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장
김광한
안톤 체호프의 단편소설에 훈장이란 것이 있다.주인공은 중학교 선생인데 이 사람이 훈장 달기를 좋아해서 어느 상인의 만찬에 초대를 받자 친구인 중위에게 훈장을 빌려달라고 한다.너무나 진지한 얼굴로 빌려달라고 하자 친구는 설합에 들어있는 훈장을 내준다. 아마도 우리나라 훈장으로 치면 제일 급이 낮은 것같았다.단돈 몇푼어치 값도 나가지 않는 훈장이 왼쪽 가슴에 달고 보니 여간 대단한 것이 아니었다.이 훈장을 달고 상인의 만찬에 참석한 주인공은 학교에서도 남의 약점을 잡아 소문을 잘 내기로 유명한 불란서 선생이 마침 맞은편 자리에 있었다.
잘못하다가 이 친구에게 훈장 단것을 발각당하면 사태가 심상치 않게 될 것을 짐작한 주인공은 한손으로 왼쪽 가슴을 가린채 맛있는 음식도 먹지 못하고 구석편에 숨어있었다.그런데 가만히 불란서 선생의 가슴을 보니 거기에도 훈장이 달려있는 것이다. 그 훈장은 더 높은 것이었다.그렇게 되자 피차 약점을 잡혔으니 더 이상 문제가 되지 않다고 믿은 주인공이 음식을 먹으려 하자 벌써 식사는 끝났다.배는 고팠지만 훈장을 보니 여간 살맛이 나질 않는 것이었다.
안톤 체호프는 러시아의 대표적인 단편소설가이다. "귀여운 여인"을 비롯한 "상자속에 든 사나이" 등 많은 단편을 썼다.이북 공산당의 김정일 졸개들이 가슴을 거의 메꾼 깡통 훈장들을 보면서 느끼는 것은 그 훈장 하나하나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억울한 목숨이 사라졌는가 하는 것이다.셀수 없이 많은 훈장들,훈장이란 하나 둘이라야 희소가치가 있지 마치 담벼락에 다닥다닥 붙은 매미처럼 훈장이 가슴팍을 점령한 것은 훈장이 아니라 깡통이나 다름 없다.그것을 신주처럼 생각하는 그자들의 단순함과 얼굴에서 느끼는 귀기(鬼氣)스러움을 볼때 우리 민족과는 거리가 멀다는 느낌이다.남한의 종북자들, 자칭 종북야당 지도자들의 얼굴을 보면 어딘지 모르게 닮아있다.이자들에게 따발총과 붉은 완장을 차게 하면 영락없는 6.25때의 머슴 출신 인민위원장의 모습이 재현 될 것같다.