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 쌓이는 '악성 미분양'...건설사, 자금 회수 어렵고 유동성 위기 |
[K그로우 이연진 기자] 현재 건설 업계에는 태영건설의 워크아웃으로 PF 사태에 대한 공포감과 우려가 만연한 상황이다.
사실상 시공능력평가 순위 16위에 달했던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한 주요 이유가 미분양에 따른 자금 회수로 거론되면서 미분양에 대한 불안감도 함께 커지고 있다.
10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전국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1만465가구로, 전월 대비 2.4% 늘었다. 전년 동기(7110가구)와 비교하면 약 47% 급증한 수치다.
준공 후 미분양은 입주 시작 아후에도 집주인을 찾지 못해 비어있는 집을 의미한다. 통상 착공·분양 시점부터 완공되는데 2~3년의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주인을 찾기 어려운 곳이다.
또한 이달 아파트 미분 양물량 전망지수가 전월보다 크게 오르며 지난해 5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주택산업연구원은 주택사업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지난해 12월 대비 올해 1월 미분양물량은 115.7로 집계됐다. 1월 분양물량 전망지수는 88.4, 분양가격 전망지수는 110.0로 나타났다.
미분양물량전망지수는 20.2p 상승할 것으로 조사됐고, 분양가격 전망지수는 3.8p, 분양물량 전망지수는 12.6p 오를 것으로 집계됐다.
주산연은 분양물량 전망지수에 대해서는 "내년 총선과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택사업자들이) 그간 미뤄온 분양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여전히 기준선(100)을 하회하는 지수로 부동산 정책 이행력, 대출금리 하향 조정 시기 등이 향후 분양 물량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이런 물량이 장기간 팔리지 않을 경우 건설사들이 자금 유동성 위기를 겪을 수 있다는 것이다.
주택 분양사업을 하는 건설사 또는 시행사는 공사를 하기 전에 은행으로부터 대규모 PF 대출을 받고 이후 수분양자들에게 받은 돈으로 원금과 이자를 갚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하지만 PF를 실행한 단지에서 미분양이 날 경우 자금 회수가 어려워지고, 고금 속에 PF 대출 이자 부담이 눈덩이처럼 커지면 유동선과 자금 경색 위기에 직면하게 된다.
이에 따라 정부는 PF 시장 불안이 증가함에 따라 신속대응반 TF를 구성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과도한 불안심리가 확산됨에 따라 모니터링 강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국토교통부는 제1차관을 반장으로 건설팀, 주택팀, 토지팀, 유관기관(건설협회·공제조합 등)으로 구성한 '건설산업 신속 대응반(TF)' 운영을 이달부터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는 태영건설의 건설현장과 건설·PF 시장 전반에 대한 모니터링 강화와 함께 신속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이같은 조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앞으로 미분양 물량 증가에 따른 공사대금 미회수와 PF 우발채무 리스크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대형건설사까지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김영덕 건산연 선임연구위원은 "부동산 PF 위기 연착륙과 단기적인 자금시장 경색을 위한 추가 시장안전 대책, 주택경기 회복을 위한 규제완화, 기업 물량확보를 위한 공공공사 조기 발주 확대 등 대책이 필요하다"며 "건설기업도 단기적으로는 재무관리 집중과 중장기적으로 사업구조에 대한 재편 등 경영관리혁신 노력이 요구된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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