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병대(예비신자) - 대구에 이송 온지 얼마 되지 않고 이제 3번 미사에 참여했습니다. 이곳생활에서 반성하는 마음과 믿음을 한 번 가져보려고 이렇게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하느님에 대해서도 잘 모르고 성모 마리아님에 대해서도 잘 모르지만 차근차근 배워가며 자주 나갈 것입니다. 저는 아내와 딸과 아들을 둔 가장으로서 저희 가족들이 아프지 않고 제가 없는 동안 큰 일 없이 잘 지낼 수 있도록 많이 기도하겠습니다. 신부님께서 저희 가족을 위해 기도해 주셨으면 합니다. 항상 건강하게 자랄 수 있게 기도해 주십시오. 많이 부족하지만 열심히 미사에 참석하겠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저희 수용자들 위해서도 기도드립니다.
김석태(바오로) - 오늘 1년 동안 성경공부를 마감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마지막 날이라 아브라함과 사라, 이사악에 대해서 말씀을 해주셨고 다과시간에 저에게 1년 동안 공부를 하면서 무엇을 느낀 것이 있냐고 하시는 말씀에 저는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았고 이곳 수형 생활이 끝나고 사회에 나가면 조금은 멀리 보는 눈을 가지게 되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신부님, 수녀님 그리고 자매님들의 마음에 감사한다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내년에는 건강한 모습으로 선생님을 만날 수 있도록 기도를 열심히 해야겠습니다. 사랑합니다. 행복합니다.
백영진(예비신자) - 주님, 소중한 것들이 너무나 많이 있습니다. 눈에 보이는 소중한 것들도 있고 눈에 보이지 않는 소중한 것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하느님의 말씀을 읽고 묵상하다보니 제가 알고 있던 것보다 소중한 것이 더욱 많아졌습니다. 이곳에 들어와 절망하고 힘들던 시간들이 조금은 편안해지고, 앞으로의 삶도 희망을 갖고 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하루의 생활 중에 하느님께 기도드리는 시간도 생겼습니다. 처음에는 어색하고 억지로 하던 것이 이제는 버릇처럼 하느님께 기도드리고 있습니다. 주님께서 저와 함께 하신다는 것을 믿고 힘을 내어서 살아갈 것입니다. 매일 똑같은 일상을 살아온 것이 2년2개월입니다. 앞으로 남아있는 1년 10개월 이곳에 들어와 주님을 알게 되었습니다. 제가 남아 있는 이곳에서 생활을 주님과 함께 하면서 잘 이겨낼 수 있도록 도와주시고 밖에 나가서도 주님 안에 살아가며 많은 사람들과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하여 주십시오. 나로 인해 행복한 사람이 많아지고 나로 인해 웃으며 사는 사람이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주님 오늘도 아무런 사고 없이 지냈습니다. 이러한 나날들이 주님과 함께 하면서 더욱 풍성하고 행복한 날들로 이어질 수 있기를 주님 저의 기도를 들어주소서. 지금의 편안을 저를 포함한 모두에게 주시고 행복한 하루하루 이어지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최병화(프란치스코) - 하느님을 알게 되고 믿고 섬긴지 어느덧 2년이란 시간이 지나버렸습니다. 처음 성당에 들어섰을 때 그 경건함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주마등처럼 스쳐가는 기억들 속에서 늘 주님은 제 곁에 계시다는 것을 한시도 잊은 적이 없었습니다. 기쁘고 즐거울 때 우울하고 힘들 때 그때마다 주님께서 제 곁에서 제게 힘을 주셨습니다. 처음 매일 미사를 펼쳐들고 읽었던 복음 말씀 중에 ‘내가 너희를 사랑했듯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라고 하신 주님의 말씀은 제 인생의 판로는 뒤집어 놓았다 해고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아마도 제가 살아가는 짧은 일생에 있어 가장 크고 소중한, 그 무엇인가를 일깨워 주신 것이 아닌가하고, 그 해답을 주신 주님께 늘 감사하고 존경하며 찬양할 따름입니다. 오늘 하루 주어진 시간들 속에서 참된 행복을 찾으며 살겠습니다. 사랑하는 주님! 저는 주님의 크고 넘치는 사랑 안에서 늘 행복을 꿈꾸며 살고 있는 주님의 자녀이옵니다. 제게 어떤 시련과 고통이 주어진다 해도 그 마저도 주님의 사랑이라 여기며 한 평생을 주님의 자녀로 살게 해 주신 데에 늘 감사하며 제게 주신 사랑을 다른 이들에게도 베풀며 그렇게 살아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인자하신 주님, 오늘 하루도 저의 잘못을 깨닫게 해주시며 주님의 사랑 안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아멘.
정재덕(프란치스코) - 아침 일찍 눈이 날리더니 이내 넓지도 크지도 않은 건물사이 새들의 쉼터로 우뚝 솟은 측백나무위로 하얗게 그림처럼 보기 좋게 눈옷을 입고 겨울의 풍경을 보여주었습니다. 몇 시간이 지난 뒤 창밖을 보니 겨울답지 않게 기온이 포근해서인지 아까 쌓인 눈은 온데간데없고, 가지위에 먼지만 싹 씻어내어 깨끗한 가지가 보입니다. 원래 그대로 새들의 놀이터가 되어주는 나무를 쳐다보며 새로운 또 한해를 기다리는 한해의 끝자락입니다. 눈은 녹았지만, 주위 가까운 야산 잔설의 영향인지 창밖의 기온이 많이 내려갔습니다. 춥다는 소리가 저절로 나니 겨울바람은 차가운 계절을 가져와줍니다. 세월의 흐름을 가늠하며 자신의 소중한 삶을 사랑하지 못한 내 자신을 돌아보면서 지금의 이 시간들이 먼 훗날 옛이야기로 전해질 때는 더 따뜻한 시선으로 세상을 살아가게 될 것이라 생각해봅니다. 올 한해 2월부터 12월까지 종교 활동하며 모자란 이 몸, 주님의 도구로 쓰일 수 있었음에 감사드리며 언제나 늘 주님의 사랑을 전하는 주님의 백성으로서 할 일을 다 할 것입니다. 올 한해 나로 인해 혹 마음의 상처를 받은 사람은 없는지, 내 자신은 아무렇지 않게 한 말이 상대는 상처가 될 수 있기에 나름 노력하고 살아왔지만 모르고 지나쳐온 나의 작은 실수를 주님, 너그럽게 봐주시기를 마음속으로 기도해 봅니다. 다음 주 미사가 올해 마무리하는 미사가 될 것 같습니다. 차가운 겨울, 한 달 넘게 겨울방학기간이라 새해 한 달은 많은 형제를 보지 못하지만 못 본만큼 새해 새롭게 보는 날은 더 반가움이 기다리기에, 그렇게 가는 날 오는 날 맞으며 살아가야 할 것 같습니다. 더도 덜도 말고 이렇게 하루하루 별일 없이 살아가는 모든 덕도 다 주님의 사랑 때문입니다. 성모님의 자애로운 마음으로 형제들 추운 겨울이지만 힘내며 용기 있게 살아가길 바랍니다. 살아하는 가족들과 함께 보내는 연말연시가 되면 더 좋겠지만 각자 주어진 할 일이 있기에 지금은 그냥 생각으로 마음으로 살아갑니다. 누군가 나를 위해 기도해주는 사람이 있는 이는 행복할 것입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