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뫼가 여는 아침 窓 「대전문인 탄생 백주년 기념-당신의 100년, 나의 100년」전 김영훈(작가·국제펜 한국본부 이사)
지난 9월 24일 대전문학관에서는 의미 있는 회고전이 개최되었다. 바로 「대전문인 탄생 백주년 기념 - 당신의 100년, 나의 100년」전이다. 지금부터 100년 전인 1923년 에 태어나 대전·충남 문학 발전에 크게 기여한 한성기 시인, 박희선 시인 그리고 원종린 수필가에 대한 회고전이다. 당일 백춘희 문화재단 대표와 이은봉 문학관장이 주관하고, 역대 대전문학관장인 박헌오시조작가, 강태근 소설가, 박지용 동화작가와 김용재 국제펜본부이사장, 송하섭 평론가, 최송석 원로 시인 등 많은 문인이 내빈으로 참석한 가운데 오픈식을 가졌다. 호랑이는 죽어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 이름을 남긴다고 했다. 일제 강점기인 1923년에 출생해 오르지 문학으로서 선각자의 삶을 사신 세 분의 탄생 100주년을 먼저 축하드린다. 이들 세 분은 문학으로 자신의 삶을 구현한 분들로서 대전·충남은 물론 한국문학 발전에 큰 흔적을 남긴 분들이다 이를 잊지 않고 그들을 추모하며 문학적 업적을 기리는 회고전을 마련해준 대전문학관에게 필자는, 문인의 한 사람으로 감사를 드린다. 당일 참석했던 비중 있는 문인 중 한 분은 자신의 선친도 1923년으로서 탄생 100주년인데 가족 외에는 그 누구도 기억해드리지 못한다는 공개발언을 해 참석했었던 문인들의 마음에 울림을 주었다. 문학의 영원성에 숙연해진 것이다. 그러기에 사람들이 인생은 짧으나 예술은 길다고들 하나보다. 세 분이 태어난 곳은 다 다르나 말년에 충청권 특히 대전 문학 발전을 위해 몸 바쳐준 분들을 잊지 않고 함께 모여 기억하면서 문학정신을 기린다 생각하니 필자는 사뭇 감회가 깊기만 했다. 바람의 시인, 둑길의 시인으로 일컬어지는 한성기 시인은 해방과 분단 그리고 아내와의 사별, 투병 생활을 통해 겪었던 굴곡진 삶을 그대로 형상화해 창작된 생전의 시가 많은 독자에게 감동을 주고 있다. 박희선 시인은, 독특한 창작 기법에 투영된 민족의식과 불교 정신을 담아내면서 일제에 저항하고 독립하려는 의식을 주제로 해 시를 써온 시인이었다. 해학적인 이야기로 삶의 이치를 전하는 원종린 수필가의 작품은 감성적이면서도 이성적인 문장 속에서 삶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담은 수필로서 독자에게 감동을 준 충정권의 선각자였다, 이번 회고전은 1924년 2월 28일까지 개최된다. 많은 대전 시민은 물론 널리 홍보해 이들의 문학 작품과 그 속에 깃든 정신을 보다 많은 독자가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들의 질 높은 문학을 통해 우리도 함께 삶의 질을 높일 뿐만 아니라 대전이 역사와 문화가 짧은 도시라는 선입견도 뷸식되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한나라의 부(富)는 경제만으로 가름 되는 게 아니다. 문화 수준이 어느 정도이냐가 더 풍성한 부를 창출하는 관권이다. 뒤돌아보면 대전의 문학의 뿌리는 결코, 짧지 않다. 특히 문학 쪽에서 김만중, 신흠, 김호연재, 신채호 등 내세울 분들이 많다. 이번 대전문학관에서 기획 전시하고 있는 「대전문인 탄생 백주년 기념 - 당신의 100년, 나의 100년」전을 계기로 해서 우리 대전 문학이 거듭나기를 바란다. 지금 대전에는 어림잡아 1,000명이 넘는 문인들이 열정을 가지고 시와 소설을 쓰고 있다. 수필과 동회를 쓰고 있고, 희곡과 평론 장르에 매진하고 있다. 번역 문학도 강세이다. 많은 독자에게 좋은 가작을 접할 수 있게 함은 물론 척박한 환경에서 문학의 텃밭을 열심히 가꾸어 왔던 선배 문인들이 써낸 작품들이, 영원성을 가지고 시공간을 뛰어넘어 다가오듯이 창작되는 현존문인들의 작품도 영원하기를 바란다. 다시 한번 「대전문인 탄생 백주년 기념 - 당신의 100년, 나의 100년」전을 축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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