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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사금에 떠오른 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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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찬현 |
| 별 하나, 별 둘, 별 셋… 별을 헤아리며 길을 나섰다. 시내 도로 가장자리에는 가로등이 빛을 발하며 도열해 있다. 어두운 새벽길은 거대한 터널 속을 달리는 느낌이다. 그래도 기분만은 맑고 상쾌하다.
차들은 어둠 속을 헤드라이트 불빛을 밝히며 오간다. 미평사거리에 다다르자 거리를 걷는 사람들의 모습이 하나 둘 눈에 띈다. 이른 새벽, 가로등이 졸음을 떨쳐내려 무진 애를 쓰다 자동차 소리에 화들짝 놀라 잠에서 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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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뜨는 아침, 서녘하늘에는 달이 애처롭게 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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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찬현 |
| 저 멀리 동쪽 하늘에 붉은 빛이 감돈다. 반짝이던 별들은 어느새 사라졌다. 여수역에서 해안도로를 타고 마래(馬來)터널을 지나면 만성리 해수욕장이다. 이곳의 백사장은 우리나라에서 보기 드문 검은 모래 해변이다. 검은 모래는 신경통과 각종 부인병에 효험이 있다고 한다. 매년 음력 4월 20일에 검은 모래가 눈을 뜬다고 하여 검은 모래 찜질행사가 펼쳐진다.
여수 만덕동에서 만성리 해수욕장으로 가는 길목에 있는 마래터널은 국내유일의 차량통행용 자연암반터널이다. 이 터널은 높이 4.3m, 길이 630m로 마래산을 관통한다.
마래 1터널은 일제 때인 1926년 군량미 창고로 설계했다고 한다. 2터널은 차량통행용으로 노역자를 동원 쇠망치와 정으로 파냈다. 강제 동원된 수많은 조선인들이 터널 공사 중 부상당하고 죽은 비극의 현장이다. 터널 내부에는 100~110m간격으로 차량이 비켜갈 수 있는 공간이 만들어져 있다.
마래 터널 위쪽에는 현재 국도 17호선을 연결하는 여수 우회 1공구 건설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이 터널의 길이는 약 1350m이며 공사가 마무리 되어 이곳을 이용하면 마래터널은 관광 명소로 변모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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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년 12월 19일 만성리해수욕장의 여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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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찬현 |
| 여명이 밝아오자 만성리 해변에 매어 둔 어선들이 어렴풋이 보인다. 부지런한 어부는 어둠을 뚫고 바다 위를 달린다. 바다 건너편에는 크리스마스트리의 전구마냥 불빛이 반짝인다. 파도는 철썩~ 철썩~ 뱃전을 두드려 깨우며 해안으로 다가오고 있다. 검은 모래 해변이 서서히 물에 잠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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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성리 해변의 아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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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찬현 |
| 만성리 해수욕장에서 2km쯤 더 달리다 보면 주변 경관이 아름다운 모사금해수욕장이 있다. 갯돌과 부드러운 모래가 펼쳐진 백사장이 마을 앞 해안에 자리하고 있다. 널리 알려지지 않아서 조용하고 어촌마을 인심도 넉넉하다. 가족단위 주말 나들이나 드라이브 코스로 아주 적당한 곳이다.
일출 감상을 위해 오천동 마을을 조금 지나 전망 좋은 언덕 도로가에 차를 세웠다. 툭 트인 바다와 모사금 해수욕장의 아름다운 해변이 발아래 펼쳐진다. 바다에는 갈매기가 끼룩~ 끼룩~ 울며 날고, 산 숲 속에서는 이름 모를 새들의 지저귐이 끝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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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사금 해수욕장의 아침 풍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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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찬현 |
| 날이 밝아온다. 아주머니 세분이 아침 운동을 하느라 가쁜 숨을 몰아쉬며 부지런히 길을 걷는다. 해안 산 너머에서 해가 살짝 모습을 보인다. 아~! 그 황홀경에 빠져 카메라 셔터 누르는 것도 잠시 잃은 채 넋을 놓고 서있다.
어둠을 걷어내고 고요히 솟아오르는 아름다운 아침의 빛. 해가 눈뜨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그 찬란하고 아름다운 모습에 반해 누구나 탄성을 자아낸다. 슬라이드 화면을 바라보듯 순간순간 변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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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가 살짝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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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찬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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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떠오르는 태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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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찬현 |
| 오천동 마을은 이따금씩 들려오는 닭울음소리와 개 짖는 소리가 요란하다. 아침 운동을 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드문드문 보인다. 해가 완전히 모습을 드러냈다. 중천에 떠오르자 조금 전에 가슴 조이며 황홀경에 몸부림치던 그 해가 아니다.
시간이 지나자 조금씩 감흥이 사라진다. 이렇듯 사람의 마음은 변덕스럽다. 가슴에 담고 있는 마음에 따라, 머릿속에 상상하는 생각에 따라 시시각각 변해간다. 아침 해는 떠오르는 그 찰나의 순간이 가장 아름답고 감동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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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변이 온통 황금빛으로 물들어 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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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찬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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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나무와 태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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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찬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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