서 나는 못살겠네.
[후 렴]
○ 산천(山川) 초목(草木)이 푸르러서 가시던 님은
백설(白雪)이 휫날리어도 왜 아니 오시나..
후렴(1)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고개로 날 넘겨주게
후렴(2) 아리아리랑 스리스리랑 스리스리랑 아라리가났네
아리랑 고개고개로 나를 넘겨주게
후렴은 부르는 사람에 따라 후렴(1)을 부르는 사람도 있고 후렴(2)를 부르는 사람도 있다. 간혹 후렴의 「고개 고개로」다음에 「단둘이만 넘겨주게」 「단둘이만 넘자」또는 「얼었다 살짝 녹으니 봄철이로구나」등의 가사를 대체하여 부르기도 함.
근 면(勤勉)
80여년전 정선읍내에 한 청년(靑年)은 일찍이 부모(父母)를 여의고 갖은 고생(苦生)을 다 하면서 자라 10여세부터 남의 집 머슴살이를 하다가 늦게 살림을 꾸려 살았다.
살아가기란 가난하기 그지 없었으나 다행히 부부(夫婦)의 뜻이 맞아 서로가 위로(慰勞)하고 격려(激勵)하며 남과 같이 잘살아 보려고 밤낮을 가리지 않고 열심히 일을 했다.
10년간(十年間) 꾸준히 일을 하니 집과 텃밭을 마련하게 되고 다시 10년 후에는 남부럽지 않은 살림살이를 꾸미게 되었다.
이들 부부가 일한 보람을 느낀 10년 후(後)부터 복(福)은 근면(勤勉)한데 있다는 것을 신조(信條)로 삼아 이 노래를 지어 부르며 일했으며 주위의 게으른 사람들을 계도(啓導)하였다는 노래라 한다.
○금전(金錢)을 주어도 세월(歲月)은 못사나니
알뜰한 세월을 허송(虛送)치 맙시다.
[후 렴]
○먹고살 재산(財産) 없다고 탄식(歎息)을 말고서
1)힘대 힘대로 일하여 오붓하게 삽시다.
[후 렴]
註: 1) 힘있는 대로
○겹쳐진 허리에다 1)지개태장 싫거든
떠돌이 한 백년(百年)에 빌어서나 먹겠다.
[후 렴]
註: 1) 지개의 허리 닿는 곳
○청춘(靑春)도 늙기 쉽고 늙으면 죽기도 쉬운데
호호백발 되기 전에 부지런히 일하세.
[후 렴]
○배달의 동포(同胞)야 굶주리지 말고
힘대 힘대로 일하며 자수성가(自手成家) 합시다.
[후 렴]
○보명석자 허리에 맺다고 흉보지 마오
십여명(十餘名) 소슬이 이 덕(德)으로 산다.
[후 렴]
○세월(歲月)이 간다고 한탄(恨歎)하지 말고요
한 나이래도 젊어서 잘 살아나 봅시다.
[후 렴]
○무주공산(無主空山)에 올라를 가니는
풀잎에는 매디매디 이슬이로구나.
[후 렴]
○곤두레 만두래 쓰러진 골로
우리 집 삼동세 봄 나물 가세.
[후 렴]
○매여주게 매여주게 김매여 주게
오늘날 못다 매는김 다 매여주게.
[후 렴]
○곤두래 딱주기는 내가 다 뜯어 줄거니
참나무 참도들치는 그대가 뜯게.
[후 렴]
○꼴빌 총각(總角)은 꼴비러를 가고
저녁할 여자(女子)는 저녁하러 가소.
[후 렴]
○1)살개바우 노랑 차조밭 어느 누가 매느냐
비오고 날 개는 날에 단둘이 매러 갑시다.
[후 렴]
註: 1) 남면 한치에 있는 지명
○석새베에 노랑치마를 오바삼아 두르고
낫 자루 호미 자루를 만년필(萬年筆)로 쓰자.
[후 렴]
고 부(姑 婦)
옛날에는 시어머니와 며느리와의 사이는 어딘가 모르게 서로가 말못하며 미워하는 사이도 많았던 것 같다. 가풍(家風)이 다른 집에서 며느리를 데려와 사람을 만들자니 모진 소리로 시켰으므로 시집살이를 다한 며느리들이 시어머니에 대한 원망(怨望)을 털어놓으며 익살을 부려 부른 노래이다.
엮음 편에도 시어머니에 대한 욕을 한 노래가 많다.
○우리 댁의 시어머니는 정말 꾀주머니
잠자는 척을 하면서 생코만 곤다네.
[후 렴]
○시집온지 사흘만에 바가지 장단(長短)을 쳤더니
시아버지가 나오시더니 엉덩이 춤만 추네.
[후 렴]
○하두 심심하여 부지깽이 장단에 정선아라리 불렀더니
시어머니 녹두 방정에 어린아기 깼네.
[후 렴]
○시아버지 죽어지니 사랑 넓어 좋더니
어머니 죽어지니 안방 넓어 좋구나.
[후 렴]
○시어머니 죽어지니 안방 넓어 좋더니
보리방아 물 줘노니 시어머니 생각나네.
[후 렴]
○시아버지 죽으니 사랑넓어 좋더니
자리날 터지니 시아버지 생각이 나네.
[후 렴]
찬 유(讚遊)
이 고장의 아름다운 산천(山川) 속에서 풍월(風月)을 벗삼으며 풍류(風流)를 즐기던 선비들의 한시(漢詩)에 못지 않게 평범(平凡)한 농민(農民)들이 계절(季節) 따라 일어나는 소박(素朴)한 흥취(興趣)에 가락을 붙여 읊은 것이 각편(各篇) 곳곳에 남겨져 있는가 하면 술을 즐기고 놀기 좋아하던 주선(酒仙)들이 술집에서 주모(酒母)와 아가씨 그리고 주객(酒客)들 끼리 술잔을 함께 주고 받으며 취기를 더하던 노래를 이 절에 모았다.
○양인(兩人)이 대작(對酌)하야 심화(心火)가 화(和)하니
일배(一盃) 일배에 또 한잔을 먹겠네.
[후 렴]
註: 이백(李白)의 시(詩)인
兩人對酌 山花開
(양인대작 산화개)
一盃一盃 復一盃
(일배일배 복일배)
에서 온 노래인 것 같음.
○인생(人生)이 부득(不得)에 항소년(恒少年)하니
막석상두(莫惜床頭)에 매주전(賣酒錢)이라.
[후 렴]
註: 사람은 항상 젊어서만 있을 수 없으니 상머리에서 쓰는 돈을 아끼지 마라
○권군갱진(勸君更進)에 일배주(一盃酒) 하니는
서출양관(西出陽關) 이면 무고인(無故人) 할 것 을.
[후 렴]
註: 그대에게 술잔을 권하노니 마음껏 드시요
서쪽의 양관땅에 가면 친구가 없을 것일세.
○유전자(有錢者) 무전자(無錢者) 사람 괄세 말아라
인간세계(人間世界) 부귀영화(富貴榮華)는 돌고도 돈다.
[후 렴]
○아우라지 강물이 소주(燒酒) 약주(藥酒) 같다면
오고 가는 친구(親舊)가 모두 내 친구(親舊) 일세.
[후 렴]
○친구는 남이련마는 왜 이다지 다정(多情)하냐
한시라도 못 보면은 그리워서 나 못살겟네.
[후 렴]
○바다는 마르면 밑이나 볼 수 있지만
사람의 마음은 죽어도 모른 다네.
[후 렴]
○술잔에 엉킨 친구가 속마저도 같다면
세상살이 의론 하면서 수작이나 하세
[후 렴]
○눈물로 사귄 정(情)은 오래도록 가지만
금전(金錢)으로 사귄 정은 잠시 잠간이라네
[후 렴]
○일년 열두달 품팔이 하여서
고 몸쓸 화류계(花柳界) 여자에 다 주고 말았네.
[후 렴]
○돈 쓰던 남아가 돈 떨어지니
구시월(九十月) 막바지에 서리맞은 국화(菊花)라.
[후 렴]
○놉시다 노잔다 젊고 젊어 놉시다
나이 많고 병(病)이 들며는 못 노리로구나,
[후 렴]
○놀다 가세요 자다 가세요
그믐 초성달이 뜨도록 놀다가 가셔요.
[후 렴]
○삼수갑산(三水甲山)에 등칠기는 알글당글 지는데
우리 노는 좌석(座席) 만큼은 앙글당글 안지나.
[후 렴]
○우리가 살면은 한 오백년(五百年)을 사나
살아 생전(生前)에 술담배 먹구 놀다가 죽자.
[후 렴]
1910년 전까지는 이 고장의 천연림(天然林)에서 베어낸 굵은 통나무는 남한강(南漢江) 상류(上流)에서 정선군을 관통(貫通)하는 조양강(朝陽江)으로 땟목으로 엮어져 서울까지 운반(運搬)되었다. 봄부터 늦은 가을까지 뗏목은 이어졌다. 수목(樹木)이 우거지고 기암절벽(奇巖絶壁)이 물에 비친 골짜기의 맑은 물결은 동강(東江)이 간직한 천하비경(天下秘境)이다. 뗏사공들이 부르는 아리랑 가락을 양쪽 강변의 아가씨들이 받아 넘겨 메아리 치는것은 이 고장만의 풍경이었다.
○산에 올라 옥(玉)을 캐니 이름이 좋아서 산옥(山玉)이냐
술상 머리에서 부르기 좋아서 산옥(山玉) 이로구나.
[후 렴]
○1)황새여울 2)된꼬까리 에 떼를 지어 놓았네
3)만지산의 전산옥(全山玉)이야 술상 차려 놓게.
[후 렴]
註: 1), 2) 여울이름(정선읍 가수리와 영월군에 있는 구비가 심하고 흐름이 급한 여울)
3) 지명 (정선읍 가수리에 있음)
○동지섣달 문풍지도 닐리리 소리를 내는데
여기모인 여러분들 노래 한 마디 합시다.
[후 렴]
○겉눈을 실쩍 감고야 속눈으로 보니
대관령(大關嶺) 성황님(城隍任)도 좀 쉬어 가잔다.
[후 렴]
○곰곰잿말랑 둥둥잿말랑 새밭을 파지 말고서
낭군(郞君)님 데리고서 화전 놀이 갑시다.
[후 렴]
○미꾸라지 생선국은 소주 약주만 좋고요
간드레 불이 밝아서 노다지 캐기만 좋아요.
[후 렴]
○놀다가 자다가 정이나 저물거던
1)가진접 초롱에다가 불밝혀 줌세.
[후 렴]
註: 1) 등초롱의 일종
○저 달은 뚜렷이 반달인데
보름달이 되도륵 놀다가 가세.
[후 렴]
○막걸리 육백잔에 십이원 팔전인데
주인 아주머니 한잔 못 권코 다 마셨네.
[후 렴]
○1)사극다리를 똑똑 꺾어서 군불을 때고서
중방 밑이 노룻노룻토륵 놀다가 가세.
[후 렴]
註: 1) 삭은 나무가지.
○술집에 큰 애기를 정을 두었더니
찬물을 달라 하여도 청주(淸酒)만 준다.
[후 렴]
○화류계(花柳界) 여자가 사람이 된다면
짐실은 당나귀가 나무에 오르겠네.
[후 렴]
○술은야 술술이 잘 넘어가고
찬물에 냉수(冷水)는 중치가 멘다.
[후 렴]
○ㄱ에 ㄴ ㄷ ㄹ은 국문(國文)의 토 바침이요
술집갈보 열손가락은 술잔 받침일세.
[후 렴]
○산옥(山玉)이의 팔은야 객주(客酒) 집의 벼개요
붉은에 입술은야 놀이터의 술잔일세.
[후 렴]
○이만큼 저만큼 앉고 서래도
눈치만 빠르면 정분을 두네.
[후 렴]
○저건너 저산이 내 돈더미만 같다면
이 세상에 갈보 정담은 내가 다하지.
[후 렴]
○술은 술술 잘 넘어를 가는데
찬물에 냉수는 중치가 멘다.
[후 렴]
○때리고 부수고 놀기 좋기는 술상머리가 좋고요
안고지고 놀기 좋기는 큰애기 방이로다.
[후 렴]
○이십공산아 삼십에 오동아 팔팔 일어제쳐라
일년 열두달 낫자루 품 판 돈 다 올라간다.
[후 렴]
○술 집에 갈적에는 술먹자고 왔는데
하나 1)객담 하자고 술집에 왔오.
[후 렴]
註: 1) 술자리에서 필요없는 이야기
○바람에 불리는 삼대와 같이도
정들고 못살기는 화류계 여자.
[후 렴]
○아리랑 고개에다 정자각(亭子閣)을 짓고
오시는 님 가시는 님 들려만 가게.
[후 렴]
○맹건당줄 늘어진 것을 보니는 서울양반 같더니
말한마디 시켜놓고 보니는 백판 시골 양반.
[후 렴]
○오동(梧桐)나무 팔모반에 유리잔을 놓고서
너하고 나하고 동배주 하세.
[후 렴]
○술은야 안 먹자고 맹서(盟誓)를 했더니
술잔 보고 주모 보니는 또 한잔 먹네.
[후 렴]
○1)신정선(新旌善) 아라리 2)구정선조(舊旌善條)로
신 3)갈보 호리가 막 맞었구나.
[후 렴]
註: 1), 2) 지금의 임계면(臨溪面)을 가리킴 (1910년 강릉군(江陵郡)에 속하여 있던 임계면이 정선군으로 편입(編入)되었을 때 본래 정선을 구정선(舊旌善)이라 하고 새로 편입 된 임계면을 신정선이라고 하였음.
3) 새로 생긴 술집 아가씨
○오동 나무 1)팔모반에 사기잔을 놓고서
가는 손 오는 손님들 만족히나 들고 가시요.
[후 렴]
註: 1) 여덟개의 모가 난 소반
○청국(淸國) 전쟁(戰爭)의 돈재물은 빚을지고 살아도
하지 못하는 정선의 아라리 빚을지고 살겠오.
[후 렴]
○돈이 많고야 벽창호는 다 싫다 하여도
김서방 그대 노인 건달은 나는 정말 좋더라
[후 렴]
○수수하게 차리재도 한나절 품이 드는데
보기 좋게 차리자니 해동갑을 하네.
[후 렴]
○미창 아래쪽 서천명월(西天明月)아 술한잔 부어라
오복수 들가방에 돈 쏟아진다.
[후 렴]
○잔돈푼이 아쉬워서 술한잔을 파니
동네사람 우주왈 공론에 명월관이라 하네.
[후 렴]
○천질아 만질아 망치품을 팔아서
갈보년들 홍초마 꼬리에다 다 쏟아 넣네.
[후 렴]
○뚝 떠나 갑시다 뚝 떠나 갑시다
1)용산상기 배떠나 가듯이 뚝 떠나 갑시다.
[후 렴]
註: 1) 나룻터의 이름 좌석(座席)에서 헤어질것을 재촉한 노래이다
후 회(後悔)
100여년전 정선읍에 살던 부자집 외아들이 귀엽게 자라다가 20세가 넘어서는 주색(酒色)에 빠져 방탕한 생활을 일삼으니 몇년 안가서 가산(家産)을 탕진(蕩盡)하고 패가망신(敗家亡身)하고 말았다. 술을 잘 마시고 돈을 잘 쓸 때에는 세상이 모두 자기의 것 같고 애인과 친구도 많더니 가산을 탕진하고 돈없는 거지 신세가 되니 전에 그렇게 다정(多情)하게 굴던 술집 아가씨도 돌아보지 않을 뿐만 아니라 친구며 이웃 사람들 까지도 자기를 냉대(冷待)함에 뒤늦게 지난날을 뉘우치고 주위의 사람들은 자기와 같은 길을 다시 밟지 말 것을 바라며 부른 노래라 한다.
○신발벗고 못 갈곳은 참밤나무 밑이요
돈 없이 못 갈곳은 1)행화촌(杏花村) 이로다.
[후 렴]
註: 1) 술집
○술잘먹고 돈 잘 쓸때는 금수강산(錦繡江山) 적일러니
술못먹고 돈 떨어지니는 적막강산(寂寞江山)일세.
[후 렴]
○우리가 살며는 한 오백년을 사나
남 듣기 싫은 소리는 하지를 맙시다.
[후 렴]
○말 잘하는 1)소진 장의도 실수 할때가 있는데
젊은 청년 우리들이 실수 안할 수 있나.
[후 렴]
註: 1) 사람의 이름
부자로 호화롭게 살던 사람이 재산을 다 없애고 가난하게 살아가려니 가난으로 겪는 생활의 고통보다도 주위의 사람들이 멸시하고 천대하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고 사람이 잘나고 못난 것이 아니라 금전이 있는 사람은 잘난 사람이라는 것으로 금전의 귀중함을 노래한 것이다.
○너 잘났으니 내 못났느니 인물(人物) 다툼 말아라
양지화(洋紙貨) 텁석 뿌리가 너 잘 났구나.
[후 렴]
○네 잘났느니 내 못났느니 인물 다툼 말구
노랑전 한두푼이 지가 정말 잘 났네.
[후 렴]
○못살겠구나 못살겠구나 나는 못살겠구나
님이 그립고 금전(金錢)이 그리워 나는 못살겟구나.
[후 렴]
○1)역발산(力跋山) 기개세(氣蓋世) 하는 항우(項羽) 같은 장사(壯士)도
금전(金錢)이 없다면 무슨 소용 있느냐.
[후 렴]
註: 1) 산을 뽑을 힘과 세상을 덮을 수 있는 기운
석 노(惜老)
이 절의 노래는 늙기를 서글퍼하여 부른 노래들이다. 수려(秀麗)한 강산은 변함이 없으나 그 중에 사람만이 세월이 흘러감에 따라 이팔청춘도 늙어 가고 늙은 사람은 괄세와 서러움을 받다가 사라져감을 서글퍼 함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세월(歲月)아 네월아 나달 봄철아 오고 가지 말아라
알뜰한 이팔청춘(二八靑春)이 다 늙어를 간다.
[후 렴]
○세월 네월아 1)갈철 봄철아 오고 2)가질 말아라
알뜰한 이내 청춘이 다 늙어를 간다.
[후 렴]
註: 1) 가을철
2) 오고 가지를
○무정한 세월아 오고가지를 말아라
알뜰한 청춘의 남아(男兒)가 다 늙어 간다.
[후 렴]
○세월이 갈려면 저 혼자나 가지
알뜰한 청춘을 왜 다리고 가나.
[후 렴]
○세월아 봄철아 오고 가지를 말아라
알뜰한 청춘이 다 늙어간다.
[후 렴]
○이씨야 명창에 봄 새소리는 골골마다 나는데
이삼 사월 봄한철은 청년만 다 늙네.
[후 렴]
○국화(菊花) 매화(梅花)가 곱고 고와도 춘추단절 (春秋短節) 아니냐
여자 일색이 네 아무리 고와도 삼십미만(三十未滿) 이로다.
[후 렴]
○태산(泰山)이 높고 높아도 소나무 밑이요
여자 일색이 아무리 잘나도 삼십(三十)밑이로다.
[후 렴]
○갈적에 보니는 젖먹던 아이가
올적에 보니 신부 감으로 자랐네.
[후 렴]
○갈적에 심던 나무가
올적에 보니는 불대로 나가네.
[후 렴]
○국화도 한 철 매화도 한 철
우리도 요때 조때가 한 철이로구나.
[후 렴]
○산천의 초목은 다 늙더래도
이내의 청년에 일신만큼은 당대 늙지를 말자.
[후 렴]
○월미봉(月尾峯) 살구 나무도 고목이 덜컥 된다면
오던새 그나비도 되돌아 간다.
[후 렴]
○산천초목 황국단풍(黃菊丹楓)은 년년(年年)이나 들고
이팔청춘(二八靑春) 우리 인생은 해마다나 늙어요.
[후 렴]
○원수의 백발이 오지 마라고 가시성(城)을 쌓더니
요 몹쓸놈의 원수 백발이 앞을 질러왔네.
[후 렴]
○인생이 부득(不得) 갱소년(更少年)하니
몸은 비록 늙었지만 마음조차 늙었느냐.
[후 렴]
○새끼 백발은 끊어서나 쓰지요
늙은이 백발은 쓸데가 없네.
[후 렴]
○아리 아리랑 스리 스리랑 신배나무는
마디 마디 뚝뚝 꺾어도 꽃만 피네.
[후 렴]
○이팔청춘 소년들아 백발보고 웃지마라
백발이 되기가 잠간이로구나.
[후 렴]
○까마귀 까악깍 짖거던 내병든줄 알고서
낮선 사람이 오거던요 내 죽은 줄로 아시오.
[후 렴]
○나이 많은 노인들은 1)상사날까 염려요
나이 젊은 청춘들은 백발이 될까 염려라.
[후 렴]
註: 1) 돌아가실까
○기름불은 꺼질라고 가물 감실 하는데
기름수대 가지러 1)간년에 그대 당신 죽었네.
[후 렴]
註: 1) 간 사이에
○짐승의 괴물은 고슴도치 아닌가
사람의 괴물은 늙은 영감 일세.
[후 렴]
미 망(未忘)
작자와 연대는 알수 없으나 이 편은 인생의 고독(孤獨)과 노과부(老寡婦)의 신세타령(身勢打令)으로 망부(亡夫)를 생각하며 더욱이 젊어서 사랑하는 남편을 여의고 여생(餘生)을 홀로 살아가는 여자로서는 죽을 때까지 되씹어야할 哀絶한 그리움과 虛無함이 말할 수 없음을 슬퍼하여 부른 노래들이다.
○높은 산 정상(頂上) 1)말랑에 단독이나 선 나무
날과야 같이로만 외로이만 섰네.
[후 렴]
註: 1) 고개위
○바람이 불고 불어서 쓰러진 나무는
눈비가 오신다며는 일어날 수 있나.
[후 렴]
○명사십리(明沙十里) 해당화는 명년(明年)이면 피지만
한번가신 우리님은 언제나 오나.
[후 렴]
○나비없는 강산에 꽃은 피어 무엇을 하며
님이 없는 이 강산에 돈 벌어 무엇허나.
[후 렴]
○명사십리 해당화야 꽃진다고 슬퍼말아라
공동묘지(共同墓地) 가신 낭군은 명년에도 못온다.
[후 렴]
○부령청진(富嶺淸津) 가신 낭군은 돈이나 벌면 오잔소
공동(共同) 산천에 가신 낭군은 언제나 오나.
[후 렴]
○짝이 없는 기러기는 1)조양강(朝陽江)으로 돌고요
임이 없는 이내몸은 빈 방안에서 돈다.
[후 렴]
註: 1) 정선의 강물 이름
○짝이 없는 뻐꾸기는 솔밭 밑으로만 돌고요
임이 없는 이내 몸은 빈 방안으로 돈다.
[후 렴]
○갈적에 보니는 젖먹던 아이가
올적에 보니 신부 감으로 자랐네.
[후 렴]
○일본동경(日本東京)에 가신 낭군은 돈이나 벌면 온다지
만첩(萬疊) 산천(山川)에 가신 낭군은 언제나 오나.
[후 렴]
팔 자(八字)
이 절(節)의 노래들은 어렵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자기(自己)들의 신세(身勢)를 한탄(恨歎)하고 또는 들병장수(移動酒店)로 술상 머리에 앉아 손님들에게 웃음을 팔며 떠돌아 다니던 여자들과 술꾼들의 노래로 자신의 예측할 수 없는 미래의 일을 근심(根尋)하고 지금의 의지(依支)할 곳이 없음을 한탄하며 술꾼들에게 추파(秋波)를 던지며 부른 노래라 전한다. 그후 외롭게 떠돌아 다니는 사람들이 많이 부르고 있다.
○백년(百年)을 살아야 삼만육천(三萬六千) 날인데
그동안에 사느라고서 고생고생 하느냐.
[후 렴]
○사람이 못났으면 금전(金錢)이나 많거나
사람이 못나고 보면 금전조차 왜 없나.
[후 렴]
○물 한동이를 여다 놓고서 물그림자를 보니는
촌살림 하기는 정말 원통하구나.
[후 렴]
○살다가 살다가 내가 못산다면
한강수 깊은물에 빠져서나 죽잔다.
[후 렴]
○국화(菊花)와 매화(梅花)꽃은 몽중(夢中)에도 피잔나
사람의 이내 신세(身勢)가 요렇게 되기는 천만 의외로다.
[후 렴]
○놀다가 죽어져도 원통( 痛) 하다고 하는데
일하다가 죽어진 인생 더할말이 있나.
[후 렴]
○일년 자란 감자 포기도 1)삼재팔난(三災八難)을 겪는데
우리 같은 인생은 무슨 2)격란을 못겪나.
[후 렴]
註: 1) 모든 재닌
2) 심한 어려움
○동박은 떨어지며는 낙엽에나 쌓이지
이내 몸은 어디로 돌아서 임 품안에 쌓이나.
[후 렴]
○강물은 돌고 돌아 바다로나 가지요
이내몸은 돌고 돌아서 어디로 가나.
[후 렴]
○갈곳은 수천리(數千里) 해는 져서 저문데
이내 몸은 누굴따라 어디로 가나.
[후 렴]
○월매(月梅)딸 춘향(春香)이라면 열녀비(烈女碑)나 서건을
우리같은 여자가 무슨 짓을 한들 열녀비가 서겠오.
[후 렴]
○당신하고 나하고 못살게 된다면
양잿물을 폭 타 놓고서 1)동배주(同盃酒) 하세.
[후 렴]
註: 1) 같이 술을 마심
○천리타향(千里他鄕)에 벗어진 이몸이
의지 할 곳 정(情) 둘 곳을 그대만 믿겠오.
[후 렴]
○당신은 반드시 본처(本妻)가 있는 남아요
이내 몸은 돌고 돌아서 부평초(浮萍草)로다.
[후 렴]
○이내몸이 학(鶴)이나 되어서 날개 위에다 유정님(有情任) 싣고
천만리(千萬里) 훨훨 날아 눈물없이 못 나나.
[후 렴]
○시집살이를 못하고 친정살이를 할망정
술담배 아니 먹고선 난 못살겠네.
[후 렴]
○소리 소리 강냉이 밭의 1)오소리
강냉이 한자리 다 파먹고 간곳이 없네.
[후 렴]
註: 1) 짐승의 이름
○1)춘추(春秋)가 많아서 이내 몸이 늙었나
곤궁한 살림살이에 모발이 다 시었네.
[후 렴]
註: 1) 나이의 높이는 말
엮음 아리랑은 위의 각편(各篇)에 수록(收錄)되어 있는 가사(歌辭)와 같이 짧은 말로서는 표현(表現)하고자 하는 감정(感情)을 다 나타낼 수 없을 때 또는 욕(慾)을 하고 익살을 부릴 때에 한가지 사물(事物)에 대하여 여러 가지 표현을 하며 가사를 길게 엮어 부르는 노래로서 노래의 처음은 빠른 음절(音節)로 엮어 내려 가다가 맨 뒷 절에 가서 아리랑의 본곡(本曲)으로 불리어지는 것으로서 「엮음 아리랑」이라 하며 지금 널리 알려져 있는 정선 아리랑은 이 엮음 아리랑의 일부(一部)가 본래의 곡과는 달리 정선을 통하여 전하여지고 있다.
이 지방에도 「엮음아리랑」을 부르는 사람은 마을마다 수명(數名)에 지나지 않는다.
○
우리집 시어머니 삼베 질삼 못 한다고 울타리 꺾어서 날 때리더니 한 오백년 못 살고서 돌아를 가시니 1)지근이 원통도 해요.
[후 렴]
註: 1) 지극히, 심히
○
우리집 시어머니 날 삼베 질삼 못 한다고 앞 남산 1)관솔괭에 놓고서 날만 꽝꽝 치더니 한오백년 못 살고서 2)북망산천 가셨네
[후 렴]
註: 1) 송진이 많은 소나무 뿌리
2) 무덤, 공동묘지
○
앞으로 보니 옥니배기 뒤로 보니 반꼬두머리 번들번들 숫돌 이마 박죽 잘글 툭툭 차던 우리 시어머니여 공동묘지 오시라고 호출장이 왔네.
[후 렴]
○
동네 어른들 들어 보세요
우리 시어머니 뒤로 보면 1)왕대골 앞으로 보면 2)숫돌님 고리눈은 3)전등팔 옥니배기 주개택 자래목 등곱새 배불래기 수중다리 밥자루 쥐고야 날 때리더니 강림도령 모셔 가더니 지금도 소식이 없어요.
[후 렴]
註: 1) 큰 머리, 울퉁불퉁 못생긴 머리
2) 숫돌 이마, 반들반들한 이마
3) 곰배팔이
○
1)숙암(宿岩) 2)단임 3)봉두군(峰頭群)이, 4)세모재비 모밀쌀 5)사절치기 강남밥, 주먹 같은 6)통로구에 오글 박작 끓는데, 시어머니 잔소리는 7)부싯돌 치듯하네.
[후 렴]
註: 1) ∼2) 북면 숙암리에 있는 지명
3) 평창 도암면에 있는 지명. 1910년 전까지는 정선군에 속하여 있었음.
4) 세모난
5) 네 조각으로 낸
6) 옛날에 쓰던 작은 솥
7) 깃을 대고 쇠로 쳐서 불을 일게 하는 돌
○
아들 딸 낳지 못해서 강원도 금강산(金剛山) 찾아가서 일만이천봉(一萬二千峰) 팔만구암자(팔만구암자) 마디 봉봉 (峰峰)마루 끝에 찾아가서 칠성당(七星堂)을 모아 놓고 주야삼경(晝夜更)에 새움의 정성에 치성(致誠) 불공(佛供)을 말고 타관객지(他關客地)에 떠다니는 손님을 푸대접(待接) 말게.
[후 렴]
○
강원도 금강산 일만이천봉 팔만구암자, 자자 봉봉에 칠성당을 모아 놓고, 겉 돈 벌라고 산제불공을 말고서 힘대 힘대 일을 하여 자수성가 (自手成家) 합시다.
[후 렴]
○
네 팔자나 내 팔자나 1)두동베개 마주 베고 북통같은 젖을 안고 잠 자보기는 2)오초강산 일 글렀네. 마틀 마틀 3)장석자리에 깊은 정 들자.
[후 렴]
註: 1) 둘이서 베는 긴 벼개
2) 오나라 초나라 강산
3) 짚으로 가는 새끼를 꼬아 엮은 자리
○
네 칠자나 내 팔자나 네모 반듯한 왕골방에 샛별 같은 놋 요강 발치 만큼 던져 놓고 원앙금침 잣벼개에 앵두같은 젖을 빨며 잠 자보기는 오초강산에 일 글렀으니 엉툴 멍툴 장석자리에 깊은 정만 두자.
[후 렴]
○
1)산진매 2)수진매야 허공중천에 뚝 떠나가는 3)밤보라매는 훨훨 날아 이산 저산 넘어 깊은 산중 고목 4)낭게 하루 밤을 쉬어나 가는데
이내 몸은 훨훨 날아서 갈 곳이 없네.
[후 렴]
註: 1), 2), 3) 꿩을 잡는 매의 종류
4) 나무에
○
산진매 수진대 휘휘 칭칭 1)보라매야 절끈 밑에 풍경 달고 풍경 밑에 방울 달아 앞 남산 2)불까토리 한 마리를 툭 차가지고 저 공중에 높이 떠서 빙글 뱅글 도는데 우리 집 저 멍텅구리는 날 안고 돌줄 왜 몰라.
[후 렴]
註: 1) 꿩을 잡는 매의 일종
2) 붉은 빛이 나는 암꿩
○
당신은 날마다 갈적에 시치고 빼치고 행주치마 둘러치고 분홍치마 메치고 앞문치고 뒷문치고 앞벽치고 뒷벽치고 열무김치 칼로 툭쳐 소금치고 오이김치 초 치고 가장에 야단치고 날 1)마다고 가더니 영월 평창 다 못가서 날 찾아 왔네.
[후 렴]
○
당신이 날 1)마다고 을 치고 담 치고 열무김치 소금 치고 오이치고 초 치고 칼로 물 치듯이 뚝 떠나 가더니 평창 팔십리 다 못가고서 왜 또 돌아왔나.
[후 렴]
註: 1) 싫다고
○
우리 댁의 서방님은 잘 났던지 못 났던지, 눈 한짝 까지고 다리 한짝 부러지고 곰배팔이 매 장 치고 조선팔도 구경을 갔는데, 삼사촌만 놔두고는 내 배만 타러오게.
[후 렴]
○
정선읍내 물레방아는 일삼 삼, 삼육 십팔, 마흔여덟살 수물네개의 1)허풍산이는 물살을 안고 비빙글 배뱅글 도는데, 우리 집 서방님은 날안고 돌줄을 왜 모르나.
[후 렴]
註: 1) 물레방아의 물 받이
○
우리댁의 서방님은 잘 났던지 못 났던지 얽어매고 찍어매고 장치다리 곰배팔이 헐께눈에 노가지 나무 뻐덕지개 부끔떡세 쪼각을 새뿔에 바싹 매달고 엽전 석냥 웃짐 지고 강릉 삼척으로 소금 사러 가셨는데 백복령 구비 구비 부디 잘 다녀 오세요.
[후 렴]
○
영감은 할멈 치고 할멈은 아 치고 아는 개 치고 개는 꼬리 치고 꼬리는 마당 치고 마당 가역에 수양버들은 바람을 맞받아 치는데 우리 집의 그대는 낮잠만 자느냐.
[후 렴]
○
우리네 서방님은 잘 났던지 못 났던지 안안팍 곱사등이 한짝 다리 장치 다리 한짝 팔은 곰배팔이 북통 배지 장구통 대가리 벼룩 먹은 당나귀에 은전 한짐 짊어지고 영월 청천 꼴두바우에 화토 재치러 갔는데 이십 공산 삼십 대비만 펄펄 일어 주게.
[후 렴]
○
석자 보명 허리띠를 한복판에 찔뚝 붙들어 매고 웃그람바우 아랫그림바우 오르내리더니 대꼬바리 만큼 한 총각 놈의 새끼들 욕을 하지 말아라 너 보다가 우지 신사도 신갈보라고 한다네.
[후 렴]
○
정선읍내 영월 평창 꼴두바우 길주 명천 고사리당골로 돈 벌러 가신 낭군은 돈이나 벌면 오잖소 북망산천에 가신 낭군은 언제나 오나.
[후 렴]
○
너나 내나 죽어 지면 석새베 한필에 돌돌 감아 노가지나무 열두대 설흔두명 우대군에 북망산천 찾아 갈제 어호넘차 올라 가사 발락 자빠져 폭폭 썩어질 인생들 이후 맘일랑 도척같이 먹지를 맙시다.
[후 렴]
○
니나 내나 죽어지면 오동나무 댓가래 전나무 연춧대 등글 넙적 짐을 싣고 공동묘지 떠둘러 메고 땅에 폭 파묻혀 죽어지면 그만이 아니냐
남 듣기 싫은 소리를 뭣하러 하는가.
[후 렴]
○
너 칠자나 내 팔자나 한번 여차 죽어지면 겉매끼 일곱 매끼속 매끼 일곱 매끼 이칠이 십사 열네매끼 참나무 댓가래 전나무 연춧대 스물두 상두꾼에 너호넘차 발맞추어 시방 시대 개명 말로 공동묘지 석자 서치 흥대 칠성 깔고 덮고 척 늘어지며는 어느 동기 어느 친지가 날 찾아 오나.
[후 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