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류.
인간의 역사와 질병의 역사는 뗄래야 뗄 수없는 관계인지도 모른다. 아니 지구에 생존하고 있는 모든 생명체에게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모든 생명체는 본능적으로 자신의 질병에 대해 의식하고 자연에서의 치료법을 찾는다. 다만 똑똑한 인간만이 본능을 망각하고 엉뚱한 치료법을 개발하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사람이나 짐승이나 태어나 어린시절을 보내고 성년기를 거쳐 퇴화기에 이르러 사망으로 마무리를 한다. 발아수정되어 혈관이 형성되는 그 순간 모든 생명체는 목숨이라는 것을 지니게 된다. 또한 하나의 생명체로 인정받는 거룩한 시작일지도 모른다. 혈류가 흐르기 시작하고 신체를 형성하며 곳곳에 생명의 기운을 실어나른다. 심장이라는 엔진이 펌프질을 하고 판막이 기운을 도와 사방 10만km에 이르는 머나먼 여행을 하게 된다. 이 기나긴 여정은 심장이 박동하고 폐에 공기를 주입하는 호흡이 멈출 때까지 계속될 것이다.
30조의 세포와 39조의 박테리아가 함께 공존하는 작지만 위대한 우주의 시작이다. 인체는 각기 다른 우주요, 생명이다. 세포와 박테리아가 때로는 공존하고 때로는 서로 맞지 않아 전쟁을 벌인다. 상상도 하지 못할 수의 세포가 상처를 입어 죽기도 하고 치료, 재생되어 살아남기도 한다. 박테리아 또한 마찬가지로 세포와의 전쟁에서 수도 헤아릴 수없이 죽기도 하고 살아남기도 하며 전쟁을 하다 평화협정을 맺어 공존하기도 한다.
세포와 박테리아가 전쟁을 하는 과정을 우리는 질병이라 부른다. 질병은 우리인간이 탄생한 그 순간부터 따라 붙는 필연적 악연일 수도 있다. 질병을 치름으로 면역력이 생기고 그 면역력으로 삶의 동력을 생성한다. 면역체는 방어막이가 되기도 하고 때로는 세포를 교란시켜서 반란(백혈병)을 일으키기도 한다.
때문에 혈류는 모든 생명체의 근원이라하겠다. 혈류가 원할히 흐르면 인체의 수비군이 되어 철통방어가 가능하고 혈류가 막히면 곳곳에 헛점이 생겨 세균의 침입을 받는다. 혈류가 탁하거나 혈전(어혈)으로 인해 막히게 되면 체온이 떨어지고 무기력과 피로가 뒤엉키게 된다. 생식력이 떨어지고 두뇌의 활동력이 저하되어 불안, 초조감이 생긴다. 매사에 능동적이지 못하고 비관하며 정신력 또한 약해지게 된다.
정신력이 약해지면 질병에 걸리기 쉽고 노화는 더 빨리 진행된다. 점점 신체는 세포가 죽으며 퇴화되고 움직임도 둔화되어 활동력이 저하된다. 노화의 과정이라고 무조건적인 결론을 내리는 경우가 많고 또 우리는 그렇게 받아들인다. 그러나 혈류의 왕성함으로 노화를 늦추어 대개의 사람들보다 더 많은 삶을 영유하는 사람들이 주위에는 생각보다 많다.
대개는 열심히 움직이고 금욕(물욕, 식욕, 성욕)을 하며 살아왔기에 장수한다고 믿고 있다. 그러나 금욕한다고 오래사는 것도 아니고 왕성한 활동력 또한 혈류가 원할하기 때문이지 무조건 움직인다고 되는 것은 아니다. 혈류의 흐름이 좋지 못하면 왕성한 활동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움직여지지 않고 무기력한데 어찌 활발하게 움직임을 할 수 있겠는가?
심혈관질환에 대한 연구는 오래 전부터 해왔다. 그러나 전 세계 어디서든 딱히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어디에 초점을 맞추고 어디에 마침표를 찍어야할 지 모르기 때문이다. 이정표를 정해놓고서 엉뚱한 방향으로 새어버리는 경우도 왕왕 있다. DNA지도나 줄기세포 같은 것들이 바로 그런 경우다. 이미 정해진 공식에 아무리 도깨비방망이질을 해봐야 변이적인 반란만 초래할 뿐이다. 화학적인 요소로 임시변통은 할 수 있을지 몰라도 면역력을 갖춘 박테리아의 변칙적인 공격에 질병의 항목만 늘어날 뿐이다.
약이 많아지면 질병 또한 많아질 뿐이다. 세포가 면역력을 지니고 갑옷과 무기를 갖추면 그 뿐인데 여기저기 땜방이나 도깨비방망이질(이식세포나 절개술)만을 하니 박테리아의 공격력은 더 강해질 수밖에 없다. 항생제가 듣지 않는 슈퍼박테리아라든지 전혀 발견되지 않았던 세균이 발견된다든지 아예 인체의 면역력을 잃은 결핍증이 대표적인 예라하겠다.
인간도 자연의 일부분일 뿐이다. 자연적 요소의 치료법이 가장 이상적인 것이다.
사람들은 반문한다. 왜 예전의 사람들은 자연적인 치료를 받고도 오래 살지 못했는가?
그것은 먹거리에 있었다. 잘 먹지 못했고 부분편식을 피해갈 수 없었기 때문이다. 먹을 것이 없으니 골고루 잘 먹을 수 없었고 그러다보니 부분영양결핍이 되어 면역력이 떨어졌기 때문에 질병에 취약할 수밖에 없어 오래 살지 못했던 것이다.
치료를 잘 받지 못해서 일찍 죽은 것이 아니라 부분영양결핍에 의한 면역력저하로 일찍 죽은 것이다.
지금 현대를 보라.
어족자원이 씨가 마르고 육류가 넘쳐나다보니 지구는 소의 방귀로 대기오염에 몸살을 앓고 있다. 대체적으로 사람들은 대기오염의 주범이 배기가스(자동차, 산업)로 인해 오염되고 있다고 믿지만 실제적인 주범은 소의 방귀다. 대량방목도 문제지만 소가 병들지 않게 하기 위해 항생제를 놓고 빨리 발육하라고 홀몬제를 섞은 사료를 먹인다.
농촌의 향기? 축사를 지나칠 때 나는 악취를 그냥 추억의 냄새로 착각한다. 축사의 악취는 바로 독가스다. 악취가 아니라 대기의 질을 오염시키는 독가스인 것이다. 오래 맡으면 두통을 동반한 구토가 나오는 것은 바로 독가스이기 때문이다. 홀몬제를 먹이고 병들지 말라고 주입한 항생제 성분을 그대로 배출하기 때문에 독가스가 되는 것이다. 때문에 많이 먹을 수 있게 되었는지는 몰라도 항생제, 홀몬제를 먹은 육류를 그대로 섭취하기 때문에 인간의 질병도 점점 늘어나는 것이다.
이러한 질 낮은 육류는 피를 굳게 하고 병들게 하여 또다른 질병을 탄생케 하고 오래 살아도 고통속의 삶을 살아가게 하는 것이다. 고통을 받으며 오래산다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되돌아볼 일이다.
온갖 질병을 앓으며 조금 더 산다고 과연 행복한 삶이라 할 수 있을까? 차라리 질병의 고통없이 잠들다 황천행이 오히려 행복한 삶이 아닐까?
혈류는 인간이 풀지 못한 숙제가 아니라 도깨비방망이질을 했기에 엉뚱하게 흐르고 있는 것 뿐이다. 피타고라스의 공식이 없었어도 조상들은 실장을 잼으로써 뛰어난 건축물의 완성을 보였다. 아니 방정식을 뛰어넘는 곡선의 경지를 보이기도 했다. 멋드러진 지붕과 처마의 곡선이 살아있는 한국건축물이 그 대표적인 예라하겠다.
혈류도 멋드러진 곡선과 같다. 일직선으로 건조하게 뻗은 것이 아니라 불규칙하면서도 우아하게 꾸불꾸불 곡선으로 뻗었다. 엉뚱한 공식에 대어 제 멋대로 잣대질을 하니 엉뚱한 치료법이 나오는 것이다. 조상의 슬기처럼 자연스럽게 세상의 이치에 순응하며 그에 맞는 치료법이 바로 자연치유법이다. 혈류의 흐름을 자연스레 이해하면 자연스럽게 치료법이 나온다. 아니 치료법이라기보다 자연의 법칙일 수도 있겠다.
태초의 흐름대로 순응하며 겸손함으로 법제하여 조제하면 자연적인 명약이 완성된다. 그런 이유로 필자는 필자가 제조한 기력보나 청풍명월을 심혈관치료제라 부르지 않고 심혈관청소제라 부른다. 치료제는 인위적으로 만든 것이고 청소제는 그저 자연에서 얻어 조제한 것이기 때문이다.
해강.
약초연구소 둥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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